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가 희망한 야채생활이랑 유이가하마에게는 레몬티라는 비교적 무난한 것들을 사서 느릿하게 부실로 돌아온다.
그러고니 그녀는 결국 뭐하러 온걸까.
 
 
 
 
"이야기는 끝났냐?"
 
야채생활을 양손에 들고 쪽-쪽- 마시는 유키노에게 묻는다.
이 녀석, 입다물고 있으면 정말로 미소녀구만. 입을 열면 나에 대한 욕밖에 하지 않지만.
 
"그래, 네가 없는 덕분에 실로 부드럽게 끝났어"
 
"그거 다행이군. 그럼 사죄도 건냈으니 난 집에간다"
 
"기다리렴 히키가야. 그녀는 우리 봉사부에 의뢰하러 온 사람이란다? 부원으로서 상담을 듣지 않고 어쩔 심산이니"
 
"아니, 애시당초 나는 이 부가 뭘 목적으로 하는 부인지 모른다만"
 
"정말이지 기억력이 나쁘네. 봉사부란 의뢰자의 고민에 방법론을 주어 자립을 촉구하는거야"
 
스켓트단이군요. 압니다.
 
"오K, 파악. 요컨대 내가 집에 가기 위해서는 유이가하마의 고민을 해결하면 되는거지"
 
"알아줬으면 그거면 돼. 그저 너는 집에 가는거에서 좀 떨어지렴"
 
"왠지……즐거워보이는 부활동이네"
 
내가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걸 보고 그 감상은 아니잖냐.
뭐야, 이 아이 M이야? 따, 딱히 바꿔줘도 괜찮거든.
 
"그래, 즐거워. 친구와 대화하는게 이렇게나 즐거울 줄은 지금까지 몰랐는걸"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건 너 뿐이고, 나는 즐겁지 않지만 말이다"
 
매도당하기만 할 뿐이고. 난 M 아니고. 포상 아니거든.
 
"왠지, 극히 자연스러워서 좋겠다- 해서. 힛키도 반에 있을때하고는 완전 다르고. 제대로 말하는구나, 싶어서"
 
"그야 말할 상대가 없으니까. 아무리 나여도 공기 친구는 없다"
 
"에- 괜찮잖아. 반에서도 좀 더 말하자. ……나도 있고"
 
"아니, 애시당초 유이가하마가 어디 반인지 모르는데"
 
"히키가야, 유이가하마는 F반이야"
 
"어라……몇학년?"
 
"2학년인게 당연하잖니. 그 정도는 문맥으로 이해하렴. 아니면 그것마저도 모르는거니"
 
같은 반……이라고…….
우리 반에는 여자가 있고 남자가 있고……아, 글렀다. 전혀 기억에 없다.
 
"뭐, 뭐어 그거다. 상담내용은 뭐였지?"
 
"화제돌리는 방법이 너무 서툴러, 히키가야. 아까전과 병용해서 페널티 2개째야"
 
"늘리는거냐!"
 
"그녀는 수제작 쿠키를 먹어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야. 그저 자신이 없으니까 도와줬으면 싶다는게 그녀의 의뢰야"
 
"무시하냐! 그보다 왜 우리들이 그런걸……. 친구한테 부탁해. 이상 의뢰 완료"
 
"그건 그게……, 그다지 알려지고 싶진 않구……. 이런거 알려지면 바보취급 당하구……. 이런 성실한 분위기는 친구들이랑 안 어울리니까……"
 
무심코 한숨을 쉰다.
그보다 왜 내가 남의 연애길 같은 지극히 아무래도 좋은 일에 말려들어 있는거지.
 
"있잖냐, 유키노. 나는 몰랐지만 친구가 있으면 자신의 행동이 제한되는것 같다. 그러니까"
 
"괜찮아 히키가야. 나는 너를 배려해서 행동을 제한하지는 않으니까. 거기다 너도 가끔이라면 자유롭게 행동해도 좋아"
 
"하하하, 유키노는 상냥한 녀석이구나-"
 
왜 이 아이는 이렇게나 완고한걸까.
뭐, 그건 그렇다치고.
 
"있잖냐, 유이가하마"
 
"역시, 이상하지. 나같은게 수제작 쿠키라니. 무슨 소녀스러운 짓을 하는거람. ……미안 유키노시타, 역시 됐어"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딱히 상관없지만……. 뭐, 그를 신경쓸 필요는 없어. 인권 따윈 없으니까 강제적으로 돕게 할거란다"
 
일본국민은 헌법 아래 기본적으로 인권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이거 중요합니다.
 
"아냐 괜찮아. 왜냐면 나한테 안 어울리는걸. 수제작 쿠키같은거, 요즘 유행하지 않으니까……"
 
뭘까, 이 그런거 아니야, 라고해줬으면 싶은 분위기. 무진장 귀찮으니 집에 가고 싶다.
 
"어째서 거기서 포기하는거야!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해낸다, 해낼거야! 힘내라, 힘내! 목표가 거"
 
"히키가야, 시끄러워"
 
아, 네.
 
"방금 그건 솔직히 좀 우스갯소리였지만, 2차원이 아니니까. 성격에 맞으니까 하면 된다거나, 하면 안 된다고 딱히 생각할 필요도 없잖아. 유이가하마가 하고 싶으면 하면 돼. 그걸 응원하는게 봉사부니까. 아마도"
 
"아마도, 라니 힛키. 거기선 단언을 해. ……그치만 고마워. 역시 다정하구나. ……응, 나 힘내볼게. 유키노시타도 잘 부탁할게"
 
 

:
BLOG main image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fpvmsk) by 모래마녀

공지사항

카테고리

모래마녀의 번역관 (1998)
내청춘 (1613)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365)
추천 종합본 (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
01-25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