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나와 선배인 저 - 그는 그녀에게 작살난다.
 
 
 
 
부글부글부글……
 
 
욕실 욕조에 코부터 위만 내밀고 잠기어 오늘 쌓인 분노를 공기와 함께 토해낸다.
 
 
히키가야에게 뭔가 했을 그 자식에 대한것.
 
카나에게 그걸 입다물고 있던 히키가야에 대한것
 
카나가 이상하게 인기가 많은것.
 
카나의 가슴이 큰것.
 
 
 
 
어머 싫다-! 정신을 차리니 질투로 변해있잖습니까-!
 
부글부글을 그만둔 나는 욕조에서 나와 몸을 닦고 속옷을 입는다.
 
머리카락을 말리기 위해 세면대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치는 자신을 본다.
이야앙! 나, 미소녀잖아!
왜 인기 없는걸까……
아니, 인기 있다구? 카나가 이상할뿐이거든?
 
 
 
그렇게해서 나는 드라이어기에서 나오는 열풍을 자신의 머리카락에 대면서 어제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 × ×
 
 
 
 
"저, 저기, 선배, 카나미 선배 말인데요……"
 
 
말하기 어렵다는 듯이 눈 앞에 있는 후배 여자애는 벅벅 뺨을 긁고 조심조심 입을 연다.
 
 
"카나미 선배는 정말로 마구 따라다니는건가요?"
 
"………헤?"
 
 
으으음-, 뭐라고?
마구, 따라, 다니는건가요?
마구에 딸이라도 다니는거야?
 
 
후배는 내가 이해하지 못한채로 얘끼를 계쏙한다.
 
 
 
"으음, 꽤 소문이 퍼지고 있다구요? 선배, 몰랏어요?"
 
"………몰라"
 
 
목소리가 쉰다.
카나가…마구 따라다닌다고?
 
누구를?
 
 
 

"누구를 마구 따라다니는지 알아?"
 
 

 
아마 엄청난 얼굴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후배는 얼굴이 조금 경직되어 있다.
 
 
"으음, 왠지 그게, 그다지 모른다는 모양이라서요……"
 
 
설마 히키가야의 존재감 없는게 여기서 나오다니……
그러자 완전히 존재를 잊고 있던 후배의 남친이 조심조심 입을 연다.
 
 
"저, 저기-, 왠지 그 얘기, 저희 부활동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어요. 그랬더니 저희 선배가 그 녀석에게 마음이 있으니까 그만두도록 말해두겠다고 하고요. 그 선배, 꽤 여자 버릇이 나쁜 모양이라 전에 카나미 선배한테 고백했던 모양이지만……그러니까 이제 괜찮지 않겠습니까?"
 
 
뭐가 괜찮은건진 모르겠지만 범인은 짐작이 갔다.
그것과 동시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내 친구를 상처입힌건 그 자식인가.
 
범인을 알면 남은건 간단하다.
요컨대 그 자식을 작살내버리면 된다.
 
 
 
"으음, 그 선배 이름 가르쳐줄래?"
 
 
내가 그 녀석의 이름을 들어내니, 눈 앞의 두 사람에게 자동판매기 순서가 돌아와서 거기서 얘기는 끝났다.
 
 
 
나는 음료수를 사고 이전에 한번만 간 적이 있는 히키가야가 항상 점심을 먹는 자아소로 간다.
모퉁이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사람은 없었다. 물론 제니가메도 이상해씨도 없다.
 
 
나는 거기에 앉아서 캔을 따고 내용물을 분노와 함께 다 마셨다.
 
 
 
 
× × ×
 
 
 
 
침대에 누워 뒹굴며 천장을 올려다본다.
 
 
그 자식을 작살낼 작전은 대충 세웠다.
그저 문제는 어떻게 히키가야랑 카나를 화해시키는지다.
그냥 카나가 고백하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느낌이지만 카나는 아직 그런건 생각 못하는 모양이다.
 
 
하다못해 문화제 전이라면 시시콜콜 시킬텐데에-,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책상 위에 있는 종이조각에 눈이 멎는다.
다음주에 있는 체육대회 프로그램이다.
 
체육대회에서 사이가 좋아질 경기는 없나-, 생각하면서 위에서부터 프로그램을 쳐다본다.
 
