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히키가야 하치만은 현실을 우습게 본다.
 
 
"오빠 좋은 아침-!"
 
 
면회 시간 개시와 함게, 내가 사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랑스런 동생, 히키가야 코마치가 달려왔다.
 
 
"여, 코마치"
 
 
나는 평소처럼 말건다.
 
 
"통째로 2주일간 학교를 쉬는건 어떤 느낌이야-?"
 
"저기말이다. 내가 학교 땡땡이 치는것 같잖냐, 그거"
 
 
나는 한숨을 쉰다.
코마치는 아마, 내가 기억을 잃기 전부터도 줄곧 이랬을 것이다.
 
나는 그 녀석들이 돌아간 후에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다.
 
진단이라고 해도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느낌이었지만,
 
진단 결과, 나는 일부 기억을 잃은 모양이다.
 
기억을 잃었다는 자각은 있지만, 그런 모양이다. 납득은 가지 않지만.
 
그리고 얼마전에 왔던 녀석들은 놀랍게도 내 친구인 모양이다!
 
기억을 잃기 전의 나는 외톨이를 극복한건가……
 
뭐, 꿈에서 만난 그 녀석은 이미 죽었으니까 관계는 없나.
 
조만간 또 엘리트 외톨이 루트를 올곧게 걷게 될 것이다.
 
그거면 된다. 쓸데없는 걱정을 남에게 끼칠게 아니다.
 
다음에 만나면 확실하게 기억을 잃었습니다, 라고 해주자. 그러면 응어리도 없어질거다.
 
아마……
 
 
"오빠, 생각중이야?"
 
"글쎄다. 그러고보니 코마치"
 
"뭔데에?"
 
 
코마치는 순도 100% 미소를 내게 향하여 준다.
지켜주고 싶은 이 미소.
 
 
"기억을 잃기전의 나는 어떤 녀석이었어?"
 
 
일단 알아두고 싶다.
 
 
"그다지 지금이랑 변함없어"
 
 
그러십니까……
 
지금이랑 변함없다……라
과연, 정말로 변함없는걸까?
 
그 겁쟁이에 위약한 나였던걸까?
 
꿈에서 만난, 나는 후회따위 하지 안는다는 표정을 지었었는데?
 
…………나는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그저, 그것만큼은 아닌걸까.
 
그런 의문이 자신의 안에서 떠오르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안녕, 하치만. 코마치"
 
"아, 명토반환 선생님"
 
"……안녕하세요"
 
 
명토반환 선생님……, 내 담당 의사다.
본명은 모르겠지만 살아만 있다면 어떠한 치명상을 입든 반드시 구해낼 수 있다는 평판의 선생님이다.
 
어디의 블랙잭이냐.
라고하는 태클은 그만두자.
 
 
"하치만, 너는 모레 퇴원한다. 축하한다"
 
"아,네"
 
 
명토반환 선생님은 생긋 웃고는 병실을 나갔다.
정말로 바쁜 사람이구나.
 
 
"잘 됐다"
 
 
코마치도 미소로 말하지만
 
 
"좋지 않아"
 
"아하하, 오빠답네"
 
 
…………오빠답네라
 
아무렇지 않게 말한 그 말이 가슴에 꽂힌다.
 
 
"아, 슬슬 돌아가야해"
 
 
코마치는 시계를 보고 병실을 나가려고 한다.
 
"오빠, 기억이 없어도 코마치는 오빠의 편이야"
 
"기특한 소리 하잖아"
 
 
그러고 코마치는 돌아갔다.
 
나는 침대에 드러눕는다.
 
앞으로 일을 생각하면 위가 아파진다.
 
필시 귀찮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뭐, 아무래도 좋나.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뒤척인다.
 
어째선지 가슴이 따끔 아파왔다.
…………영문을 모르겠군
 
나는 그대로 눈을 감는다.
 
앞뒤사정 모르는게 아니다.
 
그저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주위가 어떻든간에, 나하고는 관계없다.
 
나는 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 의식은 흐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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