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삣 삐삐삣
 
나의 잠을 방해하듯 알람시계가 운다. 시끄럽다.
 
나는 이불에서 손을 뻗어 알람시계를 찾아 멈춘다. 앞으로 5분은 잘 수 있겠다, 음.
 
봄의 아침 기온은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지만 이불에 들어가면 딱 좋은 온도가 된다. 코마치의 이불에 파고들어가는 카마쿠라의 마음을 알겠다. 기분 되게 좋아.
 
그리고 이불속에서 둥글게 말고 있으니 노크도 없이 문이 열렸다.
 
"오빠! 아침이야! 얼른 일어나서 옷갈아입고 세수하고 와! 오빠한테 코마치의 애정이 듬뿍 담긴 아침을 먹여줄테니까! 앗, 지금 그거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높아!"
 
아침부터 하이텐션으로 내 위에 올라온다. 저기~ 그런 상태로는 못 일어나는데……정말이지 어디의 야겜이냐. 거기다 나도 남자라서 아침이면…거, 그렇잖아? standing tent in morning라는 느낌이라니까? 이런 상태를 아버지에게 들키면 병으로 죽기 전에 먼저 죽을거야. 하지만 큰일인데, 코마치가 이걸 눈치채면 식겁할건 필연. 빨리 아들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핫, 누군가가 말했다 "할머니의 알몸을 상상하면 돼" 라고. 좋아 해보자
 
……오rrrrrrrrrrrrrrrrrrrrr……
 
후우…어떻게든 사그라들었지만 무언가를 잃은 느낌이 든다
 
 
"네네, 높으니까 얼른 비켜줘"
 
"정말 오빠도 참 재미없다니까~ 교복 에이프론 차림의 동생이 왔으니까 좀 더 욕정하면 좋을텐데"
 
"치바에선 동생은 귀여워해도 욕정은 하면 안 돼."
 
어딘가의 남매가 깨부순 느낌이 들지만.
 
"오빠, 규칙은 부수기 위해 있는거야!"b
 
"시끄러워. 알았으니까 아래에서 기다려"
 
네에- 라며 코마치는 방에서 나간다.
 
정말이지… 코마치는 귀엽구나아! 어이쿠야, 어딘가의 니니가 나올뻔했다.
 
교복에 팔을 넣고 얼굴을 씻어 거실로 향하니 코마치가 식사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착한 동생이다, 오빠 입장으로 포인트 높다.
 
우리들은 의자에 앉아 양손을 맞대고 ""잘 먹겠습니다"" 라고하고 젓가락을 움직인다.
 
"오빠 어때? 맛있어?"
 
"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우와- 적당한 대답-"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마친다. ""잘 먹었습니다"" 라고 하고 나는 식기를 씻으러 부엌으로 향한다. 코마치는 자기가 하겠다고 했지만 이 정도는 내가 하지 않으면 오빠로서 위엄이 없어지고 만다. 어? 처음부터 없어? 알고 있다고, 빌어먹을!
 
등 뒤의 기척에 조심하면서 식기를 씻고, 그리고 코마치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지 않는걸 확인하고 나는 약을 입에 넣고 물로 삼킨다. 약은 하루에 3번 매끼 식후에 2알씩 먹게 되어 있다. 학교에선 혼자서 먹으니까 문제 없지만, 집에선 코마치의 시선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 까놓고 말해, 신학기 첫날은 부활동이 있을거라고 생각 못해서 화장실에서 약을 먹었다. 나도 자신의 스텔스에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그 녀석들은 감이 좋은건지 내가 몰래 뭔가를 하려고 하면 재빠르게 찾아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화장실에서 먹는 밥이 아닌, 화장실에서 약을 먹는걸 떠올리고 어두워져있으니 코마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늦어~!"
 
시간을 보니 슬슬 나가지 않으면 지각할거라 생각해 현관으로 나가니 코마치가 내 자전거 뒤에 또 타고 있었다. 뭐 하는거야? 이 녀석.
 
"너, 아버지한테 새 자전거 받았잖아. 그걸로 가"
 
게다가 내 것보다 몇배는 좋은거잖아.
 
