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건이 있고난 다음날. 나는 경찰로부터 감사장이라는걸 받았다. 거기다 신문 지방란에 게재되는 상황. 하지만 질문에 대답한건 내가 아니라 유키노. 남과 대화하는데 익숙치 않아서 버벅인 내가 나쁜거지만.
 
그리고 그 다음날. 평소처럼 유키노와 나란히 등교하고 있으니, 주위가 나를 쳐다본다. 라고는 해도……뭔가 꺼려지는 느낌이 드는데.
 
"오빠 굉장하네"
 
"나는 평온하게 지내고 싶은것 뿐이지만……뭐, 유키노랑 가하마 양이 무사했으니까 됐나"
 
"……그……새삼, 고마워. 오빠"
 
"……있잖아 유키노"
 
"왜?"
 
"너, 정말로 유키노시타 유키노야?"
 
"……무슨 의미일까? 마침내 눈이 썩어버렸어? 좋은 안과 소개해줄까? 아니면 격리되고 싶어? 내가 간병해줄까"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지마. 그보다……그 마지막 말. 이상하잖냐"
 
"그러니까 뭐가……"
 
"내가 알고 있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재색겸비하고 운동신경발군, 부자집 차녀에다 판씨랑 고양이를 좋아하는 완벽초인이다. 뭐, 방향치라던가 모든걸 파괴할 만큼의 독설이라는 결점도 있지만……그런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내게 다정하게 대하지 않는다. 아무리 가족이 됐다고 해도, 갑자기 다정하게 대할리가 없다. ……무리하고 있는거 아니냐?"
 
짜악!
 
……와오. 오른뺨이 찌릿찌릿하다는건……얻어맞은건가. 왜? 반응조차할 수 없는 속도라고 말하면 돼?
 
"……하아. 당신은 정말로……바보인거 아냐?"
 
"……뭐가 말입니까?"
 
"당신, 내가 그저 아무 감정도 품지 않은 남자를 집에 살게 하는 걸레라고 생각하는거 아니니? 너를 다정하게 대하는게, 그저께나 지금까지의 보상이라고 착각하고 있는걸까?"
 
……전자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지만, 후자는 정답이다.
 
"…………"
 
"나는 당신이니까 집에 살게 하는걸 결심했어. 당신이니까……그……저, 저기……"
 
"……나라서?"
 
"그게……아, 아무튼. 내가 당신을 다정하게 대하는건 보상도 뭐도 아니야. 나의 마음이야"
 
"……그거, 보상이랑 별 차이 없지 않냐?"
 
"……당신은 마지막까지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거니……? 여자를 부끄럽게 만들다니, 남자로서 최악이야"
 
……미안. 모르겠다.
 
"하지만 내 입으로 말할 생각은 없어. 언젠가 당신의 입으로 말하게 해보이겠어. 지금까지 일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은 낮을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내가 먼저 말하진 않겠어"
 
"어째선데"
 
"진다고 생각이 들잖아"
 
……예이……여기까지 와서 지기 싫어하는 기질 발동이냐…….
 
"……아. 오빠. 갑자기 때려서 미안해"
 
"아, 아아……그건 됐다만……"
 
뭐, 조만간 이해하겠지. 이 날카로운 하치만에게 걸리면 유키노가 나한테 무슨 말을 하게 하고 싶은지 이해하는건 방과후까지 기다리면 알게 된다.
 
이 하치만 님의 추리력을 얕보지 마.
 
하지만……유키노의 싸다귀, 발끝가지 왔다……어이, 유키노. 너 왜 여기에 있는거야? 너라면 세계를 노릴 수 있다.
 
"오. 좋은 아침이다, 유키노시타. 유키노시타2"
 
"안녕하세요, 히라츠카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보다 진짜로 숫자 붙입니까"
 
"뭐어 괜찮지 않느냐. 그보다, 신문 읽었다. 꽤 하잖냐"
 
"……감사합니다"
 
"좀 더 솔직해져라. 뭐, 그 인터뷰 내용을 보는한 대답한건 유키노시타인 모야이지만"
 
뭐야 이 사람. 코○ 같아.
 
"이 상태로 그 비틀어진 체질이 고쳐지면 좋겠다만"
 
"아니아니. 저 자신은 이 성격을 비교적 마음에 들어서. 그리 간단하게는 고치지 않을겁니다"
 
"그러기 위해 갱생시설……커흠커흠! 봉사부에 넣은거다"
 
어이. 지금 이 교사, 지금 갱생시설이라고 했다.
 
"뭐, 아무튼간에 잘 했다"
 
"말만 갖고는 밥을 먹을 수 없습니다"
 
"교사를 삥뜯을 생각이냐, 니 녀석"
 
"기어올라서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주먹을 울리지 마세요. 무서우니까.
 
"……후하하. 농담이다. 졸업후에 라면집에 데려가주마. 그럼"
 
흠……그럼 라면이랑 만두랑 볶음밥을 먹어볼까.
 
