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의 주문을 듣고 계산을 마치고 상품을 받는 동안 셋을 먼저 자리 잡게 보냈다.
갖고가는거면 나 혼자도 충분하고, 토츠카도 저래보여도 남자니까 미소녀 둘의 바람막이 정도는 되겠지.
 
상품을 받아들고 그 녀석들은 어디 앉았나- 가게 안을 돌아보니 거기에는 천사가 있었다.
 
"오빠야, 여기여기-!"
 
나를 향해 크게 손을 흔드는 천사, 그 이름도 코마치.
 
"어, 너도 있었냐"
 
유키노들 셋의 옆 테이블에 앉은 코마치에게 말을 걸며 나도 자리에 앉는다. 덧붙여 내 옆에 유키노,정면에유이고 그 옆에 토츠카라는 자리 위치다.
그보다 이런건 남녀로 나뉘는거 아니냐? 모르겠지만.
 
"그럼 코마치. 그 남자는 누구냐? 상황에 따라선 이 가게가 피바다에 잠길거다"
 
그렇게 말하며 코마치의 앞에 앉은 교복입은 소년을 노려본다.
 
"아니, 이 애는 그거야. 어제 말했던 누나가 불량으로 변했다는 애. 상담받고 있었어-"
 
"그러냐, 이 소년이냐. 좋아, 소년. 신속하게 사정을 설명해라. 당장 해결해줄테니까 두번 다시 코마치에게 말걸지 마"
 
유키노와 유이가 우와아……거리고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얘길 들어주시는겁니까? 감사합니다, 형님!"
 
"경칭 생략하던 너라고 부르든 상관없지만, 형님이라 부르지 마라. 죽여버린다"
 
형님이 처남이 되기라도 하면 수라로 변할 자신이 있다.
 
"잠깐만 힛키, 얘기가 보이질 않는데? 타이시, 무슨 고민이라도 있니?"
 
이 녀석들은 관계없다고 하면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분명 타이시의 누나 뭐시기는 소부고에 다니는 2학년일터다. 그렇다는건 나하고는 비교도 안 될만큼 교우관계를 가진 유이와, 마찬가지로 여자에게는 왕자님 취급받으며, 여러가지 의미로 귀여움받고 있는 토츠카를 둘러싸는건 문제의 조기해결을 노리는 필순일지도 모른다.
유키노? 그 녀석은 교우관계에 관해서는 나하고 같은 수준이니까 도움이 될거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이 타이시 뭐시기라고 하는 녀석의 누나, 소부고 2학년인 모양인데, 그게 불량으로 변하고 있어서 곤란해하고 있대. 그래서, 그 상담을 코마치가 듣고 있다고. 그리고 내가 그 문제를 시원스레, 신속하게 해결하고 이 녀석과 코마치를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떼어놓고 싶다. OK?"
 
"시스콘"
 
나의 오빠로서 극히 평범한 의견을 유키노가 한마디로 잘라낸다.
아니, 보통이잖아. 보통이지? 보통이라고 해!
 
"시스콘이든 뭐든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럼 타이시, 얼른 자백해라"
 
"그게, 저희 누나의 이름은 카와사키 사키라고 하는데요. 누나가 나빠졌다고 할까, 불량이 됐다고 할까……. 누나는 굉장히 설실했어요. 우리집은 남매가 많아서 생활이 빡센탓에 바쁜 부모님 대신에 줄곧 저희 남매를 돌봐줘서. 다정하고 믿음직한 누나였는데요……"
 
"그런 누나가 변해버렸다라"
 
"네. 집에 돌아오는것도 아침이고.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너하고는 관계없어』라고 싸워버리니……"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떨구는 타이시.
 
"가정 사정이라……. 어느 집에도 있구나"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음울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유키노. 그 얼굴은 지금 당장이라도 울어버릴것 같았다.
 
"유키노……"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굳이 이유를 달자면 그런 유키노의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라는게 가장 가까운걸지도 모른다.
나는 유키노의, 테이블 아래에서 무언가를 참듯 떨리는 손에 살며시 자신의 손을 더했다.
그런 내 행동을 유키노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키노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보고는 내 손을 움켜쥔다.
유키노의 손은 더는 떨리지 않았다.
그런 우리들의 태도를 눈치채지 못하고 타이시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거기다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이상한곳에서 누나를 찾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어요. 엔젤 뭐라고 하는……아마 가게겠지만, 점장이라는 사람한테서"
 
"틀어박힌곳 내지는 알바처인가. 뭐, 아마 후자겠지"
 
"어? 왜 힛키는 그렇게 생각해?"
 
"평범하게 생각해서, 틀어박혀 산다면 굳이 가게에서 전화는 하지 않겠지"
 
평범하게 생각하면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유이, 너는 바보다.
 
"어디에서 일하고 있다면 그 장소의 특정이 필요해져. 이상한 곳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아침까지 일하고 있다는건 곤란해. 알아내서 얼른 그만두게 해야지"
 
"그만두게 하는걸로 끝나면 간단하겠지만 말이다. 타이시의 누나가 왜 그런걸 하고 있는지 모르면 다른데서 일하게 될 뿐이겠지. 뭐, 왠지 모르게 이유는 알겠지만"
 
"힛키 굉장해! 어떻게 안거야?"
 
"나 만큼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말이다, 단편적인 정보를 짜내서 전체상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대화가 성립하지 않아"
 
필요한 정보는 거의 있다고 해도 좋다. 확정인지 아닌지는 누나하고 말해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말하는 모습은 멋진데, 이유가 꼴사나워 힛키"
 
"냅둬. 뭐, 확정한건 아니고, 또 타이시의 누나하고 조금이라도 얘기를 들어봐야지. 분명……카와사키 사키였나? 유이, 알고 있냐?"
 
내 질문에 유이는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벌써 포기하긴 했지만. 힛키, 반 애들 이름 정도는 외워"
 
반 애들? 카와사키 사키, 카와사키…….
 
"아아, 그 검은팬티 여자냐!"
 
내 외침에 반응한것 처럼 유키노의 내 손을 쥐는 힘이 세진다.
까놓고 말해, 아프다. 부서진다, 부서진다고.
 
"히키가야, 그 이야기 좀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
 
"우연이네, 유키농. 나도 조오금 알고 싶다고할까"
 
표정 근육은 분명 미소를 만들고 있을텐데, 결코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 얼굴로 나를 보는 유키노와 유이.
그리고 어째선지 볼을 부풀리며 화를 내는 토츠카.
 
"아니, 그, 이건 그거다. 뭐, 그 뭐냐. 일단 진정해라. 둘 다, 응?"
 
어? 나, 지뢰라도 밟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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