"그치만 코마치는 오빠 뒤에 타고 가는편이 편…아니다. 즐거워! 아, 지금 그거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높아"
 
"전반부가 없으면 말이다"
 
테헤페로 귀엽게 혀를 내밀며 대답을 한다.
 
 
 
 
귀엽잖아. 뭐, 나도 무르다.
 
"어쩔 수 없다. 가자"
 
"과연 오빠야, 이야기가 빨라. 자아 렛츠고-!"

 

오랜만에 동생을 뒤에 태우고 페달을 밟는다.
 
 
 
역시 시간이 위태로워져서 페이스를 올린다. 오랜만에 태운것도 있지만 코마치를 태우고 소부고까지 가는건처음이지 않나? 큰일이다, 이대로라면 지각은 필연. 코마치는 괜찮을거라 생각하지만 나는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주먹이 날아온다. 그 사람, 정말로 평소대로 때리고 있어. 아니, 확실히 부탁한건 나지만.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학교 앞을 달려서 등교하는 학생이 몇몇 있다. 그 녀석들을 자전거로 쫓아 교문을 통과한다.
 
"고마워, 오빠. 지각할테니까 먼저 갈게!"
 
라며 내 천사가 사라진다. 역시 내 동생은 소악마가 아닐까 고쳐 생각한다. 하지만 귀여우니까 문제없다.
 
헐떡이는 숨을 가다듬고 있으니 HR 개시 종이 울어서 나의 지각이 확정
 
 
 
 
"그래서? 무슨 할 말은 있나?"
 
HR을 끝낸 히라츠카 선생님이 두 다리로 서서 물어온다. 아니, 나도 스텔스 힛키로 왔을텐데…문을 연 순간 들키고 말았다. 테헷! 어쩔 수 없으니 여기는 솔직하게 말할까
 
"동생을 자전거로 태우고 와서 늦었습니다!"번뜩
 
"하고 싶은 말은 그것 뿐이냐?"
 
얼굴에 혈관을 띄우면서 묻는다. 그렇게 미간에 주름을 잡으면 주름이 새겨진ㄷ"충격의이이이이이이이 퍼스트 블릿트으으으으으으으으으!" 콰앙!
 
크헉!!
 
소리를 지를 틈도 없이 날아간다. 아니, 콰앙! 이라는건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야? 위험하잖아 위험해.
 
그리고 눈을 뜨니 늘씬하게 뻗은 다리가 보여, 그리고 치마 속으로 눈이 간다. 어쩔 수 없잖아, 남자인걸.
 
"붉은 레이스……라고!?
 
중얼거리니 그 상대는
 
"바보 아냐///?"
 
내 얼굴을 짓밟고 가버렸다. 아니 불가항력이라고 카와…뭐시기! 어, 그러니까 카와구치였나? 작년에는 내가 봐도 아무렇지도 않았잖아. 왜 새삼 얼굴을 붉히는 거야, 내가 나쁜것 같잖아! …내가 나쁜건가.
 
"일어나라 히키가야. 이번에는 SFB로 끝났지만 다음에 지각하면 GSB, MLB로 이어질테니까 주의해라"
 
그러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가버렸다.
 
일어나서 배를 잡으며 자기 자리로 가니,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치만, 괜찮아? 굉장한 소리가 났는데"
 
천사가아……천사가 계십……이런 나를 걱정해주다니, 역시 결혼하는 수 밖에 없나"
 
"에? 정말 하치만! 농담은 그만둬어!///"
 
라고 부끄러워 하고 계신다. 이런, 목소리로 나왔나 안 돼 안 돼, 자중해야지! 그나저나 토츠카는 귀엽구나아!!! 왠지 뒤에서 토츠하치 왔다아아아아! 잠깐, 히나 자중해! 라고 들려오지만 모르는척을 하자
 
"아, 아아 미안. 조금 잠꼬대한것 같아. 그보다 아까전에 말야? 그거라면 괜찮아, 문제 없어"
 
토츠카에게 걱정을 받은것만으로 기운 100배! 하치펀맨 상태다.
 
"정말? 그치만 하치만 굉장해! 그 펀치를 견디다니. 나라면 절대로 무리야"
 
그런게 토츠카에게 날아간다면 나는 전력으로 방패가 되서 지키겠어! 그걸로 죽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괜찮아, 그 때는 내가 지킬게!"
 
