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희생을 동반해 - 그와 동조
 
 
 
 
세름블루그에 새로 거주를 이사한지 며칠.
 
갑자기 거리의 소란스러움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니 성채로부터 내려다보는 메인 스트리트에 한 조의 파티가 백주당당하게 시시콜콜거리고 있었다.
 
 
오빠니.
 
동생이니.
 
 
공략조가 계층 돌파를 향해 착실히 몸을 깎고 있는데 좋은 신분이다.
 
 
어디, 그 즐거운 파티의 얼굴이라도 쳐다봐줄까.
 
 
라며 넌지시 본 그 플레이어의 한 쪽은 어딘가 낯이 있다.
 
 
낯이라고 할게 아닌가.
 
 
……뭘 하고 있는거야.
 
 
히키가야.
 
 
연하라고 생각되는 여자애를 데리고 다니는 그에게 따지니 가땅치않게도 나는 성벽을 넘길 정도의 비거리로 던져지고 말았다.
 
 
 
그것이 몇주전의 일.
 
 
 
공중에서 노려본 그의 얼굴은 황급히 나로부터 도망치는, 마치 몬스터와 조우한 초심자 플레이어같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눈 앞에 보고 있는 그의 얼굴은…….
 
 
 
공략조 20명을 상대로 당장이라도 교전을 시작하려고 위압을 하는,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

……
………
…………
 
 
 
 
제 67층 - 보스 공략 회의 -
 
 
 
 
시간을 돌리길 몇 시간전.
 
원탁회의라는 이름뿐인 누구도 의자에는 앉지 않고 자기 의견을 말하기만 하는 노호의 폭풍.
 
보스 공략의 주담당인 혈맹 기사단을 중심으로 회의는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다시 보스 공략에 이름을 거론하는 군의 세력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의견의 분단에 공략회의는 혼돈으로 변한 분위기인채로 끝날 시간이 지난다.
 
 
 
"안녕 아스나. 오늘도 힘들었겠네"
 
"키리토. …수고했어. 설마 군이 공략회의에 참가한다고는 생각 못했어"
 
"이번에는 에길도 클라인도 없으니까"
 
"응. 인수로는 부족하지만…"
 
 
군의 보스 공략참전은 레벨이나 인수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한가지 큰 문제가 있다.
 
 
"헤이트를 누군가가 담당하는건 정말 위험하니까"
 
"……. 정말, 중층이나 하층무렵처럼은 안 될텐데…"
 
 
지금은 보스의 공격력, 내구치, 재빠른 속도, 모두 중층 무렵하고는 격이 다르다.
 
가령, 군이 진언하는 '누군가가 헤이트를 벌어주는 사이에 공격한다' 작전을 실행하려고 한다면 헤이트를 벌 특정 플레이어는…….
 
 
"군은 말야, PoH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 작전을 말한걸까"
 
"…그 정도로 뛰어난 사람은 없어……. 거기다 그런 위험을 처하게 하는건…"

 
상황이 다르다.
 
레벨도, 계층도, 공략도.
 
그 무렵하고는 다르다.
 
 
그걸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보수만을 신경쓴 군의 작전에는 도무지 찬동할 수 없다.
 
 
어두운 표정을 고치지 않고 나와 키리토는 그 자리를 뒤로 했다.
 
 
 
 
 
 
✳︎
 
 
 
 
 
 
후일, 군은 작전을 다시 짠다고 말하며 공략조를 군의 본거지인 제 1층으로 불렀다.
 
 
"플레이어가 안 된다면 NPC는 어떤고?"
 
 
키바오우의 그 말에 모두가 숨을 삼킨다.
 
아니, 말을 삼킨 것이었다.
 
 
그런 비도덕적인 짓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
 
NPC라고는 해도 그냥 죽이게 하다니…….
 
하지만 NPC는 어차피 NPC.
 
 
그렇게 뇌리를 스쳐버리면, 모두다 그 작전에 반대할 수는 없다.
 
 
조용하진 회의를 어깨넓이로 다리 벌려서 내려다본 키바오우는 히죽 미소지었다.
 
 
"이의없군! 그럼 바로, 내일 아침에 보스공략이여!!"
 
