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5월이 되는데, 왜 학교가 있는거지? 메이데이라는 노동자를 위한 날인데. 선생님들도 노동자니까 쉬면 되는거 아냐? 거기다 우리 학생 일은 공부라는거니까 학생인 우리들도 노동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다. 국제연합이 정해서 많은 나라가 축일이 되어 있는데, 일본은 왜 쉬지 않는거야? 따라서 나는 일본의 선구자로서 오늘을 휴일로 삼아 이대로 자기로…
 
"오~빠~야!"
 
퍽!
 
"크헉"
 
복부에 강렬한 프레스가!? 저번달에는 그렇게나 러브 코메디처럼 깨워줬는데
 
"뭐야, 우리 학생은 노동자니까 쉬어도 좋다고"
 
"? 오빠가 영문 모를 이유로 쉬는건 오빠 맘이지만,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도 모른다?"
 
어떻게 되도 모른다는건, 부장님의 매도발언이나 바보녀가 노려보거나 고문 선생님의 철권제제인거겠지. 젠장, 일본은 뭐하는거야, 빨리 휴일로 만들라고.
 
"자자. 오늘이랑 내일가면 골든 위크니까 힘내!"
 
골든 위크라아… 휴일인건 고맙지만 나를 두고 가족 여행갈것 같고.
어라, 나는 가족에 들어있는거야? 그다지 인상에 남는 일이 없으니까. 혼자서 게임하거나 만화나 소설을 읽을 정도니까 평소 휴일이랑 다를바 없잖아.
 
"눈 썩히지 말고 얼른 밥먹으러 가자"
 
내 눈의 부패도는 아직 오르는거냐"
 
이미 진작에 맥스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내가 느릿하게 움직인 탓에 아슬아슬한 시간에 나와버렸다.
 
"오빠 서둘러! 코마치까지 지각할거야!"
 
늦을것 같으면 먼저 가면 좋을텐데, 굳이 기다려주다니 오빠는 정말로 고맙다. 귀여운 자식.
 
코마치는 아버지가 사준 신형 자전거(4만)에 걸터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다. 덧붙여 내 자전거는 1만엔이다.그래도 아버지는 혀를 차면서 건냈지만.
 
그 만큼 성능 차이가 있어서 나는 필연적으로 필사적으로 페달을 밟지만 코마치하고 차이는 멀어져 가기만 한다. 그리고 코마치. 급하게 서서 밟는건 좋지만 팬티 보인다. 그리고 보려고 하는 통행인에게 내가 위협을 날린다. "히익" 이라니, 놀라 자빠질 정도는 아니지 않아?
 
겨우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코마치를 쫓아가서 주의를 준다.
 
"어이, 코마치. 급하게 탄다고 서서 페달 밟지마. 팬티 보인다"
 
"어라, 정말? 코마치의 팬티 어땠어?"
 
"꽤…아니, 무슨 소리를 하게 하는거야"
 
"그치만 오빠니까 다른 사람이 보려고하면 막아줬지?"
 
"뭐, 그래. 나랑 눈 마주치면 오늘 하루 내내 벌벌 떨게 틀림없으니까. 코마치의 속옷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 설령 아버지라도"
 
"멋진건지 꼴통인건지. 그치만 코마치도 오빠 말고는 보여줄 생각은 없어! 지금 그거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높아!"
 
"네이네이, 높다 높아~. 너, 빈틈 많다. 세상에 빈틈을 보이면 지거든? 나의 블랙 히스토리를 들려줄까"
 
"그런거 됐어. 그치만 앞으로도 오빠가 어떻게든 해줄거잖아?"
 
"신호 바꼈으니까 간다"
 
"무시하다니,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낮아~!"
 
앞으로도라…앞으로 얼마나 코마치를 지킬 수 있을련지. 아니, 그 녀석들이 있으니까 문제없다, 라고 생각하고 싶다. 슬슬 코마치를 위해서 오빠가 떨어져야하나……싫다! 내가 동생을 떠나? 할리가 없잖아. 네, 이 이야기는 끝.
 
