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훨씬 전부터 좋아했습니다. 저랑 사귀어주세요" - 히키가야 하치만은 몇 번이나 마음을 전한다11 (3/3)
 
[ 장래 ]
 
발렌타인 데이 직전 요리 이벤트로부터 며칠후.
봉사부 부실은 홍차 향이 나고 있었다.
 
오늘은 유키노시타가 있다.
그저 그것만의 일이지만 솔직히 기뻤다.
 
"얼마전에는 미안해……. 그게, 엄마가……"
 
"괜찮아! 나도 귀가가 늦다고 자주 엄마한테 들으니까"
 
"그래. 유키노시타를 무사히 집에 바래다 준게 됐으니까 내 평가도 급상승이지"
 
"엄마의 호감도를 올려서 어떡하자는거니…"
 
"그거야. 유키노시타와 교제에서 결혼으로 흐름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지……"
 
"당당하고 타산적이다!?"
 
"유, 유이가하마. 너 『타산적』이라는 말 알고 있었구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한자 드릴(초등학생용~) 하고 있는거겠지……"
 
"유키농, 나 그렇게까지 바보 아니라구!? 그리고 힛키는 너무 바보 취급해!"
 
"유이가하마. 너, 자신의 이름 쓸줄 알아? 특히 『가(ケ)』부분을 『가(が)』라고 써서 유이가하마(由比が浜)로 쓰는거 아냐?"
 
"그건 이미 한자 아냐 모르냐 수준이 아니잖아!!? 오늘 받은 프린트에도 제대로 이름 썼거든!"
 
유이(우~~~. 힛키도 유키농도 너무 바보 취급한다니까! 프린트는……있다!)
 
"이게 증거야! ……에, 우에, 앗"
 
 
(가하마 시선)
오늘 프린트 테마는 장래 가족을 만들때 문제점에 대해서.
 
그리고 이름란에는…………『히키가야 유이』라고 쓰여있었다.
 
 
유이(이, 이거, 내가 장래에 힛키랑……라고 생각해서 무심코 써버린거다……//)
 
"유이가하마, 왜 그래? 빨리 보여줘"홱
 
"앗! 힛키 보면 안 돼!"
 
 
(힛키 시선)
유이가하마가 얼굴을 부들부들 떨면서 프린트를 응시하고 있어서 신경쓰여서 어깨너머로 엿보려고 했다.
그러자 유이가하마는 눈에도 잡히지 않을 속도로 내 눈에 피스 사인 손가락을 찔렀다.
 
 
"눈, 눈이, 눈이이이이이---!"
 
"유이가하마, 너 역시……"
 
"아니라구!!? 자기 이름 정도는 쓸 수 있거든!"
 
"누, 눈이……"
 
유이가하마의 눈찌르기는 눈의 탁함을 더욱 가속시켰을 것이다.
 
 
 
 
 
 
 
 
 
 
 
[ 선물 ]
 
"유이가하마, 그게……"
 
"왜왜?"
 
"이거, 괜찮다면"
 
유키노시타는 핑크 리본과 고양이 발자국이 찍혀있는 작은 종이봉지를 유이가하마에게 건냈다.
 
"쿠키를 구워봤는데, 괜찮다면……"
 
"그래도 돼!? 오옷-! 고마워-!"
 
하치만(유이가하마 엄청 기뻐하고 있구만……)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에게 받은 쿠키에 얼굴을 풀고 있었지만 갑자기 "앗" 하며 숨을 내쉬었다.
 
"……으음, 내것 뿐이야?"
 
"그, 그건……"
 
"……힛키거는?"
 
유이가하마의 불안해하는 눈빛에 유키노시타는 가슴팍의 리본을 꾸욱 움켜쥐었다.
 
"히키가야……"
 
"어, 어어"
 
"이거, 괜찮다면……"
 
유키노시타는 가방 안에서 하얀 리본이 감긴 작은 상자를 건냈다.
 
"……"
 
"이, 이건?"
 