"고마워! 하지만 하치만이 위험해질때는 나도 도울게!"
 
결혼하자
 
띵-동-댕-동 하고 예비종이 울리려 토츠카와 시시덕 대는 시간이 종료했다. 하아, 시간은 잔혹하다.
 
실제로 히라츠카 선생님의 펀치는 그리 아프지는 않다. 그건 딱히 내가 M에 각성한것도, 히라츠카 선생님이 쇠약해진것도 아니다. 잘 모르겠지만 겉보기와 소리는 엄청나지만 실제로 내게 대미지는 가지 않도록 하는 모양이다. 무슨 기술이야. 그리고 뭐하는 사람이야, 히라츠카 선생님…
 
1~4시간 수업을 자다 깨는걸로 보내고 점심시간이 된다. 주위 리얼충들이 아무래도 좋을 대화에 정신을 판 사이에 매점에서 빵을, 자동판매기에서 맥스캔을 사서 늘 가던 베스트 플레이스에서 점심을 먹는다. 물론 혼자다. 역시 점심이라는건 혼자 먹어야하는 것이다. 말하면서 먹으면 안 된다고 부모한테 안 배웠나? 뭐, 나는 얘기할 상대가 없는것 뿐이지만! 어라…눈에서 땀이…
 
빵을 다 먹고 주위를 신경쓰면서 약을 입에 넣고 맥스캔으로 삼킨다. 제대로 담당 의사에게 물어보니 괜찮다고 들어서 문제 없다. 이야~ 요즘 약은 굉장하구나~. 아니, 맥스캔이 굉장한걸지도.
 
쏴아- 바람이 불어온다. 봄의 양기로 따뜻해진 바람은 기분 좋다. 다음엔 옥상에 올라가서 자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교실로 향한다.
 
5교시째는 수학인 모양이다…좋아, 자자! 수학이라는것도 있지만, 이 점심을 먹은 후 졸린건 거스를 느낌이 들지 않는다. 보육원이나 유치원에도 낮잠 시간이 있다. 고등학교도 있어도 이상할 일은 없을 것이다. 거기다 적당한 수면은 뇌를 활성화시킨다고 TV에서 말했었다. 그러니까 세이프. 응, 분명 그렇다.
 
나는 교사가 말하는 주문을 자장가 삼아 잠에 들었다.
 
 
 
 
눈을 뜨니 방과후였다. 교실에는 복수 친구 그룹(웃음)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런, 부활동 지각했잖아.
 
하아- 한숨을 쉬면서 부실로 향한다. 지금부터 날아올 매도를 나는 견딜 수 있을까!? 하치만 씨의 차회 인생을 기대해주세요!! 아니 잘리는거냐. 그보다 여기서 죽는거냐! 조금 더 이어가게 해줘!
 
좋아, 평소대로다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행동하며 그대로 부활동을 시작하자.
 
드르륵
 
"여어"
 
춥다, 이상한데에. 점심까지는 따뜻했을텐데-
여기만 겨울로 돌아왔나? 그렇게 착각을 느낄만큼 냉혹미소를 지은 유키노시타가 책을 한 손에 들고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쳐다보고 있다는건 상당히 좋은 울림이지만, 소녀 만화에서는 철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뀽뀽 포인트잖아? 왜 심장을 움켜쥐는듯한 압력을 띠고 있는거야?
 
"자아, 하고 싶은 말은 있니?"
 
"죄송합니다"
 
나는 깨끗한 흐름으로 엎드려 빌었다. 마치 군살없는 움직임. 엎드려 빌기 올림픽이 있으면 어지간한 사축을 밀쳐내고 일본대표로 선발될 수준.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괘념치 않고 매도의 말을 한다. 어라라~ 이상한데~ 엎드려 빌기는 일본에서 말하는 최상위의 사죄일텐데.
 
"자자, 유키농도 그쯤해줘"
 
라며 유이가하마가 구명줄을 보내온다. 아니, 있었냐. 유키노시타의 위압감탓에 전혀 인식 못했다.
 
"하아, 어쩔 수 없구나"
 
후우, 안도하는것도 잠시.
 
"너, 수학 시간에 잤던 모양이구나?"
 
새로운 폭탄이 투하되었다.
 