어디어디~, 100m달리기, 남녀혼합 릴레이, 빵먹기 경쟁……
 

 
 
 
 
 
그러자 어떤 항목에 내 시선이 못이 박힌다.
 
이거다! 이거야 이거! 땡큐 신님! 사랑해!
 
 
 
나는 스마트폰을 열어서 친구에게 LINE해서 조금만 사정을 설명하가ㅗ 부탁을 했다.
거절당할거라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카나에게 남친이 생기면 가장 큰 강적이 사라진다는걸로 쾌히 떠맡아줬지만.
뭐, 대신에 내가 다른 경기에 나가게 됐지만 말야?
 
 
대충 사전준비를 마친 나는 불을 끄고 꿈속으로 들어갔다.
 
 
 
 
× × ×
 
 
 
 
수업 종이 울며 지금부터 점심시간이다.
여전히 그 자식은 내가 자리를 떠나면 카나에게 다가가서 참견을 하고 있었다.
너 다른 반인 주제에 왜 맨날 우리 교실에 있는건데.
 
 
 
그리고 마침내 오늘이 섬멸작전 결행일이다.
나는 빨리 도시락을 다 먹고 카나에게 음료를 사오겠다고 하며 자리를 선다.
그러자 역시 평소처럼 그 남자가 내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아 카나에게 말을 건다.
 
 
 
 
그걸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지갑 깜빡했어~ 라고 하면서 카나에게 돌아가자, 거기에 태평하게 앉아있는 놈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카나에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말을 건다.
 
 
 
 
 
"히키가야를 때린 덕분에 카나랑 말하게 돼서 잘 됐네"
 
 
 
카나를 보니 굳어있는 카나의 얼굴이 경직되어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만면의 미소를 지은 카나가 나를 올려다본다.
 
 
 
"에-? 정말로-? 이 사람, 내 후배를 때렸어-?"
 
 

 
좀, 진짜로 목소리가 너무 커!
교실이 엄청 웅성대는데 말야!
하지만 실제로는 작전대로이므로 나도 지지않게 큰 목소리를 낸다.
 
 
 
"맞아맞아! 왠지 자기가 카나를 따라다니는 주제에 카나의 후배가 따라다닌다고 착각한데다가 주먹질까지 한 모양이야~"
 
 
 
 
아니, 잠깐만 기다려, 그런짓 안 했어, 라며 황급히 부정하지만 이미 늦었다.
 
고등학생은 소문을 엄청 좋아하니까 순식간에 퍼진다.
원래부터 소문이 되고 있던게 급전개를 보이면 더 그렇다.
현재 교실은 웅성웅성 소란스러워지고, 내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남자를 모두 경멸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뭐, 조만간 학교 안에 소문이 다 퍼지겠지.
소문이 퍼지면 더 이상 이 녀석에게 있을 곳은 없다.
 
 
 
 
 
남은건 카나가 끝장을 내면 될 뿐.
 
 
 
카나는 일어서고 상냥하게 그에게 말한다.
 
 
 
"두번 다신 다가오지마. 진짜로 소름끼치니까"
 
 
 
그렇게 말하고 카나는 교실을 나갔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차인데다 학교 내에서 미움사는 인간.
그 정도를 짊어주지 않으면 카나를 상처입힌 죄는 속죄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눈 앞에서 울려고 하는 그 자식을 뒤로 교실을 나온다.
카나는 아마 거기에 있겠지.
 
 
 
 
 
× × ×
 
 
 
 
 
모퉁이를 도니 카나가 앉아있었다.
나는 자동판매기에서 산 황색과 검은색의 캔을 카나에게 건내고 옆에 앉는다.
 
 
"마음 풀렸어?"
 
"………지나쳤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웃고 있는 카나는 어딘가 속이 시원한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고마워"
 
 
그렇게 말한 카나의 뺨을 눈물이 타고 있었다.
아하하, 요즘 울기만하네, 라고 하면서 오열을 흘리는 카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하지만 카나에겐 무슨 일이 있어도 전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다.
 
 
진정이 된 카나에게 나는 말했다.
 
 
 
 
 
 
 
 
 
 
 
"혼나면 카나탓으로 돌릴거야"
 
"……거짓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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