"전날이지만, 일단 발렌타인 데이의, 그게……"
 
"유키농, 만들었구나……"
 
"고마워"
 
"그래……"
 
기다리다마지 않는 유키노시타의 발렌타인 선물이었다.
좀 더 기쁠터인데, 고맙워밖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 의지 ]
 
오늘 부활동도 아무일 없이 끝나고 교문을 나와 유키노시타네와 헤어지려고 했다.
그러자 하이힐의 뚜벅거리는 소리가 셋의 앞에 다가왔다.
 
"아……"
 
"유키노, 마중나왔어"
 
"언니……"
 
하치만(하루노 씨의 모습이 평소와 달라…)
 
"엄마한테 들었어. 유키노를 실가로 데려오라고. 2년이나 혼자 자취를 했으니까 슬슬 자기집이 그리워졌잖아?"
 
"……왜, 멋대로 그런걸 하는거야"
 
"유키노에게 자기 의사가 없으니까 그렇잖아?"
 
"나에게도 의지는 있어"
 
"정말로? 지금까지 스스로 정하지 못해서 항상 주위를 의지하고 있었는데?"
 
"……이젠 내 안에서 답을 발견했어"
 
유키노시타가 쓸쓸하다는 눈빛으로……를 힐끔 봤다.
그러자 하루노 씨의 얼굴이 순간 흐려졌다.
 
"……그런가. 그럼 그 답을 엄마에게 제대로 얘기해"
 
"……그래"
 
하루노 씨는 다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동생을 지켜보는 언니같은 얼굴로.
 
그건, 단순한 위화감밖에 없지만……
 
"……"
 
"어, 으음……"
 
하루노 씨가 사라지자 나와 유키노시타는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유이가하마가 지은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저기 말야……. 우리 집에 올래?"
 
하치만(갈래 갈래! ……라고는 못할 분위기군)
 
 
 
 
 
 
 
 
 
 
 
[ 사진 ]
 
유이가하마에게 안내받으면서 나와 유키노시타는 유이가하마의 방으로 들어갔다.
 
하치만(여, 여기가 유이가하마의 방인가……)
 
"미안해, 별로 치우지 않았지만……"
 
"……고마워"
 
하치만(왠지 좋은 냄새가 나네. 여자애 방은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는구나)
 
"……힛키. 너무 빤히 쳐다보면 좀 곤란해"
 
"아, 아니, 아니야. 튀김 파스타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튀김, 파스타……"
 
"튀김 파스타가 아니고, 룸 프레이그런스야! 그리고 유키농도 그렇게 웃지마"
 
평소같은 셋의 대화에 안도해하고 있으니 유키노시타가 빤히 뭔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유키농, 왜 그래?"
 
"사진, 많이 있구나……"
 
유키노시타는 유이가하마의 책상 위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그렇게 대답했다.
 
나도 그 사진을 보니
 
『유이가하마의 생일때 사진』
 
『치바 마을때 사진』
 
『문화제후에 라이브 하우스에서 찍은 사진』
 
『수학여행 사진』
 
『디스티니 랜드때 사진』
 
『봉사부 부실에서 찍은 사진』
 
………모두 다 셋이서 찍혀있는 사진이었다.
 
 
"이렇게나 사진 찍었구나……"
 
"그러게. 왠지 그리워"
 
"애시당초 내 눈이 반쯤 감기거나 렌즈 초점이 안 맞을때 뿐이네"
 
"그, 그러게"부들부들
 
"화, 확실히"부들부들
 
"……웃지마"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는 사진을 보고 후후후 웃고 있었다.
 
"3학년이 되어도 많이 추억을 만들고 싶어"
 
"……그래"
 
 
 
 
 
 
 
 
 
 
 
 
[ 가하마마 ]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가 즐겁게 대화하는걸 듣고 있으니 뒤쪽에서 모은 경단 머리를 흔들면서 한 명의 여성이 들어왔다.
 
"힛키군, 유키노짱, 안녕~"
 
"엄마! 갑자기 들어오지마!"
 
"아,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시, 실례하고 있습니다"
 
하치만(이, 이 사람이 유이가하마의 어머니!!? 엄청 젊어서 언니라고 들어도 납득하겠다. 그보다, 스타일도……역시 모녀군)
 
"우후후~"빠아안히
 
"저, 저기, 뭡니까?"
 
