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나와 선배인 저 - 그는 그녀의 산타클로스. 전편
 
 
"앳췽"
 
 
옆에 앉으면서 식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여학생이 귀여운 재채기를 한다.
여자의 재채기는 왜 저렇게 귀여운거지?
내가 해면 "우웨치!" 밖에 안 될텐데……
 
우으… 거리면서 코를 비비며 커피가 든 캔을 화로 대신삼아 양손으로 데우려는듯이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쪽을 마주본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추워"
 
"………이제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이제 12월 반인 지금, 한겨울의 정중앙이라고 해도 좋을 추위.
거기다 우리 소부고교는 임해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바다에서 오는 바람이 차가워서 똑바로 말해서 무진장 춥다.
 
그런 가운데 점심을 밖에서 먹고 있으니까 추운건 물론이고 재채기 하나 해도 이상하지 않는 것이다.
 
수험생인 그녀에게 추위 속에서 나와 함께 밖에서 점심을 먹고 감기 걸리는건 싫어서 전에 한번 같이 점심 먹는거 그만두지 않을래요? 하고 제안하니 선배가 울상을 지어서 급하게 취소했다.
……나 아무것도 나쁜 소리 안 했지?
 
총총 어깨를 찔려서 옆을 쳐다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선배가 지금이라도 매달릴것 같은 위치에 접근해 있었다.
그리고 난데없이 내 손을 끌어잡고는 자신의 뺨에 댄다.
 
 
"후우~, 따뜻해"
 
 
부비부비 내 손을 뺨에 부빈다.
어째선진 모르겠지만 코마치 발안의 할로윈 파티를 하고나서 되게 선배의 거리가 가까워진걸로 생각한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훈련된 외톨이 마스터인 나니까 어떻게든 착각하지 않고 보내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었다면 착각해벌리니까 그런건 그만두자구요, 카나미 양?
 
라고하지만 역시 나라도 이건 조금 부끄럽다.
긴장한 나머지 겨울인데도 손에 땀을 흘려서 선배의 뺨을 끈적거리게 할지 모른다.
왠지 스스로 말해놓고 슬퍼졌다……
 
 
"으음, 부끄러우니까 그만둬주지 않을래요?"
 
 
손에 땀흘려버리니까! 라는 대사는 마음속에만 해둔다.
거저 히키가에루라고 불린게 아니니까.
오히려 그후에 별명이 카에루가만 됐던건 잊을 수 없다. 같은반 자식들. 절대로 잊지 않아.
 
하지만 그런 저항도 선배의 앞에선 무의미했던 모양이라 아무도 안 보니까 괜찮아~, 라며 일축당한다.
 
상관않고 부비부비 뺨에 내 손을 부비는 선배한테 어거지로 손을 뺀다.
 
 
"아아-, 따뜻했는데"
 
 
따, 딱히 그런 소리를 들어도 동요하진 않거든!
하치만 거짓말 안 해.
 
 
"부끄러우니까 그만둬주세요. 그보다 선배, 공부 괜찮아요?"
 
 
윽, 하며 소리내는 선배를 곁눈으로 MAX 커피 캔을 기울인다.
 
솔직히 이렇게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선배는 꼭 대학에 붙었으면 싶다.
그러는 내가 할 수 있는건 대단한게 없다는게 괴로운 점이지만.
 
 
"하, 하고 있다 뭐"
 
 
갑자기 목소리가 났다고 생각하니 조금 울상을 지은 선배가 내 어깨를 잡고 있었다.
 
 
"……왠지 죄송해요. 저에게도 할 수 있는게 있다면 도울게요"
 
"우으……미안하네에, 히키가야"
 
 
선배는 어흑흑, 우는 척을 하면서 입에 손을 대고 있다.
그보다 어느 시대의 사람이야.
 
하지만 사소하면서도 선배의 힘이 될 수 있다면 기쁘다.
뭐, 1학년인 내가 3학년 선배의 힘이 될 수 있는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을 뒷전으로 선배는 툭툭 찌르고 있다.
쳐다보니 조금 뺨을 붉힌 선배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럼 조금 부탁하고 싶은게……"
 
 
 
 
× × ×
 
 
 
"우웻치!"
 
 
상의 옷깃을 모으면서 목을 움츠린다.
코마치 선택으로 몸을 감싼 나는 약속 장소인 시계기둥으로 향하고 있다.
15분 전에는 도착할것 같지만 선배다. 또 몇 분인가 기다리게 되겠지.
 
약속 장소에 도착한 나는 근처 벤치에 앉아 갖고온 소설을 편다.
자아, 몇 페이지를 읽을까-, 등을 생각하면서 식은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니 갑자기 눈 앞이 새까매졌다.
 
왠지 복슬복슬한것에 얼굴 반을 감싸여지고 있으니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게-♪"
 
"……빨리 왔네요, 선배"
 
"믓! 그건 무슨 의미야?"
 
"그 말대로라구요. 제대로 약속 시간에 온 적이 없었으니까요"
 
"시끄럽네! 잊어버리라구 그런거!"
 
 
시야를 덮고 있던 손이 치워지고 뒤를 올려다보듯이 돌아보니 거기에는 선배가 서 있었다.
 
 
"안녕! 히키가야"
 
"네"
 
 
피코트에 미니스커트, 검은 타이츠를 입은 선배를 보고 두근거리고 만다.
 
 
"선배, 어울리네요"
 
 
저도 모르게 나와버린 그 말에 선배는 갸우뚱했지만 점차 얼굴이 빨개져간다.
미톤 장갑을 낀 손으로 얼굴을 잡길 10초. 손을 치운 선배의 얼굴은 아직 약간 붉었지만 차분함은 되찾은 모양이다.
 
 
"고, 고마워……"
 
 
툭 말한 답례의 말에는 어째선지 나까지 얼굴이 빨개지는걸 알았다.
 
 
"아, 아뇨, 그, 그럼 어디로 갈까요? 집으로 돌아갈까요?"
 
"……흔들림없네, 히키가야"
 
 
선배에게 까이고 겨우 평소의 모습을 되찾는다.
따, 딱히 마조인건 아니거든!
 
 
"그럼 갈까요. 오늘은 선배가 가고 싶은 곳에 가요. 선배의 공부 숨돌리기니까요"
 
 
오히려 선배가 가고 싶은곳밖에 간 적이 없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선배는 기뻐해준 모양이라 기쁜듯한 얼굴을 한다.
 
 
선배에게 부탁받은건 겨울 방학에 공부 숨돌리기로 놀아줬으면 하는 것이었다.
날로는 천황폐하 탄생일인 다음날.
역시 나라도 그 날이 며칠인지 정도는 안다.
하지만 거기서 착각을 해선 프로 외톨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숨돌리기라고 하면 숨돌리기다.
그 이상으로 되는 일은 없다.
 
그보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표현이 독특하네- 생각했습니다. 이다.
 
 
 
그런걸 생각하고 있는 나를 뒷전으로 선배는 콧노래라도 부를것 같은 미소로 내 소매를 잡아당ㄱ인다.
 
 
"자, 가자 히키가야!"
 
 
뭐, 오늘 정도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구로네효, 갈카효"
 
"……부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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