"왜 알고 있는거야"
 
"유이가하마한테 들은 정보야"
 
그렇지요- 알고 있었습니다.
 
"자아, 뭐 하고 싶은 말은 있니?"
 
같은 대사를 했다. 어쩌지? 어떡하지? 엎드려 빌기로 안 되면 열렬 엎드려 빌기인가? 싫어! 뜨거워! 하지만 이 냉혹 미소에는 마침 좋……안 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괴로워질 뿐이다.
 
줄줄 식은땀을 흘리면서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고 있으니
 
"이제 됐어. 공부하자"
 
라며 말을 끊었다. 살지 않았다는건 명백하군요.
 
"평소보다 스파르타로 할테니까 각오하렴"
 
아아, 또 2학년 3학기의 비극이 일어나나.
 
 
 
 
 
 
불타버렸다…… 다 타버렸어……
 
내가 의자에 앉아 하얗게 변해 있으니
 
"있지, 슬슬 좀 쉬자"
 
"그렇구나. 거기의 바보가야도 제대로 못할것 같으니"
 
라며 홍차를 타기 시작한다.
 
 
 
 
애시당초 왜 공부모임을 부실에서 하고 있냐고 하면, 우리들이 수험생이라는것도 있지만, 신학기 이틀째 실력 테스트에서내 수학 성적이 떨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유키노시타는 그렇게나 가르쳤는데 이 꼬라지는 뭐니? 상태여서 대단히 화를 내셨다. 말 그대로 격렬 분노 뿡뿡 이라는거다. 그런고로 공부 7할, 독서, 휴대폰이 3할이라는게 지금 봉사부다. 의뢰? 오면 한다.
 
"힛키 수고했어!"
 
라며 유이가하마가 다가온다.
 
"아아, 수고했어~"
 
나는 책상에 엎드린채로 대답한다.
 
"증말! 제대로 이쪽을 보고 말해"
 
라며 몸을 흔든다. 아니, 가깝거든! 네 두개의 쌍봉우리도 흔들리거든! 응? 그러고보니
 
"유이가하마, 너 교실 나갈때 나를 깨워줬으면 됐을거 아냐. 그러면 나도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텐데"
 
"그치만 힛키 되게 기분 좋게 자고 있었다 뭐. 그러니까 못 깨운거야. 거기다 자는 얼굴도 봤구…///"
 
마지막 쪽은 잘 안 들렸지만, 뭐 상관없겠지.
 
"어머? 유이가하마한테 무슨 짓을 하는거니, 변태가야?"
 
"아무것도 안 했어. 이 녀석이 멋대로 빨개진것 뿐이다"
 
"따, 딱히 빨개진거 아니야! 힛키 기분 나빠!///"
 
아앙? 왜?
 
"뭐, 됐어. 홍차 타웠으니 마시자"
 
그렇게 말하고 나와 유이가하마에게 홍차가 든 컵을 내민다.
 
"고마워! 유키농!"
 
"음, 땡큐"
 
그리고나서는 이전의 봉사부처럼 독서를 하는 우리와 휴대폰을 만지는 유이가하마, 덧붙여 코마치는 공부모임을 한다고 정한 순간에 도망쳤다. 그건 무리도 아니다. 그 지옥을 봤으니까…그래서인지 휴식시간이 되면 들어온다. 슬슬 올ㅌ 드르륵"유키노 언니, 유이 언니 얏하로! 그리고 오빠도" 오빠를 가장 마지막에 부른건 포인트 낮다.
 
"코마치, 얏하로!"
 
"안녕 코마치"
 
"여어, 코마치. 아침 일로 할 얘기가 있는데"
 
"에이 오빠도 참, 그릇도 작다니까~. 뒤로 안아줬으니까 그거면 되잖아?"
 
"너한테 안긴다한들 기쁠리 없잖아!"
 
"증말~ 부끄러워한다니까~♪ 코마치, 요즘 가슴이 커졌다구!"
 
쩌적
 
 
공기가……멈췄다……
 
 
"코, 코마치. 할 얘기가 좀 있는데"
 
유키노시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앗(눈치챔)
 
"네. 뭔가요?"
 
그렇게 말하고 둘은 부실 구석으로 이동해서 얘기를 시작한다.
 
