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너는…!?"
 
거기에는 5월도 반이 지났는데 코트를 입고 있는 살찐 남자
 
"자이모쿠자잖아"
 
긴장해봐도 별것 없는 정체였다.
 
"무슨 일이야"
 
"훗, 알고 있을텐데. 그대가 있는 곳에 본관도 있으리!"
 
처억!
하며 코트를 나부끼며 포즈를 잡는다.
 
짜증나.
정말이지 남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정말로 분위기를 못 읽고 부수는구만, 이 녀석.
 
"용건 없는거지? 그럼 간다"
 
"기다려주세요, 부탁합니다"
 
그러니까, 캐릭터를 지키라고.
 
"커흠커흠. 이야기라는건 본관의 낙원으로 초청하겠다는거다"
 
"너는 평범하게 놀러가자고 못하는거냐
 미안하지만 패스. 그럴 기분이 아냐"
 
"훗, 그런 소리를 해도 되겠나, 하치만~?"
 
히쭉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다. 앗, 나도 지지 않았따.
 
"이 제안은 토츠카 씨가 한건데"
 
뭐…라고…!? 아니, 하지만
 
"그대치고는 고민하고 있구만. 그런데, 지난주 9일, 무슨 날인지 기억하고 있는가?"
 
갑자기 뭐야. 지난주 9일? 그 날은 자택 경비 한창 중이라서 과제를 묵묵히 하고 있었을텐데…
 
"그 모습으로는 잊고 있는 모양이군. 가르쳐주지! 그 날은 토츠카 씨의 생일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랬다! 작년에는 못했으니까 올해야말로 축하해주려고 했는데에에에에에!!!
 
이 무슨 실태!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토츠카의 생일 축하를 못 하게 됐을 줄이야.
 
"어떡할래, 하치만?"
 
"…갈게"
 
"알았다! 그럼 내일 방과후에 여기서 모이도록 하지!"
 
몸을 젖히고 사라지는 자이모쿠자.
확실히 기분 전환으로 좋을지도 모른다.
 
다음날, 나는 유이가하마에게 오늘 부활동을 쉰다고 전했다. 평소라면 "왜? 라고 추궁해올테지만, 특별히 아무 말도 듣지 않았다.
 
방과후, 신발장에 도착하니 토츠카와 자이모쿠자는 이미 와 있었다.
 
"아, 하치만!"
"늦어 하치만! 속도가 부족한게 아닌가?"
 
"늦어서 미안, 토츠카. 그리고 나도 늦어버렸지만 생일 축하해. 선물은 준비 못했어. 미안"
 
"어라? 본관은?"
 
"신경 쓰지마. 제대로 『축하해』라고 해줬으니까 기뻐"
 
"그렇게 말해주면 고마워. 오늘은 어디로 갈거야? 어디라도 같이 가줄게"
 
뭣하면 이대로 시청까지 가서 혼인 신고서를 제출하는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후훗, 비밀!"
 
검지 손가락을 입에 대고 미소짓는 토츠카. 위험해. 뭐가 위함하냐면 상당히 위험해. 국어 학년 3위인 내가 표현을 할 수 없다.
일단 내 뇌내 HD에 4K화질로 녹화여유입니다.
 
툭툭
 
"응?"
 
등을 찔려서 뒤돌아보니
 
"후훗, 비밀!"
 
자이모쿠자가 아까전에 했던 토츠카와 같은포즈를 하며 웃고 있었다.
짜증☆
오른 주먹을 움켜쥐어서 두들겨 팰뻔한걸 토츠카가 막아줬다.
 
"그럼 가자"
"가자, 하치만!"
 
그렇게 말하고 걷는 둘의 뒤를 따라간다.
 
도착한 곳은 게임센터였다.
금요일 방과후인 만큼 소부 고등학교 말고도 타교의 학생이 있다. 이 시기는 죄다 중간고사 전일텐데, 괜찮나?
 
"셋이서 게임센터 오는건 오랜만이네"
 
"음. 본관의 기억으론 그대가 연옥의 숙명으로 해방된 이래로 처음이었나"
 
"2월 공부합숙이지. 굳이 알기 어렵게 말하지마. 라기보다 너희들은 시험공부 괜찮아?"
 
"응"
"당연하지"
 
"그럼 상관없지만"
 
"하치만, 얼른 가자!"
 
토츠카에게 손을 잡혀(중요)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나서 태고의 달인, 경마, 건 슈팅, 격투 게임 등을 했다. 처음에는 별로 의욕이 없었던 나도 이 녀석들과 함께 있더니 불쾌한 마음도 잊을 수 있었다. 자이모쿠자에겐 지지 않겠다며 싸웠다.
옆에서 토츠카가 둘 모두를 응원해줬다. 건 슈팅에선 토츠카를 지키지 못해 절망한 나를 둘은 웃었다. 그에 이끌려 나도 웃었다.
 