"힛키군……이지? 유이한테 늘 듣고 있어~"
 
"엄맛, 괜한 소리 안 해도 돼!"
 
"엥, 무슨 소리를 하고 있나요?"
 
"힛키도 묻지마!"
 
"『맨날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짜증나~』라던가, 『유키농한테 너무 좋아한다고 말해서 진짜 징그러워~』라던가 말야~"
 
"엄마도 왜 대답하는거야!!? 그리고 나 그런 말씨 아니걱든!"
 
"힛키군. 유이를 잘 부탁할게?"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엄맛!!?"
 
"맡겨주세요. 머리쪽은 어떻게든 하겠습니다"
 
"머리쪽이라니, 나를 너무 바보 취급한다니까아!!!"
 
"머리쪽, 이라……"
 
 
 
 
 
 
 
 
 
 
 
[ 숙박 ]
 
"……슬슬 돌아갈게"
 
"엥, 유키농 자고 안 가?"
 
"어, 하지만……"
 
"하루노 처형이나 어머님이 네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지금은 유이가하마의 호의를 받아주는것도 괜찮지 않겠냐"
 
"……그러네"
 
유이(그 호칭은 넘어가는구나)
 
"그럼, 나 이불 꺼내고 올게"
 
"어. 잘 부탁해"
 
"……응?"
 
"왜 그래, 유이가하마?"
 
"힛키는, 집에 가는거지?"
 
"아니, 안 갈건데"
 
"……어디서 잘거야?"
 
"유이가하마의 방에서 잘게. 앗, 나는 앉은 상태로도 잘 수 있으니까 신경 안 써도 돼"
 
"그런 문제가 아니구! 내, 내 방에서 잔다니……안돼! 안돼안돼안돼!//"
 
"그럼 가하마마랑 같이 잘게"
 
"아빠 화내거든! 그보다 내가 절대로 허락 안 할거야!"
 
"그, 그럼, 유키노시타랑 같은 이ㅂ"
 
"……히키가야"희번뜩
 
"유이가하마의 이불에서 자겠습니다……"
 
"내, 내내내내 이불이라니, 힛키 징그러, 변태!// 빨리 집에 가!!!///"찰싹
 
"후그억!!?"
 
문 틈새에서(유이. 무슨 짓을 하는거야~)가하마마
 
 
 
 
 
 
 
 
 
 
 
[ 히키가야 집 ]
 
유이가하마한테 쫓겨나서 하는 수 없이 자택으로 돌아왔다.
 
"……마침내 내일이네에"
 
"그렇군. 이거 마시면 자. 입시 전날이니까"맥캔
 
"……그게 아니라, 발렌타인 데이. 남자라면 두근두근쿵쾅쿵쾅해야하잖아?"
 
"아-, 그거 말인데……"
 
"응? 왜 그랭"
 
"……유키노시타한테"
 
"유키노 언니한테?"
 
"쿠키, 받았어"
 
"……헤?"
 
코마치는 입을 크게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 오오오오오빠야. 그, 그그그거 정말이야?"
 
"아아. ……너 너무 동요하고 있거든"
 
"이 뭐야, 이 뭐얏! 그 유키노 언니가, 마침내 오빠한테 마음을 열었구나!"
 
"그래! 여기까지 오는데 길었지……"지잉
 
"코마치도, 겨우 오빠를 놓을 수 있어……"지잉
 
하치만(코마치도 기뻐해주다니, 오빠는 기뻐……)
 
"이대로 결혼까지 일직선이네요"구후후후후후
 
"코마치에게 새엉니가 생긴다고"구후후후후후
 
""구후후후후후""
 
"잘 됐다, 잘 됐어……. 하지만 말야"
 
"응?"
 
"왠지, 유키노 언니 답지 않을지도……"
 
"아아……"
 
 
 
 
 
 
 
 
 
 
 
[ 유이의 방 ]
 
"유키농……. 아직 깨어있어?"
 
"……그래"
 
"……유키농은 말야, 어떡하고 싶어?"
 
