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나와 선배인 저 - 그는 그녀와 화해한다.
 
그는 그녀와 화해한다.
 
 
 
목욕에서 나온 나는 이름도 모르는 3학년에게 얻어맞은 상처를 코마치에게 보이지 않도록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쓰고 자기 방으로 향한다.
 
계단 앞으로 가려고 하니 홱, 바보털이 날아온다.
 
쳐다보니 코마치가 무릎 모은 앉은 자세처럼 무릎을 안고 계단 제일 아래층에 앉아있었다.
내가 다가오는것과 동시에 일어서서 내가 방으로 못 가게 하는것처럼 진행방향을 가로막았다.
 
 
"오빠야, 커피 타줘"
 
 
그렇게 말한 코마치의 눈은 평소의 장난스런 모습은 조금도 없고 내 눈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 코마치는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뭐, 동생에게 부탁받으면 거절하라 수 없는게 치바의 남매니까.
 
 
"……어쩔 수 없구만"
 
 
그렇게 말하고 부엌을오 가서 켈트에 적당하게 물을 붓고 스위치를 켠다.
코마치로 말하자면 소파에 앉아서 휴대폰을 똑딱거리고 있다.
 
끓은 물을 컵에 부어 적당하게 우유와 설탕을 넣어서 숟가락으로 휘젓는다.
 
 
"자"
 
"고마워"
 
 
그렇게 말하고 코마치에게 컵을 건내자 감싸듯이 양손으로 컵을 들고 후- 후- 거리면서 커피를 식히고 있다.
나도 한입 마시고 눈 앞에 있는 탁상 위에 컵을 두고 코마치가 입을 여는걸 기다린다.
 
잠시 후 코마치가 컵을 탁상에 두고 겨우 코마치가 입을 열었다.
 
 
"오빠야, 카나 선배랑 무슨 일이 있었어?"
 
 
자제한 질문이긴 하지만 분명 그건 코마치나름대로 신경을 쓴거겠지.
여기서 아무것도 아냐라고 말하면 내 기준으로는 편하겠지만 아마 한동안 코마치에게 무시당하겠지.
그건 아무리 외톨이 마스터인 나라도 오늘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존재를 자신의 손으로 없애버린 나에겐 그다지 견딜 수가 없다.
 
 
"……아니, 조금"
 
 
겨우 나온 말이 그거냐며 조금 자신에게 슬퍼지지만 어쩔 수 없다.
 
모습을 쳐다보면서 이 이상 기다려도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건지 코마치가 또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건 오빠의 뺨의 상처랑 관계 있어?"
 
 
역시 눈치채고 있었나.
어제는 가능한 코마치에게 보이지 않도록 했는데.
 
그렇게해서 나는 어제와 오늘 있던 일을 코마치에게 말했다.
 
 
 
 
× × ×
 
 
 
 
"……그렇게 된거야"
 
 
대충 설명을 마친 나는 조심조심 코마치를 본다.
 
코마치는 바보취급하지도, 화내지도 않고 그저 슬프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빠는 바보네에"
 
 
그렇게 말한 코마치는 내 손위에 손을 겹쳐온다.
 
꾸욱 약하게 힘을 담은 코마치의 손은 어째선지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해줬다.
 
 
"오빠야. 오빠가 상처입은건 사실이고, 코마치도 오빠를 상처입힌 사람은 용서할 수 없지만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카나 선배한테 그런 말을 하면 카나 선배도 상처입는다구? 확실히 오빠는 눈도 썩었고 친구도 없는 심각한 오레기지만 그런 오빠야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도 있다구? 그러니까 지금 ㄷ당장이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제대로 카나 선배하고는 화해해"
 
 
그렇게 말한 코마치는 나와 거리를 좁히고 내 어깨에 머리를 올린다.
 
