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 정중하게 거절하는건"
"당연히 안 돼"
내 말에 유키노시타는 미소지으며 대답한다.
방금전까지 있던 거절이니 경계니 어디건거냐, 너.
"아니, 내가 아니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그거다, 유키노시타 수준의 미소녀라면 말을 좀 걸면 얼마든지 다가올거 아냐"
그건 콜라를 마시면 거품이 나올 만큼 확실하다.
"다가오는 인재와 원하는 인재는 이코르가 아니야, 히키가야. 아아, 다가갈 수 없는 네게는 이해하기 힘들었구나. 조금……나의 배려가 부족했어, 미안해"
"정말로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나를 dis하는건 그만둬라.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 그래서, 다가오는 인재가 없다고?"
친구가 되라는 요구에, 경어로 말하며 부드럽게 거리감을 내보았다. 허나 유키노시타의 dis에 그런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똑바로 말해, 보다시피 미소녀니까 다가오는 이성은 모두 내게 호의를 품고 와"
"꽤 있잖아. 그 안에서 적당히 골라"
"있잖아, 히키가야. 갑자기 이야기를 바꾸겠는데. 친구가 끊이지 않는 여자에게 인기많은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니?"
"몰라. 친구가 있던적도 없으니"
엣헴, 하며 효과음이 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자못 자랑스럽게 단언한다. 으스대지 않는 점이 나 나름의 장점이다.
애시당초 난 사회성 결여를 갱생하기 위해 여기로 끌려온거 아니었나? 친구가 없으면 모르는걸 물어보는 의미를 모르겠네.
"괜찮아, 히키가야. 앞으로는 내가 친구니까"
자애로 가득찬 표정으로 끄덕인다.
마치 양손을 움켜쥘 것 같은 기세다.
얼라, 나 왜 이렇게나 동정받는걸까. 이상한데, 눈에서 소금물이…….
"만약에……도 부족하겠네. 그래, 같은 반애라도 좋아. 같은반에 그런 남자가 있으면 어떡할거니?"
……만약이라는 상황마저도 친구의 존재를 부정당하는군요.
"그렇군, 같은 반에 그런 녀석이 있어도 별 생각 없어. 실제로 이름은 모르지만 같은 반에 비슷한 리얼충은 있지만, 진심으로 아무래도 좋으니까"
"너 같은 사람만 있으면 나도 평온하게 보냈을 텐데……. 하지만 보통 사람은 아니야. 정답은 배제하려고 한다야. 그야말로 짐승처럼. 내가 있던 학교는 그런 사람 투성이었어. 그런 행위밖에 자신의 존재의의를 보이지 못하는 가엾은 사람들이었지만"
정말로, 가엾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유키노시타는 눈을 내리깐다.
솔직히, 태어나서 이렇다할 호의라는걸 받아본 적이 없는 내게는 이해할 수 없는 환경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지지 못했을 자각을 이른 시기에 가진 내게는, 그녀의 주위에 있던 선망, 배제하려고 한 사람들의 마음도 모른다.
그저 후자는 그렇다치고 전자, 유키노시타의 마음을 이해하지는 못해도 상상은 할 수 있다.
그것이 그녀가 혼자 여기에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그게 왜 나랑 친구가 된다는거랑 이어지는거지? 그게 이유라고 해도 이해하기 힘들다만"
항간 보였던 그녀의 과거.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 나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묻는다.
"간단하잖아. 너랑 친구가 되도, 아무도 나를 부러워 하지 않을거 아니니"
생긋, 그 발언이 없었다면 무심코 사랑에 빠져버렸을 정도의 미소로 유키노시타는 대답한다.
그건 아니야-. 오늘 보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여기서 보여주는건 아니야-.
"그렇군. 나랑 친구가 되었다고 한들 부러워 하는 놈은 없겠지. 그저 유키노시타랑 친구가 되었다는걸로, 나를 부러워 하는 놈은 속출할거라 생각한다만.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냐?"
"나랑 친구가 되는거니까 그 정도는 달게 받아들이렴. 그리고 그 사실을 가슴에 평생 담고 살려무나"
어째서. 왜 이 아이는 이렇게나 자신감 넘치는거야? 이젠 싫다, 하치만 집 가고 싶어.
"정중하게 거절하겠"
"응, 그거 무리"
"에- 아직 마지막까지 말 안했는데-"
나 같은거랑 친구가 되는데 그렇게 단고한 결의를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데-.
부장이랑 부원 사이로 만족해둬.
유키노시타! 쓸데없는 배려라구요, 쓸데없는 배려!
"히키가야, 아까 뭐든지 한다고 했지? 얌전히 포기하렴"
그렇게 말하며 미소지은채로 내 얼굴로 다가온다.
가까워, 무서워, 왠지 좋은 냄새가 나. 하지만 역시 무서워.
미소라는건 원래 공격적이니까, 응.
힘없이 고개를 떨군 내게 만족했는지, 해냈다, 라며 작게 승리포즈를 취하면서 떨어져간다.
따, 딱히 그런 몸짓이 조금 귀엽다고는 전혀 생각 안했거든.
"그리고 히키가야, 나를 부를때는 유키노면 돼. 뭐라고 할까, 너한테 유키노시타라고 불리는건 닭살이 돋는다고 할까……솔직히 불쾌해"
전언철회. 역시 이 녀석, 귀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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