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하아…"
 
옆에서 유키노시타의 숨결이 헐떡이고 있는걸 알 수 있다. 체력이 없으니까 당연하다. 오히려 작년보다 힘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도 체력이 끊기려고 한다. 봄방학 운동하지 않았던게 이유인지 체력이 떨어졌다.
 
현재는 8 - 8
서로 남은 2점을 따면 승리
그리고 서브권은 나에게 돌아왔다.
 
한번 해본 적이 있는 기술이 통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결정짓는 수 밖에 우리에게 승리는 없다.
 
집중하고 바람을 느낀다. 옥상이나 베스트 플레이스에서 2년간 느껴온 바람을 읽는건 어렵지도 않다.
 
지금!
 
휘잉 하고 바람이 분 순간 나는 언더에서 힘차게 공을 쳐 올리는 서브를 날린다
 
""저건! 풍정악희(오이렌 실피드)!""
 
에비나랑 요시테루가 동시에 소리지르지만 그 기술명은 어떻게 안 되냐
 
"그 기술은 작년에 봤구!"
 
미우라는 공이 바람으로 궤도가 변화하는걸 확인하고나서 낙하지점으로 돌아 바운드하고나서 상태를 본다. 칫, 의외로 냉정하군
 
"받았다!"
 
2단 변화도 간파되어, 높게 바운드한 공으로 돈다
 
"윽!"
 
하지만 그 도중에 공을 눈으로 쫓고 있던 미우라가 순간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자세를 무너뜨리면서도 움직이지못한느 유키노시타에게 훌륭하게 리턴을 먹였다.
 
이걸로 8 - 9
상대는 매치 포인트. 우리는 2점을 더 따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를 관찰해서 뭐가 없나 생각하고 있으니, 미우라의 상태가 이상하다는걸 눈치챘다.
 
"미우라, 너 다리 다친거 아냐?"
 
"하, 하아? 그런거 아니야!"
 
"유미코, 괜찮아?"
 
"조금 아픈것 뿐이니까 괜찮아"
 
하야마가 미우라의 발목을 가볍게 착 만지자 "아얏~!" 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었다.라고할까, 난데업이 여자의 발을 만지는건 무리야~
 
"이거의 어디가 괜찮은거야. 미안하지만 히키타니. 유키노시타도 체력이 떨어진것 같으니까 여기서 끝내자"
 
"하야토! 나아는 제대로 결착짓지 않으면 안내켜!"
 
"하지만 유미코는 다쳤고, 유키노시타도 체력이 없어선 계속할 수 없어. 대타로 들어온 애가 이기면 유미코는 기뻐?"
 
"그, 그건…"
 
그런 대화를 보고 있던 유키노시타는 이를 악물고 분해하고 있었다.
진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어중간한건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주위는 설령 결착이 나지 않아도 사실만 보면 우리들은 패배한것처럼 보일 것이다.
유키노시타가 패배자로 보여져?
싫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내가 있다.
내가 지는건 좋다.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지게 할 수 없다.
 
"기다려라, 하야마"
 
내가 불러 세운게 의외였는지 놀란 얼굴을 하고 돌아본다.
 
"뭔데, 히키타니?"
 
"나도 이대로는 납득이 안 가. 유이가하마, 에비나랑 같이 미우라를 보건실까지 데려가줘"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나랑 너, 일대일로 승부하자"
 
내 발언에 모두 하나같이 놀란다. 그야 그렇겠지. 이전의 나라면 시합이 끝난다면 만만세라고 하면서 잽싸게 돌아갔을테니까.
 
"유이, 가자"
 
으, 응"
 
에비나가 유이가하마의 손을 잡고 코트에 있는 미우라에게 가서 어깨를 빌려주면서 보건실로 향했다.
 
"상관없지만. 네가 그런 소리를 하다니 의외인걸"
 
아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나는 유키노시타에게 다가가서 머리에 손을 툭 올린다.
 
"유키노시타를 패배자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에? 히, 히키가야?"
 
