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유이가하마 유이는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맹세한다.
 
 
유키농은 역시 강하다.
 
문화제 때도, 수학여행 때도, 언제나 늠름한 모습으로 나로서는 할 수 없는걸 간단하게 해준다.
 
힛키가 자신을 희생해서 남을 구하는 행위에 정면으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강함을 갖고 있다.
 
그런 유키농도 이번 사건은 냉정함을 잃었다.
오히려 심하게 동요하던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결정타를 먹이는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아니,………말해보라고 해도 모른다고"
 
 
눈을 뜬
히키가야 하치만, 힛키의 한 마디였다.
 
나는 유키농을 쫓아 병실을 나간다.
 
유키농은 병원 근처의 공원 벤치에 앉아있었다.
 
 
"훌쩍………히끅……히키가야……!"
 
 
그 모습은 너무나도 덧없어서 건드리는것 만으로 망가져버릴것 같았다.
그런 유키농에게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유이가하마……"
 
 
유키농은 나를 깨닫고 눈가를 손으로 닦으며 억지로 평소같은 표정을 짓는다.
 
 
"유, 유키농……"
 
 
괜찮아?
그 한마디를 할 수 없다.
 
괜찮을리 없다. 나 밖에 모르는 유키농의 마음.
 
힛키를 생각하는 마음.
 
그걸 생각하는것 만으로, 유키농의 입장에서 보면 가슴이 찢어질것 같다.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버렸네"
 
 
유키농은 굳세게 있으려고 한다.
약한 자신을 감추고……
 
 
"유키농……"
 
"신경쓰지마. 나는 괜찮아"
 
 
그 억지로 짓는 미소는 그만둬……
 
 
"유키농!!"
 
 
나는 그렇게 말하고 유키농을 힘껏 껴안는다.

 
"이제……그만해……!"
 
"…………읏!"
 
 
유키농은 움찔, 조금 놀란것 같았다.
그리고 떨기 시작했다.
 
 
"…………나, 유키농의 편이야"
 
 
그리고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는다.
어째선지, 그렇게 하지 않을 수는 없었따.
 
 
"…………"
 
 
유키농은 소리죽여 울고 있다.
 
힛키를 탓하려고 해도 탓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누구도 나쁘지 않은 것이다.
 
그래, 누구도 나쁘지 않은 것이다.
 
유키농은 아마, 자책의 마음이 자기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분노나 슬픔, 여러 감정이 갈곳을 잃어 자신을 탓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힛키에게 결정타를 먹었다.
 
악의는 없다.
힛키는 기억상실이니까……
 
지금 유키농을 잡아줄 수 있는건 나밖에 없다.
믿음직한 힛키는 더이상 없는것이다.
 
우리들과 인연을 맺기 이전의 히키가야 하치만으로 돌아가버렸으니까……
 
 
 
 
 
 
얼마나 안고 있었을까
 
 
"고마워 유이가하마……"
 
 
유키농은 눈을 새빨갛게 하며 감사를 해온다.
 
 
"천만에, 유키농"
 
"이제 괜찮아"
 
"있잖아, 유키농"
 
"뭐니, 유이가하마"
 
 
나는 살짝 심호흡을 하고나서 말한다.
 
 
"유키농이 힘들어하면 내가 옆에서 잡아줄게!"
 
 
나 밖에 할 수 없는 것.
나의 장점으로 소중한 친구를 옆에서 잡아준다.
 
어느 의미로 이건 맹세다.
 
친구를 지킨다고, 옆에서 잡아준다고 하는.
 
 
"훌쩍……, 고마워 유이가하마. 의지할게"
 
 
유키농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고
평소의 유키농과 같은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허무한 분위기는 남아있었다.
 
 
 
만약, 하느님이 있다면
나는 기도 같은건 하지 않는다.
 
눈 앞에서 침을 뱉고 무진장 욕을 해줄테다.
 
 
 
 
우리들의 일상을 돌려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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