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 - 4. 행복한 시간
 
평소 가는 찻집에서 오늘 나는 충격의 사실을 알았다. 늘 상냥한 누님은 점원이 아니라 점주였다. 누님에 의하면 대학졸업과 동시에 부모님한테 이어받은 모양이다. 응, 좋은 얘기다. 그보다 점주와 천사는 닮았네. 점주, 천사…역시 누님은 천사였다.
 
"저기"
 
그렇게 말하고 내 사고를 방하하는건 시부야 린이다.
 
"…뭔데"
 
"아니, 전부 목소리로 나왔는데…"
 
"하? 진짜로?"
 
"응, 진짜로"
 
"…참고로, 어디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그, 그럼…"
 
"응, 누님이 점주니 천사니 말했어"
 
아, 끝났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누님을 보니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누님은 상냥하게 미소짓고 '고마워'라고 말했다. …지금은 그 상냥함이 괴롭습니다.
 
"아~, 아~"
 
"시끄러워"
 
"아, 네, 죄송합니다"
 
노려보지마, 무서우니까.
 
"그보다 너 언니같은 사람이 타입이야?"
 
"하?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천사는 건드리면 안 되잖아"
 
"…미안.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모르겠어"
 
"그헉!"
 
완전한 오버킬. 하치만의 라이프는 이미 제로야.
 
"그, 그럼, 어떤 사람이 타입인데?"
 
"딱히. 나를 길러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좋아"
 
"…전부터 생각했는데, 네 장래설계는 어떻게 된거야?"
 
"음? 뭐, 일단 대학에서 길러줄만한 사람을 찾는다, 그래서 결혼하고, 전업주부가 된다"
 
"…무리잖아"
 
"무, 무리가 아냐…"
 
"그럼 어떻게 그 길러줄것 같은 사람을 찾는데?"
 
"……모릅니다"
 
"응, 그렇겠지. 왜냐면 너, 아직도 나를 성씨조차 부르지 않잖아"
 
"아니, 그건 관계없잖아"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문제가 엄청 있어!"
 
"윽…하, 하지만 그만큼 다른 능력이 높으니까…"
 
"그게 문제잖아… 거기다 다른 능력은 공부 뿐이잖아…"
 
"아니야, 나는 운동신경도 좋아"
 
"…정말로?"
 
"아아, 정말이야"
 
그저…
 
"…체력은 없지만…"
 
"의미 없잖아…"
 
"…딱히 상관없잖아.. 거기다 너도 내 이름도 안 부르잖아"
 
"…‥·히키가야"
 
뭐…라고…
 
"나, 나도 성씨 정도는 부를 수 있거든…"
 
"그럼 불러볼래?"
 
"…시, 시부야"
 
"…아슬아슬하잖아"
 
"어쩔 수 없잖아, 보통은 가족하고밖에 대화 안 하니까, 남의 이름을 부르는건 오랜만이라고…"
 
스스로 말해놓고 슬퍼졌다…
 
"그럼 이름이라면 부를 수 있어?"
 
"…린린"
 
"린이 많아, 그보다 린린이라니…"
 
"그, 그치만, 그야말로 너도 무리잖아"
 
"응, 무리"
 
"거 봐"
 
"왜냐면 나, 네 이름 모르니까"
 
"하? 진짜로?"
 
"응, 진짜로"
 
어라? 말 안했나?
 
"내가 이름을 물었더니 히키가야라고밖에 안 했잖아"
 
"…아아, 생각났다. 그러는 너는 시부야 린, 15살이라고 나이까지 말했지"
 
"윽…그건 잊어줘…"
 
"아이돌은 자주 자기소개할때 나이를 말하는데, 그거 버릇이야?"
 
"아니, 그때는 집에서 자주 자기소개를 연습했으니까, 그대로 말해본것 뿐이지…"
 
"호오, 집의 거울 앞에서 생긋 웃으면서 자기소개 연습을…"
 
"거기까지 말 안했거든!"
 
"네네(웃음)"
 
"우으~///"
 
핫, 이겼다.
 
"그, 그보다, 이름 가르쳐줄래?"
 
어거지로 얘기를 돌렸구만.
 
"아니, 딱히 상관없잖아"
 
"으, 상관없지 않아"
 
"…하치만"
 
"…하치만?"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내 이름을 말한다. 그만둬, 부끄러우니까…
 
"역시 부끄럽네///"
 
라며 그녀는 괜한 소리를 한다. 그러니까 나는 부끄럼 감추기로…
 
"…린"
 
하고 말해봤다. 그러자 그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움직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응, 역시 아니야.
 
하지만 뭐, 마음속으로는 불러볼까. …아니, 역시 아니다.
아니, 하지만 조금 정도는 내딛어봐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뭐, 정말로 조금만.
 
왠지, 조금만이라고 마구 사용하는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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