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서두르지 않으면 지각할거야. 코마치가"
 
"너, 만이, 아니라, 하아하아, 나도, 지각해버리잖아"
 
코마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페달을 밟는다. 어제 테니스로 인한 피로와 근육통이 빠지지 않아서 무척이나 힘들다. 아무리 천사라고 해도 체중은 존재해서 천사의 깃털~ 이라는건 아니다. 역시 어제 경솔하게 떠맡은건 실수였던 모양이다.
목욕하고 나와서 전신 마사지를 받고나서 좋았지만 말야.
아버지가 '아~ 피곤해~ 어깨 뭉쳤어~' 라고 힐끔쳐다보면서 어필했지만 무시당했다.
 
"흐흥. 역시 오빠의 뒷자리는 편…한게 아니라 최고네~ 앗, 지금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높아!"
 
"어디가, 말야! 아까 편하다고 했지. 그렇지?"
 
그리고 그 포인트 언제 쓸건데. 일단 포인트 쌓아뒀지만 쓰는거 잊어서 실효가 될 수도 있다고. 아아, 나의 291포인트……
 
"정말 흥떨어지네 오빠는. 그렇지, 코마치가 응원해줄게!"
 
"힘내라♡ 힘내라♡"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오빠야 힘낸다~
 
코마치의 응원 덕분에 어떻게든 지각하지 않고 교실에 도착했다.
 
"안녕- 하치만. 아침부터 힘들어보이네"
 
"여어, 사이카. 오랜만에 코마치를 뒤에 태웠으니까"
 
"분명 코마치도 하치만이 기운 차려서 기쁜걸거야"
 
"나도 사이카랑 만나서 기뻐"
 
"정말 하치만도 참/// 나도 기뻐"
 
아아^~ 마음이 뿅뿅 하네에^~
 
점심시간
오늘은 카와사키가 도시락을 갖고온다는 연락이 있어서 수업종료와 동시에 교실을 나왔다.
 
"자, 이거"
 
"어. 미안"
 
"신경쓰지마"
 
옥상에서 도시락을 건내받았는데 되게 색기 없는 대화다. 좀더 이렇게 서로가 의식해서 두근두근하는 그런게 있어야 하지 않나. 이거 익숙하다고 할가 오래 사귄 부부같은 대화다.
 
""잘 먹겠습니다""
 
제대로 손바닥과 손 바닥을 맞추는, 아 아닌가.
 
오늘 도시락은 아스파라거스의 돼지 삼겹살말이, 달걀부침, 익은 호박, 옥수수 콘과 시금치 버터 간장졸임, 우엉 튀김이고 보기에 전부 수제인 모양이다.
 
"오늘은 전부 수제야? 어쩐 일이야"
 
"너 어제 열심히 했고… 기운도 난것 같으니까, 그게…수고했다고"///
 
"그, 그런가, 땡큐"///
 
보고 있었나, 부끄럽네. 이 녀석도 아무 말도안 했지만 신경써준건가.
 
"얼른 먹어"
 
"어어"
 
역시 맛있네. 냉동식품도 맛있지만 역시 카와사키의 손요리가 단연 맛있다.
아스파라거스랑 우엉은 열흘 식재인 만큼 식감도 좋고, 맛도 본래의 맛을 방해하는 일 없이 오히려 돋우어내고 있다. 호박은 익어서 무너지는 일 없이, 단맛이 배어나와서 호박의 단맛과 절묘하게 매치하고 있다. 옥수수 콘과 시금치는 말할것도 ㅇ벗다. 맛있다. 역시 달걀부침도 여전히 맛있다.
 
"잘 먹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카와사키보다 먼저 다 먹었다. 카와사키는 만족한 얼굴로 남은 도시락을 먹고 있다.
나는 카와사키의 수통에서 차를 컵에 따라 한숨 쉬고 멍하니 있었다.
요즘에는 여러가지로 생각하거나 움직이거나 해서 바빴으니까 이렇게 차분하게 있는것도 오랜만에 느껴진다.
 
"잘 먹었습니다"
 
옆을 보니 카와사키가 점심을 다 먹고 정리를 시작해서 차를 부어서 건냈다.
 
"고마워"
 
"응"
 
그리고나서 서로 말없이 앉아있기만 한다. 나는 하늘을 흘러가는 구름이 형태를 바꾸어가는걸 보고 있다. 카와사키 쪽을 힐끔 보니 시험 공부로 잠부족인지 하품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이건 무슨 화제라도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어쨌든 화제는 떠오를리도 없다.
 