 
 
결국 코마치에게 추월당해서 주륜장에 도착했다. 자쿠는 건담에게 이기지 못하는걸까. 하다못해 내 자전거가 빨간색이었으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코마치와 헤어져 교실로 향하지만 서두른 탓에 꽤 지쳤다. 숨을 헐떡이며 자기 자리로 도착해서 잔다.
 
 
 
 
"………만"
 
"하치……만"
 
"하치만!"
 
"음…?"
 
뭐지? 라며 나는 영문을 몰라 주위를 돌아본다. 시야에 비친건 대천사 토츠카만 있고, 다른 녀석들은 보이지 않았다. 어, 뭐야 이거? 마침내 나와 토츠카는 세계를 뛰어넘어버렸나.
 
"정말~ 하치만 겨우 일어났어. 자, 다들 교실 이동했으니까 우리도 가자"
 
"음? 1교시 뭐였더라?"
 
"미술이야. 오랜만이네. 요즘 공부만 해서 좋은 숨돌리기가 될거야"
 
나는 그런거라면 낮잠 수업을 하는 편이 좋은 숨돌리기가 될텐데……토츠카가 기뻐하니까 딱히 상관없나.
 
소부고는 대부분 학생이 진학한다. 우리 3학년은 당연히 수험생이니까 수험에 쓰이는 교과이외의 수업은 상당히 삭제된다. 하지만 때때로 수업에서 과제는 나오므로 하지 않으면 내신점이나 성적에 영향을 주므로 하지 않을 수 없다. 토츠카도 말한대로 거의 숨돌리기 위한 수업이 된다. 미술은 싫지 않지만, 미술 수업은 좋아하지 않는다. 출석번호순으로 한 명씩 모델을 해라고 선생님이 말해서 내 차례가 됐더니 급우 전원이 내 얼굴을 적당하게 써댔다. 그걸로 평가가 떨어지면 내 탓으로 돌리고. 응. 미술은 싫다.
 
수업 종이 울기 직전에 미술실로 들어간다. 보기에 급우는 다들 들떠있다고 할까 왁자지껄하고 있다. 특히, 남자. 뭐, 모르는것도 아니지만.
 
종이 다 울고나서 입구에서 선생님이 들어오지만, 그 사람이야말로 남자들이 떠들어대는 이유이다. 사사쿠라 선생님. 미술 과목 담당이며 미술부 고문이어던 느낌이 든다. 밤색의 길고 예쁜 머리카락에 청초한 복장, 어른 여성의 분위기를 띤다. 얼굴은 귀엽고도 미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연령은…히라츠카 선생님 보다 4~5살 어렸던것 같다. 선생님……연하 선생님 쪽이 훨씬 차분해. 미인을 뽐내는건 아니기 때문에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
 
"얘들아, 안녕. 수험 공부로 피곤할거라 생각하니까 숨돌리기를 하려고 해서. 그럼 오늘은 짝을 지어서 상대방의 그림이라도 그려볼까"
 
네, 외톨이의 금구 나왔습니다~ '짝을 지어서'는 외톨이에게는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누구에게도 권유받지 못해 선생님과 조를 짜게 된다. 게다가 이런 미인 선생님과 조를 짜게 됐을 때에는 질투와 모멸의 시선으로 죽는다.
 
"하치만, 괜찮아? 괜찮으면 나랑 짤래?"
 
토, 토츠카아아아! 내 천사! 이 전개는 지겹다고? 천사의 강림때마다 하는거라고.
 
"괜찮아. 나로 괜찮겠어?"
 
"응. 잘 못 그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라도 괜찮아?"
 
싫을리가 없다. 그런 말을 하는 녀석은 선생님한테 라스트 블릿을 맞아도 좋다. 나는 평화주의니까 때리지 않아. 간디를 지향하니까.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아도 돼. 선생님도 숨돌리기로 한다고 했으니까. 가볍게 하자"
 
"응!"생긋
 
좋아, 진심으로 하자.
 
