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부에 오랜만에 의뢰자가 찾아온 다음날 점심시간, 나는 내가 생각한 제안을 실행하기 위해 교실에 있었다.
왜 내가 하지않으면 안 되는건데, 라는 마음이 가슴을 지배하지만, 이것도 봉사부로서 일의 일환이다.
일인 이상 사정을 개입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주의. 유키노의 주의와 달리 꽤 정상적이다. 그 녀석은 지나치게 과격하다.
 
좋아, 기합을 넣고 첫번째 목표에게 향한다.
불확정요소가 없는건 아니지만, 나는 9할쯤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적당하게 얼버무려서 남은 1할을 채우자.
 
"미우라, 잠깐 괜찮냐?"
 
교실에서 에비나와 밥먹고 있는 반의 여왕님, 미우라에게 말을 건다.
 
"히키오잖아. 왜? 무슨 용건?"
 
"있잖냐, 얼마전에는 미안하다. 이름 모른다고 하고. 내 이름은 알고 있던것 같은데 실례였다.미안"
 
그것만 말하고 고개를 숙인다.
갑작스런 내 사죄에 놀랬는지 미우라는 금색 드릴을 손가락으로 감는다.
 
"아니, 딱히 됐고. 유이한테 들었지만, 너 진짜로 반 애들 기억 못하잖아? 나아도 유이가 네 얘기를 해서 알게 된것 뿐이고"
 
"그래도. 정말로 미안하다"
 
그렇게 말하고 한번 더 고개를 숙인다.
덧붙여 이 사죄는 제안의 첫 단계이지만, 미안하다고 생각하는건 사실이다. 그저 미우라에게 말을 거는 자연스런 이유가 그 밖에 없었으므로 제안에 끼워둔것 뿐이다.
 
"이제 사과하기 없기. 거기다 말야, 나아도 얼마전에는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네가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알고는 있지만, 나도 미안"
 
유이한테 들은 이야기지만, 미우라는 비교적 얼마전의 사건을 신경쓰고 있던 모양이라, 토츠카에게도 사과한 모양이다.
 
"히키타니, 아니 히키가야. 나도 미안"
 
"음, 에비나였나. 어라, 나 에비나한테 사과받을 짓을 했나?"
 
아마 없었다고 생각한다. 응, 미안.
 
"나 말야, 히키가야는 수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때 생각했어. 아, 귀축 공이구나……"
 
예상밖의 사죄 이유로 인해 이번에는 내가 한방 먹었다.
 
"아, 아니 에비나? 너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좀 모르겠다만"
 
"하야x하치가 아니라 하치x하야였구나. 정말로 미안해"
 
그런 일로 사과받아도 진심으로 곤란할 뿐인데…….
 
"아니, 그 곱셈은 좀……. 그거다, 지금은 하극상으로 하야마에 총수가 뜨겁다고 생각해. 추락한 같은반의 아이돌을 둘러싸고 능욕당한다거나"
 
근본적인 해결에는 무엇 하나 되지 않지만, 눈 앞에 새로운 먹이를 늘어뜰여서 화제를 돌린다.
 
"하극상! 그런것도 있었나. 좋네 히키가야, 잘 알고 있잖아! 아, 히키타니라고 불러도 돼? 지금 하치하야로 소설 쓰고 있지만, 히키가야라고 변환이 안되서 말이야. 언제나 히키타니로 변환하고 있으니까 그 쪽이 부르기 쉽지? 그래도 되지?"
 
망상하고 있을때는 말이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라고하는것이 구원받지 않으면 안 되는 구나. 혼자서 조용하고 풍부하게…….
 
"비교적 최악인 이유지만……, 뭐 거기만 눈을 감아주면 힛키보다는 낫나. 딱히 상관없다"
 
하야하치 소설에 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도망친게 아냐. 전략적 후퇴다.
 
"고마워. 이야- 다시 봤어!!!"
 
"에비나, 침 흘리고 있어"
 
그렇게 말하며 흥분하는 에비나의 머리를 찰싹 치는 미우라.
 
"미우라……, 너도 큰일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히나가 흥분할 소리를 하지 마. 그래서, 할 얘기는 그것 뿐?"
 
"아니, 좀 상담할게 있거든. 실은 직장견학 반 짜는거 말인데, 아직 정해지지 않았거든. 나랑 토츠카의 공통으로 아는 사람인 유이를 데려가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냐?"
 
"우리들 셋이 갈거니까 그런 소리를 해도 곤란한데. 유이가 아니면 도저히 안 돼?"
 
"그건 알고 있지만. 그거다. 언제나 같이 있는 하야마네랑 있으면 너희도 7명 그룹이 되잖아? 유이를 빼고 그 만큼 남자가 한 명 들어가면 딱 될거라 생각하는데. 뭐, 토츠카를 도와준다 생각하고 부탁해"
 
"그건 그렇지만……. 뭐, 하야토에게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좋아. 거기다 토츠카에게는 빚이 좀 있으니까"
 
마지못한 느낌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승낙을 받았다. 당연히 그 녀석은 제대로 말해줄거므로 이 이야기가 흘러갈 일은 없다.
토츠카를 미끼로 쓴 느낌은 부정할 수 없지만, 둥글게 수습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희생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고맙다, 미우라"
 
"딱히 됐고. 이걸로 얼마전 일은 샘샘이야"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홱 돌리는 미우라.
그런 미우라를 보면서 나는 일이 잘 풀린것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넷중에 세 명만 조를 짜서 귀찮아 지는거니까, 뭣하면 7명에서 6명으로 줄이면 돼. 마침 빠져도 문제 없고, 이후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인물도 있으니까"
 
"히키타니, 무슨 의미야?"
 