"나는……, 이미 정했어"
 
"……그렇구나"
 
"……"
 
"내일 말야, 데이트 안 할래?"
 
"……나는 그런 취미 없는데"
 
"아, 아니야! 힛키도 함께야!"
 
"히키가야도, 함께……"
 
"으, 응"
 
"……좋아"
 
 
 
 
 

 
 
 
 
 
[ 데이트 ]
 
코마치의 시험 당일날.
발렌타인 당일.
 
시험 장소로 가는 코마치를 집에서 조금 나온곳에서 바래다보고 있으니 유이가하마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힛키, 데이트하자!』
 
"……나랑 네가?"
 
『그, 그렇긴한데……// 유키농도 있으니까!』
 
"유이가하마 어디서 몇시에 만날거야? 그리고 눈 내릴지도 모르니까 우산 필요할지도 몰라"
 
『유키농의 이름 나오니까 이 의욕…』
 
 
*        *         *
 
 
역의 개찰구를 나와 약속장소로 가니 유이가하마가 파닥파닥 손을 흔들고 있었다.
 
"힛키!"
 
유이가하마는 이쪽으로 달려왔다.
 
"유이가하마!"
 
나도 유이가하마쪽으로 달려서 유이가하마를 껴안았다.
……뭐하는거야, 나?
 
"어라?"
 
"조, 조조좀!!/// 힛키, 왜 껴안는거야!!?///"
 
"미안, 실수했다"팟
 
"이유가 너무 가볍구!"
 
"히키가야……"
 
"유키노시타!"
 
유키노시타에게 달려가서 껴안으려고…
 
"껴안으면 묻어버린다?"생긋
 
"……유키노시타. 오늘은 추운데 괜찮아? 손난로 있어"
 
유이(직전에 힛키 회피했구나……)
 
 
 
 
 
 
 
 
 
 
 
[ 수족관 ]
 
셋이서 수족관 안으로 들어가니 유이가하마는 수조 앞으로 뛰어갔다.
 
"상어다!"
 
그 수조에는 상어가 있었다.
 
"상어다!"척
 
"……"
 
"……"
 
"엥, 둘 다 텐션이 낮은데, 왜 그래?"
 
"왠지 이거, 유이가하마를 보고 있으면 말야……"
 
"그, 그래……"
 
"어린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같은 기분이 들어……//"
 
"나도, 동감이야……//"
 
"그만둬! 나 벌써 고등학생이라구!"뿡뿡
 
유이가하마 뿡뿡 화내는걸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으니 엄청 멋진 상어가 있었다.
 
"오오, 해머헤드 샤크……. 진짜 쩔잖여, 멋지구려!"(토베voice)
 
"힛키가 토벳치처럼 됐어…"
 
"엥, 뭐야 이거 사진 찍어도 돼? 그럼 유"
 
나와 해머헤드 샤크의 투샷을 찍어달라고 하려고 했다.
……누구에게 나는 휴대폰을 건내려고 한거야.
 
"……"
 
"힛키, 왜 그래?"
 
"자, 셀카 찍자~, OK. 우후후♪"(○라 voice)
 
"힛키가 혼자서 그 유명인 흉내내면서 사진찍고 있구!!?"
 
 
 
 
 
 
 
 
 
 
 
[ 내서리피쉬 ]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는 내서리피쉬라는 물고기의 수조를 보고 여러 감상을 말하고 있었다.
 
"이 물고기, 누구랑 닮았구나, 히키고기"
 
"왠지 1년 내내 틀어박혀 있을것 같은 물고기구만……"
 
"우와-, 징그러"
 
"징그럽지 않아. 내 얼굴과 같을 정도로 매력적이잖아"
 
그러자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는 얼굴을 맞대며 미소지었다.
 
"하지만……조금 귀여울지도"
 
"귀여운건 둘째치더라도 애교는 있구나"
 
"요컨대 나는 애교가 있고 귀엽다는 소리야? 이야, 수줍은데"아하하
 
"……"빠아안히
 
"……"빠아안히
 
"엥, 뭐야?"
 