약 1년간 토츠카를 대해왔다. 눈을 감아도 그릴 수 있다. ○일에 놀았을때 토츠카로 말하자면 바로 당시의 표정부터 패션까지 모두 그릴 자신이 있다.
 
그룹이 짜이고나서 때때로 담소 나누면서 다들 연필을 굴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끄러운건 토베인가.
 
선생님은 때때로 학생에게 조언을 주거나 질문에 답하거나 하짐나 기본적으로 별로 간섭하지 않아서 고맙다. 옆에서 서서 빤히 쳐다보면 내 그림이 허접한걸까 불안해지니까 그만둬주세요.
 
20분 정도 지나서 완성된건, 내가 생각해도 최고의 걸작이다. 토츠카가 진지한 눈빛으로 이쪽을 보고 있어서 근지러웠지만, 어떻게든 다 그렸다. 제출하는게 아까워서 이대로 집에 갖고 가고 싶다.
 
"하치만, 다 됐어?"
 
"어. 토츠카는?
 
"응, 나도 다 됐어. 서로 보여주자"
 
테니스랑 숙제를 보여주는걸 한 적은 없다. 나의 처음이 토츠카에게 빼앗긴다면 바치지 않을 순 없다!
 
하나 둘 신호를 주고 서로에게 스케치북을 보여준다. 토츠카의 그림은…어? 이거 나? 눈이 썩지 않은 얼짱이잖아. 토츠카한테는 그렇게 보이는건가. 이건 결혼하는 수 밖에 없잖아!
 
"우와아~ 하치만 그림 잘 그리네! 하치만의 입장에서 보는 나는 이런 느낌이구나"
 
"아아, 내가 보는 토츠카는 그런 느낌이야. 토츠카도 나 같은걸 이렇게 멋지게 그려줘서 고마워"
 
"하, 하치만은…저기, 멋져"///
 
이런, 날개 돋을것 같아. 저기 창문으로 날아올라서 모드 학원에 입학해버린다. 아, 그치만 초등학생 시절에 빨강 가방을 맸었으니까 일단 생겼었구나, 천사의 날개~ 같은거.
 
"힛키의 그림? 나도 보여줘! …힛키 그림 잘 그려! 왜 사이의 뒤에서 빛이 나오는거야!?"
 
어디에선가 유이가하마가 튀어나와서 내 그림을 멋대로 봤다.
 
"어이, 멋대로 보지마. 부끄럽잖아. 네 그림도 보여줘"
 
"에, 그건~ 그게……하하하"
 
명백하게 허둥대고 있구만. 이 녀석, 그림은 잘 그릴것 같았는데.
 
"히키타니, 이거야"
 
"히, 히나!?"
 
에비나가 뒤에서 스케치북을 건내왔다. 그걸 보니……뭐야 이거? 에비나가 건냈다고 하는건 유이가하마와 조를 짰다는거라서, 이건 에비나라는게 되는데…
 
"유이가하마…미안"
 
"왜 사과하는거야!? 그보다, 무슨 의미!?
 
"괜찮아, 너는 데포르메 그림은 잘 그리니까 여자력 있다"
 
"으~!"
 
으~ 으~ 그러는거 그만해!
 
"히키타니, 정말 그림 잘 그리네. 괜찮으면 내 어시스턴트 할래?"
 
뭐야 그거 월간 부녀자 에비나라도 할거야? 그리고 나한테 BL만화 보조를 시킨다는거냐, 고문이잖아.
 
"거절하겠습니다"
 
"뭐~어야, 유감. 그치만 히키타니의 그림, 그 밖에도 보고 싶으니까 누구 그려볼래?"
 
"그, 그럼, 힛키. 저기…나라던가"
 
"히키타니! 하야토를 그리자! 진지하게 서로 쳐다보는 두 사람, 때때로 겹치는 시선, 미소짓는 하야토, 눈을 피하는 히키타니, 이윽고 하야토가 일어서서 히키타니에게 다가가서~ 왔습니다아아아아아아앗! 부헉!!"
 
"잠깐, 히나!? 정말, 눈을 떼면 이런다니까. 자, 휴지"
 
과연 반의 엄마. 설령 떨어져 있어도 바로 다가온다. 그리고 휴지를 갖고 있다니, 엄마의 귀감이다.
 
