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거냐, 조리실습에 무슨 트라우마라도 있는거냐"
조리실습을 수패에서 묘지에 버리고, 보충수업 레포트를 필드에 특수소환!
……교무실로 호출당했습니다.
"선생님은 현대국어 담당이었던게……"
"너도 알다시피 가정과는 츠루미 선생님의 담당이다. 생활지도 담당인 나한테 몽땅 떠넘겼다"
문득 교무실을 돌아보니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차를 마시는 츠루미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생활지도 담당에게 몽땅 내던지다니, 마치 제가 문제아 같잖습니까, 싫다-.
"그럼 조리실습을 땡땡이 친 이유를 들어볼까. 간결명료하게, 요점만 말해라"
"비협력적인 수업태도보다, 레포트 제출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로 제 정신 안녕적인 의미로"
"네 정신적 안녕은 아무래도 좋다. 수업으로서 하는 이상 참가하는건 의무일텐데"
"아니, 생각해보세요. 평소 전혀 연관성이 없는 저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는 반 급우들, 거기에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모를 츠루미 선생님. 제가 실습을 땡땡이 친것으로 그 정신적 부담이 사라진다는건 일석이조는 물론이거니와 삼조가 됩니다. 그럼 언제 땡땡이 치겠습니까? 지금이잖아요!"
내가 말을 끝내는것과 동시에 두부에 충격이 흐른다.
"그런건 궤변이라고 하는거다. 정말이지, 너는……"
"아으윽. 폭력은 그만하세요, 선생님"
"폭력이 아니라 사랑의 채찍이다. 뭐, 네가 말하는 이유 되지도 않는 이유는 이제 됐다. 그래서, 네가 쓴 이 레포트 말인데"
"맛있는 파이네스 호호츠 아이스 듀플레 미트 블레이트 슈트르델 운트 아이아슈티히의 작성 리포트 말인가요?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읽을거라고 알고 있어서 다른 요리를 제재로 해봤는데요"
"히키가야. 너는 나한테 시비걸고 있는거냐? 시비걸고 있는거지? 그렇지? 그렇다고 말해!"
파이네스 호호츠 아이스 듀플레 미트 블레이트 슈트르델 운트 아이아슈티히랑 독일 결혼식에서 먹을 수 있는 수프의 이름이며, 솔직히 임팩트 만으로 제재로 골랐다. 크와트로벤티 엑스트라 커피 바닐라 캐러멜 헤즐넛 아몬드 엑스트라 호입아드치퓌즈 초콜렛 소스 위즈 캐러멜 소스 애플 크램블 플라페티노 둘 중에 어느걸 할까 망설였지만, 후자는 요리가 아니어서 그만뒀다.
"죄송합니다. 다시 제출할테니까 용서해주세요"
히라츠카 선생님이 읽는다면 가정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팡체터 작성법이면 되나. 술 안주로도 좋을테니.
"히키가야, 너는 요리 할 줄 아는거냐?"
"네, 아무튼 못한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못할 정도로는 합니다"
"평소 의욕없는 생활태도로부터는 상상도 가지 않는군. 뭐냐, 자취라도 하고 싶은거냐?"
"자취를 하고 싶은게 아니라, 저 같은 사회부적합자는 필연적으로 혼자 살게 되잖습니까. 그렇게 되면 식생활을 포함한 몸 관리를 하지 않으면 고독사가 무섭다구요"
히라츠카 선생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진심으로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고독사를 걱정하는건 고등학생이 할 생각이 아니잖아. 그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명확한 장래 전망은 있는거지? 말해봐라"
허나 거절한다! 라고 지껄이 날에는 현대국어 교사로부터 (물리) 교사로 클래스 체인지를 하는 미래밖에 보이지 않아서 체념하고 솔직하게 말한다.
"우선 일류라고 하는 대학에 진학하잖습니까"
"뭐,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너는 일단 학년수석이니까. 뭐, 가능하겠지. 그래서?"
"졸업후에는 적당하게 페이퍼 컴패니를 일으켜서 서류상으로는 사장으로. 그걸로 부모님을 안심시킨 후에는 적당하게 알바라도 하면서 살겁니다"
실제로는 유키노시타 건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토대로 긁은 복권으로 1등 당첨한 돈이 있으므로 알바를 할 필요도 없지만, 여기서 가르쳐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말해준 상대도 없으므로 이걸 알고 있는건 나 말고는 없다.
"요컨대 그거냐. 네가 학년수석인건 그런 썩어빠진 장래설계로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 하나를 위해서 됐다는 소리냐"
"Exactly(그 말대로입니다)"
"부모님을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한다. 그것만 들었으면 좋았는데……"
"일류 대학을 나와서 기업을 해서 사장직에 있으면 그런대로 세간 면목은 서니까요.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미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힘낼겁니다"
그런 내 말에 또 깊은 한숨을 쉬는 히라츠카 선생님.
한숨을 쉬면 복이 달아나는 모양이에요. 달아날 수준의 복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그걸 들으니 봉사부에 입부시킨건 실수가 아니라고 확신이 든다. 너는 거기서 그 글러먹은 배려 방향을 고쳐야겠다"
그런 말과 함께 다정한 눈초리를 이쪽으로 보낸다.
에- 어쩐지 원만한 퇴부 길이 허들이 올라가버렸는데요-.
그걸로 이야기는 끝난 모양이라 퇴거의 뜻을 전하고 내가 강제입부된 수수께끼의 부활동, 봉사부로 향한다.
솔직히 가고 싶지는 않지만 안 가는 편이 디메릿트는 더 많아 보이고.
그러고보니 친구발언 임팩트가 너무 커서 부활동 내용을 듣지 않았다.
아직 미지인 부활동 내용이 내게 다정한거라면 좋겠는데.
'내청춘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2 - 4 (1) | 2014.10.06 |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2 - 3 (1) | 2014.10.06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2 - 2 (2) | 2014.10.06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1 - 2 (2) | 2014.10.06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 원작1권 분량 1 - 1 (2) | 2014.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