"너는 시험 괜찮아?"
 
"어, 아, 아아. 아마도"
 
갑자기 말 걸지마. 더듬어버리잖아.
 
"뭐야 그거, 정말로 괜찮아? 안 그래도 너는 3일 쉬었다는 핸디캡도있잖아"
 
"뭐, 그 부분은 사이카가 노트를 빌려줬고 모르는 점은 유키노시타에게 배우고 있어"
 
"흐-응"
 
흐-응 이라니, 그쪽에서화제 돌려놓고 그건 아니잖아.
 
"뭔데"
 
"딱히…너, 토츠카를 이름으로 불렀던가?"
 
"저번주부터. 친구가 됐으니까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들었어"
 
"그럼 네가 기운차리게 된건 토츠카 덕분이구나"
 
"요시테루… 아니, 자이모쿠자의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녀석하고도 친구야?"
 
"뭐어. 나한테는 아까울 정도야. 나 혼자였으면 절대로 못했을테니까"
 
"그게 그 테니스였던가?"
 
"아까도 생각했지만 너, 테니스 코트에 있었어?"
 
"응. 처음에는 옥상에서 보고 있었지만 신경쓰여서 너랑 하야마가 일대일로 시작할때 부근부터 코트에서 봤어"
 
옥상에서라니…뭐, 확실히 안 보이는것도 아니지만 잘도 코트에 있는게 나였다는걸 알았네.
 
"네가 뭘 위해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는지는 못 들었지만, 멋졌어"생긋
 
"읏!"///
 
무심코 눈을 피한다.
마치 엄마나 누나가 아들이나 동생한테 향하는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 누나도 없고, 엄마가 그런 표정을 지은 적도 없지만.
이 무슨 누나력!
 
"따, 따키, 대대대단한건…아냐"
 
씹었다. 틀렸다, 여러모로 부끄러워서 죽을것 같아!
 
"……"
(이런, 귀여워. 조금 놀려보고 싶어졌어)
 
아~ 얼굴이 뜨겁다. 얼굴 피부가 두껍다고는 듣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무릎세워서 얼굴을 묻고 있지만 카와사키의 시선을 느낀다. 이런, 바보취급 당하기 전에 여기를 떠나자. 그리고 화장실에 틀어박히자. 그러자.
 
일어서려고 하자 손을 잡혀서 잡아당겨졌다
 
"우옷!?"
 
뭐,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나는 등 뒤로 카와사키에게 안기는 형태로 앉혀졌다.
이거 완전히 들어갔네. 아니, 반대인가.
가 아니잖아!? 등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 살살 쓰다듬어져서 기분 좋다.
가 아니라!
 
"카와샤키, 이, 이건"
 
"다물어"
 
"녜히!"
 
귓가는 그만해! 진짜로 약점이야!
 
내가 이성을 유지한지 어니 정도일까, 카와사키가 머리 쓰다듬는걸 멈췄다.
후우…끝나버렸나. 아니, 이거 내가 기뻐한것 같잖아. 아니 기분 좋았지만.
하지만 카와사키는 떨어질 기색은 없다. 등 뒤에서 숨을 고르는게 느껴진다.
귓가에서 카와사키의 숨결이 들려오자 왠지 야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짧게 숨을 들이키고
 
"사랑하고 있어. 하치만"중얼
 
 
 
 
오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런이런이러어어어어어어어!
뭐라고 했어? 솨뢍화고 위써? 사뢍화고 이써? 사랑화고 이써-! 사랑하고 이써? 사랑하고 있어?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전기가 달린듯했다. 얼굴이 빨개진다.
귓가에서 사랑을 속삭여지면 이렇게 되다니!
이건 무슨 벌게임? 아니 하지만 카와사키는 그런짓은 안 한다…고 믿고 싶다.
혹시 진짜로 고백한거야? 착각해버려도 돼? 그래도 돼?
 
내가 끙끙거리고 있자 머리에 촙을 맞았다.
 
"아파"
 
"너, 지금 착각할것 같았지. 너 늘 나한테 같은 짓을 하고 있어. 모른다고는 말하게 하진 않을거야"
 

 
"아무튼! 너는 앞으로 장난으로 『사랑하고 있어』라고 하지 말것. 알겠어?"
 
