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포근포근하다. - 왠지 포근포근하다. 2
 
"오랜만이네, 히키가야!"
 
그렇게 말하고 메구리 선배는 방금전까지의 일은 마치 없었던것처럼 나에게 웃는 얼굴을 보인다.
꽤 심한짓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무시라던가, 최악이잖아. 누구야 그런 짓을 한 녀석.
…저군요, 네.
 
"오랜만이네요"
 
일단 대답을 해둔다.
그보다 지금 대응 완벽하지 않아?
 
"증말~, 왜 그렇게 남인것마냥 쌀쌀해~"
 
아무래도 나의 완벽한 대응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것 같다.
전혀 완벽하지 않네, 이거.
그보다 남인척이냐니, 나랑 당신은 남이잖아.
뭐 됐어. 인사도 마쳤으니까 집에 가자.
 
"좋아, 모처럼 이렇게 만났으니까 얘기 좀 하자!"
 
얘기라니 뭐야, 귀엽네, 라고 생각하면서 여기는 정중히 거절하려고 돌아본다.
 
"응, 저기 사이제면 되겠지!"
 
메구리 선배는 스마일이다.
뭐야 그거, 라는 의문은 일단 넘어갔으면 싶다.
아무튼 엄청 좋은 미소다.
일언 미소를 보면 대개의 인간은 거절 못하겠지.
 
그리고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네"
 
그 대답에 만족한건지 응응, 끄덕이면서 내 손을 잡고 걸어간다.
 
"좋아, 렛츠고~!"
 
기운차네, 이 사람 그보다 손을 잡을 필요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걸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을 깨닫는다.
그런 자신에게 어째선지 굉장히 화가 났다.
 
나는 가능한 다정하게, 메구리 선배의 손을 푼다.
 
"괜찮아요, 제대로 따라갈테니까요"
 
메구리 선배는 순간 곤란한 얼굴을 보였지만 내 말을 듣고 평소의 미소로 돌아와 또 걷기 시작했다.
 
나는 힘없이 메구리 선배의 뒤를 따라간다.
그 모습은 흡사 좀비같겠지.
그러고보니 그 녀석에게 자주 이런 느낌의 소리를 들었구나, 라며 돌아오지 않는 과거를 떠올린다.
흘러넘칠것같은 눈물을 그치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비는 멎어있었다.
아무래도 오늘밤은 보름달인 모양이다.
드물게도 하늘을 맑고 많은 별이 보이고 있다.
 
아름다웠다.
 
닿을리가 없다고 알고 있는데, 나는 하늘로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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