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위해,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움직인다.
 
 
"교문까지 같이 가자"
 
 
……그는 기막힌 표정으로 서 있다.
 
확실히 갑자기 그런 소리를 들으면 혼란해할 것이다.
 
나도 혼란스럽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는 있을 수 없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어머, 쓰레기가야는 나랑 같이 가자는건 짐이 무겁니?"
 
 
……………어째서일까.
볼이 붉어진 느낌이 든다.
 
 
"짐이 무겁고 자시고, 왜 내가 너랑 같이 가야하는건데. 그리고 쓰레기가야는 그만둬라"
 
 
그는 평소 찡그린 얼굴을 더욱 찡그리고 부정해온다.
 
 
"만약 네가 또 다치기라도 하면 봉사부 부장으로서 면목이 없으니까"
 
 
……실은 다르다. 아니, 확실히 면목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은 이제 더 이상 그가 다치길 원하지 않다.
 
 
"………지나치게 걱정하잖아"
 

그는 혀를차며 말하지만, 아주 조금, 어미에 동요가 보였다.
 
 
"아니, 부장으로서 당연한거야"
 
 
나는 여기서 물러설 수 없어서 단번에 몰아붙인다.
 
 
"거기다, 너는 아직 병원에서 나온지 얼마 안 됐어. 그 부근은 스스로도 알고 있지 않니?"
 
 
그는 사리에 약하다.
본래 그는 사리와 부조리를 무기로 싸우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진실된 일에 자신의 무기가 통하지 않는다는걸 이해하고 있다.
 
 
"………칫"
 
 
체념한건지 그는 혀를 차고서 자신의 짐을 들고 부실을 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살짝 웃었다.
 
 
 
 
 
 
 
 
 
 
 
"그러고보니 유이가하마는 어디갔냐?"
 
 
히키가야는 가방을 매고서 갑자기 생각난것처럼 유이가하마를 물었다.
 
 
"사브레의 산책하러 돌아갔어"
 
"………사브레?"
 
 
아아, 거기부터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
 
 
"유이가하마가 기르는 개의 이름이야"
 
"그 녀석, 자기가 기르는 개한테 과자 이름을 붙인거냐"
 
 
그는 쓴웃음을 짓고는 걸어간다.
 
그리고나서는 그다지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하고 말없이 있는 공간은 내게 있어 전혀 괴롭지는 않다.
 
오히려 안심이 될 정도다.
 
왜? 냐고 해도 제대로 대답은 할 수 없지만
 
기분 좋아………,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필시, 실가에서는 언제나 긴장된 분위기가 떠다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언니도, 실가에서는 말없이 있는 일이 많다.
외출한 곳에서 나나 히키가야를 놀리는 모습이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그와 있어서 기분 좋다고 생각하는 걸테지.
 
그는 필요이상으로 남과 접촉하지 않는다.
………요컨대 쉽사리 남의 마음에 침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자세에 나는 안심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는 은혜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걸 말로 하기에는 조금 부아가 치민다.
 
하지만 그걸로 구해지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정말로 도움 받기만 하고 있네"
 
"엉? 뭐라고 했냐?"
 
 
그는 되물어오지만 나는 고개를 가로로 젓고
 
 
"아니, 아무것도"
 
"………그러냐"
 
 
교문에 도착했다.
 
 
"그럼 간다"
 
"그래, 내일 봐"
 

이렇게해서 나와 그는 각자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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