"힛키는 말야……, 아무것도 아냐"
 
"히키가야는……, 아무것도 아니야"
 
"야. 의미를 모르겠다만"
 
 
 
 
 
 
 
 
 
 
 
[ 상냥함 ]
 
유이가하마는 가오리를 만지고 "햐앗!?" 비명을 질렀다.
 
"지금 미끈했어! 미끈했어!"
 
"뭘 만졌어? 히키가야가? 빨리 손을 씻는 편이 좋아"
 
"……내 피부는 그렇게 미끈하지 않아"
 
유키노시타의 발언에 기막혀하고 있으니 유이가하마는 더는 개상어나 가오리를 만지려고 하지 않고 빤히 상냥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이제 됐어?"
 
"응, 너무 만지면 이 애들도 피곤할테니까"
 
"그런가, 유이가하마는 상냥하구나"
 
그렇게 말하자 유이가하마는 고개를 숙잉고 말했다.
 
"……나, 힛키가 생각하는 만큼 상냥하지 않지만 말야"
 
"……"
 
"나, 힛키가 생각할만한 여자애가 아니라구?"
 
"……너는 상냥하진 않지만, 상냥해"
 
"……"
 
"……"
 
"무슨 의미야?"잘 모르겠는데?
 
"나한테 묻지마"
 
 
 
 
 
 
 
 
 
 
 
[ 결의 ]
 
펭귄 존으로 가니 어떤 펭귄에 눈이 멈췄다.
 
"훈볼트 펭귄이라……"
 
"……그러네"
 
"저기에 있는 두 마리, 부부인 모양이야"
 
"……그런 모양이네"
 
"마치 나와 유키노시타같군"
 
"멋대로 묶지 말아주겠니"
 
유키노시타는 훈볼트 펭귄의 해설 보드를 쳐다보고 나와 유이가하마로부터 거리를 뒀다.
 
"왜 그래?"
 
"……안에서 기다릴게"
 
 
*        *         *
 
 
유이가하마가는 아직 펭귄 사진을 찍고 있어서 유키노시타가 있는 수조 앞으로 향했다.
 
"……자유로운것도 있구나"
 
유키노시타는 수조 안에서 당당하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저건 태도가 거만한것 뿐이잖아. 미우라처럼"
 
"미우라에게 실례야"
 
유키노시타는 쿡 미소지었다.
 
"기댈곳이 없으면 자신이 있을곳도 찾지 못해……. 숨고 흘려져서, 무언가를 따라가고,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쳐"
 
"……너 말이야?"
 
"……그래. 나야"
 
"그런가……"
 
"하지만, 이미 정했어"
 
뭐를, 하고 말하려고 했지만 유키노시타의 공허한 옆얼굴을 보고말아서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 셋이서 ]
 
원주형 수조를 셋이서 쳐다보고 있으니 유이가하마가 해파리를 보고 불꽃같네 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힛키, 유키농"
 
"응?"
 
"뭐니?"
 
"셋이서 볼 수 있어서 다행이야……"
 
"……아아"
 
"……그래"
 
 
 

 
 
 
 
 
 
 
[ 관람차 ]
 
수족관을 나오니 이번에는 국내 최대 클래스라고 불리는 관람차에 탔다.
 
"우와아! 높앗! 무셧! 그보다 엄청 흔들려!"
 
"유이가하마. 관람차 안에서 흥분하지마, 보기 흉해"(유키노시타 voice)
 
"유이가하마. 관람차 안에선 흥분해선 안 된다고, 주의사항을 읽지 않았던거니?"
 
"우웃……. 두 명의 유키농에게 혼나는 기분이야"
 
"……"두근두근
 
"힛키, 왠지 눈이 빛나고 있는데?"
 
"아니, 그치만, 유키노시타랑 함께 관람차에 타는건 꿈이었으니까"
 
"의외로 소녀다……"
 
"너는 변함없구나……"
 
천천히, 조금씩 도는 관람차에도 끝은 온 모양이다.
 
"……이제 곧 끝이네"
 
"……아아"
 
"……그러네"
 
 
 
 
 
 
 
 
 
 
 
[ 결의 ]
 
관람차를 내리고 유이가하마에게 선도받으면서 걸어가니 눈 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곳에 나왔다.
 