 
나는 선배의 주위의 시선이나 소문등, 그것만 생각해서 선배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멋대로 나는 방해라고만 생각해서 내가 선배한테서 떨어지면 모든게 완만하게 수습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마치는 그런건 아니라고 나에게 말해줬다.
이런 나라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 있다는걸 가르쳐준 것이다.
과연 내 동생이다. 진짜 코마치 최고!
왠지 조금 디스 당한 느낌도 들지만.
 
 
 
 
 
"고, 고마워……"
 
 
그렇게 말하면서 자동으로 발동한 오빠 스킬로 머리를 쓰다듬으니 코마치는 으응, 하고 고개를 젓는다.
 
 
 
"오빠야는 코마치의 단 한명뿐인 정말 좋아하는 오빠야니까. 아, 지금 이거 코마치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
 
"아아, 마지막에 그게 없었으면 말이지"
 
 
애시당초 언제부터 포인트제가 된거야?
 
 
 
시끄러워 오레기야, 라면서 욕을 먹고 마음에 가볍게 치명상을 입히고 하지만, 하면서 코마치가 말을 계속한다.
 
 
"하지만, 코마치 포인트를 쌓은 포상이 있어도 되는거지~!"
 
 
그렇게 말하고 코마치는 내 왼쪽 뺨에 입술을 댄다.
내가 엄청난 충격에 아연해하고 있으니 코마치는 조금 수줍은듯이 말한다.
 
 
"이걸로 상처도 나았지?"
 
 
소악마처럼 웃는 코마치는 아, 지금 코마치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 라며 부끄럼 감추기를 하고 있었다.
 
 
 
"아아, 이제 기운 80000배 하치펀맨이라고"
 
 
 
 
 
 
짜증난다는 얼굴로 코마치가 말했다.
 
 
"그건 아니야 오빠야……"
 
"……미안해 코마치야"
 
 
 
 
× × ×
 
 
 
결국 선배에게 사과하지 못한채로 질질 날이 지나가 체육대회가 되어버렸다.
나는 홍팀이고 선배는 백팀이라서 응원석도 다르기 때문에 선배와 만날 확률도 적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오! 히키가야잖아! 오랜만~"
 
"아, 음, 오랜만입니다. 으음, 니코니- 선배였던가요?"
 
"아니아니, 미카미거든"
 
 
그렇게 말하면서도 포즈는 취하고 있는건 어째서일까요?
선배는 마침 비어있는 내 옆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고 팔꿈치를 등받이에 올리고 하아~, 하며 한숨을 쉰다.
어째선진 모르겠지만 미카미 선배의 유감스러움을 항간 본것 같다.
 
미카미 선배는 있잖아 히키가야, 하면서 얘기를 한다.
 
 
"카나랑 화해하고 싶어?"
 
 
솔직히 적당한 얘기를 들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갑자기 이런 소리를 듣고 멍해하고 있으니 지금 하고 있는 경기를 멍하니 쳐다보면서 미카미 선배는 툭 중얼거렸다.
 
 
"카나는 하고 싶은 모양이야"
 
 
마음속 어딘가에서 죄악감을 느껴버렸던 나에겐 그 말은 구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 마디였다.
그 감동과도 비슷한 마음에 꺾이고 있으니 선배가 히죽히죽 나를 쳐다본다.
 
 
"이걸로 히키가야에게 빚이 2개나 생겼네"
 
"엥, 왜 2개나 있는겁니까? 애시당초 1개 있는것도 의문인데요"
 
"에-, 그치만 히키가야를 때린 자식을 콩가루로 만들고~, 오늘 히키가야랑 카나를 화해시켜 줄거니까 두 가지잖아?"
 
 
그 선배 콩가루가 된거야?
뭐야 이 사람 엄청 무서운데……
 
그런 공포에 떨고 있으니 선배가 일어서서 펑, 하고 내 쪽에 손을 대고 입을 귓가까지 가져온다.
좀, 미카미 선배? 머리카락 엄청 좋은 냄새 나잖아요!
그런 두근거리고 있는 나에게 선배가 슬쩍 말한다.
 