 
내일아침 NPC가 잠들었을 무렵에 보스를 거리로 유인해서 NPC에게 헤이트를 돌리게 하는 사이에 다 같이 공격을 건다.
 
 
워뗘, 효율적이제!
 
 
라며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펴는 그에게 나는, 아니, 회의에 참가한 플레이어 전원이 반론할 수가 없었다.
 
 
 
 
 
.

……
………
 
 
 
 
그리고 지금.
 
서두의 장면으로 돌아간다.
 
 
그는 어디에서 그 정보를 입수한건지, 보스를 유인하는 부대 20명에 대해, 보스룸 앞에서 그걸 대기하고 있었다.
 
 
"…읏! 이, 이 자식! 무슨 속셈이야!!"

 

"PoH! 잘도 우리들의 앞에 모습을 나타냈구만!! 보스랑 함꼐 여기서 매장해주마!"
 
 
보스전을 앞둔 긴장감은 일변하여 그의 모습에 공략조는 살벌한 말을 내던진다.
 
 
작게.
 
 
그의 말은 나를 포함한 공략조의 심지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기는 못 지나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나간다고 한다면……"
 
 
공간을 가르는듯이, 그는 단검을 슥 들었다.
 
 
"……너희들을 죽인다"
 
 
숨을 쉬는것도 잊을 정도로 그의 살기는 우리를 감싼다.
 
 
 
"……읏! 자, 잠깐! …, 우리는 그저 보스를 공략하는것 뿐이야!!"
 
"……. 네놈들이 하려고 하는건 공략이 아니야. 단순히 재해지"
 
"……그, 그럴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SAO를 클리어하기 위해…"
 
"평온을 박살내는건가?"
 
 
모두가 숨을 삼킨다.
 
지금 그는 보스보다도 무시무시하다.
 
 
"……칫!! 살인자가 뭘 성인군자인체 하는겨!! NPC는 단순히 컴퓨터잖어!"
 
 
"우리도 지금은 단순힌 컴퓨터다. 카이바한테 만들어진 허상이지"
 
 
그런건…….
 
그의 말에 끓는점을 폭발시킨 키바오우는 검을 장비해서 그에게 덤벼든다.
 
한손직검에 방패를 들고 공략조이면서 재빠른 속도로 소드 스킬을 발동시켰다.
 
 
"주, 죽으랑께―!!"
 
"……"
 
 
키잉…….
 
키바오우의 소드 스킬이 튕겨졌다고 생각하는것과 동시에, 방패를 들고 있던 키바오우의 왼팔이 공중에 날아갔다.
 
 
"……읏!! 저, 저질렀구먼…, 이 녀석, 저질렀어!!"
 
"……. 죽여도 되겠지? 너네들의 규칙이다"
 
 
이펙트로서 확산해간 팔을 보지도 않고 히키가야는 한 걸음씩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의 접근에 공략조가 뒷걸음질치는 가운데, 도무지, 나는 그에게서 도망칠 수는 없었다.
 
 
이 이상, 그에게 도망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유우키……. 내 팔을 잘라라"
 
 
나에게밖에 들리지 않을 그의 목소리는, 22층 홈에서 들었을때와 같다.
 
 
"……그럴 수 없어…"
 
"……이걸로 원만하게 수습될거야"
 
"수습되지 않잖아. 언제나…"
 
"……그럴지도"
 
"…얼마전에…"
 
"?"
 
"얼마전에 날려진 보복이야"
 
"……크, 하하. …그때는 미안했다. ……그럼 기운차게 베어줘"
 
 
 
그리고 그가 단검을 나에게 휘두르는 척을 하려고 했을때, 나는 그의 한쪽 팔을 레이피어로 갈랐다.
 
 
"읏!! ……여기서, 네놈들 공략조를 전멸시켜주마!!"
 
 
"윽! ……태세를 갖춥니다! 모두 물러나주세요!!"
 
 
 
그의 노호와 나의 지시를 신호로 보스룸 앞에서 한 사람, 또 한 사람 철수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가 철수 끝난 무렵에, 한쪽 팔을 잃은 그는 보스룸 안으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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