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히키……오빠. 일어났어?"
 
"아, 아아"
 
결국 한숨도 못 잤다……그보다 냄새가 방에 충만해서 어딜 가도 유키노였지만…….
 
"아침 다 됐으니까, 교복으로 갈아입어"
 
"알았어……"
 
……응? 나 그러고보니 학교 자퇴하는거 아니었나? 엄마랑 아빠한테 금전면으로 폐는…….
 
"유키노. 나, 학교 자퇴하려고 생각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제정신? 아니면 망상이 나온거야? 설마 그렇게까지 오빠가 유감스러웠다니……"
 
"나는 제정신이다. 거, 나는 주워진 입장이니까 학비까지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잠깐만 기다려줘"
 
유키노는 거실을 나가, 조금 뒤에 돌아왔다. 손에는 통화중인 휴대폰을 들고.
 
"오빠. 어머니야"
 
"켁……여보세요"
 
『여보세요. 하치만? 학비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는 모야잉구나』
 
"그렇습니다만……"
 
『걱정할 필요없어. 유키노시타가가 전면적으로 지원할게. 유키노를 지킬 도구가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보낼게』
 
"……고, 고맙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나빠서 나중에 연락하겠습니다……하, 하하하……"
 
어이, 유키노. 네 엄마, 아니 우리 엄마. 너를 엄청 사랑하고 있다고.
 
"어, 어찌저찌 다니게 됐구만……"
 
"잘 됐네. 그보다 내 호위인 주제에 나한테서 떨어지려고 하지 말아줘"
 
"……죄송하니다……"
 
이 유무를 언급하지 않는 어구. 말 그대로 엄마의 딸이다. 누님은 어느쪽이냐고 하면 행동력으로 보여주니까.
 
"그럼 밥 먹을까? 2인분 만드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역시 폐가 되는구나"
 
응, 그야 나도 자기 집에 이성이 굴러들어오면 민폐지. 어쩌지, 죽고 싶다.
 
"아……그, 그런 의미가 아니야. 다소야, 다소. 남자니까, 조금 많이 먹을거라고 생각한것 뿐이라……누군가랑 아침 식사를 하는건 오랜만이라서……그, 조금 지친것 뿐이야"
 
"지쳐……"
 
"아- 진짜! 오, 오빠!"
 
"아?"
 
"나는 오빠랑 단 둘이 살고, 단 둘이서 아침을 먹는게 기뻐! 그러니까……그러니까 폐가 아니야……"
 
"……어, 어어……"
 
"……바, 밥 먹자.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유키노의 따뜻한? 격려 덕분에 조금은 구해졌다. ……대신에 분위기가 어색해졌지만…….
 
 
아침식사를 마치고 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왔다.
 
"오빠. 이거 여기 맨션 열쇠야"
 
"땡큐"
 
응……왠지 비싸보인다. 절대로 잃어버리지 말자.
 
"그, 그리고……이거……도, 도시, 도시락……"
 
"어, 어어……"
 
도, 도시락을 누가 만들어준건 얼마만이지……?
 
"크, 크기는……이 정도 양이면 될까?"
 
"아아. ……고마워, 유키노"
 
쓰담쓰담
 
……핫! 그만 코마치한테 하는것 처럼 머리를 쓰다듬어버렷다.
 
"미, 미안!"
 
"아니……꽤 기분 좋았어……"
 
진지한 얼굴로 그러지마. 부끄러워지잖아.
 
"가자, 오빠. 지각할거야"
 
"……어"
 
설마 이렇게 유키노와 함께 등교하는 날이 올 줄이야…….
 