"저기, 하치만. 에비나는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토츠카, 세상에는 모르는 편이 좋은 일도 있어. 여기는 내가 어떻게든 할테니까, 너는 다른 녀석이랑 조를 짜"
 
"으, 응. 왠지 잘 모르겠지만, 하치만 힘내"ノシ
 
굿b
 
떨어지는 토츠카에게 엄지를 세운다. 그건 흡사 잠겨가는 슈왈츠 같았다. 뭐, 내가 잠기는건 부해이지만.
 
"고마워, 유미코. 그래서, 어떡할거야 히키타니. 하야토를 그릴건지, 유이를 그릴건지"
 
아, 일단 유이가하마의 의견을 들었구나. 힐끔 하야마를 보니, 늘 산뜻한 미소가 경직되어 있다. 라고할가, 그거 밖에 선택지가 없나?
 
"저기, 아무것도 안 그린다는건"
 
"하아? 히키오, 너 유이나 하야토를 안 그리겠다는거야?"째릿
 
"히익! 그, 그런거 아님다"
 
"그럼 얼른 골라"
 
에~ 그 둘 중에 하나 고르는거냐. 솔직히 의욕 없네. 토츠카로 에너지 거의 다 써버렸고.
그리고 유이가하마, 그리 슬픈 표정 짓지마라. 죄악감이이이이이
 
"…유이가하마로"
 
파앗!
 
이 녀석, 알기 쉽다니까.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그림을 그리는 일은 좀처럼 없다. 중학교 때는 내가 그림을 그려서 잘 그리면 기분 나쁘다는 소리를 듣고, 좀 못그리면 내다버려저서 소동이 일어났으니까.
 
"으~음, 그나저나 유감. 그럼 다음에는 유미코를 그릴까"
 
"응. 히키오! 제대로 그려"
 
여왕님의 명령이냐. 말을 안 들으면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르니까 따를까.
 
"……일단 앉아"
 
"으, 응"
 
내 정면에 앉지만 어딘지 표정이 딱딱하다.
 
"그렇게 긴장하지마. 내가 그리는 그림이니까 딱딱하게 안 있어도 돼. 평소처럼 웃어라"
 
그렇게 말했지만 유이가하마의 표정은 여전히 딱딱한채로, 게다가 모델인 주제에 머리형태를 몹시나 신경쓰거나, 거울을 보며 고치는등 움직여서 주의했더니 전혀 진행되질 않았다.
 
"자-아, 얘들아, 그대로 들어줘"
 
남은 수업 시간 5분쯤 남았을때 사사쿠라 선생님이 모두를 불렀다.
 
"모두에겐 과제를 좀 내려고 생각해. 그건~…"
 
뜸 안들여도 되니까 얼른 말해주세요.
 
"자신의 소중한 사람의 그림을 그려오세요!"
 
웅성
 
선생님의 한 마디로 교실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웅성……웅성……시끄러워!
아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건 가볍게 고백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나?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이 사람.
 
"딱히, 가족이든 친구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누구라도 괜찮아요. 타협점으로 장소도. 자신에게 있어 뭔가 소중한것을 다시 생각하길 원해요. 딱히 바로 제출하라는게 아니니까요. 1학기 종업식까지 선생님한테 가져와요. 그리고 제출하지 않거나 대충 제출하면 점수는 안 줄거에요"
 
말이 끝나는것과 동시에 종이 울어서 인사를 하고 선생님은 나갔다. 히라츠카 선생님 만큼 폭력적이야! 그나저나 이 과제를 어떡하지. 소중한 사람, 장소라아. 코마치랑 토츠카구나, 응.
 
 
 
 
 
점심시간. 한 시간 후 유이가하마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지만 모두 화려하게 무시. 빵과 맥스 캔을 사서 오늘은 옥상으로
 
"여어"
 
"응"
 
카와…무라? 하고는 이전에 여기서 만났으니까 일주일에 2, 3번 정도로 같이 먹고 있다. 늘 먹는 장소에 다른 사람이 있을 경우나 기분이 들면 여기로 온다. 여기는 우리의 치바를 돌아볼 수 있고, 그늘도 있어서 앞으로 날이 더워지면 피난할 수 있다.
 