"안심해. 반드시 이긴다. 그리고 시합이 끝나면 너희에게 할 얘기가 있어. 유이가하마가 돌아오면 전해줘"
 
사이카랑 요시테루가 준 기회를 헛되게 할 수는 없다.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것, 전하고 싶은걸 전하지 않으면 이대로, 이 관계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건 계기를 만든느것 뿐, 남은건 하치만네에게 달려있어)
(그게 봉사부의 이념이니까!)
 
거기다
1번 정도 리얼충에게 이겨보고 싶었다!
 
서로 코트에 선다
 
포인트는 여전히 8 - 9
서브는 여전히 나다.
 
한 점도 빼앗길 수는 없다. 공을 몇 번 바운드 시켜 머리위로 던지고
혼신의 힘으로
서브를
날린다!
 
쿵!
 
"윽!"
 
하야마는 반응 못하고, 바로 뒤로 굴러가는 공을 보고 있었다. 내가 위기상황에서 트릭 플레이밖에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나?
구경꾼이 조용해지는 가운데, 사이카가 나에게 포인트를 말한다.
 
9 - 9
라켓을 하야마를 향해 들고 겁없게 웃으며 말했다.
 
"이걸로 동점이다"
 
 
 
 
때는 시간을 돌아가 금요일
 
"상담이라는건, 그게… 봉사부 말인데"
 
나는 현재 봉사부의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든 원래 상태로 돌릴 수 없는지 물었다.
 
"봉사부 안에서 해결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어프로치 하는 수 밖에 없지"
 
"그렇구나. 봉사부의 경우라면 의뢰일까"
 
"그럼 어떤 식으로 의뢰를 하면 좋을까…"
 
둘은 나를 위해 진지하게 생각해준다. 그것뿐인데 이렇게나 기쁘게 느낀다.
 
잠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사이카가 뭔가를 떠올린 모양이다.
 
"아! 이거 좋을지도 몰라"
 
"어떤거야?"
 
"막 생각난거니까 조금 숙고해볼게. 월요일에는 늦지 않도록 할 테니까 기다려! 하지만 우리들이 할 수 있는건 계기를 만들어주는거니까, 남은건 하치만네에게 달려있어"
 
"그게 봉사부의 이념이니까!"
 
 
 
 
 
월요일 아침. 유키노시타네에게 사이카가 의뢰가 있다는걸 전하고 부실에 집합한다.
사이카의 의뢰는
 
『일년이 지나서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마지막 대회에서도 통하는지 봐줬으면 싶어』라는 거다.
 시험 전이라는것도 있어, 유키노시타는 마지못해했지만, 나도 부탁을 하자 OK했다.
 
 
점심시간
코트를 빌려 유키노시타식 특훈을 사이카는 가볍게 해내고 있었다.
왠지 요시테루도 섞여있지만 방해하지는 않으니까 딱히 됐나.
 
하지만 왠지 1년전을 재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있으니
 
"앗, 정말로 테니스하고 있잖아!"
 
하야마, 미우라가 이끄는 리얼충 그룹이 끼어들어왔다.
여기까지 재현하지 않아도 되지 않아?
 
옥염의 여왕님은 시험 공부나 수험 공부로 스트레스가 쌓인듯해서 우리들의 대화는 물론 하야마의 얘기조차 들어주지 않는다. 게다가 작년에 이래저래 졌던걸 마음에 품고 있는지, 나와 유키노시타에게 재전을 임해왔다.
거절하려고 했지만 아니나다를까 미우라의 도발에 걸린 유키노시타가 받아들였다.
 
뭐, 줄거리는 이런 느낌이다.
 
 
 
 
내가 유미코와 히나와 같이 코트로 돌아오자 상당히 분위기가 올라 있었다. 구경꾼을 헤치고 코트를 쳐다보니 힛키랑 하야토의 랠리가 이어졌다. 모두는 하야토의 응원을 하고 있다. 그런 중에 코마치의 응원이 희미해지고 말았다.
유키농이 나를 발견하고 다가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해줬다.
힛키가 우리들에게 어떤 얘기가 있는건지, 혹은 우리를 싫어하게 되서 나가버리는게 아닐지 불안해진다. 유키농도 마찬가지로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 묵묵히 시합 상태를 보고 있다.
 