"……네. 죄송합니다"
 
잘 생각해보니 나는 상당히 부끄러운 소리를 큰 소리로 말했지. 아까전하고는 다른 의미로 얼굴이 새빨개진다.
카와사키도 나를 놀린 주제에 나랑 마찬가지로 얼굴이 빨갰다.
 
마침 종이 울어서 카와사키랑 같이 교실로 돌아간다.
 
"앗! 힛키, 어디 갔었어? 모처럼 점심 같이 먹으려고 생각했는데… 앗, 왜 사키사키랑 같이 있어?
 
아, 늘 헤어지고 나서돌아갔는데. 긴장해서 깜빡했다.
 
"아-, 그건 말이ㅈ"이 녀석이 내 순정을 갖고 놀아서 그 설교를 했어"
 
""
 
"힛키! 무슨 소리야!?"
 
"지, 진정해 유이가하마! 얘기하면 안 대도! 카와사키도 오해를 부를 소리는……어라?"
 
도움을 바라려고 했지만 본인은 책상에 엎드려서 꿈쩍도 안했다.
 
그리고 수업시간이 되어서 이 일은 방과후 부활동까지 미뤄지게 됐다.
 
 
 
나는 지금 부실에서 절찬 정좌중이다.
평범하게 부실 문을 열었더니 부장님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유무를 말하지 않게 한채 바닥에 정좌되어 심문을 받고 있다.
 
"그래서, 언제부터니. 기둥가야"
 
"맞아! 점심 같이 먹으려고 가도 없구나~ 생각했더니 사키랑 먹고 있고!"
 
"에~ 아-"
 
"거짓말하지 말고 얼른 말해, 좀비가야. 점점 부패가 진행하고 있구나"
 
"으-응. 이럴때는 돈까스를 주는게 좋지! 그치만 없으니까 만들어온 쿠키를 줄게!"
 
"숨김없이 몽땅 말하겠습니다"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빠르다!?"
 
 
 
 
"설마 사키 선배랑 진전이 있었다니…"히쭉히쭉
 
코마치, 히쭉거리지마. 밖에서 그런 표정 지었으면 신고당했을거다.
 
아, 나 뿐인가.
 
덧붙여 도시락을 만들어온것과 같이 먹는 날이 있는것만 말했다. 숨김없이 말해? 거짓말입니다!
 
그나저나 저번달도 이런 일이 있었던것 같다.
그 때는 잇시키가 의뢰를 갖고 와줬지만 역시 이번에는 형편 좋게 나타날리는
 
"선배~! 도와주세요~"
 
좋아 왔다! 이럴때 학생회 도움이라도 좋다. 지금 이 때만큼은 너에게 감사해주마!
 
"오! 잘 왔다 잇시"
 
꽈당
 
"꺅!"
 
일어서려고 했더니 다리가 저려서 일어서지 못하였소이다.
나의 상태는 무척이나 꼴사납게 되어 있다. 이른바 진실 포즈라는 녀석이다.
그보다 위험해,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뭐 하는거에요, 선배. 좀 기분 나빠요"
 
"땅을 기는 너에게 어울리는 모습이네"
 
"힛키, 괜찮아?"
 
오오, 유이가하마. 너는 다정한 애구나. 나같은 녀석에게 손을 내밀어주다니, 얼굴을 들어보니 거기에는 미혹의 맨다리가…oh/// 조금만 더…!
 
"유이가하마를 시간하는건 그만하렴, 변태가야"
 
"시간?"
 
"오빠는 유이 선배의 팬티를 엿보려고 하고 있어요~"
 
"아, 아냐! 아니야!"
 
"힛키 변태!"
 

 
나는 다시 바닥과 키스하게 됐다.
 
 
 
 
"그래서, 어쩐 일이야, 잇시키?"
 
"뭘 아무 일도 없었다는것 처럼 시작하는거에요. 그런 짓을 해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건 잊어주세요. 실은 때려눕혀지기 전에 힐끔 보였던건 비밀이다.
 
 
"하아? 공부를 봐줬으면 좋겠어?"
 
"맞아요. 바빠서 시험 공부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가~ 이로하는 학생회장에 축구부 매니저도 하고 있는걸"
 
"네! 그래서 엄청 바빠요! 누구씨 때문에!"
 
크으윽. 이 녀석도 언제까지 부려먹을 생각이야? 내가 부모님에게 하는거랑 마찬가지로 뼈속까지 우려먹을 생각인가.
 