"힛키. 이거, 그때의 답례"
 
유이가하마는 가방에서 포장된 쿠키를 건냈다.
 
"그때라니?"
 
"내 상담, 기억해?"
 
"……아아"
 
"유이가하마. 이걸 너 혼자서?"
 
"응. 조금 실패해버렸지만. ……그때의 답례야"
 
"유키노시타의 몫은 없어?"
 
"……"
 
나는 둔감하지 않다. 오히려 남의 악의나 악담을 받아와서 거기에 남의 배는 피할 수 있게 됐으니까 민감한 편이다.
 
이게 그때의 답례라고 한다면 유키노시타에게도 건내야할 것이다.
 
"유이가하마?"
 
"……힛키, 오늘은 무슨 날?"
 
"코마치의 시험날"
 
"치사해. 알고 있는 주제에……"
 
"……뭐, 그거다. 땡큐"
 
"응"
 
"……그래"
 
그러자 유키노시타는 나와 유이가하마의 대화를 보고 납득한것처럼 끄덕이고 있었다.
 
"우리, 이제부터 어떡할까?"
 
"어떡하냐니……"
 
"……히키가야, 유이가하마"
 
"왜 그래?"
 
"너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뭔데, 유키농?"
 
유키노시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 얼굴은 어째선지 미소짓고 있었다.
 
"나 말이야……"
 
"……"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 이상, 유키노시타에게 말을 하게 해선 안 된다고.
 
"나, ……"
 
"유키노……"
 
유키노시타에게 손을 뻗으려고 했을때, 깨닫고 말았다.
 
유키노시타는 따뜻한 눈빛을 나와 유이가하마에게 향하면서, ……눈물 한 줄기를 흘리고 있었다.
 
 
 
 
 
 
 
 
 
 
 
 
 
 

 
"……유학, 가려고 생각해"
 
 
 
 
 
 
 
 
 
 
 
 
 
 
 
 
 
 
 
 
 
 
 
 
 
 
 
 
 
 

 
 
 
 
 
"……에"
 
 
 
 
 
 
 
 
 
 
 
 
 
 
[ 무대는, 언젠간 끝난다 ]
 
"……"
 
"오빠야, 일어나"
 
"……"
 
"……오빠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이 왔어"
 
"……누구"
 
"유이 언니"
 
"……없다고 전해줘"
 
"……이미 방 앞까지 데려왔어"
 
코마치가 그렇게 말하자 경단머리를 흔들면서 한 명의 여자애가 들어왔다.
 
"힛키……"
 
"……"
 
"오늘, 유키농이 가버리는 날이야"
 
"……알고 있어"
 
"그럼, 가자구? 유키농도 아마,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
 
"힛키……"
 
"……10분 정도 기다려줘. 준비할게"
 
"응, 알았어……"
 
 
 
*        *         *
 
 
집을 나와 전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다.
공항에 도착하는 동안 나와 유이가하마는 아무 대화도 하지 않고, 그저 바깥 풍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
 
"탑승구는 분명……13번이라고 했어"
 
"13, 이라……"
 
"……유키농, 없네"
 
"만나기로 했던거 아니야?"
 
"안 했어"
 
"하? 그럼 왜……"
 
"그치만, 이대로 헤어지는건, 싫잖아……"
 
유이가하마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있었다.
 
"그런가……"
 
그것만 말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유키노시타의 모습을 찾는다.
정신을 차리니 유키노시타가 타는 비행기의 탑승 방송이 흐르고 있었다.
 
"……"
 
"유키농, 우리를 보고 싶지 않은걸까……"
 
"그런거, 아니잖아……"
 
그런건 말도 안 된다.
이 1년간 유키노시타의 옆에 있어서 그녀가 봉사부를, 그리고 이 셋이서 있는걸 소중하게 느끼고 있던건 확실했으니까.
 
"……나, 다른 곳을 보고 올게"
 
그렇게 유이가하마에게 말했을때, 발견해버렸다.
 