"그대들을 뭘 하고 있나"
 
중2가 말을 걸었다. 평소에는 말을 걸어오지도 않는데, 그 목소리에는 작은 노기를 느꼈다.
 
"하치만이 힘내고 있는데 뭘 하고 있나고 물었다. 하치만이 저 만큼 열심히 하는건 그대들을 위해서가 아니겠나! 동료라면, 응원 하나라도 하는게 어떤가! 이 고독 속에 또 하치만을 혼자 만들 생각인가!!"
 
 
 
 
"쌔액…쌔액…"
 
하야마가 서브를 날리고나서 얼마 정도 지났지?
남은 1점을 따면 될텐데, 좀처럼 딸 수 없다. 그리고 하야마 응원이 시끄럽다. 하지만 마이 시스터한테 응원소리가 미미하게 들려온다. 그것만으로도 어떻게든 이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체력은 이제 거의 없다.
분명 요시테루 명명 『운철멸살(메테오 스트라이크)』도 통용하지 않는 거겠지
생각해라 생각해라
이 교착상태를 타파할 수단을
조금만 더 하면 움켜쥘 것 같다.
생각해라
오늘 시합으로 일어난 것을…
 
 
 
 
 
 
!
이거다
 
씨익
 
"읏!"
 
이쪽의 변화를 감지했는지 하야마가 경계를 굳힌다
 
아무리 경계해도 이 공은 되칠 수 없다.
어쨌든간에 보이지 않게 되니까
 
라켓을 세게 움켜쥐고 있는 힘껏 상공으로 쳐올린다
 
"저건 인철멸살 메테오 스트라이크!"
 
"바운드 하기 전에 스매쉬로 치면!"
 
하야마는 낙하지점까지 달린다
 
멍청한녀석
전에 이 기술을 본 너라면 바운드하면 되치는건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할거라고 생각했다.
라켓을 들고 공을 올려다본 그 순간
머리 위에 어떤 것을 눈치채고
 
번쩍
 
"큭!?"
 
그래
태양과 공의 각도를 맞춰서 시각을 완전하게 뺏는다
 
아까 미우라가 중심을 잃은건 순간 태양빛이 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 때는 우연이고 각도가 어설펐지만 완벽하게 맞춘 지금이라면 공을 보는건 불가능하다
여기 최근 옥상에서 밥을 먹고 있던 덕분에 태양 위치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하압!"
 
파앙
 
"뭣!?"
 
하야마 녀석, 눈을 감은채로 쳐냈다!
무슨 주인공 보정이야
 
다행히 위력도 약하고 코스도 어설프지만 체력이 바닥나서 손발이 납처럼 무거워진 나에게는 공이 상당히 먼 곳에 있는것 처럼 보였다.
그래도 조금씩 쫓아간다
 
젠장
 
팔을 뻗어 라켓에 맞추려고 하지만 한 발짝 모자라다
움직여라
고작 한 발짝인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하야마를 응원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런 가운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내 히키가야(힛키)!!""
 
 
눈을 뜬다
손에 힘을 싣는다.
정말 속물적이다. 바닥을 기고 있을텐데, 체력이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한 발짝 내딛을 수 없다면 뒤어라.
 
옆으로 점프해서 다이빙 발레 형태가 되니 라켓의 끝이 공을 포착했다.
그대로 몸을 비틀어서 쳐낸다.
 
"우오오오랴아아아!"
 
쿠당-
 
그대로 코트에 구르면서도 공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쳐낸 공은 네트 상부에 닿으면서도 스륵스륵 회전하여
위로 떠올라
코트에
떨어졌다.
 
 
 
게임 셋!
9 - 10
하야마 미우라 페어의 승리
 
와아!
 