 
"힘내"
 
 
그런 말을 남기고 바이바이- 하면서 내 곁을 떠나갔다.
 
 
 
 
그런데 나 뭘 하면 돼?
 
 
 
 
× × ×
 
 
 
 
미카미 선배가 말한 의미를 모른채로 멍하니 경기를 보고 있으니 경기 설명이 흘러서 학생이 입장문에서 나온다.
 
아무래도 다음 경기는 물건 빌려오기 경주인 모양이다.
불건 빌려오기 경주란 뛰어서 도착점에 있는 종이에 쓰여있는걸 갖고와서 골인 지점까지 달린다고 하는 뭐, 누구나 알고 있을 경기다.
하지만 모두의 주목은 그 뒤에 있는 코스프레이스라고 하는 영문 모를 경기에 향해져 있다.
아무래도 미인 선배가 나오는 모양이라 남자가 어떤 코스프레로 달리는지 쓸데없이 뜨거운 의론을 나누고 있다.
 
그런 바보들을 곁눈으로 보면서 물건 빌리기 경주를 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재미없다.
안경을 낀 사람이나 축구부 사람 등 흔해빠진 사람들 투성이다.
뭐, 내가 생각해봐도 그런거겠지만.
 
 
팡, 하며 소리가 나고 마지막 주자가 출발한다.
뛰어와서 놓여있는 종이를 본 학생들은 다들 얼굴을 붉힌다.
엥? 뭐라고 쓰여있었어? 검은 팬티의 여자애라고 쓰여있던거야?
 
 
그러자 한 명의 여학생이 이쪽으로 뛰어온다.
 
뭐, 이쪽이라는건 틀림없겠지
어디까지나 내 근처에 있는 사람을 목표로 왔다는게 올바른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뛰어온 여자는 내 손을 잡고 가자! 라며 나를 자리에서 끌어당긴다.
누구야 이 사람? 하고 생각하니 동시에 이런 짓을 하는건 한명밖에 없다고 생각해버린다.
 
팔을 잡힌채로 함께 골인 지점까지 달리지만 주위의 시선이 위험하다.
그보다 이 사람 다리 너무 빨라! 넘어져버려! 넘어져버리거든!
 
 
그런걸 생각하면서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으니 아무래도 1위로 골인한 모양이라 나를 데리고 뛰어온 사람은 관객에게 손을 들고 환성에 응하고 있다.
 
 
"뭐하는거에요, 선배. 애시당초 왜 저인데요"
 
 
그렇게 말하자 선배는 내쪽을 돌아보고 뺨을 긁적이며 말한다.
 
 
"아니이, 종이에 좀비라고 쓰여있었으니까 이건 히키가야밖에 없구나, 생각했거든~"
 
"구라치시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잖아요! 됐으니까 그 종이 보여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선배의 손에서 종이를 뺏으려고 하지만 선배의 방어가 너무 단단해서 전혀 뺏을수가 없다.
 
 
하지만 선배는 중요한걸 잊고 있다.
내가 왜 안경을 끼고 있는 사람이나 축구부 사람 등의 종이에 쓰여있는 대답을 알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건 경기가 끝나면 방송으로 모두에게 알려지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방송이 시작된다.
 
 
 
 
 
 
 
"지금 물건 빌려오기의 정답은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눈 앞에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선배가 있었다.
 
 
 
 
 
× × ×
 
 
 
 
"그런 소리를 해서 죄송합니다"
 
 
퇴장한 나는 선배에게 사과를 하니 뜻밖인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또 같이 도시락 먹자"
 
 
안 될까? 라며 올려다보기로 물으면 거절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코마치에게 뭔가를 고맙다고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객석에서 환성이 오른다.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간호사복으로 질주하는 미카미 선배의 모습이 있었다.
 
 
 
잊어버리자고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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