"유키농 왜 그러지? 힛키"
 
"나한테 묻지마. 그리고 유키노시타한테도 묻지마라?"
 
이 빗치는 분위기를 읽는건지 못 읽는건지. 이게 승자의 여유라는건가?
 
잠시 있으니 침울해진 유키노시타를 데리고 코마치가 돌아왔다.
 
추욱-
33-4나 7-1이 어울릴것 같다. 그런 말은 안 하겠지만.
 
역시 두 살 아래 후배에게 패배하면 충격을 받겠지. 어떻게 해줄까 생각을 하고 있으니, 코마치가 귓속말을 해왔다.
 
뭐야, 그런 거면 되냐?
 
나는 유키노시타에게 다가가서 살짝 머리에 손을 올린다.
 
"에?"
 
"그, 뭐냐…… 너는 코마치에게도 질지 모르지만(무엇이라고는 말 안한다), 너는 스타일도 좋고, 머리도 좋고, 머리카락도 살랑살랑하고 얼굴도 미인이야.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그렇게 말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후아///…저기……///"
 
그리고선 입을 다물어버렸다. 얼굴 굉장히 빨개져서 화내고 있어. 그야 그런가. 갑자기 이런 짓을 당하면 보통 화내겠지. 그보다 나도 코마치한테 할때처럼 해버렸는데, 다른 여자애 머리를 만지는건 인생 처음 아냐!?
 
"미, 미안! 그만 코마치한테 할때처럼 해버렸다"
 
황급히 손을 뗀다.
 
"아……"
 
그렇게 아쉽다는 얼굴로 보지마. 좋아하게 되버리잖아. 뭣하면 고백해서 차여버릴 수준이다. 아니, 차여버리는거냐.
 
"유키농만 치사해! 힛키, 나도 쓰다듬어줘!"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빗치는? 너는 딱히 침울해진것도 아니잖아?
 
므으- 볼을 부풀리는 유이가하마, 뭐냐고, 귀엽잖아"
 
"에?///"
 
"어?"
 
또 목소리로 나왔어? 몇 번을 그래야 마음이 풀리는거야 나느으으으은!?
 
"힛키! 한번 더 말해줘!"
 
"시끄러 시끄러! 이 이야기는 이제 끝이다"
 
"호오호오, 오빠도 꽤 하네요~"
 
 
이래저래하여 부활동은 종료. 성과 : 더는 숫자를 보고 싶지 않다.
 
부실을 닫기 위해, 짐을 정리하고 있으니 유이가하마가
 
"그러고보니 코마치의 환영회 안했지. 그렇지! 노래방가자!"
 
라고 말했다. 어? 그런 교토 가고 싶어 같은 흐름으로 말해도 곤란한데.
 
"그렇구나, 모처럼 후배 부원이 들어왔으니까 해도 좋을지도 몰라"
 
의외다 의외. 설마 유키노시타가 OK할줄이야. 뭐, 어쨌든간에 유이가하마가 부탁하면 함락하겠지만. 뭐야 그거 어디의 아르카?
 
"괜찮네요! 그럼 가요"
 
어이어이, 내 의견은?
 
"미안하지만 나는 패스다"
 
셋에게서 비난의 시선이 집중된다.
 
"너한테 용건이 있을리 없잖니? 서투른 거짓말은 그만두렴"
 
"아니, 그게 있다고"
 
안 가면 목숨이 위태롭거든. 하지만 이대로여도 죽을것 같지만.
 
"오빠한테 용건이 없다는건 알고 있어. 자아, 포기하고 코마치를 축하해줘!"
 
"힛키, 거짓말한거야? 너무해…"
 
"아니, 이야기를 들어라"
 
정말이지…… 하지만 이건 예상대로 미리 준비해둔 대답을 하자.
 
"그게 말이다, 나 봄 방학에 입원을 좀 했거든"
 
셋의 시선이 놀람과 슬픔으로 바뀐다. ……아아, 역시 이건 말하면 안 되겠군. 새삼 확인하고 이어서 대답한다.
 
"저번주에, 코마치가 합격 파티하러 갔을때 갑자기 배가 아파져서 쓰러졌어. 그랬더니 구급차로 실려가서 큰 소란이 일어났거든. 그대로 입원했어"
 
"그래서…괜찮아?
 