주위가 하야마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하아…하아…역시, 얼짱, 리얼충한텐… 못 이기나"
 
나는 체력이 다했기 때문에 코트에 드러누워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여어. 수고했어"
 
하야마가 나에게 와서 손을 내민다.
 
"승자가 패배자한테 말 걸지마. 꼴사나워지잖아"
 
"하지만 너랑 이런 시합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 못했어. 앞으로는 평범하게 하는 편이 잘하지 않아?"
 
"시끄러워. 쓸데없는 참견이다"
 
나는 하야마의 손을 빌려 일어서지만 비틀비틀 발을 헛딛고 만다.
 
그걸 사이카랑 요시테루가 잡아준다.
 
 
                                와써요-!
                                히나! 분위기 읽어
"수고했어, 하치만!"
"그 리얼충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인거다. 자랑해도 좋아"
 
"어"
 
짝짝짝짝짝
어째선지 하야마를 응원하고 있었을 구경꾼이 박수를 치고 있다. 나, 미워하지 않았나?
 
"글세, 아직 그대에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겠지"
 
그랬다. 주위는 아무래도 좋다.
출구를 바라보니 코마치가 둘을 데려와줬다.
 
"미안. 져버렸어"
 
"그렇구나. 약속을 깨다니, 역시 너는 최악이야"
 
그렇게 말하는 유키노시타의 얼굴은 어딘지 기뻐보인다.
 
"하지만 힛키가 열심히 하는 모습, 엄청 멋있었어!"
 
"아아, 왠지 1년치 일한 느낌이 드니까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아"
 
"정말, 금방 그런 소리를 해서 넘긴다니까"
 
화낼 생각이었는지 볼을 뿌우- 부풀리면서 뿡뿡거리고 있지만 얼굴이 빨갛다.
아마 나도 그렇겠지만.
 
"그래서, 우리에게 할 얘기는 뭐니? 설마, 또 하나의 약속까지 깰 생각은 아니지?"
 
"아아.그건"
 
사이카, 요시테루, 코마치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봐주고 있다.
긴장하지마.
운동한것도 있어서 목이 바싹 마른다.
이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어긋나버린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이 녀석들이 평범한 모습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올곧게 둘을 쳐다본다
크게 숨을 들이키고
 
"――――――――――――――――――"
 
 
 
 
 
 
"여어-"
 
졸림과 피로로 무거운 발을 질질 끌며 부실 문을 연다.
 
"어머, 늦었잖아. 둔간가야"
 
"어쩔 수 없잖아. 점심때 테니스로 피로곤비라고. 오히려 수업중에 안 잤던 만큼 장하다고 자부한다"
 
"그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힛키, 심하게 머리 끄벅거리고 있었는걸!"
 
"이렇게까지 수마를 참아낸건 처음이야"
 
"순전히 너는 오후 수업은 모두 잤을거라고 생각했어"
 
"나도 체력이 없는 유키노시타니까 오늘 부활동은 쉬나 생각했다"
 
"나를 얕보지 말아주겠니. 그 정도 운동은 아무것도 아니야"
 
시원스레한 얼굴로 말하는 유키노시타의 등에 유이가하마가 몰래 다가가서 등을 콕 찔렀다.
 
"~~~읏!"
 
유키노시타가 소리로 안 나오는 비명을 지르며 부들부들 떨고 있다.
 
"유키농, 이렇게나 근육통이지만 열심히 여기까지 왔어"
 
"무, 무슨 얘기니? 나는 근육통 같은게 걸릴리"
 
"콕"
 
"~~읏!!! 미, 미안해 유이가하마. 그만해줘"
 
"아하하. 미안해, 유키농"와락
 
"~~~~으읏!!!!"
 
유이가하마는 천연 S인건가.
자연스럽게 유키노시타를 괴롭히고 있다.
 
