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희생을 동반해 - 거짓말과 동료
 
 
 
 
 
.

……
………
 
 
 
제 22층 코랄 마을
 
 
데스 게임이 시작되어 8개월이 지나려고 할 무렵.
 
 
나를 포함한 유키노시타, 유이가하마, 히키가야는 적극적으로 공략에 참가하지 않고 노천상으로서 가게를 꾸리고 있었다.
 
가게 밖에 나가는건 아이템이나 콜을 벌때만.
 
안전 매진을 확실하게 취해서 이 22층에 꾸린 마이 홈에서 노천상이라는건 이름뿐인 생활을 하고 있다.
 
 
"헤헤. 봐봐 힛키! 요리 스킬로 유키농을 뛰어넘었어!!"
 
"호오. 이걸로 석탄 쿠키를 먹는 일도 없어졌군"
 
"……그럴수가. 그 유이가하마에게 요리로 추월당하다니…"
 
"좀, 그거 실례아냐!? 아스낫치도 요리 스킬 올렸지! 지금 몇이야?"
 
"나는 300일까"
 
"……져, 졌다"
 
"후후, 유이가하마. 삼일천하란 이 말이구나"
 
"……너도 졌잖아"
 
 
극히 평범한 하루.
이렇게 보내가는 나날이 현실에서 격리된 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해준다.
 
아무 일 없이 시간이 흐른다.
 
언젠가 누군가가 100층의 보스를 쓰러뜨려주는걸 기다리는것이 우리들 속에 정해진 규칙.
 
 
그러자 홈의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방에 울렸다.
 
 
"손님일까-?"
 
 
유이가하마가 문을 향해 파닥파닥 뛰어간다
문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기억은 없다.
 
 
"……갑자기 죄송합니다. 저, 아인클라드 해방군에서 리더를 맡고 있는 씽커라고 합니다"
 
"씽커 씨? ……음"
 
"이쪽에 PoH라는 플레이어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에? 힛, …, 아니야. PoH말인가요"
 
 
들려온 이름은 히키가야의 플레이어 이름.
거기에 응하듯이 히키가야는 유이가하마와 교대하듯이 내객의 상대를 이어받았다.
 
 
"아아, PoH씨!"
 
"……음. 무슨 일입니까?"
 
"네. 제 30층 보스룸을 발견해서 보스 토벌을……"
 
"기다려주세요. ……, 밖에서 얘기하죠"
 
 
씽커라고 자처한 플레이어와 우리를 가로막듯이 히키가야는 씽커 씨를 데리고 홈 밖으로 사라졌다.
 
 
"……30층 보스"
 
 
유키노시타가 뭔가 불안하단 얼굴로 중얼거렸다.
 
 
"힛키, 왠지 허둥댔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왠일이지"
 
"……. 그는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얘기를 마친 히키가야는 홈 안으로 돌아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대로 소파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한다.
 
 
"힛키, 무슨 얘기였어?"
 
"아-, 왠지 보스전에 필요한 아이템을 나눠준대"
 
"헤에"
 
"……본 느낌에 그의 장비는 아주 레벨이 높아보이는 장비였지"
 
 
유키노시타의 발언에 히키가야는 변함없는 어조로 대답한다.
 
 
"그런가? 나는 모르겠다만"
 
"공략조, 라고 듣는 사람들이 아닐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걸지도"
 
"……게임 안에서도 시치미 떼는걸 잘 하는구나, 너"
 
"……"
 
 
공기가 굳었다는 표현은 어설프다.
공기가 마치 사라졌다는 듯이, 유키노시타의 말은 귀를 지나 뇌에 꽂힌다.
 
그런 느낌이다.
 
 
"……공략조의 플레이어가, 이런 낮은 층에서 느긋하게 사는 너에게 뭘 요구한거니?"
 
"……조금 말이지"
 
"……. 숨기지마"
 
"……안 했어"
 
"하고 있어. ……너, 레벨을 몇이야?"
 
"……27이야. 너네도 그렇잖아?"
 
"그래. 하지만 너는 아니야"
 
"뭘 근거로 말하는건데"
 
"……근거는 없어. …하지만 알아. 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쓸쓸해보이는 목소리는 무척이나 미약하고, 늘 기센 유키노시타치고는 드물게도 목소리가 겁에 질려있다.
 
 
"……. 레벨은….…, 51이다"
 
"에!? 그, 그거 정말?"
 
 
유이가하마가 놀라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공략조라 불리는 톱 플레이어에 필적하는, 아니, 그 톱 플레이어 중에서도 상위에 위치하는 레벨이니까.
 
 
"유키노시타. 혹시, 아까전에 온 사람의 용건은……"
 
"……그래. 아마, 보스토벌전에 참가요청. 이상한 얘기네. 우리에겐 그렇게나 권외에 나가지 말라고 말한 주제에, 자기는 보스전에 가니까"
 
"……딱히 간다고는 말 안했잖아"
 
"너는 갈 생각이지?"
 