"오빠, 슬슬 시간이야"
 
"어이구야. 그럼 유키노. 지각하지마"
 
"오빠한테 듣고 싶지 않아"
 
"예이예이"
 
자, 그럼 방과후까지 시간은 있고, 차분하게 유키노가 내가 말하게 할 소리를 생각해볼까.
 
 
 
~~~~~~~~~~~~~~~~~~~~~~~~~~~~
 
 
"유키노, 항복이다"
 
모르겠다. 그보다 내가 유키노한테 하고 싶은 말? 모르거든 그런거. 오늘 도시락도 맛있었다, 라면 돼?
 
"그래……뭐, 언젠간 말하게 할게"
 
"뭐야뭐야? 무슨 얘기?"
 
"유이가하마하고는 관계없어"
 
"믓. 나도 봉사부 일원이다 뭐!"
 
"아니, 그거 지금 관계없어"
 
"그런거야? ……그치만 신경쓰이는데에"
 
"신경쓰지 말래도"
 
유키노가, 말이지……뭐 상관없나.
 
오늘도 책을 읽는걸로 봉사부는 끝나고 평소처럼 귀가.
 
"……응? 이 신발……누님이지?"
 
"그렇네……언니, 있어?"
 
"오, 핫치만! 유키노! 어서와-. 목욕할래? 밥 먹을래? 아니면 나――"
 
"푸엣취!"
 
"……설마 재채기에 방해받을 줄은 몰랐어……"
 
"나이스야 오빠"
 
"아? 무슨 얘기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언니. 왜 언니가 있는거지?"
 
"물론! 하치만한테 포상과 감사 인사야"
 
누님은 그렇게 말하며 갑자기 안겨왔다.
 
"어, 언니?!"
 
"잠깐, 누님!"
 
"……하치만……유키노를 지켜줘서 고마워"
 
""…………""
 
어 그게……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쓰담쓰담
 
"읏……응……기분 좋아"
 
아무튼 지금은 없는 친동생에게 해줬던거랑 똑같은걸 해주자. 아니, 살아있지만.
 
"…………"
 
꾸욱꾸욱
 
갑자기 소매를 잡아당겨져서 그리로 돌아보니 유키노가 무기질적인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 뭐야?"
 
"……딱히"
 
사와지리 ○리카급의 차가움이네요.
 
누님의 머리에서 손을 떼니 만족스런 얼굴로 나와 유키노의 손을 잡았다.
 
"그런고로 오늘은 파티야!"
 
"파티?"
 
"하치만의 첫승리랑 감사인사를 겸한 포상!"
 
거실로 들어오니, 탁상 위와 그 주위 바닥에 호화로운 요리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특별히 술도 준비했습니다-! 이예이!"
 
"우리들 미성년이라고"
 
"세세한건 따지지 마!"
 
따져라고.
 
"자아자아. 우선 사복으로 갈아입고 와"
 
"자, 잠깐"
 
이 사람의 억지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것도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나의 인생은 착각 투성이구만.
 
사복으로 갈아입으니 누님이 세 사람 몫의 글래스에 와인을 부었다.
 
"오늘은 파뜩 해버리자, 하치만"
 
"파뜩이라니, 나랑 유키노는 미성년이니까 안 마실거라고"
 
"오늘은 예절따지기 없기로 하고"
 
편리한 말이구만, 예절따지기 없기.
 
"하치만"
 
"응? 무――"
 

 
"…………하?"
 
"후헤헤. 내 첫 키스야. 갖고가라 도둑놈!"
 
"에, 저기……"
 
"기다렸지"
 
상황을 이해하려고하니 유키노가 거실로 왔다.
 
"오, 유키노도 왔으니까 어서 파티 시작하자!"
 
……하아. 뭐, 지금은 파티를 즐길까.
 
"이거 전부 누님이 만든거야?"
 
"맞아"
 
"굉장한데……"
 
유키노의 밥도 맛있지만 누님이 만든 밥도 맛있어 보인다.
 
"우선 건배할까?"
 
"그렇구나. 하치만, 건배 선두 부탁해!"
 
"우웨이? ……아-, 그 뭐냐……거, 건배"
 
"껀배"
 
"건배애!"
 
유키노는 익숙한듯, 입으로 감미하면서 와인을 마신다. 그에 비해 누님은 원샷. 와인은 그렇게 마시는거 아니잖아.
 
"훗하-! 맛있네에"
 
"확실히 좋은 와인이네"
 
내 입장에서 보면 와인부터 발포주까지 전부 같은 알코올이지만 말야.
 
뻐끔
 
"맛있어! 뭐야 이 고기, 되게 부드럽잖아……"
 
"그건 누나의 자신작이야♪"
 
자신작이라고 말하는 만큼, 확실히 되게 맛있다. 누님은 정말로 뭐든 잘 하는구나.
 
"아. 이 춘권……"
 
"그거? 유키노가 좋아하는거지"
 
"……기억하고 있었어?"
 
"귀여운 동생이니까, 그야 기억하지"
 
