주말이 끝나고 월요일. 유이의 생일 당일이다.
유이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지만 지금 부실에 있는건 나와 유키노 둘 뿐이며, 생일 님은 오지 않았다.
잘 생각해보니, 나도 유키노도 유이의 방과후 예정을 묻는다는걸 하지 않았다. 그걸 깨달은건 쇼핑에서 귀가후, 유키노한테 "케이크를 구으려고 생각하는데, 어떤게 좋겠니" 라는 메일이 왔을때다.
나나 유키노에게는 기본적으로 봉사부 이외의 예정이 있는건 그다지 없지만, 유이는 다르다. 미우라나 에비나라는 친구가 있고, 당연히 그들에게 축하받는것도 있는고로.
 
"그렇군. 그런 파티를 개최하려는것도, 참가할 기회도 없었으니까 전혀 상정하지 못했다"
 
"분하기는 하지만, 나도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이의 당일 방과후 예정은 미우라들과 노래방 파티가 될 것이다.
평소 하지도 않던 짓을 하는게 아니었다는걸 잘 알았다.
 
"반대로 생각하자고. 축하해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히키가야. 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니"
 
유명한 대사지만 유키노에게는 전해지지 않았던 모양이라 도끼눈으로 노려보아졌다.
 
"이번일로 우리들은 이런 경험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떠오르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건 결코 되돌릴 수 없는게 아니야. 왜냐면 우리는 축하하려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유이에게 선약이 들어가 있었던것 뿐이니까. 그리고 그건 반드시 실점으로 이어진다고는 할 수 없지. 오히려 지금은 유예가 주어졌다고 생각해야한다. 그렇지?"
 
'변명 ㅅㄱ' 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라고는 했지만, 정말로 유감스러운건 상정도 못한 우리들이었을 것이다.
 
"그렇구나. 할 수 없었던 과거만 분해해도 소용 없는걸. 지금은 앞으로 유이가하마에게 뭘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하자"
 
좋은 이야기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데 실패한 둘의 대화가 아니라면.
 
"일단 유이의 토요일 일정은 비었다. 그래서 어떻게 축하할지 말인데"
 
"셋이서 어디 놀러간다는건 피하는 편이 좋겠구나. 재탕이 되버릴테고, 애시당초 어디 간다는게 올바른건지 판단할 수 없어"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기본으로 돌아가자. 내 안에서 생일 축하라고 하면 유치원의 생일파티다. 그러니까 케이크와 과자는 최저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색종이로 관을 만들어주면 완벽하겠지"
 
"와카자리 말이니? 그렇구나, 확실히 그게 없으면 축하 자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겠구나"
 
"장소에 관해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건 요행이군. 우리 집에서 하면 부모님은 일때문에 없을테고, 코마치 쪽은 유키노와 유이이랑 아는 사이니까 방해되는 일도 없다"
 
"딱히, 우리 집에서 해도 괜찮긴 하지만. 그저……"
 
"카마쿠라 보고 싶지? 알고 있어"
 
"따,딱히 그것만이라는건 아니지만"
 
어째선지 뾰로통해진 유키노에게 무심코 미소가 새어나온다.
 
"장식 자체는 전날 밤이라도 나랑 코마치가 하면 되겠지. 와카자리는 오늘 부활동을 자주휴업하고 나중에 만들자. 다행히 유이에게 들키지 않고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요리나 케이크 말인데"
 
"케이크는 전날 밤에 내가 구워서 당일날 갖고 갈게. 히키가야나 코마치에게만 맡겨버리면 미안한걸. 그 정도는 해야지. 요리에 관해서는 유이가하마랑 만나는 시간보다 먼저 히키가야네 집에 가서 둘이서 만들자"
 
"딱히 나만 해도 괜찮은데?"
 
유키노의 요리 실력을 신뢰하지 않는건 아니다. 낮에 도시락 반찬을 교환한 적도 있어서 그녀의 요리실력은 잘 알고 있다.
 
"아니, 둘이서 만들자. 그러는 편이……축하하는것 같잖니"
 
어째선지 유키노가 볼을 붉힌다.
아니, 네가 좋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네가 그런다면 상관없지만. 그저 거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너 말야, 혼자서 우리집 올 수 있냐?"
 
"그런데 히키가야. 만약 내가 무리라고 하면 너는 어떤 대응을 해줄거니?"
 
"아니, 그야 집까지 마중나가"
 
"무리야. 무사히 도착할 자신은 없어"
 
단언받았다. 방향치를 그렇게까지 자신감 넘치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
코마치의 가르침으로 인해 어제 귀가때 유키노를 집까지 배웅해줬기 때문에 다행히도 유키노의 집 위치는 파악하고 있다.
마중하러 갈 수 없었다고 하면, 길 잃은 유키노를 찾으러 간다는 두 배의 수고가 발생한다. 그걸 생각하면 집까지 마중나가는게 타당할 것이다.
 
"알았다. 그럼 전날에 몇 시에 가면 되는지 연락해줘"
 
"그래, 알았어"
 
"자, 대충 이런 느낌이면 되겠지. 뒷 일은 그 때 대응하면 되겠고. 그나저나 상당히 오래 얘기했는데 유이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군"
 
우리들이 유이 생일 계획을 부실에서 얘기하고 있던건, 노래방에 가기 전에 부실에 고개를 내민 유이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축하해야 할 유이를 불러내는것도 좀 아니라 생각했지만, 유키노가 다른 반이니까 어쩔 수 없다.
 
"그러네. 하지만 늦네"
 
유키노는 고개를 숙이고 그 가슴에 유이에게 줄 선물을 안는다.
아마, 친구에게 생일 선물을 건낸다는 처음 하는 행위에, 기뻐해줄지 불안한 것이다.
 
"괜찮아. 유이라면 분명 『고마워 유키노옹』 하면서 들뜰거다"
 
불안해하는 유키노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렇겠네. 고마워, 히키가야"
 
내 말에 안심했는지 유키노가 미소짓는다.
그만 유키노를 눈으로 쫓아, 신경쓰고 만것은어째서일까.
아마, 이 녀석도 동생이니까 그런거겠지. 그 밖에는 짐작도 안 간다.
남에게 흥미가 없는 내게 있어, 유일한 예외는 코마치다. 시스콘인 나의 입장에서 보면 코마치를 신경쓰는건 당연한 일이며, 그렇기에 같은 동생 캐릭터인 유키노도 코마치와 마찬가지로 신경쓰는걸테지. 틀림없다.
 
"뭐, 아무리 그래도 슬슬 오겠지. 나도 선물 꺼내놓을까. 그 녀석 예정 있으니까 얼른 건내주는 편이 좋겠지"
 
내가 가방에서 선물을 꺼내려고 할때, "얏하로-"라는 소리와 함께 부실 문이 열린다.
오늘 주역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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