 
~~~~~~~~~~~~~~~~~~~~~~~~~~~~~~
 
학교에 도착하는 동안 서로에 대해서 알려줬다.
 
취미부터 집에서 입욕시간 등등. 유키노 말하길, 남매니까 서로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알아두는 편이 좋은 모양이다.
 
"그럼 오빠. 방과후에 봐"
 
"아아"
 
복도에서 헤어져 자신의 교실로 향한다.
 
꺄아꺄아 써클 내에서 들뜬 녀석들이 소란스럽다. 그런건, 써클내에 있지 않는 녀석에게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민폐일 뿐이다.
 
교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고 평소처럼 이어폰을 꽂고 책을 편다.
 
라노벨은 조금이라면 갖고 왔지만, 전부는 갖고 오지 못했다. 그러니까 오늘은 유키노에게 빌린 책이다.
 
책에 집중하고 있으니 종이 울고 선생님이 들어왔다. 그걸 보고 책을 덮는다.
 
"아-. 홈룸 하기 전에 모두에게 전달사항이 있다. 이번에 히키가야가 가정 사정으로 성씨가 바뀌었다. 히키가야, 앞으로 나와라"
 
"……네"
 
교실 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앞에 선다. 유이가하마는……왠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군.
 
"안녕하세요. 히키가야 하치만, 아니 유키노시타 하치만입니다"
 
――공기가 얼어붙었다.
 
"어떤 사정으로 유키노시타 가의 양자가 된 모양이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유키노시타"
 
"하아……네"
 
가볍게 인사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지만, 교실 내의 시선은 내게 집중되어 있다. 그야 그런가. 반은 물론, 학년 최저바닥인 내가 갑자기 유키노시타의 이름을 댔으니까.
 
"연락사항은 특별히 없다. 이상"
 
선생님이 교실을 나가니, 갑자기 교실 안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히, 힛키! 무, 무슨 일 있엇어!?"
 
"어이. 양자가 됐다고 했잖아. 그보다 그 시점에서 묻기 힘들다는건 생각하지 않냐?"
 
"아, 그런가……미안……"
 
"아니, 됐지만"
 
확실히 갑자기 이런 소리를 듣고 거기까지 신경이 미칠 녀석이 아니었다, 이 녀석은.
 
"히키타니"
 
"유키노시타다. 왜 하야마"
 
"아, 그랬지. 미안, 유키노시타. 그래서……양자가 됐다는건 유키노시타가에서 살고 있는거지? 설마 유키노시타의 집에……?"
 
"아아. 그 녀석의 호위를 하는 대신에 유키노네 집에 살게 됐다. 어머니의 명령이다. 임금님이 하는 말은 절대적인 모양이다"
 
――또 공기가 얼어붙었다.
 
유키노와 단 둘이서 산다거나, 너무 발설했나……?
 
"유, 유키노시타. 네가 호위라니……"
 
"뭐, 글세다. 어머니의 명령이니까"
 
동시에 종이 울었다. 1시간은……수학인가. 자자.
 
부-, 부-, 부-.
 
"응? ……누구지?"
 
모르는 메일 주소로 메일?
 
『엄마입니다.
 수업중에 자면 1과목당 급료에서 1만엔 빼겠습니다』
 
……그 사람은 에스퍼인가? 이러면 잘 수 있을리 없잖아.
 
 
하아……지루한 수업에서 잘 수 없다니, 이 무슨 지옥이야.
 
 
 
 
 
결국, 방과후까지 졸지 않고 공부했다. 나 대단해.
 
"힛키, 괜찮아?"
 
"졸려. 그리고 나 이제 힛키 아니니까"
 
"힛키는 힛키야"
 
"아니아니아니. 내가 집에 있는 이미지는 히키코모리냐? 아무리 그래도 집에 틀어박혀있지는 않다고"
 
"므. 뭐 불만이야? 그럼 윳키라던가……아, 그럼 유키농이랑 겹쳐"
 
안 겹치거든. 전혀 다르잖냐.
 
"그, 그럼……하치만……으로 부르면 돼?"
 
"힛키면 됐다"
 
"어째서!?"
 
아니, 나를 이름으로 불러도 되는건 토츠카랑 부모님 뿐이니까. 아, 지금 부모님도 포함이다.
 
드르륵
 
"여, 유키노"
 
"아, 오빠. 도시락 맛있었어?"
 
"아아. 레스토랑에 내도 괜찮은 수준인데"
 
"고, 고마워……"
 
"……유키농이 힛키를 오빠라고 불렀어……역시 위화감이 있네"
 
"그 입 틀어버린다"
 
할 수 없지만.
 
"유이가하마, 안녕. 역시 알고 있구나"
 
"응. 아침 홈룸에서 모두의 앞에서 말했는걸. 벌써 다른 반에도 퍼져있지 않을까?"
 
아-. 그러니까 여기에 오는 도중에 되게 주목 받은건가. 외톨이는 남의 시선에 민감하니까. 너무 민감해서 터치만으로 붉게 부풀어오를 수준.
 
"유키농이랑 힛키가 가족인가아……좋겟다아. 나도 같이 넣어줘-"
 
"너, 지금 가족을 스스로 버리고 집을 나올거냐? 유키노는 개 싫어하니까 사브레도 데리고 못 나와. 요컨대 너는 간단하게 모든걸 버린다는셈이다"
 
"앗……미안. 경솔했어……"
 
"따, 딱히 괜찮아. 오빠, 아무리 그래도 말이 지나쳐. 지금 당장 유이가하마에게 사과해. 진심으로 사과해"
 
"……미안해"
 
그저, 나는 버리고 싶어져서 가족을 버렸다. 아니, 버려졋다. 그런 경솔한 태도로 대하면 묘하게 화가난다.
 
드르륵
 
"여어. 다들 모였구나"
 
"히라츠카 선생님……노크는 해주세요"
 
"미안미안. 오, 들었다 히키가야. 아니, 이젠 유키노시타인가. ……알기 어렵구나. 그럼 너는 유키노시타2다"
 
"진짭니까"
 
번호 붙었다, 나.
 
"그래서 말이다, 유키노시타2. 이 작문은 뭐냐? 장난치는거냐?"
 
"네?"
 
선생님이 들이댄 작문. 제목은 『현대 도시에 대해서』였던가?
 
"이게 왜요?"
 
"첫 문장을 읽어봐라"
 
"……『현대 도시는 쓰레기장이다』"
 
"유키노시타2. 나는 『현대 도시는 어떠한 경제활동에 관여하고 있는가』라는 제제를 냈을텐데?"
 
"관여하고 있잖습니까. 더러운 정치가의, 도시를 도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점에서 유키노시타가의 아버지는 어엿한 정치가라구요"
 
"그런 헛소리는 됏다. 지금 당장 교무실로 오던가, 사랑의 채직을 맞던가 선택하게 해주마"
 
"윽. 같이 가겠습니다"
 
사랑의 채찍으로 말살의 라스트○릿을 당하면 견딜 수 없다.
 
"하아. 갔다올게"
 
"오빠, 같이 집에가자. 기다릴테니까"
 
"……그거"
 
사망 플래그라고?
 
 
 
 
 
그날, 나는 충격, 격멸, 말살 3콤보를 먹었다. ……유키노, 플래그는 무턱대고 세우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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