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합류한 우리들은 잠입 미션을 개시했다.
한 시간 이상 기다렸지만, 그건 크게 문제가 아니다. 정말로 문제인것은 어째선지 유키노도 옷을 갈아입고 온 것이다. 아니, 너 유이의 옷을 갈아입히러 간거 아니었냐? 왜 너도 옷을 갈아입은건데? 그보다 왜 또 어울리냐고 묻는거야. 바보아냐. 수치 플레이, 절대 안 돼!
 
우리들을 태운 엘레베이터는 최상층으로 부드럽게 상승한다.
문이 열리니 거기는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적이 없는 세계였다.
사전준비로서 조사해온 벼락치기 지식으로 포멀한 드레스로 몸을 감싼, 평소 학교에서 보는거랑은 다른 둘을 에스코트하면서 목적지인 라운지바로 향한다.
 
"……너, 에스코트 제대로 할 줄 아는구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어떻게든 된다. 제대로 사전조사는 해왔어. 이런 장소에서 부끄러워지는건 남자의 책임이 되잖아?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지만, 같이 있는 너희들까지 부끄럽게 만드는건 본의 아니니까. 당연하지"
 
"그래……. 다시 봤어, 히키가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웨이 하니까 당연하지 않냐? 나, 홈은 아니지만. 오히려 전세계 어웨이.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바에 도착했다.
말없이 고개를 숙여, 먼저 유도받은대로 바 카운터로 지나간다.
거기에는 고급스런 바에는 약간 안 어울리는, 젊은 여성 바텐더가 유릿잔을 닦고 있었다.
 
"카와사키냐?"
 
"응, 아마 맞다고 생각해"
 
내가 제대로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리는 당연히 없어서 반 친구 대표 유이에게 묻는다.
미묘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왜 기억 못하는거야- 라고 하지 않는 점에서 그녀도 성장한 모양이다. 아니, 오히려 포기한건가.
그보다 상황좋게 카와사키가 있는 곳으로 안내받았군.
내가 이 가게에 전화해서 복장 등을 물었을때, '키가 큰건 알고 있지만, 데이트를 그쪽에서 하게 해줘. 그리고 가게에 폐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복장이 있으면 가르쳐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고급 호텔 바인만큼 내가 한 행동을 불평없이 친절하게 가르쳐줬으니까, 그 탓인겠지.
전화로, 무척이나 이러한 장소에 익숙해보이지 않은 소년이 여성과 함께 내점하여, 그 전화 주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긴장하지 않도록 연령대가 가까운 카와사키 에게 안내를 한다는건 지나친 생각일지도 모르짐나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확률이 높아보였다. 만약 그렇다면 고급 호텔의 바는 굉장하지.
카와사카는 우리들을 깨닫지 못하고 코스터와 당콩을 건내며 조용히 기다린다.
이런 장소에서 접객 방법은 잘 모르는 나이지만, 그것이 이 가게의 올바른 접객일 것이다.
그녀의 성실한 근무태도에 나는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고 확신을 굳힌다.
 
"카와사키"
 
내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거니, 그녀는 눈을 퍼뜩 뜬다.
 
"히키가야……"
 
너도 나를 알고 있었냐…….
지금까지 대화한 가운데 내 이름을 제대로 몰랐던건 그 녀석 뿐이군. 그보다 그 녀석 반이 바뀐 직후에는 자리 가까웠을텐데 왜 히키타니라고 외우고 있던거야. 나도 이름 몰랐으니까 샘샘일지도 모르지만.
그보다 진짜로 이름 외워두지 않으면 안 되겠군. 나도 모르니까 저쪽도 모르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같은 반 애들 이름 정도는 제대로 기억하는게 보통인 모양이다.
 
"히키가야. 헌팅할거면 상황과 장소를 골라서 해줬으면 하는데"
 
"그건 역시 아니지 않을까-, 유키농"
 
그러면서 한 가운데를 비우고 스툴에 앉는 유키노와 유이.
아니, 유키노. 목적을 생각하면 말을 거는게 보통이잖아.
 
