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희생을 동반해 - 증오의 헤이트
 
 
 
 
.

……
………
 
 
 
39층 보스공략 회의중, 공략조의 낯익은 멤버는 한 명의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
보스룸 맵을 아래두고, 이쪽의 신경을 거스르는듯한 시끄러운 칸사이 사투리가 자리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었다.
 
 
"긍께, 벽인 댁들이 헤이트를 모으는 동안 우리거 보스를 공격칸다. 이런거면 되긋제"
 
 
히키가야의 감시역으로 동행한 나는 묵묵히 팔짱을 끼는 그를 팔꿈치로 찌른다.
 
 
"저기, 왜 AGI형인 히키가야까지 벽 역할이야?"
 
"음-? 익숙하니까 그런거 아냐? ……인생이라는 이름의 막아서는 벽을…"
 
"헤에. 그래서? 왜?"
 
"……. 음, 뭐 이유는…"
 
 
회의를 멀찌감찌서 지켜보고 있던 히키가야가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을때, 한 명의 남자의 목소리로 회의장에 소동이 생겨났다.
 
남자애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검은색
 
 
그는 전신을 감싼 검은색을 기초로 한 장비는 가벼워보이는 외장에 비해서 어딘가 무거운 분위기를 두르고 있었다.
 
 
"……뭐여. 뭐 불만이라도 있능께?"
 
"불만이 아니야. 그 작전이라면 효율이 나쁘다는 얘기지"
 
"오오! 그게 불만이라 안카나!! 비터는 말이다!!"
 
 
 
말싸움을 일으키는 삐죽머리랑 비터라고 불린 남자애는 살기 등등하게 노려본다.
 
 
"조, 좀! 히키가야, 제지해야지!"
 
"잠깐…. 방금전의 네 질문, 대답을 가르쳐주마"
 
"어? 그, 그런건 나중에라도…"
 
 
그렇게 말하고 히키가야는 소동의 중심에 있는 두 명쪽으로 다가갔다.
 
서로 노려보고 있던 두 사람도, 그걸 방관하고 있던 사람들도, 모두가 히키가야의 개입에 이상하단 얼굴을 띄운다.
 
 
"뭐여, 댁도 불만이 있는기가"
 
"……PoH"
 
 
작게 중얼거린 둘을 뒷전으로 그는 작전을 기입한 맵을 쳐다본다.
 
 
"……당신의 작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 글체!"
 
"하지만 그쪽의 시커먼것의 주장도 틀리지 않아"
 
"……"
 
 
그는 한 숨쉬고나서 공략조 전원을 쳐다봤다.
 
 
"혈맹기사단, 군, 성룡연합…, 여기는 너네가 힘을 과시하는 곳이 아니야"
 
 
공략조 모두는 그 말에 벌레씹은듯한 얼굴로 히키가야를 노려봤다.
 
 
"더군다나 라스트 어택 보너스가 목적이면 참가하지 않는 편이 좋아. ……바보의 되풀이가 될 뿐이다"
 
 
바보의 되풀이…….
나에겐 누구를 가리킨 말인지 모르지만, 그 말로 가장 먼저 얼굴을 붉힌건 군이라 불린 사람들이었다.
 
 
"오!! 디어벨 햄을 말하는기냐!! 만약 그런거라면 그냥 안 넘어간디!!"
 
"……PoH, 그렇게 말한다면 뭐 좋은 작전이 있는거야?"
 
 
삐죽머리를 한 손으로 억누르면서 검은 남자애는 히키가야의 정면에 섰다.
 
 
"……내가 보스의 헤이트를 모두 떠맡는다"
 
 
순식간에 소동에 감싸였던 자리에는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게 된다.
 
나도 그 말에 얼어버린 한 사람이었다.
히키가야만이 피가 통하는 인간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 그런건…안 돼…. 안 되는게 뻔하잖아!!"
 
"……. 내가 헤이트를 버는 사이에 모두가 공격. 그러면 효율 좋게 쓰러뜨릴 수 있겠지"
 
"그러면 네가 너무 위험해!!"
 
"……불만은 없지? 그럼 보스 공략 열심히 하자고"
 
 
그렇게 말하고 히키가야는 내 팔을 잡아당기며 회의실을 뒤로했다.
주장을 말하게 하지 않는, 거스를 수 없는 압력에 걸린듯이 누구도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지를 수 없다.
 
 
돌아갈때, 긴 은발을 뒤로 묶은 키가 큰 플레이어의 옆을 지나간다.
 
 
"……재미있군"
 
 
그렇게 들린것 같은데…….
 
 
 
――――――
 
 
 
"이거 놔!!"
 
"안 돼"
 
"성희롱으로 신고한다!?"
 