"……"
 
"……힛키"
 
 
짝!
 
 
입을 다무는 히키가야에게 유이가하마가 다가갔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오른손으로 히키가야의 뺨을 세차게 쳤다.
물론 대미지는 없고 아픔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말라고 했잖아"
 
"……"
 
"우리에게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
 
"자기만 괴로워하지 않겠다고……, 말했잖아!!"
 
 
마음의 외침은 비통해져서 히키가야의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뺨의 아픔보다도 훨씬 효과 있을 것이다.
 
 
"유, 유이가하마!"
 
 
유이가하마는 홈을 뛰쳐나가버린다.
나도 그녀를 쫓기 위해 뛰어나갔다.
 
등 뒤에는 비통한 얼굴을 찡그린 히키가야와 묵묵히 아래를 쳐다보는 유키노시타를 남겼다.
 
 
 
――――――
 
 
 
 
유이가하마를 쫓기 위해 전이결정을 사용하니 그녀는 27층 미궁구역에 있었다.
 
그녀의 레벨로는 몬스터에게 둘러싸이면 바로 죽어버린다.
 
몸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나는 유이가하마의 뒤로 불렀다.
 
 
"하아하아……. 유이가하마, 돌아갈래? 분명 히키가야에게도 말 못할 사정이 있던거야"
 
"……아스낫치"
 
"응"
 
"힛키는, 분명 우리를 위해 싸워주는거야"
 
"……응"
 
"그러니까, 우리에겐 안전한 곳에 있으라고 말했어"
 
"그러게"
 
"그게 분해. 힛키는 우리를 옆에 세우려고 하지 않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그녀는 나를 안아왔다.
아이처럼, 하지만 어른스럽게.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갑자기 공기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린다.
 
그건 나와 유이가하마의 곁을 지나가듯이.
 
하지만 또 어딘가의 그늘에서 바스락 불길한 소리가 다가온다.
 
 
"…읏!? 유이가하마! 자세 잡아! 몬스터에게 둘러싸인것 같아!"
 
"읏!? 으, 응!!"
 
 

색적으로 몬스터의 수를 확인하지만, 숙련도가 낮은 나의 색적으로는 모두 파악할 수가 없다.
 
전부 파악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주위에는 8마리의 몬스터가 둘러싸고 있었다.
 
전이결정도 다 써버렸다.
 
 
"……. 테잇!!"
 
 
유이가하마의 기합으로 나와 그녀는 동시에 소드 스킬을 날리지만 원숭이인간형 몬스터인 드렁퀘이프에는 거의 대미지를 줄 수 없다.
 
 
그 공격을 기전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몬스터가 그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전부 12마리.
 
절체절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 미안, 미안해. 아스낫치"
 
"…사과하지마"
 
"미안해. 유키농, 힛키"
 
 
동시에 덮쳐온 몬스터에게 겁에 질려, 우리는 눈을 감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린다.
 
 
이걸로 죽는다.
 
 
게임 오버다.
 
 
그렇게 생각해서 죽음을 각오했을때.
 
 
 
몇초 간의 참격음.
눈을 뜨니 몇 개의 이펙트가 빛나 하늘로 올라간다.
 
마치 별이 만들어가듯이, 모든 이펙트가 하늘로 올라갔다고 생각하니, 삭, 하고 우리들의 앞에 낯익은 모습이 나타났다.
 
 
"유이가하마, 유우키……"
 
"……히, 힛키"
 
 
숨 하나 흐뜨리지 않고 그는 큰 대거를 잡는다.
 
 
"……미안해. 지키려고 생각했는데, 도리어 위험에 처했어"
 
"……. 정말로, 강하구나. 힛키"
 
 
그는 유이가하마와 나를 일으키고 작게 중얼거렸다.
바람 소리에 날려버리는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작은 목소리지만 확실하게 들린다.
 
 
"….… 다물고 있어서 미안해"
 
"…응"
 
"….…상처입혀서 미안해"
 
"…응"
 
"……하아. 이런걸로 용서해줄거지? 너는"
 
"아-! 뭐야 그 말투! 좀 더 제대로 마음을 담아서 말해!"
 
"이미 충분하잖아. 자, 둘 다 가자"
 
 
히키가야는 주위를 색적 스킬로 돌아보면서 앞을 걸어간다.
그의 뒤를 쫓아 방금전까지 우는 얼굴이 거짓말이었던것처럼 만면의 미소를 짓는 유이가하마가 종종 걸음으로 다가가 팔에 매달렸다.
 
 
분명 히키가야는 앞으로도 무모한 짓을 한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어느샌가 나도 그들의 동료로…….
 
 
 
 
"유우키. 위험하니까 너무 떨어지지마"
 
 
"후후. 네!"
 
 
"……?"
 
 
 
 
언젠가……,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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