"그렇게 힘들면 부활동 쉬면 되잖아"
 
"하아하아… 커흠. 그렇게 부끄러운 소리를 해놓고 잘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구나"///
 
"마, 맞아. 아~ 정말! 생각했더니 부끄러워져버렸어"///
 
"아~! 잊어줘!"
 
""싫어!""
 
""평생 안 잊을거야""
 
내 흑역사가 또 한 페이지…
 
"자, 부끄가야. 금요일 빼먹은 몫을 제대로 공부해야겠어"
 
"예이예이"
 
자기 자리에 앉아 공부 도구를 꺼낸건 좋지만
 
"왠지 가깝지 않냐?"
 
"기분 탓이야"
 
"맞아맞아, 힛키는 자의식 과잉이잖아"
 
"그런가?"
 
아니, 그럴리 없잖아.
왜 나를 사이두듯 둘이서 앉는거야?
여자애가 끼어들어도 나, 여자가 안 돼. 안 바뀐다고
 
"저기, 힛키. 이 문제 무슨 의미야?"
"또 틀렸구나. 한동안 제대로 공부 안한거니. 목요일부터 시험이 시작하는데, 그 꼬라지는 분노를 넘어서 시막히겠어"
"유키농. 이 문제 답은 이거 맞아?"
"…그래. 괜찮아, 유이가하마"
"아싸! 유키농이랑 힛키 덕분이야!"
 
아니, 나한테 질문하거나 가르쳐주는건 뭐, 괜찮지만. 나를 사이 두고 대화하는건 그만둬줘!
가깝다고! 좋은 냄새 난다고! 닿고 있다고!
집중할 수 있을리 없고, 잘 수 있을리도 없잖아!?
 
"슬슬 휴식하자"
"응! 홍차 타는거 도울게"
 
두 사람이 자리를 떠난다.
겨, 겨우 해방됐다. 아니, 딱히 기뻤던건 아니거든!
 
누가 득보는거야.
 
책을 꺼내서 둘의 뒷모습을 쳐다본다.
다행이다.
원래대로 돌아와서
용기를 내서
서로에게 부끄러운 소리를 했지만, 그게 나의 본심이니까.
 
안 돼. 마음이 풀려서 그런지 졸려졌다.
뭐, 오늘은 지쳤고 공부도 제대로 했으니까 자도 되지
 
눈을 감겠습니까?
 
네 ←
아니요
 
왠지 어딘가에서 본적이 있는게 재수 없네. 이 선택지
 
하지만 조금만. 잘 자
 
"있잖아, 힛키는 설탕…"
 
"? 유이가하마, 왜 그래?"
 
"유키농, 조용히. 힛키 자고 있어"
 
"정말이지, 남을 준비시켜두고 잠을 자다니, 배짱 한번 좋네"
 
"자자, 힛키는 오늘 엄청 힘냈구. 용서해주자"
 
"유이가하마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용서해줄까"
 
"…그런데 유키농. 우리도 졸리지 않아?"
 
"에, 나는 딱히…아니 졸려. 하지만 누울수도 보건실에 갈 수도 없구나"
 
"그치만 배게라면 있지"
 
"그렇구나, 실로 유감스럽지만 배게가 있다면 빌리도록 할까"
 
"응!"
 
꼼질꼼질
 
 
 
 
친구가 오빠에 대해서 물어서 늦은 나는 내심 긴장하면서 부실앞에 선다.
제대로 오빠네는 원래대로 돌아왔을가. 평소의 봉사부로 돌아왔을까.
 
평소처럼 기세 좋게 열지 않고, 살며시 문을 열어 안을 엿본다.
 
"아"
 
걱정은 필요 없었다.
 
조용하게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니
한 가운데에서 자고 있는 오빠의 어깨에 기대듯 유키노 선배랑 유이 선배가 자고 있다.
 
일단 재미있을것 같으니까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두자
 
셔터음을 울려도 셋은 일어나지 않는다.
유키노 선배는 체력이 없고, 유이 선배도 있는 편이 아니다. 오빠는 힘냈는걸.
 
오빠의 뒤로 돌아서 껴안는다.
 