"앗, 하치만 겨우 웃었어!"
 
"어?"
 
"뭐라! 본관이 놓치다니!"
 
"나, 오늘 웃지 않았어?"
 
"오늘, 으응. 요즘 하치만은 웃지 않았어. 계속 힘들어보이는 미소였어. 오늘도 우리들에게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평소대로 하려고 했지"
 
"혹시, 오늘은 나를 위해 데려와준거야?"
 
"훗, 이제 깨달은건가, 하치만? 그대의 정신 에너지의 저하를 우리들이 깨닫지 못할거라 생각했나"
 
나, 그렇게나 알기 쉬웠나. 자이모쿠자한테까지 들키다니.
 
"왜 그런 짓을 한거야?"
 
""친구니까(다)!""b
 
돌아온건 지극히 단순한 대답이었다.
 
"응? 아니, 본관은 친구가 아니다. 그보다 위! 벗이며, 라이벌이며, 서로에게 등을 맡기는 존재, 파트너!!!"
 
아니, 그건 아무래도 좋아.
 
"하치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하치만을 친구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하치만이 힘들때는 의지해줬으면 좋겠어"
 
"늘 그대는 혼자서 하는건 나쁜게 아니라고 하지. 그건 맞는 말이야. 하지만! 벗을 의지하는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실로 그대 혼자서는 어찌할 수도 없는 사태잖나?"
 
나 혼자서는 어찌할 수도 없는 일도 있다. 말로 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것도 있다고, 작년에 알게 됐잖아. 정말, 나는 변하는게 어려운 모양이다.
 
"다시 말할게. 하치만, 나하고 친구가 되어줘"
 
손을 내밀며 미소짓는 토츠카.
 
고고(孤高) = 최강 이라고 믿고 있다. 그건 지금도 변함없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런 자존심을 버려서라도 지키고 싶은것이 생겼다.
 
"아아, 나하고 친구가 되어줘. 토츠카"
 
토츠카와 악수를 하지만 뭐가 불만인지 볼을 부풀리고 있다.
 
"왜, 왜 그래?"
 
"정말, 하치만! 내가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니까 나도 이름으로 불러줘!"
 
"그, 그건"
 
조금 부끄럽다고 할까 뭐랄까
 
"그럼 토츠카 공"
 
자이모쿠자가 토츠카에게 귓속말을 한다.
어이 냄새 맡고 조금 행복해보이는 표정 짓지마, 부럽다.
 
"그럼, 내 생일 선물로 이름으로 불러줘!"
 
으윽
그걸 말할 줄이야
 
"사, 사이카"
 
"응! 왜에, 하치만?"
 
"사이카. 앞으로도 잘 부탁해"
 
"하치만, 본관은? 본관은?"
 
"누구십니까?"
 
"하읏!"
 
orz 하며 침울해지는 자이모쿠자. 아니,
 
"농담이다. 고마워 요시테루"
 
"하치만이 데레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개를 들며 울상지으며 웃는 요시테루. 조금 기분 나쁘다.
 
"시끄러워. 가게 안이니까 조용히 해"
 
"네. 죄송합니다"
 
"후훗. 아! 셋이서 스티커 사진 찍자"
 
 
 
스티커 사진 조작은 사이카가 하고 우리들은 처음으로 셋이서 제대로 사진을 찍었다.
나온 사진을 봤을떄 나 자신도 놀랬다. 자신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다는데.
눈은 썩은 상태지만. 정말이지, 눈 확대 기능이 있으니까 썩은 눈을 예삐그 만드는 기능도 달라고.
 
시간이 적절하게 지나서 게임 센터를 나온다.
 
사이카와 요시테루의 뒤를 걸으려고 했더니 둘은 내 옆으로 나란히 걸어왔다.
 
"하치만은 누구랑 같이 행동할때는 늘 한발짝 뒤에 서 있지"
 
"흠, 모 암살가문처럼 버릇이 된걸테지"
 
그런 멋진 이유가 아니지만 말이다.
 
"하치만이 아무리 뒤에 있어도 우리는 옆에 있을거야"
 
옆을 걷는 둘을 보고, 단순하게 기쁘게 생각한 내가 있다. 나쁘지 않지만 보도에선 방해가 되니까 그만하자.
사이카네는 내가 뭐 떄문에 괴로워하는지 묻지 않았다. 내가 말해주는걸 기다려주고 있는 걸테지. 나 혼자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친구를 의지해본다.
 
"고마워… 저, 저기 말야. 상담하고 싶은게 있는데"
 
"왜? 하치만"
"뭐지, 하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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