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히키가야 하치만은 타협한다.
 
 
"싫어"
 
 
나는 즉답한다.
 
아마, 과거의 내가 소속했을테니까.
 
 
"그럴거라 생각했어"
 
 
그녀는 겁모르게 웃는다.
 
 
"히키가야, 다시 인사를 할게. 나는 봉사부 부장 유키노시타 유키노야"
 
 
유키노시타……
 
 
"그 부장님이 왜 나를 입부시키려고 하는거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야기는 간단해, 너를 봉사부로 억지로라도 도로 데려오겠어"
 
 
…………아-, 옛날의 응어리구만 이거.
 
 
"미안하지만 기억상실이라서 그 제안은 거절하겠어"
 
"……기억상실이라"
 
 
유키노시타는 살짝 얼굴을 찡그린다.
 
 
"어차피 네 일이니까, 떠올릴 생각도 전혀 없지?"
 
"당연하지"
 
 
떠올린다한들 내게 변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데이터 리셋을 한거다. 굳이 떠올릴 필요도 없겠지"
 
"……읏!!"
 
 
유키노 시타는 내게 다가와서 있는힘껏 뺨을 꼬집었다.
 
수수하게 아프구만
 
 
"너는, 언제나 그런식으로 자조하고. 바보 아냐?"
 
 
나는 유키노시타를 노려본다.
 
 
"역시 옛날의 나도 똑같았군"
 
 
그럼 해야할 일은 하나다.
철저하게 미움받아주지.
그걸로 떨쳐낸다.
 
 
"너는 나를 도로 데려가겠다고 했지. 하지만 네가 바라고 있는건 옛날의 나이지 지금의 내가 아냐. 옛날의 나다"
 
"그런건 알고 있어. 하지만, 네가 옛날의 네가 아니더라도, 갱생하지 않으면 안 돼. 그리고 그 일상을 되찾지 않으면 안 돼"
 
"내게는 되찾는다는 선택지는 없어"
 
"무슨……!"
 
 
나는 유키노시타를 모른다. 옛날의 날르 알고 있기만 할 뿐이지, 지금의 나하고는 연관성이 있는게 아니다.
 
그렇다면 어떡하지.
나는 내 생각을 관철한다.
 
그저 그것뿐이다.
 
 
"애시당초, 유키노시타 너는 뭔데"
 
 
악의를 갖고 이 자리를 뒤엎는다.
 
 
"마치 나를 위해서 하는 말같은데 말이야"
 
 
내 눈 앞의 적을 비웃는다.
 
 
"전혀 나를 위한게 아니야. 혹시 옛날의 내가 있었을때부터 자신의 독단으로 행동했던거냐?"
 
 
동정, 용서따위 필요없다.
 
 
"잘도, 그런 독단적인 행동만으로 봉사부라고 자청하셨구만"
 
"시끄러워! 입다물고 있어, 히키가야 하치만!!"
 
 
떨쳐내는건 간단하다.
 
유키노시타는 나를 증오가 담긴 눈으로 노려본다.
그래, 그거면 된다.

 
"너는 그렇게……!"
 
"그렇게 뭐"
 
"언제나 악의를 자신에게만 돌려서……!"
 
 
아아, 그래. 그 정도밖에 할 줄 모르니까.
 
 
"자기희생을 하고……"
 
"……"
 
 
그러고보니 이 녀석은 옛날의 나를 알고 있었지.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나 힘들어보이는 얼굴을 하는건데……!"
 
"……안 했어"
 
 
…………뜻밖에도 유키노시타는 옛날의 나를 잘 알고 있는것 같다.
 
 
"그럼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해"
 
 
유키노시타는똑바로 나를 쳐다본다.
 
…………빈틈이 없다.
반론을 하려고 해도, 빈틈이 없으면 할 수 없다.
 
 
"…………"
 
"무리같네"
 
 
유키노시타는 나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인듯 말한다.
 
 
"너는 지금도 옛날도 변함없어. 그러니까, 나는 그걸 뒤어넘어서 너를 봉사부에 넣겠어"
 
"……지금도 옛날도 변함없다라"
 
"그래, 어리석은 점이 완전히 똑같잖아"
 
 
유키노시타는 살짝 미소짓는다.
마치 대화를 즐기는것 처럼.
 
아니, 즐거운 걸테지.
어쨌든, 그만큼 입씨름하던 내가 어느샌가 즐거워졌으니까.
 
 
"봉사부……였나?"
 
"그래, 맞아"
 
 
나는 한숨과 함께 웃으며 말한다.


"들어가주지, 기억이 돌아올 보증은 없지만"
 
 
뭐, 엘리트 외톨이 루트를 돌진하는것 보다는 어느정도는 즐겁겠지. 분명.
 
 
 
 
 
이렇게해서 나는 봉사부에 다시 입부하게 됐다. 

:
BLOG main image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fpvmsk) by 모래마녀

공지사항

카테고리

모래마녀의 번역관 (1998)
내청춘 (1613)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365)
추천 종합본 (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
05-13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