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나와 선배인 저 - 그는 그녀에게 묻는다.
 
그는 그녀에게 묻는다.
 
 
벌써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나는 스마트폰을 눈 앞에 두고 팔짱을 끼고 고민하고 있었다.
왜 내가 이렇게 고민해야하는거야.
그렇지, 진정해라. 무엇도 걱정할 일은 없어.
간결하게 용건만 전하면 그걸로 되는거다.
 
 
『불꽃놀이 대회 같이 갑시다. 역에서 6시에 집합으로』
 
 
훗, 완벽해.
송신.
 
핫핫하, 이걸로 적당하게 짐을 들어주면 끝이다. 가고 싶지 않지만.
 
그러자 내 휴대폰이 운다.
어제 박스 구매한 MAX커피를 발송했습니다고 아마존에서 메일이 온걸까 싶어서 메일을 열어보니 선배한테 온 문자였다.
 
네넹, 오케이-! 라고 온거겠지, 생각하면서 메일을 연다.
 
 
『다시해.』
 
 
뭐……라고………?
하치만 제대로 제안했지?
다시해라니 뭘 말입니까?
그보다 제안하라고 말한건 선배 쪽이거든요?
 
그러자 바로 메일이 온다.
 
 
 
『애시당초 메일로 가자고 제안하는건 말도 안 되지 않아-?』
 
 
 
시끄러워!
외톨이 얕보지마!
전화 안 받아주면 괴로워지잖아!
 
하지만 어쩔 수 없자, 전화 할까……
그치만 전화 안 하면 코마치한테 꼰질러져서 코마치한테 미움사니까.
이, 이건 코마치한테 미움사지 않기 위해서 전화를 거는거거든!
 
 
나는 얼마 없는 연락처로 전화를 건다.
슬슬 마이 허니♡에서 선배의 이름으로 바꿔야겠네.
하지만 한번 바꿨는데 돌아갔었지―…
분명 코마치군.
 
 
뚜르르르, 10번 콜을 하고 겨우 선배가 받았다.
 
"이야! 히키가야잖아! 왜 그래-?"
 
"………하아―"
 
"왜 그래, 한숨 같은걸 쉬구"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불꽃놀이 대회 말인데요…"
 
"불꽃놀이 대회가 왜-?"
 
 
제길! 알고 있는 주제에!
이 사람 싫어잉~
 
 
"으음, 그게-……그날 일정 비어있나요?"
 
"으음-, 나는 여러 사람한테 제안받았는데 말야~"
 
"그럼 저는 안 가도 되는군요. 잘 됐네요. 그럼 이만"
 
뚝 전화를 끊는다.
다행이다-! 이걸로 집에서 안 나가도 돼.
자아, 잠이나 자자!
그렇게 말하고 침대로 들어가니 또 휴대폰이 운다.
 
 
『역 5시 와라』
 
 
무서워 무서워! 절대로 혼나는거구만 이거.
역시 가는수밖에 없나……
괴롭네에-, 몸종……
 
 
어쩔 수 없다, 나중에 코마치한테 있는일 없는일 불어넣어지기 전에 메일을 보내둘까……
하지만 그냥 평범하게 보내는것도 뭐하다.
가끔은 보복해도 되겠지.
 
 
『남에게 전화로 하라고 해놓고 선배는 메일을 보내다니 말도 안 되네요-』
 
 
 
 
× × ×
 
 
 
 
"미안미안"
 
"………하아-"
 
"미안하다니깐"
 
"지금 몇시인지 물어도 될까요?"
 
"어, 으음……6시, 려나?"
 
"애시당초 선배가 5시에 집합하라고 해놓고 6시에 오는건 어떻게 된거에요"
 
"이야아~, 유카타에 시간이 걸려서 말야"
 
"예이예이, 알았습니다요. 갈까요"
 
그렇게 말하고 선배를 재촉하지만 선배는 조금도 거기를 움직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조금 울상으로 토라진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다.
 
거기서 겨우 깨닫는다.
 
"어, 으음……유카타, 나쁘지 않네요"
 
그러자 선배는 조금이지만 미소를 지었다.
솔직하게 어울린다고 말하면 되는데~, 라고 하면서 역 안으로 향해 걷기 시작한다.
기분이 풀려서 다행입니다. 네.
 
 
 
 
전차에 올라타니 주위 사람이 선배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이 사람 괜시리 귀여우니까……
지인과 만나면 가여울테니까 떨어져서 탈까, 하고 선배한테서 조금 떨어진 곳의 가죽 손잡이를 잡는다.
그러자 선배는 내 바로 옆의 가죽 손잡이를 잡는다.
좀, 떨어진 의미가 없잖아요.
 
"왜 떨어지는거야?"
 
"아니, 선배가 저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이면 선배가 곤란한게 아닐까 생각해서요"
 
"에-, 곤란하지 않아-. 친구 없구"
 
"아, 그런가요"
 
그렇게까지 들어버리면 떨어지는 의미가 사라지고 만다.
 
"그래그래! 그러니까 신경쓰지꺅!"
 
 
그러자 전차가 덜컹 흔들려서 선배가 부딪쳐온다.
미안, 하며 선배는 빨개지면서 내 소매를 잡는다.
좀? 왜 소매를 잡는거야?
내가 아니었으면 착각해서 차였다.
 
 
결국 소매를 잡힌채로 목적지 역에 도착해서 주위 사람에게 흘러가면서 전차에서 토해져, 그대로 개찰구를 나온다.
 