"……가, 감사는 해둘게"
 
"솔직하지 않구나아. 그치만 그런 유키노가 귀여워! 정말 좋아해애!"
 
"꺄! 아, 안겨 붙지마"
 
눈 앞에서 펼쳐지는 자매의 백합 월드를 지켜보면서 와인을 마신다.
 
……맛있어.
 
 
 
 
"읏! ……으윽……머리가 욱신욱신하다……"
 
눈을 뜬건……아무래도 내 방인 모양이다. 어제 기억은……어라, 뭐했더라…….
 
"……아-, 머리가……"
 
휘청휘청 발걸음으로 침대를 나오니, 묘하게 몸이 서늘한것을 느꼈다.
 
"……알몸?"
 
엥, 무슨 일?
 
……설, 마…….
 
침대에는 아무도 없다. 나 혼자, 하지만……두 개의 선혈로 물든 시트가 있었다.
 
………………저질러버렸다…….
 
~ 유키노 사이드 ~
 
"어, 언니. 좀 지나친 장난 아냐……? 진심으로 오빠 침울해할거야"
 
"괜찮아, 괜찮아. 그치만 우리를 안기 전에 자버렸잖아? 벌이야, 벌"
 
그치만…….
 
어제 이야기를 들으니, 언니는 오빠를……그, 좋아, 하는 모양이다. 물론 나도……아마, 좋아한다. 오빠랑 같이 있으면 두근거리고, 쿵쾅거리고……안심이 든다.
 
그런 언니는, 하치만을 취하게 만들어서 자기걸로 하려고 했던걸가. 뭐, 사전에 눈치채고 나도 참가……가 아니라, 멈추려고 했지만. 저, 정말이라고?
 
그저 한 가지 오산이, 오빠가 술에 약하다는 점이다. 와인 한잔으로 그렇게까지 취할줄은 생각도 못했다. 모처럼 나의 처음을 바치……가 아니라, 나의 처음이 이런 형태로 빼앗기지 않고 끝나서 다행이야. 정말로.
 
"……아, 큰일이다"
 
"에? 읏!"
 
오, 오빠가 손에 들고 있는건, 서바이벌 나이프?!
 
"못난 나를 부디 용서해줘……"
 
""와아아아아아아아앗!""
 
문을 열고 언니가 나이프를 날려버리고 내가 오빠를 덮쳐누른다. 흐르는 동작으로 이불을 잡고 오빠의 몸을 덮었다.
 
"……둘 다……미안. 나, 미안해……"
 
……오빠? 어라, 울고 있어……?
 
"미안, 미안, 해. 미안해. 미안해……코마치, 미안……"
 
……왜 여기서 코마치의 이름이……?
 
"하, 하치만. 에 그게……미, 미안! 실은――"
 
언니가 진상을 말해주자, 오빠는 겨우 울음을 그쳐줬다. 덧붙여 시트의 얼룩은 물감을 적당히 조합한 것이다.
 
"미안, 하치만. 설마 이런 일이 되다니……"
 
"아니. 나도 성급하게 판단해서……"
 
"그보다 오빠"
 
"에, 그보다? 왠지 심하지 않아? 나는 진짜로……"
 
"겨, 경솔했어. 미안해. 그런데……어째서 코마치한테 사과한거야?"
 
"윽! …………실은――"
 
오빠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나와 언니는 진지하게 들었다. 거짓말을 하는것 같지 않아 보였고……사실, 인거지…….
 
"하하……이런 나를 경멸하겠지……친동생을 임신시――"
 
 
 
 
 
 
"키지 않았어"
 
""……어?""
 
"하치만은 코마치를 임신시키지 않았어"
 
"하, 하지만……"
 
"얼마전에 오늘을 위해서 성병이 없는지 검사하러 갔어. 그때 코마치가 있어서 얘기를 들어보니……놀랍게도 상상임신이었대"
 
상상임신……이야기로는 들은 적이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니…….
 
"그, 그럼 코마치는……"
 
"무사해"
 
"……하, 하하……"
 
"그치만 밤에 했던건 사실이야. 하치만은 집에 돌아갈 수 없어. 그보다, 아버지가 코마치랑 접촉을 무서워하는것 같아"
 
"그렇겠지……"
 
"……설마 오빠.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상대를 상처입힌게 트라우마로?"
 
"그런것 같아……부탁이니까, 다음부터 이런건 그만두세요"
 
"그럼 의식이 있을때 덮쳐도 되는거지?"
 
"……헤?"
 
"언니!"
 
"왜?"
 
"지지 않을거야"
 
언니한테는 질 수 없다. 왜냐면 오빠를 먼저 만난건 나고, 내가 오빠를――
 
"아, 나 유키노랑 다툴 생각은 없어"
 
"……무슨 의미일까?"
 
"옛날에 자주 했었잖아. 쿠키를 반 나눠먹는다거나, 주스를 반 나눠 마신다거나"
 
……설마, 언니…….
 
"그러니까, 반 나눠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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