"잘 됐네, 오빠"
안심했더니 코마치도 자고 싶어졌어
 
 
 

히라츠카 선생님의 청춘 바보자시이이이이이이이익! 이라는 소리로 눈을 뜬 셋에게 깨워져서 뒷정리를 하교 학교를 나온다.
유키노시타는 전신근육통이라서 유이가하마가 받쳐주면서 걷고 있다.
 
"나는 차타고 돌아갈테니까, 유이가하마도 같이 보내줄게"
 
"유키노 선배! 코마치도 같이 가도 되요?"
 
"어이, 너는 자전거잖아. 내일은 어떻게 갈건데"
 
"그런건 오빠가 아침에 태워주면 문제 없어. 이제 같이 가도 되지?"
 
"…그렇군"
 
"약속이야, 오빠!"
 
셋은 차를 타고 먼저 돌아간다.
그리고 나도 약속한 둘을 만나러 간다.
 
"하치만. 잘 했다"
 
"아아. 너희들의 덕분이야"
 
"훗, 우리는 계기를 만든것 뿐이야. 다가선건 그대들의 공적이다"
 
"그런가. 그럼 너에게 고맙다는 말은 안 해. 고마워, 사이카"
 
"너무혀"
 
"정말, 하치만. 심술 부리지마!"
 
"농담이야, 요시테루. 땡큐"
 
"으-응. 솔직한 하치만도 조금 기분 나쁘네"
 
"냅둬"
 
"…저기, 이번 일. 어디까지가 계산이야?"
 
"…역시 하치만은 아는구나. 미우라가 다쳐서 하치만이랑 하야마가 일대일 승부를 하는것 말고는 계획대로였으려나"
 
라는건 미우라네의 난입까지 계획대로였다는건가
 
즉, 미우라의 사적인 원한(작년의 패배, 스트레스)으로 인한 난입에서 시합, 유키노시타의 체력 방전, 나의 기술이 대책 되었다는 것, 내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고 시합을 도중에 포기하지 않는것. 덧붙이자면 주위 사람에게 나의 마이너스이미지를 사라지게 만드면 잘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건 잘 됐다고 생각한다.
 
라고할까, 하야마나 옥염의 여왕을 이용해서 착실하게 자신의 연습이라는 이익도 손에 넣다니, 사이카는 실은 속이 시커매?
누구야! 사이카한테 이런 영향을 준건
혹시 내 탓?
사이카를 내 색으로 물들어버렸나. 뭐야 그거 흥분돼
천사에서 소악마가 된 사이카도 나쁘지 않네
 
"뭐가 어떻든 간에 무사해결했다. 문제 없어"
 
봉사부는 원래대로…인가? 미우라는 스트레스 발산을 할 수 있었고(다쳤지만), 에비나는 피를 뿜었고, 사이카도 연습했고, 주위 평가도 고칠 수 있었다. 도저히 나로서는 여기까진 할 수 없다.
 
셋이서 걷던 도중에 멈춰선다.
 
"왜 그래?"
"왜 그러나?"
 
두 사람이 돌아보고 나를 본다.
 
"나 말야. 실은 모두에게 감추고 있는게 있어"
 
갑작스런 발언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둘.
친구인 이 녀석들이기에 말해야할까 말하지 말아야할까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해두고 싶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어. 라기보다 망설이고 있어. 하지만, 너희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말할게. 감추고 있는게 있는 나지만, 친구로 있어줄래?"
 
감추고 있는 녀석과 친구로 있어줄 수 있나. 처음이니까 모르겠다. 불안해서 다리가 떨릴지도
 
"당연해! 하지만 무리해서 말하지 않으려고 해도 괜찮아. 하치만이 말해야한다고 생각했을때 들을게"
 
"본관도 같은 의견이다"
 
이 녀석들이라면, 그렇게 말해줄거라 생각해서 안도한다
 
"둘 다 고마워"
 
나는 친구가 이 두 사람이라서 정말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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