"코마치네도 공부모임을 하고 있으니까 마침 잘 됐네요. 그쵸? 유키노 선배"
 
유키노시타를 보니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하아. 좋아, 잇시키. 그 의뢰를 받아들일게"
 
"네. 잘 부"단지"…?"
 
"내가 가르치는거니까 학년 톱을 목표삼아야겠어"
 
"네?"
 
 
 
"으~ 이렇게나 엄격할줄은 몰랐어요"훌쩍
 
잇시키가 울상지으면서 공부에 임하고 있다. 뭐, 처음엔 다들 그렇게 생각해. 익숙해져라.
 
"히키가야. 남을 신경쓸 여유가 있니? 여기 문제 틀렸어"
 
"네…"
 
"코마치. 잘 했어. 저 남자보다 가르치는 보람이 있구나"
 
"에헤헤~ 감사합니다!"
 
야, 코마치. 오빠가 가볍게 디스당하고 있는데 괜찮은거냐!? 오빠 울어버린다.
 
"유이가하마. 여기 문제는 이 공식을 끼워넣으면 풀 수 있어. 해봐. 히키가야를 뛰어넘어서 보여줘"
 
"응! 고마워, 유키농. 정말 좋아해!"
 
네네, 유루유리유루유 생략
 
"유키노시타, 너는 하나하나 나를 까지 않으면 남을 칭찬 못하는거야?"
 
"?"갸우뚱
 
고개를 갸웃거리며 뭘 당연하다는듯 얼굴을 하는거야. 귀엽네 젠장.
 
"천징을 한쪽을 들어올리면 한쪽을 내려야하잖니"
 
너는 나한테서 더 이상 뭘 내리려고 하는거야? 이미 밑바닥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머, 너는 아직 한참 떨어질 소양이 있어"
 
진짜냐. 나의 포텐셜 엄청 높네!
 
"…"
 
"왜 그래, 잇시키"
 
"…아뇨, 딱히"
(왜 제가 선배한테서 가장 먼자리에 있는 거에요!)
 
?
왜 그래, 잇시키 녀석.
 
 
"일단 휴식할까. 홍차를 끓일게"
 
후우. 겨우 휴식인가. 코마치도 유이가하마도 축 늘어져있다.
 
"앗, 기다려주세요. 제가 끓일게요!"
 
그런 와중에 유일하게 기운차게 움직이는 녀석이 있었다. 유키노시타의 지옥의 트레이닝을 한 후에 움직일 수 있다니, 잇시키 대단하네.
 
"너는 의뢰주니까 앉아있어도 괜찮아"
 
"아뇨! 끓이게 해주세요!"
 
"그, 그래"
 
잇시키의 박력에 유키노시타가 물러섰다. 저 한번 파고들면 박치기하는 타입을 물러서게 할 줄이야.
 
"누가 뭐라고?"생긋
 
그만해! 그렇게 차가운 눈으로 보지마! 너무 추워서 콜드 슬립해서 두번 다시 눈을 못 뜰지도
 
"하지만 왜 그래? 이로하?
 
"저 녀석이 하는거니까 뭐 속셈이 있겠지"
 
"증말! 실례야, 오빠"
 
"맞야, 무례가야"
 
"너, 가야만 붙이면 뭐든 된다고 생각하지마. 그러고보니 요즘 홍차 끓이는데 빠졌다고 했던것 같은데"
 
"헤-"
 
"오빠. 유키노 선배랑 비교해서 누가 더 맛있었어?"
 
움찔
 
무슨 말을 하게 하는거야, 이 동생은
본인들이 있는 앞에서 묻지마, 진짜.
 
"그래서, 어떠니. 얼른 말해"
 
"어때, 힛키?"
 
왜 그렇게 몰아붙이는거야. 무서워. 손님 앙케이트라도 그랬으면 대답할 수 있는것도 대답 못해.
 
"그러니까 그게…유키노시타의 홍차가 더 맛있어"
 
"휴우"
 
"뭐, 당연하지"우쭐
 
휴우 가슴을 쓰러내린 뒤에 없는 가슴을 펴는건 좀, 아니,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땡큐"
"잇시키, 고마워"
"이로하, 고마워!"
"이로하 선배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고양이혀조는 조금식히지 않으면 못 마시니까 유이가하마가 먼저 마신다.
 