"그 발상은 이상하다"
 
 
 
 
한 가운데가 비어있다는건 나보고 한 가운데에 앉으라는 소리다. 당연하군. 그런 식으로 에스코트 해왔으니까. 먼저 앉은 유키노는 그렇다치고 유이가 제대로 자리를 비우고 앉은건 아마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자리에 앉으니 유키노가 바로 입을 연다.
 
"카와사카 사키지. 잘 됐다, 있어줘서"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목소리에 카와사키는 노골적이게 기분 나쁘다는 얼굴을 한다.
유키노의 뭐가 불만인진 모르겠지만 일하는 도중이니까 사정을 끼우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유키노시타 건설 때문에 부모님이 실직했다면 모를까.
 
"안녕"
 
카와사키의 표정 변화를 깨닫지 못했는지, 아니면 굳이 무시하고 있는지 유키노는 시원한 얼굴로 인사를 한다.
 
"히키가야가 있고 유키노시타가 있다는건, 그쪽은 유이가하마지? 그런가……들켜버렸나"
 
숨기려고도, 입막음 하려고도 하는것이 아닌, 어딘가 포기한것 같은 분위기로 바뀐다.
우리들이 여기에 와서, 그녀에게 말을 건 시점에서 그녀에게 있어 이곳은 직장이 아니게 된 것이다.
 
"뭐 마실래?"
 
"나는 페리에를"
 
"아, 나도 같은거!"
 
"드라이쿨러를"
 
"에!?"
 
내가 평범하게 주문한게 의외였는지, 배신자! 라고 할법한 얼굴로 유이가 나를 본다.
……그러니까 제대로 사전조사 해왔대도.
카와사키가 진지한 얼굴로 '알겠습니다' 라고 하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유릿잔에 음료를 붓고, 코스터 위에 올린다.
말없이 글래스를 눈가까지 올리고 목례를 나누고 한입 마신다.
 
"어!? 건배하는거 아니었어?"
 
공적인 자리에서는 유릿잔을 맞대지 않는게 매너다……. 그보다 이 유릿잔 굉장히 얇은데, 얼마 정도 할까.
매너를 몰라 허둥대는 유이를 쓴웃음지어 보면서 카와사키가 입을 연다.
 
"그래서 뭐하러 왔어? 수라장이라면 다른곳에서 해줄래?"
 
"설마. 옆의 이것에 그런 주변머리가 있을리 없잖니, 농담치고는 취미가 나쁘네"
 
"아무래도 좋지만, 네 구론에 나를 걸고넘어지는건 그만두지 않겠냐?"
 
유키노는 평상운행으로서, 카와사키의 안의 내 인상은 어떻게 된거야? 왜 같은반 애한테 결계 마법라고 생각해야하는건데, 나.
둘을 대화시켜놓으면 이야기가 끝날것 같지 않고, 내가 무의식중에 상처입을것 같아서 억지로 화제를 돌린다.
 
"너, 요즘 집에 늦게 돌아간다며. 동생이 걱정하고 있다"
 
"그런 말을 하러 굳이 여기 온거야? 수고했어. 저기 말야, 단순히 같은 반일뿐인 너한테 그런 소리 들은 정도로 그만둘거라 생각해?"
 
"안 됐지만, 같은 반으로서 여기 온게 아니야. 오빠로서 동생 주위에 달라붙는 해충 제거를 하러 온것 뿐이다"
 
"그거, 무슨 의미?"
 
"너를 걱정한 동생이, 우리 동생한테 상담하러 왔어. 무지 민폐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달리 취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 성실한 그녀는 전부 스스로 짊어지려고 한 것이다.
 
"그래, 타이시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말해둘테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그러니까 이제 타이시하고 관여하지 마"
 
나를 노려보는건 상관없지만, 타이시가 관여해온겁니다만, 그거…….
타이시가 코마치에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나로서는 충분히 문제해결이며, 카와사키의 말은 충분히 매력적인 것이다.
 
