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 - 6. 행복한 시간
 
쇼핑 얘기.
 
그후 패션 빌딩에 간 하치만과 린.
이래저래 즐겁게 쇼핑을 하고 린의 기분은 풀리고 하치만은 지치고 조금 인연을 깊게 만들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평일 대낮. 늘 가는 찻집에서 달달한 커피를 한 손에 들고 소설을 읽는 핸섬남인 나, 히키가야 하치만.
 
"그 핸섬남(웃음)의 여펴에 앉은 미소녀인 나, 시부야 린"
 
진짜 미소녀에게 아무 반론 못하는 핸섬남(웃음)인 나.
역시 눈인가-, 그 이외에는 평범하게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떠려나.
 
"그러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응"
"적당한건 그만둬라, 상처입어"
 
그런 대화를 한 후, 린은 쿡 웃는다. 뭐가 재미있는건지.
그보다 나는 마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데 아무렇게 생각하지 않게 된 나 자신이 무섭습니다. ……무섭습니다.
라며 소설을 읽는다고 했지만, 실은 이미 다 읽었으니까 한가하다.
뭔가 할거 없나- 생각하면서 탁상에 엎어진다.
 
"어머, 하치만군 한가해?"
 
그렇게 물어온건 이 찻집의 점주 겸 천사인 누님.
 
"네, 엄청- 한가합니다"
"학교 가면 되잖아"
 
내 머리를 툭 찌르면서 말하는 린.
 
"가도 한가한건 똑같아. 그러니까 시험날밖에 나는 안 가"
"앗, 그래서였구나. 나는 순전히 가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고만 생각했어. 조금 안심했어"
 
잘 됐다 잘됐다며 미소짓는 누님이 너무 천사라서 괴롭다.
그에 비해 린님은 납득이 안 가는 모양.
 
"그런건 핑계잖아. 지루해도 참고 가는 사람은 있어"
"그런거 알까보냐, 가고 싶지 않다면 안 가면 돼"
"그걸 못하는게 세상이야!"
"그건 네 선입견이다"
"우으~!"
"흥"
 
노려보는 린한테서 얼굴을 피한다.
 
"증마알- 싸우지마! 그리고 하치만군! 네 주장도 알겠지만, 린짱은 하치만군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란다?"
 
떽! 하며 바보털을 찔렸다.
왜 바보털이야…….
하지만 뭐, 천사가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린을 쳐다보고 꾸벅 고개를 숙인다.
 
"미안, 좀 말이 지나쳤어"
"……딱히"
 
뭐야 임마 에리카님이냐 짜샤.
뭐, 알고 있지만. 린님은 수줍쟁이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귀엽네에, 하며 찔끔찔끔 홍차를 마시는 린을 쳐다보고 있으니 말없이 노려보아졌다. 하지만 나는 그 안광을 미소지으며 피한다. 요즘 익숙해졌으니까.
그런 말없는 대화를 즐거운 듯이 보고 있던 누님은 뭔가 생각났다는것처럼 손을 탁 쳤다.
 
"그렇지, 다 같이 게임을 하자!"
"……게임?"
 
누님의 말에 린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드니까 바로 거절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자아, 어떻게 올거야 누님!
 
"제 1회, 재미있는 이야기 대ㅎ……"
"무리입니다" "싫어요"
 
둘에게 기세 좋게 거부당한 누님은 시무룩 고개숙였다.
 
"그런가, 싫구나, 즐거울거라고 생각했는데에……"
 
그걸 본 나와 린은 얼굴을 마주본후,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하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댄다.
 
 
『저기, 언니가 침울해하고 있는데』
『엑, 뭐야 내 탓이야? 말해두겠지만 네 말투가 더 심했거든? 싫다고 말했거든?』
『무리도 싫다도 별 차이없대도. 그보다 어떡하지?』
『어떡한다니……몰라』
『제대로 생각한거야 그거』
『아니, 진짜로 생각 안난다고 이고』
『그런거 아니래도, 그게, 봐, 네가 춤추면 기운이 날거라고 생각해』
『그갸아말로 적당하잖아. 그보다 너 아이돌이잖아, 춤춰』
『……부끄러워』
『내가 더 부끄럽다』
 
 
"왠지 둘이서 몰래 얘기하기 시작했구, 그렇게나 싫었구나"
 
더욱 침울해하는 누님.
 
 
『……할래? 재미있는 이야기 대회』
『섣부르게 판단하지마,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재미있다는게 전제로 붙어 있다고?』
『아니, 언니는 퀄리티니는 바라지 않을거야』
『……그럼 누가 할건데?』
『가, 가위바위보로』
『알았어. 그럼 간다? 처음에는 주먹, 가위바위보!』
『……』
『……』
 
 
 
"어, 언니! 지금부터 저, 재미있는 얘기를 할게요!"
 
각오를 굳힌 린은 그렇게 말했다.
 
"……정말로?"
 
누님의 올려다보기.
여기에는 응이라고밖에 대답할 수가 없다.
 
"으, 응"
 
응.
 
"와아-! 고마워, 린짱!"
 
파아앗 웃는 얼굴을 짓는 누님.
일단 기운을 차렸지만…….
린, 여기서부터가 승부다.
 
"커흠. 그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린은 깨닫고 있는걸까?
스스로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할때마다 허들이 올라간다는걸.
하지만 더는 되돌릴 수는 없다.
나는 살짝 린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으음, 최근에 있던 일인데요. 우리 집에서 기르는 하나코라는 개가 말이죠? 그게, 마, 말했어요!"
 
틀려먹었다, 이거 위험한거다. 듣고 있는 이쪽이 부끄러워지는 이야기다.
 
"오오-! 그래서, 뭐라고 말했어?"
 
누님! 이제 그만둬줘!
 
"으음, 그게, 제가 검지손가락을 세우고 이거 몇 개? 라고 물었더니……"
 
린은 울상이 되었습니다.
 
"물었더니?"
 
누님의 눈은 반짝이고 있습니다.
 
"와, 와와와, 와와……"
 
린은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와와?"
 
누님은 몸을 앞으로 내밉니다.
 
"…………왕, 이라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린은 테이블에 엎어졌다. 응, 잘 했어.
나는 펑펑 머리를 쓰다듬는다.
 
"왕? 아아, 하나라는 뜻이구나! ……어라? 린짱, 왜 그래!?"
 
움직이지 않는 린을 보고 허둥대는 누님.
나는 그걸 상냥하게 제지한다.
 
"괜찮아요, 자는것 뿐이니까요"
"저, 정말로?"
"네. 앗, 그게, 저도 왠지 피곤해졌으니까 자도 되나요?"
"그런가, 그럼 잘 자!"
"네, 안녕히 주무세요"
 
그렇게 말하고 나도 테이블에 엎어지고 작은 소리로 끙끙대는 린을 위로한다.
잘 했다, 힘냈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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