스륵
 
"…!? …유키농이 타준거랑 같은 맛이 날지도"
 
"!?"
 
유키노시타가 말도 안될 정도로 놀라고 있군. 하지만 아무리 홍차에 빠졌다고는 해도 이렇게 단 기간만에 유키노시타를 추월하는건 말도 안 돼. 분명 혀까지 바보가 된거야. 응.
 
후우-, 후우-,
유키노시타가 필사적으로 홍차를 식히고 있더. 얼마나 지기 싫어하는거야.
 

 
오, 겨우 마시는 모양이다. 자, 유키노시타의 반응은 어떨까
 
"…!?"
 
 
아까부터 『!?』너무 쓰지 않아? GTO라도 그렇게 안 써.
그리고 나는 봐버렸다. 시야 구석에 있던 잇시키가 씩 웃고 있던걸. 저 녀석 설마…아니, 지나친 생각인가?
 
"꽤, 꽤 하는구나. 잇시키"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유키노시타!
 
"선배도 마셔보세요"
 
"그 아양떠는 목소리는 그만해. 나중에 잘 마실테니까"
 
"그럼 코마치가 먼저 마실게요"
 
꿀꺽
 
"맛있어요! 이로하 선배, 홍차 끓이는거 잘하게 됐네요?"
 
"고마워, 코마치!"
 
하이터치를 하고 기뻐하는 후배를 곁눈으로 유키노시타의 끄으응 상태를 유이가하마가 필사적으로 달랜다고 하는 카오스 월드가 되어버렸다.
 
나는 책이라도 읽으면서 상관없다는걸 관철했다. 아니, 관여하면 위험하다고 나의 식스센스가 속삭이고 있다.
 
적당하게 식었을 무렵을 보고 홍차를 입에 댄다.
 
"아, 맛있어"
 
벌떡
 
"저, 정말인가요!?"
 
그렇게 다가오지마. 좋아하게 되버리잖아.
 
"가까워, 가깝거든. 확실히 유키노시타랑 같을 정도로 맛있네. 순전히 유이가하마의 혀가 바보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아싸!"승리포즈
 
"무슨 의미야!"
 
""
 
"유키노 선배~? 살아있나요-"
 
"핫! 히, 히키가야! 홍차리필 어떠니. 필요하지? 필요한거지? 마시렴. 당장 끓일게. 도망치면…알겠지?
 
"네, 네엡!"
 
무서워! 점점 눈에서 하이라이트가 사라졌어. 병든농이 되었어.
 
"유키노시타 선배, 맛비교하고 싶다면 받아줄게요"
 
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
 
왠지 둘 사이에 엄청난 오러가 보이는것 같다. 잇시키도 유키노시타에게 시비를 걸다니, 목숨 아까운줄 모르는 녀석이군. 그런짓을 하는 녀석 있었나?
 
나, 나도 참가할래-!
 
뭐라고 말하는 녀석도 있지만 이거 안 하면 안 되는거야?
나 MAX커피 파인데.
 
 
 
 
 
 
 
 
 
 
 
"이걸로 내일 시험은 다들 괜찮을거야. 역시 시험기간중에는 부활동은 할 수 없으니까 각자 힘내줘"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잇시키를 포함한 공부모임을 했다.
잇시키 자신의 습득이 빠른것도 그렇지만, 우리를 가르치던 덕분인지 유키노시타도 가르치는게 능숙해져서 이젠 시험만 남았다.
 
"유키노시타 선배, 감사합니다!"꾸벅
 
"네가 순순히 고맙다는 말을 하다니…수상쩍네"
 
"뭐라 말했어요?"생긋
 
"아니, 아무것도"
 
"유키노 선배, 감사합니다. 코마치도 학년 상위를 노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늘 고마워. 유키농. 나도 힘낼게!"
 
"천만에, 라고 하고 싶지만. 그건 시험이 끝나고 나서도 좋아. 그런데 히키가야는 괜찮니? 내가 가르쳤으니까 학년순위를 올리는건 당연하다치고, 변화는 커녕 떨어지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지?"
 
"어이어이, 나만 왜 그렇게 몰아붙이는거야. 뭐, 네가 가르쳐줬으니까 괜찮겠지"
 
"선배, 힘을 빼서 저랑 같은 학년이 되어도 괜찮다구요? 그리고 같이 졸업해요"
 
"오빠. 유급 2번해서 코마치랑 같이 졸업하자!"
 