"좀, 내 인생 막히잖아"
 
 
나는 학대 경고를 무시하면서 팔을 바둥바둥거린다.
빨리 회의로 돌아가서 작전을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위험에 처하게 되버리니까.
 
 
"……유우키. SAO는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하!? 갑자기 뭐야!?"
 
"3대 공략 길드, 혈맹기사단, 군, 성룡연합, 보스공략의 제한인수, 라스트 어택 보너스……"
 
"그러니까 뭐!?"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는 시스템이라는 소리지. 남보다 뛰어나고 싶다, 그러기 위해 길드를 만든다. 그리고 그 길드를 최강으로 만든다. 최강으로 만들기 위해 보스에 도전한다. 강한 장비를 얻는다"
 
 
멈춰선 그의 등에 코를 부딪치면서 나는 더욱 팔을 흔든다.
갑자기 팔을 세게 잡아당겨져서, 나는 그와 정면으로 껴안는 형태가 됐다.
 
 
"……플레이어로부터 게임 오버에 대한 공포가 흐려진다"
 
"그, 그런건…"
 
"이대로라면 가까운 장래에 공략조는 전멸할거야"
 
"……그렇다고, 네가 위험한 역을 자처할 필요는 없어!!"
 
"그럴지도 모르지……"
 
 
그는 마을을 쳐다보면서 내 팔을 살짝 놓았다.
시끄러웠던 학대 경고도 점점 멎는다.
 
 
"또, 그 녀석들에게 혼날지도"
 
"……나도…"
 
"아?"
 
"나도 화났거든!!"
 
"그헉!?"
 
 
나는 세게 움켜쥔 주먹을 감정에 맡긴채 휘둘렀다.
 
 
"하아하아하아……"
 
"너, 너 말야. 대미지는 없다고 해도 이거 트라우마가 되거든!"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쿠, 쿠뀨-!?"
 
 
그는 일어서서 옷의 먼지를 털고, 조금 불만스럽게 나를 노려본다.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은 모양이라, 나는 한번 더 주먹을 움켜쥐려고 했을때, 뒤로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를 깨닫고 주먹을 집어 넣는다.
 
 
"이봐-! PoH!"
 
"아, 아까전에 검은거…"
 
"검은거, 왜 그래?"
 
"키리토야. 슬슬 기억해주지 않을래?"
 
"음. 무슨 일이야?"
 
"아까전의 작전 말이야. 알고 있지?"
 
"……너무 그 얘기를 번복하지마라. 또 얻어맞잖냐"
 
"엥?"
 
 
나는 히키가야의 다리를 있는 힘껏 짓밟았다.
 
 
"크악!? ……. 그래서 그 작전이 뭐?"
 
"……진심이야?"
 
"음. 진지"
 
"진지하게 대답해. …AGI형인 네가 보스의 공격을 제대로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정도는 알고 있잖아?"
 
 
검은거……, 키리토 씨는 히키가야를 노려보면서 걱정스러운듯이 말을 걸어준다.
다정한 남자애다.
 
 
"키, 키리토 씨! 아까전의 작전을 변경하도록 도와주지 않겠어요!?"
 
"음…. 너는…"
 
"미안미안. 이 녀석 몽유병이거든. 지금 그거 잠꼬대야"
 
"쪼개버린다……. 각오해!!"
 
"…어이쿠야! …그럼, 키리토. 보스전은 맡긴다. 빨리 끝내주면 내 위험도 줄어드니까"
 
"어? 아, 아아. ……몸에 엄청 구멍 뚫리고 있는데?"
 
"……정말이군. 좀, 아스나 씨야. 너무 지나친거 아냐?"
 
 
나는 레이피어에 의한 연격을 히키가야에게 두르며 노려본다.
 
어딘가 장난치듯이 행동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하려는 행동은 단순한 자살행위다.
 
 
"위험해지면 이탈할게"
 
"……정말이지?"
 
"아아, 죽고 싶지 않으니까. 나도"
 
"……. 남겨지는 사람의 마음도 생각해"
 
"……음. 선처할게"
 
 
키리토 씨……, 그러니까 키리토와 헤어지고 나와 히키가야는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기다리는 홈으로 다리를 향한다.
 
 
붉게 물든 하늘도, 다리를 대는 지면도, 주위를 꾸미는 건물도 꽃도 분수도, 모두 만들어진 가짜다.
 
 
옆을 걷는 그도, 나도.
 
 
홈에서 기다리는 두 사람도.
 
 
여기서 만나는 모든것은 게임이 만들어낸 가짜다.
 
 
그렇기에, 이렇게 보내온 시간만이 진짜.
 
 
그 진짜만큼은 절대로 잃고 싶지 않으니까.
 
 
조금이라도 그들과 보낸 시간을 현실로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나는 강해지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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