"그만두게 할 이유라면 있어――"
 
생각에 잠긴 나를 뒤로 유키노가 말을 한다.
그리고나서 유키노와 카와사키의 설전이 시작된다.
응, 너희들 장소를 골라라.
 
"진정해라 유키노, 카와사키도"
 
"너희가 뭘 아는데! 그렇게 깨끗하게는 돈을 벌 수 없어. 내 방해를 해서 너희는 그걸로 만족할지도 모르지만, 그래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그렇게 선인인척 하면서 관여해올거면 말이야, 너희들 나를 위해서 돈을 준비해줘. 우리 부모님이 준비하지 못하는걸 너희가 떠맡아보라고"
 
카와사키의 외침에 내 예상이 확신으로 변한다.
좋고 자시고 이 녀석은 너무 성실하다. 너무 성실해서, 누구에게도 상담하지 않고 스스로 품고 말았다.
그러니까 카와사키, 너도 오늘 유이도 그렇지만. 우선 구글 선생님이라는 위대한 사람이 있으니까 그쪽에 물어봐.
 
"그만둬. 그 이상 소리 지를거면……"
 
"그래, 네 아버지. 현의회 의원이지? 그런 여유가 있는 녀석이, 나에 대해서 알리 없잖아……"
 
조용히, 어딘가 포기한듯이 속삭인다.
그 말을 카와사키가 꺼냈을때, 쨍강, 하고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났다.
 
"유키노?"
 
옆을 쳐다보니 넘어진 유릿잔에서 페리에가 흘러 내리는걸 앞두고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카운터로 내리는 유키노가 있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표정. 분명 그 때도 가족 이야기였을 것이다.
점과 점이 이어져 선이 된다. 그녀에게 있어 가족이란 접해서는 안 될 금기인 것이다.
……유이를 울려버렸을때도, 내가 당황해서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 그녀를 이런 얼굴로 해버렸던걸까.
아니, 후회하는건 나중에도 할 수 있다. 그저 그녀를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게하고 싶지는 않다.
 
"유이, 유키노의 기분이 나빠보이니까 먼저 돌아가주지 않겠냐? 어차피 너도 옷 갈아입으러 유키노의 집으로 갈거지? 카와사키하고는 내가 얘기해둘테니까"
 
"알았어. 가자, 유키농"
 
나와 유키노를 교대로 보고 가볍게 끄덕인 유이는 유키노를 데리고 가게를 나갔다.
 
"나, 할 얘기 없는데……"
 
"안 됐지만, 내게는 있다. 뭐, 네게 있어 나쁜 이야기는 결코 아니니까 안심해라"
 
"얘기할거면 얼른 해줘"
 
흘러내린 페리에를 닦으면서 카와사키가 대답한다.
 
"너, 아까 선인인척할거면 돈을 준비해라고 했었지?"
 
"말해는데 뭐? 네가 준비할 수 있다는거야?"
 
내 말이 거슬렸는지 카와사키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나를 노려본다.
 
"준비하려고하면 못할것도 없지. 하지만 그걸로 너는 내게 뭘 해줄건데? 내가 너에게 바라는건 타이시가 동생에게 관여하지 않도록 하는것 뿐이다. 그걸로는 도저히 사리에 맞지 않잖아?"
 
"그래서? 할 얘기는 그것 뿐?"
 
"아니, 지금부터가 본론이다. 그저, 지금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니지. 일단 너는 일하는 도중이니까. 그러니까 내일 잠깐 시간 받을 수 있겠냐? 학교 끝난 뒤에라도 얘기하자고"
 
"……좋아. 들어줄게"
 
"그럼 내일 보자"
 
유릿잔에 담긴 드라이쿨러를 다마시고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간다.
그럼 우선 유키노와 유이에게 메일을 보내야지. 유키노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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