나는 카와무라의 자리 하나 비어둔 옆에 앉아 빵을 먹는다. 여기서 먹기 시작했을 무렵엔 거리를 두고 먹었지만, 몇 번을 해도 옆에 앉아오기 때문에 단념하고 옆에 앉게 됐다. 어라, 나 조교된거 아냐?
 
하지만 요즘은 이 형태로 차분해진다. 나도 이 녀석도 특별히 말을 걸지 않고, 유키노시타와 마찬가지로 말을 하지 않아도 차분해지는 녀석인걸지도 모른다. 얘기를 해봐도 가족 얘기밖에 없으니까. 지금까지 얘기해서 이전만큼 집요함이 없어진건 확실하다.
 
"있잖아"
 
"왜?"
 
"너 말야, 그림 잘 그리데. 연습했어?"
 
"……뭐, 그래. 너무 깊게 묻지는 말아줘"
 
중학교 시절에 '내가 생각한 최강의 캐릭터'를 그리거나, 몰래 만화를 그리려고 했던건 비밀이다.
 
"그래"
 
"너는 어땠는데"
 
"나는 못하지는 않다고 생각해. 에비나도 칭찬해줬고. 어시스턴트는 거절했지만"
 
그게 현명하다. 더 이상 썩은 인간을 늘리게 내버려두겠나. 하지만 이 녀석도 교우관계가 늘어난건 솔직히 기쁘다. 따, 딱히 외톨이 동료가 줄어들어서 외롭다는게 아니니까!
 
"그건 동생들을 위해 연습한건가?"
 
"응. 당연하지"
 
아니, 그런 일반 상식이지 처럼 말해도 곤란하고, 고개 갸웃거리지 마. 귀여우니까.
너는 N○K의 교육방송에 나오는 누나가 되고 싶어? 뭐, 이 녀석이라면 그림 그릴때 부르는 노래로 트라우마를 심을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런가. 그러고보니 미술 과제는 어떡할거야?"
 
"어!? 나, 나는…"///
 
"뭐, 너니까 가족을 그리겠다만"
 
그렇게 말하고 카와무라를 보니 눈을 가늘게 뜨며 빤히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왜?
 
"뭐, 그거면 됐어. 너는 뭐 그릴거야?"
 
"코마치나 토츠카. 내 인생과 학교생활에 빛을 줬으니까"
 
"즉답인가…너답구나"
 
"서로 마찬가지잖아. 카와무라"
 
"…그러니까 카와사키야! 카・와・사・키!"
 
"어, 어어. 그래그래 카와사키지"
 
정말이지…라며 남은 도시락을 먹기 시작해서 나도 남은 빵을 문다. 하지만 도시락이라…좋겠다-. 이 빵을 먹어도 대충은 차지만 역시 조금 부족하다.
 
"뭐, 뭐야? 이쪽을 보고"
 
"아니, 도시락 맛있겠다~ 싶어서"
 
"그럼 먹을래?"
 
"받을 수 있다면 받을게"
 
카와사키가 젓가락으로 반찬을 하나씩 쌓아 내 입가로 가져온다. 어, 뭐하는거야?
 
"카, 카와사키?"
 
"왜? 얼른 먹어"
 
이 녀석, 이 상황을 모르는건가? 이건 그거라고, 전설의 아~앙 이라는 거라고.
이전에 유키노시타랑 유이가하마한테 해줬지만, 받는건 처음이다. 어어어어쩌지? 일단 카와사키에게 이 상황이 되게 부끄럽다고 전하는거다.
 
"카와사키, 이거 아~앙이라는건데…괜찮겠어?"
 
잠시 지나니 카와사키의 얼굴이 점점 빨개져간다. 거봐, 엄청 부끄러워하잖아!
아마, 내 얼굴도 빨개져있겠지만
 
"나, 나는 신경쓰지 않으니까! 얼른!"
 
