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노"진짜로 죽어주지 않을래?"
하치만"………"
하루노"얘, 어떤 기분이야? 본심약을 먹인 상대에게 매도당하는건 어떤 기분이야?"꾸욱꾸욱
하치만"……그만하세요"
하루노"하? 왜 네가 하는 말을 들어야하는건데? 진짜로 죽으면 좋을텐데"쿡쿡
하치만"………"
하루노"얘얘, 진짜로 거기에 있는것 만으로도 기분 나쁜데. 뭣하면 돈 줄테니까 죽어주지 않을래?"
하치만"………"
하루노"웃와-, 점점 말도 없어지네. 안 그래도 스펙 낮은데, 입도 열지 않게 되면 단순한 시궁창이네"
하치만"………"
하루노"하-, 정말로 내가 '엄청' 싫어하는 타입이야. 이런 녀석이 있으니까 나의 빛나는 인생이 재미없게 되는거야"칫
하치만"………"읏
하루노"아, 울었어? 운거야?"쿡쿡
하루노"……저는, 하루노 씨하고는 조금은…"훌쩍
하루노"하아!? 하루노 씨라고 부르지 말아줄래? 기분 나쁜데"
하치만"……유키노시타 씨――"
하루노"하아아!? 너 같은거한테 이름 불리는건 신물이 달리는데!"
하치만"………"극
하루노"아하핫! 네 그 얼골 최고야!! 진짜로 비틀어버리고 싶어!!"
하치만(본심약을 받을 때, 이 사람은 실수로 먹어버렸어……"
하루노"얘얘! 네가 죽으면 진짜 기쁘겠는데!!"
하치만(실제로 눈 색깔이 변하고 있으니, 본심약은 작용하고 있는걸테지……)
하루노"반대로 내가 죽을까!? 너랑 같은 세상에 있다는건 참을 수 없으니까!"
하치만"!! 그건 안 되요!!"
하루노"읏……너 같은거한데 지도받――"툭
【아마노자쿠 약】
하치만"……아마노자쿠 약?"
하루노"뭘 멋대로――"덥석
하치만"어, 그러니까 효능은……"
아마노자쿠 약…… 평소 생각하던것과 정 반대의 말을 해버린다. 조심해서 사용하자.
하루노"………"줄줄줄
하치만"……즉…"빤히-
하루노"………"화아악///
하치만"……엑"
하루노"……읏!"타닷///
하치만"자, 잠깐만요!!"덥석
아마노자쿠 약의 부작용……아마노자쿠 약은 본인의 정신에 대단히 부담이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가 끊기면 본심약 같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어딘가의 언덕
뒤로 껴안은 하루노 씨의 등은 평소보다도 작았다. 이 사람은 라스보스도 뭐도 아닌, 단순한 여자라고 나는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뭐야…… 바보 취급하는거야? 좀 더 세게 안아라구"
하루노 씨는 이쪽을 보지 않는다. 눈물을 흘려서 눈이 새빨가니까.
뭘 생각해서 아마노자쿠 약 같은걸 만든건진 모르겠지만, 모든 언동이 정 반대라는건, 나는 이 사람을 껴안아도 통보당하지 않는다는 걸테지.
"정말로 진짜 싫어하는 타입이랬던가요"
나는 일부러 작은 목소리로, 하루노 씨의 귀를 문지르듯 속삭인다.
"읍"
움찔, 몸을 떨며, 하루노 씨는 내 손을 꼬옥 잡았다. 그 손은 역시 작고, 하지만 절대로 놓지않는다는 의사를 느낀다.……귀여워.
"……정말 좋아해"
떨리는 목소리.
평소의 늠름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때때로 얼굴을 내 등에 대며 빙글빙글 밀어오는 동작은 어딘가 코마치와 닮아있다. ……귀여워.
"왜 아마노자쿠 약같은걸 만든거에요?"
아무래도, 아마노자쿠 약의 부작용으로 지금은 본심을 말해버리는 모양이다. 그렇기에 이 틈에 이유를 들어야 한다. 나는 조금 세게 안으면서 묻는다.
그러자 하루노 씨는 내 손을 살짝 물면서,
"우으…… 그치만 히키가야는 예쁘고 늠름한 유키노같은 타입을 좋아하잖니?"
……놀랬다.
아무래도 세상의 남자를 포로로 만드는 완벽인간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가땅치않게도 동생에게 질투하고 있던 모양이다. 게다가 그 상대가 나라고 하니까 천지가 놀라 뒤집힌 기분이다.
"아니, 하루노 씨가 더 이쁘고 늠름한것 같은데요……"
실제로 유키노시타는 늠름하다기보다 차갑다는 인상이 강하다. 속은 그렇지 않지만, 언동이 찌르는듯한 말투로 손해를 입고 있다.
"그런건, 히키가야가 좋아해줬으면 싶으니까 연기하는게 뻔하잖니"
라며, 하루노 씨는 내 오른손에 자신의 머리를 가져가서, "쓰다듬으면서 들어줘"라고 말했다.
내가 쓰다듬어주자 그녀는 내 왼손을 고옥 잡았다.
사락, 이라기보다 스륵 이라는 느낌의 매끄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을때마다, 행복에 짓눌릴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하반신에 뜨거운것을 느꼈지만 깨닫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참는다.
"나는 말야, 히키가야. 어리광쟁이에, 떼쟁이에, 질투깊고, 유치해. 히키가야와 하루종일 알콩달콩거리고 싶고, 다시 태어나서 동급생이 되고 싶다고 꿈을 꿔"
하루노 씨가 한 마디 할때마다, 내 마음은 꾸욱 잡힌것 처럼 크게 뛴다.
몰랐다. 이런 귀여운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니.
몰랐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몰랐다. ――이것이 남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하루노 씨, 저 이런건 처음이니까. 실수라면 죄송해요"
먼저 사과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동정 티나지만 이 기회에는 어쩔 수 없다. 왜냐면, 이 사람을 더는 놓아두고 싶지는 않다.
"……무슨 짓을 당해도, 나는 히키가야의 포로야"
처음으로 뒤돌아본 그녀의 얼굴은, 눈도 새빨개서 굉장히 피로한 모습에, 경직된 미소였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나를 좋아하는 얼굴이구나, 그런 확신을 느꼈다.
큰실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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