"아니, 후바랭 동생이랑 같이 수업을 받는다는건 아무리 내 멘탈이라도 무리거든"
 
"맞아! 힛키는 우리랑 같이 졸업할거야!"
 
"그렇구나. 그 남자가 유급하든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봉사부 중에서 유급생이 나오게 되면 부장인 나의 오점이 돼. 그러니까 히키가야. 전력을 다하렴"
 
"예이예이"
 
그렇게 힘내지 않아도 딱히 촉수 선생님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되거나 문제몹과 싸우는것도 아닌 평범한 시험이니까. 그 이사장 만큼 귀축은 아닐…터!
 
하지만 왜 어제 공부를 끝낸 후의 기억이 애매하지. 어느샌가 자택에 돌아갔다.
홍차대결을 했던것 까지는 기억하지만…윽…머리가!
 
"야, 코마치. 어제 무슨 일이 있어어?"
 
"오빠. 세상에는 모르는 편이 좋은 일도 있어…"
 
 
 
 
코마치는 오늘도 유키노시타네랑 같이 돌아갔다.
자전거를 밀면서 교문까지 가니 잇시키가 서 있었다.
 
"앗, 늦어요~ 선배"
 
"교문에서 매복이라니, 약삭빠른 녀석이구만"
 
"자꾸 약삭빠르다니, 이렇게나 귀여운 후배가 기다려준거니까 좀 더 기뻐해주세요"
 
"아- 네네. 기쁘십니다 기쁘C"
 
"적당하게 말하잖아요!"뿌우
 
뭐야, 뿌우- 라니 그렇게 볼을 부풀리면
 
"우럅"
 
"풋!?"
 
뭉개고 싶어지잖아.
잇시키의 양볼을 손으로 눌러서 입안의 공기를 빼낸 탓에 이상한 목소리가 나왔다.
당사자는 놀랐는지 굳어있다. 그게 너무나도 우스워서
 
"풋하하하하! 재미있는 얼굴이 됐어"
 
"…"
 
"핫하하하…하하…………………………………………………………앗"
 
상황을 설명하자!
방과후 교문 앞에서 나, 히키가야 하치만은 후배이며 학생회장인 여자애 볼을 잡고 있는것이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뭘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코마치랑 똑같이 대우하다니, 나의 오빠 스킬이 높은 탓인가. 응 그럴거야(흰눈)
 
"선배"
 
"녜입!"
 
"부탁…들어줄거죠?"
 
"뭐, 뭐든"
 
 
"난데없이 여자애의 뺨을 만지다니 말도 안 되요! 무슨 생각한거에요?"
 
"미안. 그만 코마치랑 똑같이 취급해버렸어"
 
지금 나는 자전거 뒤에 잇시키를 태워서 역까지 달리고 있다.
그 후에 '선배한테 성희롱 당했다고 큰소리 지를거에요 라고 협박받아서 울며불며 배웅해주게 되버렸다. 또 협박당할 소재가 늘어나버린 모양이다.
 
"선배는 자전거에 두 사람을 태우는게 능숙하네요"
 
"뭐어. 코마치를 자주 중학교까지 태우고 갔으니까. 지금도 그리 차이는 없지만"
 
"코마치 말고 태워준적 있어요?"
 
"있을리 없잖아"
 
"그럼 제가 가족을 제외하고는 처음인거죠?"
 
"뭐, 그렇게 되네"
 
"그런가, 내가 처음인가…"
 
"뭐라 했어?"
 
"딱히요~♪"꼬옥
 
"야, 세게 잡지마. 우, 운전하기 힘들잖아!"
 
주로 눌러지는 트윈 드라이브 때문에!
 
"그치만 위험하잖아요-. 거기다 코마치한테 익숙해져 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요"
 
"다으여으하자나?"
 
그러니까 깨물지마라! 나!
무심무심무심무심무심무심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
 
 
 
"하아…하아…겨우, 도착했다!"
 
"뭘 하아하아 거리는거에요. 기분 나빠요"
 
"시끄러워. 지쳤다고"
 
"네네. 저는 좋은 후배니까 선배를 위해 돌아가줄게요. 이거 이로하 입장으로 포인트 높지 않아요?"
 
"너까지 포인트제도 넣은거냐. 됐으니까 가라"
 
"네~에. 그럼 선배 안녕히. 시험 힘냅시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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