개찰구를 나온후 소매를 놓아진게 조금만 쓸쓸했습니다. 이다.
 
 
 
 
× × ×
 
 
 
 
 
나는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포장마차를 돌아본다.
왜냐면 여기에 온 사람을 찾기 위해서다.
 
 
결론을 말하자.
 
 
 
선배가 미아가 되어버렸다.
 
 
 
 
정말이지, 그 사람은 뭐하는거야…
나보다 연상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다.
코마치도 미아가 되지 않는데.
 
하지만 그거다, 빨리 찾지 않으면 불꽃놀이가 시작해버린다.
나로서도 역시 여기까지 와서 불꽃놀이를 볼 수 없는건 조금 유감이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탓인지 전호도 연결되지 않아서 전혀 단서가 없다.
 
진정해라 진정해. 선배가 갈법한 곳은……
 
 
글렀다, 모르겠다.
 
 
그렇다면 선배가 좋아하는건……
 
 
 
 
 
거기서 깨달아버린다.
선배와 만난지 3개월이나 지났는데 나는 선배를 거의 모른다는 것을……
 
 
게다가 그걸 안타깝다고 느끼는 자신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은 그런걸 생각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외톨이인 나에게 나중에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이미 깨달음을 열 수준이다.
 
 
 
 
 
결국 선배를 찾지 못한채 시간만이 지나간다.
마치 모래 시계다.
위쪽 모래인 시간이 줄어듬에 따라 아래쪽 모래에 있는 초조감이 축적되어 간다.
 
 
한번 입구까지 돌아갈까 생각해서 뒤돌아본 그때 갑자기 손목을 잡힌다.
핫, 하며 뒤돌아보니 거기에 있던건 선배였다.
 
 
 
 
× × ×
 
 
 
 
"………미안"
 
고개숙인채로 선배는 툭 말한다.
 
 
 
"찾고 있었어요. 어디 간거에요. 벌써 불꽃놀이 시작………"
 
 
 
지금 눈에 들어온것 탓에 말이 끊긴다.
 
 
 
"그 다리…어떻게 된 거에요?"
 
 
 
선배의 다리는 엉망진창이었다.
분명 나막신을 벗어서 뛰어다닌거겠지……
나를 찾기 위해……
 
 
 
그러자 갑자기 선배는 잡고 있던 내 손을 확 잡아당겨서 얼굴을 내 가슴에 묻는다.
 
 
평소라면 이런 짓을 당하면 긴장해서 괴상한 행동을 하겠지만 신기하게도 진정이 됐다.
 
 
 
 
오열을 흘리는 선배에게 나는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몇분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슬슬 주위 시선이 신경쓰이기 시작해서 선배에게 떨어져달라고 말을 걸려던 그때, 피융- 하는 소리가 나며 상공에 파열음이 들린다.
거기에 잇따라 몇 발이나 되는 불꽃이 쏘아올려진다.
정신을 차리니 선배는 고개를 들어서 불꽃놀이를 보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의문을.
 
 
"……선배"
 
눈을 희미하게 붉힌 선배가 나를 본다.
그 얼굴은 하늘에서 비치는 빛을 받아 슬프게도 기쁘게도 보였다.
 
묻자.
지금밖에 없다.
 
 
 
 
 
"선배가 원하는건 뭔가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어색하게 미소지은 선배의 뺨을 왼쪽 눈에서 흐른 눈물이 똑 떨어져간다.
 
 
그때 선배 얼굴을 나는 평생 잊을 수는 없겠지.
 
 
 
 
 
 
 
이윽고 직시할 수 없게 되어 얼버무리듯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자 포근하게 무언가가 손에 닿는다.
쳐다보니 선배의 손가락이 내 새끼 손가락을 잡고 있었다.
 
 
 
 
 
내 손은 코마치 전용이지만 오늘 정도는 빌려줘도 괜찮겠지.
 
 
 
 
× × ×
 
 
 
 
결국 걸을 수 없었던 선배를 내가 어부바하게 되어서 역에서 선배의 집까지 보내주게 됐다.
 
 
도중에 무겁다고 말했더니 진심으로 얻어맞았다. 테헷☆
 
 
 
조금만 더 가면 선배의 집에 도착할 무렵에 뒤에서 말이 걸려온다.
 
 
"히키가야가 원하는건 뭐야?"
 
"선배가 가르쳐주면 가르쳐줘도 괜찮겠네요"
 
"에-, 짠돌이-!"
 
그렇게 말하면서도 선배는 웃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선배는 고마워, 라고 하면서 내 등에서 내린다.
뒤돌아보니 미소짓는 선배가 거기에 있었다.
 
 
 
 
 
"히키가야, 오늘 일을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때릴거다?"
 
좀! 지금까지 보아온 가장 멋진 미소로 그런 소리 하지 마요!
무서우니까!
 
 
"아니아니, 무섭다고요. 게다가 애시당초 말할 친구는 없으니까 괜찮다구요"
 
"가엾게도……"
 
좀! 선배도 친구 없다고 안 했어요!?
그렇게 진심으로 가엾다는 눈으로 보지마요!
 
 
내가 수수하게 대미지를 받고 있으니 문 앞까지 간 선배가 뒤돌아보고 가슴 앞에서 살짝 손을 흔든다.
 
 
"또 봐"
 
 
끼익,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다.
 
 
 
"또 봐, 인가……"
 
 
그렇게 중얼거리고 나는 지금 지나왔던 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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