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유키노와 생활하는데도 익숙해지기 시작해 느긋하게 자실에서 쉬고 있던 그 때, 현관쪽에서 초인종이 울었다.
 
그러고보니 유키노는 쇼핑 갔었지. 하는 수 없다. 내가 나갈까.
 
"네?"
 
『햣하로, 하치만! 누나야-!』
 
"누님인가? 무슨 일이야?"
 
요즘 들어 누님한테 경어를 쓰지 않게 됐다. 뭐, 이것도 저 사람의 명령이지만.
 
『엄마가 하치만한테 주는 선물이야-』
 
"선물? ……알았어, 올라와"
 
락을 해제하니 바로 현관 문이 열렸다.
 
"핫치만!"
 
"으읍!?"
 
뭐, 뭐뭐뭐뭣!? 어째서 안겨붙는거야!?
 
"후후. 귀여운 남동생을 안아대는 누나는 보통이지?"
 
"보, 보통이 아냐! 어디의 애니메이션이야!"
 
"적어도 나는 껴안는데-"
 
이상해. 이 사람의 감성은 이상하다.
 
"그, 그래서, 선물은 뭐야?"
 
"아 그래그래. 이거"
 
누님은 발밑에 내려둔 상자를 떠넘긴다. 열어보니 안에는 여러 물건이 가득 채워져있었다.
 
"……이건?"
 
"유키노 호위 세트야"
 
……진짜였구나…….
 
스턴건. 최루가스 스프레이. 총도법에 위반하지 않을 정도의 나이프. 모델건. 경봉. 아메리칸 색. 합기도 교과서(누님저).
 
"우와아……"
 
"훗후. 앞으로 일주일에 한번, 누나가 전부 사용법을 지도해줄게. 일요일에는 실가에 오렴"
 
"누님 전부 쓸 줄 알아?"
 
"누나를 얕보면 안 돼. 그럼 누나는 집에 갈테니까, 내일은 실가로 와"
 
쓰담쓰담
 
"쓰다듬지마. 부끄러워"
 
"오요? 그럼 안아주는게 좋아?"
 
"집에 가주세요, 하루노 씨"
 
"갑자기 남인척!? 넘해, 누나 울어버릴거야! 뭐, 농담이야. 그럼 갈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누님. 매번 폭풍같은 사람이다.
 
"……엉? 뭐지?"
 
박스 바닥에 들어있는 카드같은것과 메세지. 뭐지?
 
『엄마랑 누나의 선물 제 2탄!
 검문당하게 되면 이 카드를 제시하면 돼(^_^)
 이런 흉흉한걸 들고 다니면 경찰한테 잡혀버릴테니까-』
 
확실히 그렇다. 이런걸 들고 다니면, 검문당할때 반드시 잡힌다.
 
"하아……응? PS?"
 
『PS. 언젠간 누나도 지켜줘♪』
 
……그거, 금세기까지 달성할 수 있나?
 
 
 
 
박스를 침대 밑에 감추니 현관을 열고 유키노가 돌아왔다.
 
"어서와"
 
"다녀왔어, 오ㅃ……오빠?"
 
"뭐, 뭔데"
 
유키노는 가방에서 손거울을 꺼내들고, 나 눈 앞에 들이댔다. 거기에는 눈이 썩은 기본 고스펙한 얼굴과……뺨에 묻은 립스틱 자국.
 
"오빠……내가 없는 사이에 여자를 데려왔어……? 배짱도 좋구나. 에어컨이 달린 방에서 여자랑 단 둘이 있다니. 아니, 오빠가 아니라 여자를 동정해야겠네. 이런 눈이 썩은 남자가 데리고 오다니. 가엾게도. 경찰에 신고하는 편이 좋으려나. 아니면 특수부대? 자위대도 좋아. 자아, 마음에 드는걸 골라"
 
"잠깐잠깐잠깐! 이건 누님이다!"
 
"……언니를 데려왔다는거야?"
 
"아니야! 네가 돌아오기 조금 전에 누님이 왔었어"
 
"……그래……역시, 언니도……"
 
"……저기, 유키노 씨?"
 
중얼중얼 뭔가 무서운데.
 
"……오빠"
 
"넵!"
 
"지지 않을테니까, 봐줘"
 
"……어, 엉?"
 
뭐에 지지 않겠다는거지? 반응하기 곤란하다.
 
"그, 그리고……자, 이거……"
 
"……이건?"
 
유키노에게 건내받은건 가늘고 긴 상자다. 붉은 종이로 예쁘기 래핑되어서 그 종이에서도 고급감이 떠오른다.
 
"오, 오빠가 집에 오고나서 축하같은걸 못했으니까……선물이야……"
 
"오, 오오……열어봐도 돼?"
 
"그, 그래……"
 
종이를 조심스레 열어보니, 안에는 더욱 고급스러워보이는 상자. 그보다 이 로고는 나도 본 적이 있을 만큼 유명한 보석가게 로고라고.
 
"……펜던트야?"
 
"맞아. 오빠의 취미에 맞는지는 모르겟지만……"
 
"아니……기뻐. 고마워"
 
검고 둥근 돌을 중심으로 금색의 날개가 좌우로 달려있다. 무척이나 비싸보이지만……누님의 흉흉한 선물보다도 몇배나 기쁘다.
 
"엇차. 어때?"
 
"…………"
 
"……유키노?"
 
"읏. 그, 그게……마, 망아지에게도 장속이라는 거구나"
 
"……그러냐"
 
뭐, 이런 고급스러운게 나한테 어울릴리 없나.
 
"홍차도 사왔는데, 어때? 쿠키도 사왔어"
 
"좋은데. 도와줄게"
 
"고마워"
 
까놓고 말해 홍차보다도 MAX커피가 좋지만……뭐, 유키노가 타주는 홍차도 맛있으니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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