고개를 들어 진지한 눈으로 나를 보는 의뢰인.
 
"이번 체인 메일은 유이가 말한것 처럼, 네 조에서 따돌려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면, 네가 빠지면 될 뿐인 이야기라는거다. 하지만 너를 따돌리고 싶다는 가능성이 있는 이상, 네가 빠진걸 추궁하지 않는다면 가능성이 확신이 될 뿐이지 둥글게 수습되지는 않아. 그러니까 확실하게 주위를 따져주는 미우라와 네가 조를 짜면 돼. 딱히 여자와 남자가 같은 조를 짜선 안 된다고 정해진건 아니고, 언제나 같이 다니니까 충분히 자연스럽겠지"
 
"그치만 힛키, 그래선 이번엔 우리들 중에 한 명이 빠져야하는데?"
 
"간단한거다. 유이가 빠지면 돼. 형편 좋게도 미우라는 얼마전 사건으로 이 녀석이 저지른일을 신경쓰고 있잖아? 그리고 유이는 나와 토츠카의 공통 친구고, 우리들은 아직 조가 정해지지 않았다. 토츠카를 위해서라고 하면 아마 유이가 빠지는걸 승낙해주겠지"
 
내가 가진 미우라의 인상은 뇌 근육이다. 알기 쉽다, 그러면서 명확한 이유를 말하면 알아준다 정도다.
그리고 유이가 빠진다고해서 이후 인간관계에 영향이 나오는건 아니다. 미우라에게 있어 빚을 갚는다는 이유가 생기고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토츠카를 위해 유이가 빠지고 거기에 이 녀석이 들어간다. 남은 셋은 따돌려지는 일은 없고, 이 녀석을 따돌리고 싶어도 미우라와 같은 조를 짜는 이상, 거기는 따지고 들 수 없을 것이다. 이것 이외에 모든 가능성을 부술 방법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니면……유이는 나랑 조 짜는게 싫어?"
 
"싫지 않아! 싫진 않지만……, 하야토는 그거면 되겠어?
 
"유미코는 그걸로 납득할거라 생각해?"
 
"불안요소가 없는건 아니지만, 토츠카를 핑계삼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불안요소는 얼마전 사건을 방아쇠를 당긴 이 녀석을 미우라도 따돌리고 싶다고 생각할 가능성이다. 하지만 뭐, 이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방아쇠를 당긴건 확실히 이 녀석이지만, 동기자체를 만든건 미우라니까.
너무 침울해하는 이 녀석에게, 그래도 거기까지 말하는건 지독하니까 말은 하지 않지만.
 
"알았어. 미안하지만 그걸로 부탁해"
 
"맡겨라"
 
 
 
 
 
 
 
모든것이 둥글게 수습되어, 조 편성 결정의 날이 왔다.
내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어 잘 됐지만 나는 석연치 않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미우라, 거기가는구나. 나도 거기 붙을래-"
 
"나도 거기로 할까-"
 
"미우라 같이가. 나도 같이 가"
 
평소대로, 다같이 사이 좋게 지내는 의뢰인을 본다.
원만하게 수습된건 표명상이며, 이후 저 녀석은 혼자 의심암귀에 사로잡힌채 저 그룹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나의 제안을 일축하고 원인을 규명하여 의심한 관계를 일신하는 선택지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남을 의심하고, 그리고 외톨이가 되는걸 우려하여 그걸 감추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보낸다.
그건 내가 번거롭다고 느끼며 지금가지 구축하려고 하지 않았던 인간관계 그 자체다.
의심할거면, 믿을 수 없다면 혼자면 된다.
누군가에게 배신당한것도 아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
그러니까 내게 저 녀석이 어째서 저 그룹에 그렇게까지 고수하는지는 모른다.
메릿트와 디메릿트를 천칭에 걸어, 디메릿트 쪽이 크다면 잘라버리는것도 좋은 것이다.
가능성의 이야기지만, 저 녀석 자신이 그렇게 된것 처럼.
 
"있잖아 힛키, 사이. 어디 갈건지 정했어?"
 
"나는 둘이 가고 싶은 곳이면 돼"
 
그리고 내 앞에서 대화하는 둘에게 시선을 준다.
이 세 명의 조는 '짤 필요가 있었다' 그저 그것뿐인 관계다. 특히 유이는.
이해관계에 있어 마이너스로 기운다면 얼마든지 잘라버릴 수 있는것. 그런 관계.
당연히 저녀석처럼 기만에 빠져 필사적이 되어 지키고 싶다고 생각할법한, 그런 관계는 아니다.
나는 그런 관계에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니까 당연하다.
 
"그거다, 유키노에게 메일 보내서 어딜 갈건지 물어보자. 그래서, 그 녀석이 가는곳에 맞추면 되지 않겠냐?"
 
하지만 동시에 그런 관계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모르는것 보다는 알고 있는 편이 낫다. 나 자신은 그런 관게를 필요로 하지 않겠지만, 남이 바래올때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니까.
그럼 지금은 일단 이 녀석들과 짜서, 그 날 유키노가 했던 말에 한방 먹여주자.
반은 달라도 같이 가는것 정도는 할 수 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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