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 - 5. 행복한 시간
 
"진짜로 열받아!"
 
평일 대낮.
나, 히키가야 하치만은 오늘도 평소대로 찻집에 와 있다.
평소라면 조용하고 차분한 최고의 장소지만 "열받아"를 마치 주문처럼 연호하는 시부야 린님 때문에 오늘은 조금 있기 거북하다. 그보다 무섭다, 진짜로 무서워.
 
"……왜 그래?"
 
일단 물어본다.
그러자 린님은 뺨을 부풀리면서 한 마디.
 
"…‥·관계없어"
 
음, 말하고 싶지 않다면 딱히 됐어.
나도 말하고 싶지 않은거 하나 둘은 있으니까.
 
…‥·하지만 말야, 그렇다면 그 상대해달라는 오러를 뿜는거 그만뒀으면 싶다.
힐끔힐끔 이쪽을 보면서 이따끔 툭툭 건드리는거 그만뒀으면 싶다.
 
"으-…"
 
엥, 왜 그렇게 불만스러운거야.
뭐야? 한번 더 물어보면 돼?
하치만 모르겠네.
 
"하아, 왜 그래?"
 
"……"
 
…‥아무 말도 안 하는거냐!
 
아니아니, 진정해라 나.
조금 더 기다리자, 응, 그러자.
 
1분 지났다, 10분 지났다, 30분 지났다, 린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시계를 보면 아직 3초밖…‥.
 
"장래의 꿈은 뭡니까? 라고 들었어…‥"
 
마지막까지 말하게 해줘.
 
그래서 뭐야? 장래의 꿈은 뭡니까?
그걸로 화났나~…‥왜 화난거야?
 
"열받을 요소 없잖아…‥"
 
진짜로 모르겠다.
나렴ㄴ 기쁘게 대답할건데. "전업주부가 되는게 꿈입니다! 앗, 그러므로 일을 잘 하는 여성 모집중!"
응, 완벽해.
 
"있어…‥아~! 열받아 열받아 열받아!!"
 
알았으니까, 머리카락을 박박거리는건 그만해.
맞으면 좀 간지러우니까, 좋은 냄새가 팍 풍기니까.
 
"그게, 나는 진심으로 아이돌을 하고 있는데…‥ 그 기자는 놀이 반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거잖아"
 
아~, 그런겁니까, 확실히 열받겠네.
하지만 그건…‥.
 
"그 사람, 아이돌로서 꿈을 물은게…‥"
 
"아니다 뭐!!"
 
확 얼굴을 가져와서 집어먹을듯이 말한다.
마지막까지 말하게 해라고는 더는 안 하겠지만 가까워.
어느 정도로 가깝냐고 하면 시시덕거리는 커플 정도로.
 
그래도 콧김을 거칠게 쉴 정도로 화나신 린님은 그 거리인채로 찰딱찰딱 때리거나 툭툭 찌르면서 나를 공격해온다.
후에엥~, 누가 살려줘~!
 
"후훗, 린짱? 하치만군이 곤란해하고 있어"
 
그런 천사같은, 아니 천사의 목소리로 린은 제정신을 차렸는지 얼굴을 붉히고 나한테서 떨어졌다.
 
"정말로 사이 좋네~, 뭐라고 할까, 남매 같아"
 
방금전까지 잘 모를 대화도 이 가게의 점주(애칭은 누님, 천사)의 입장에서 보면 흐뭇한 광경인 모양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제 동생은 코마치 뿐이에요"
 
"딴지 거는 곳이 거기구나…‥과연 시스콘"
 
"하치만군은 동생을 사랑하는걸~, 장하다 장해"
 
그보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꿔버렸어.
과연 천연 천사.
 
‥…그래서.
포근포근 귀여운 천사 누님은 굉장히 상냥한 사람이다.
오늘처럼 린이나 나의 기분이 나쁠때는 슥, 대화에 끼어들어와서 구명줄을 보내준다.
하지만 그건‥…
 
"린짱! 스트레스가 쌓였을때는 쇼핑이야! 즐거운 일을 해서, 불쾌한 기억은 잊어버려~!"
 
대개, 내가 바라지 않는 형태로.
 
누님이 보내준 구명선은 일반적인 여객선같은 것이다.
내 피부에는 맞지 않다.
나는 진흙배가 좋다, 오히려 진흙배가 좋다. 바로 가라앉고 싶다.
 
"…‥그러게, 그렇게 할래! 고마워! 언니"
 
"천만에. 그럼 렛츠고야!"
 
"응!"
 
가버릴 생각이 되어버렸어, 이 애.
뭐, 나하고는 관계없다, 관계없어.
 
"뭐하는거야, 얼른 가자고?"
 
응, 알고 있었어.
 
"……"
 
"얼・른!"
 
"아니, 안 갈건데?"
 
움직이고 싶지 않고, 귀찮고, 움직이고 싶지 않고.
 
"아안돼! 갈거야!"
 
진짜 싫어라 이 애.
 
도와줘, 누님!
그런 마음을 담아서 누님을 쳐다보니 생긋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틀렸다, 이 사람.
 
그렇다면!
 
"겐조씨!"
 
내가 도움을 바라자 겐조씨는 천천히 옆까지 걸어와서 한 마디.
 
"불합리를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그것이 남자다"
 
그렇게 말하고 가버렸다.
 
아니아니아니, 멋지긴 하지만! 지금 그런거 필요없어!
 
"자, 가자!"
 
이젠 싫어‥….
꾸욱꾸욱 잡아당기지마…알았으니까, 이제 갈테니까…‥.
 
밑져야 본전으로 한번 더 누님.
 
"앗! 오늘은 특별 서비스! 대금은 필요없어!"
 
 
 
…‥아싸-.
 
 
 
 
 
차회, Lets shop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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