"히키가, 야……"
 
"유키노시타……"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있었다.
줄곧 좋아했던 그녀는, 오늘 헤어진다고 하는데 내 마음을 떼어주지 않는다.
유키노시타는 나랑 유이가하마의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슬픈듯이 고개를 숙였다.
 
"유키농!"
 
"유이가하마……"
 
"유키농 너무해……. 왜 멋대로 우리 앞에서 사라지는거야……"
 
"……미안해. 이건 내가 정한 일이야. 처음으로, 스스로 고른 선택이야"
 
"그래도, 좀 더, ……함께 있고 싶었어"
 
유이가하마가 눈물을 흘리면서 유키노시타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댔다.
 
"유이가하마……. 미안해"
 
유키노시타는 그것만 말하고 유이가하마의 몸을 살짝 껴안았다.
훌쩍이며 우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오열을 참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두 사람을 그져 쳐다보고 있었다.
 
"유키노시타……"
 
"히키가야……"
 
유키노시타의 이름을 부르자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몸에서 떨어졌다.
서로 눈을 붉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더는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네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지"
 
"……그래"
 
"이제, 앞으로는 자유롭게 살아가는거지"
 
"……그래. 앞으로는 내 의지로 살아갈 생각이야"
 
"……알았어"
 
그걸 듣고 안심했다.
유키노시타는 이걸로, 앞으로 걸어간다.
 
"유키노시타 이거……"
 
"그건?"
 
"그때, 부실에서 찍었을때 셋의 사진……"
 
"……앗"
 
"이거, 줄게. 그러니까, 쓸쓸해지면 내 얼굴을 보고 회복해"
 
"그런 일이 있을리 없잖아"
 
유키노시타는 후훗 작게 웃었다.
역시, 그녀는 울고 있을때보다도 웃고 있는 편이 좋다.
 
"둘 다 고마워. ……슬슬 갈게"
 
아무래도 유키노시타가 탑승하는 비행기가 슬슬 출발하는 모양이다.
계원이 이쪽 옆에서 내내 말을 걸지 망설이는건지 서성이고 있었다.
 
"유키농, 또 만날 수 있는거지!"
 
"그래……. 언젠가, 돌아올테니까"
 
"유키노시타, 저기 말이야"
 
"……뭐니"
 
"쫗아해. 사귀어주세요"
 
"……미안해"
 
"……그런가. 건강하게 지내"
 
"……읏"
 

이별의 때가 온 모양이라 유키노시타가 등을 돌렸다.
유이가하마가 손을 흔들고, 나는 유키노시타를 잊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쳐다보려고 하니 유키노시타가 한번 더, 이쪽을 돌아봤다.
 
"히키가야"
 
"유키노, 시타……"
 
 
 
 
 
 
 
 
 
 
 
 
 
 
 
"너를, 좋아했어"
 
 
 
 
 
 
 
 
 
 
 
따끔, 가슴에 뭔가가 꽂히는듯한 격통이 달린다.
왜 이제와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더는, 그녀를 봐서는 안 된다, 그렇게 결심했는데.
 
 
고개를 들어 앞을 쳐다보니 거기에는 이미, ……유키노시타의 모습은 없었다.
 
 
 
 
 
 
 
 
 
 
 
"힛키, 돌아가자구?"
 
"……"
 
"이제 유키농……일본 떠났을까"
 
"……"
 
"또, 만날 수 있는거지……"
 
"유이가하마"
 
"으, 응……"
 
"……돌아가자"
 
 
 

 
 
 
 
 
 
 
부록
 
이 『히키가야 하치만은 몇 번이라도 마음을 전한다』1~11(3/3)화에서 횟수(약)
 
・하치만이 좋아한다고 말한 횟수
 
 102회
 
・하치만이 사랑한다고 말한 횟수
 
 23회
 
・하치만이 결혼해달라고 말한 횟수
 
 19회
 
・유키노가 미안해라고 찬 횟수
 
 65회
 
・유키노가 죽으라고 말한 횟수
 
 18회
 
・유키노가 하치만을 때리거나 공격한 횟수
 
 48회
 
・유키노가 수줍어한 횟수
 
 164회
 
・유키노가 좋아한다고 말한 횟수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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