뭐, 뭐라아!? 거기서 밀고 왔다고!?
젠장, 빠지면 지는 느낌이 든다. 지는데 있어 최강인 내가 말하는것도 이상하지만, 시스콘과 브라콘의 싸움에서 질 수는 없다!(의미불)
 
뻐끔 튀김을 먹는다. 처음에는 긴장으로 맛을 몰랐지만 씹고 있으니 맛이 입 안에 퍼졌다.
 
"…맛있어"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타이시 녀석, 늘 이렇게 맛있는걸 먹고 있었나. 젠장, 타이시 주제에 건방지다. 아니, 나도 조금 더 연습하면 이 수준은 될테니까. 잠재능력 쩌니까.
 
"그, 그래? …다행이다"///
 
"어"///
 
그 말만 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응? 카와사키는 그 젓가락 어떡할거야? 씻어오는편이 좋을지도. 힐끔 모습을 엿보고 쓸지 말지 망설이고 있는 모양이다.
 
"젓가락 씻어올까?"
 
"괘, 괜찮아! 시간도 아까우니까!"
 
그리고 덥석덥석 도시락을 먹어간다. 무심코 젓가락으로 눈이 가지만, 부끄러우므로 고개를 돌리기로 했다. 지금 이 참에 약을 먹자.
 
"자, 잘 먹었어"
 
카와사키는 도시락을 귀여운 포장지로 싸고, 다리 모은 자세로 얼굴을 감추고 있다. 얼마나 부끄러웠던거야.
 
"있잖아"
 
"응?"
 
"도시락, 맛있었어?"
 
"아까도 말했지만 맛있었어. 매일 먹고 싶을 정도다"
 
"뭣!? 또, 또 너는 그런 소리를…"///
 
"무슨 이상한 소리를 했어?"
 
"…하아. 너는 그런 녀석이니까. 괜찮으면 저기, 도시락 만들어줄까?"
 
뭐, 뭐라아!? 확실히 이 녀석의 도시락은 맛있었고, 우리부의 연탄술사 같은 일은 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나도 빵만 먹으면 부족하니까.
 
"아니, 그 제안은 고맙지만. 괜찮겠어?"
 
"늘 만들고 있고, 새삼 하나 분량 늘어나도 수고는 변하지 않아. 거기다 받을 수 있는건 받겠다고 했잖아"
 
"받을 수 있는건 받겠지만 나는 베품은 받지 않아. 그러니까 돈은 줄게."
 
"뭐가 다른건데. 됐어, 돈은 받을 수 없어"
 
끄으윽……고집이 쎈 녀석이다.
 
잠시동안 눈을 피하지 않고 서로 쳐다본다. 아니, 노려보는 편이 올바르군. 이 분위기는 그렇게 반짝반짝 거리는게 아니니까. 어느 쪽이 꺾일때까지 눈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사람 노려보니까 무서워어
 
"……하아, 알았어. 그럼 너는 가벼운 점심값을 내면 되니까"
 
"알았어. 역시 매일 만들어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 마음이 내키면 부탁할게"
 
후우. 이겼다. 하지만 그렇게나 나한테 도시락을 먹여주고 싶었어?
 
"응. 만들었을때는 연락할테니까"
 
띵-동-댕-동
 
점심시간을 마치는 소리가 들려와서 카와사키를 먼저 내려보낸다. 내가 먼저 내려가면 아래에서 보이니까. 로우 앵글에서 탐정단이 엿볼지도 모르잖아? 그 부분을 신경쓰는 나는 진짜 신사. 타치바나 씨한테 지지 않아.
 
"저기 말야"
 
아래에서 카와사키가 부른다.
 
"왜?"
 
"미술 과제 말인데, 너, 이 학교에 들어와서 그 밖에 다른건 아무것도 없었어?"
 
"……"
 
"그것 뿐이야. 먼저 갈게"
 
그런 말을 남기고 옥상에서 나갔다.
 
"과제, 어떡할까~"
 
급수탑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한번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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