나는 셋의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눈동자에 대답이 막히면서도 말을 이었다.
 
"아니……그게 단순히 과식했던것 같다"
 
펑, 하며 셋 모두 그런 의성어가 어울릴만한 얼굴을 하지만, 바로 분노로 바뀐 모양이다.
 
"증말 힛키 바보! 걱정해버렸잖아!"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지만, 히키가야 균이라도 병에 걸린다고 감탄한것 뿐이야"
 
"증말, 그런거 입다물고 있다니,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낮아"
 
라며 나를 탓해온다.
 
"그러니까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나도 그런 일로 구급차에 실려가서 부끄러웠으니까"
 
"그럼 지금은 괜찮아?"
 
"아아, 오늘은 일단 건강상태 확인하러 가는거니까 문제없어"
 
그렇게 말을 하니 셋은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슬슬 가지 않으면 예약시간에 늦을테니까. 그럼 간다. 코마치의 환영회는 다음에 갈게"
 
그렇게 말하고 주륜장으로 향한다. 제대로 뿌려친 모양이다. 역시 거짓말을 할때는 진실 속에 거짓을 섞는게 최고니까. 거기다 부모님하고도 미리 말을 맞춰놓았다. 남은건 아버지가 코마치한테 함락당하나 마나가 문제지만.
 
아, 코마치 오늘 내 뒤에 탔었지. 뭐, 유키노시타가 있으니까 괜찮겠지.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달려간다.
 
입원했다고 했을때 그 녀석들의 얼굴……솔직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런 표정으로 보여지는건 견딜 수 없다.
절대로 이 비밀만큼은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결의를 새로 품고 병원으로 자전거를 달렸다.
 
 
이 병원에 오는건 일주일 만인가. 그 때는 깨닫지 못했지만 여기는 내가 입학식에서 차에 치였을때 왔던 병원이잖아. 이 인근에서 큰 병원은 여기 밖에 없지만.
 
나는 접수를 마치고 대기실 소파에 기대 4, 5분 정도 기다리니 이름을 불렸다.
 
담당의가 있는 방까지 안내되니 역시 의욕없어 보이는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나? 이 선생님으로.
 
"이야, 히키가야 환자. 오랜만이야. 상태는 어때?"
 
라며 지장없는 소리를 묻는다.
 
"어쩌고자시고 평소대로라서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건 사실이다. 그 밤의 일이 거짓말처럼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평소대로 주위 시선은 따갑고, 유키노시타의 매도는 너무하고, 코마치는 나를 부려먹지만 천사, 토츠카도 천사! 어라? 좋지 않아? 하지만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다. 어쩌면 오진인게 아닐까 의심할 수준.
 
"안 됐지만 너는 변이성 극증 교원병이야. 이건 몇 번을 조사해봐도 변함이 없어."
 
"자연스럽게 제 마음을 읽는거 그만두지 않겠어요?
 
왜 내 주위에는 마음을 읽는데 능숙한거야?
 
"지금은 아직 아무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병은 이제부터야…… 그리고 지금으론 치료도 못해"
 
진지한 표정으로 그런 소리 하지마. 그나저나 되게 똑바로 말하는 선생님이다. 하지만 서투르게 희망을 갖게 하는것 보다는 좋을지도 모른다. "내가 반드시 낫게 해주마" 라는 하지도 못하는건 해선 안 된다.
 
"일단 검사할테니까 상의를 벗어줄래?"
 
이야기는 끝났다는듯 나를 돌아본다.
 
나는 교복 상의를 벗고 셔츠를 젖혀보인다.
 
선생님은 진찰기를 가슴에 대거나 혈액 채취를 하고 있다……솔직히 아무것도 묻지 않는건 고맙다. 나도 이 일은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자, 수고했다. 오늘부터 일주일치 약을 줄테니까 반드시 먹도록"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생님"
 
"뭐지?"
 
"검진은 토일요일에 해도 되지 않습니까?"
 
솔직히 매번 그 녀석들에게 변명을 생각하는건 성가시고, 언제까지고 복통으로 통할리도 없다.
 
그러자 선생님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대답했다.
 
 
"토일요일은 내가 쉬고 싶으니까"
 
 
무심코 뿜을뻔했다. 나는 이 선생님이 마음에 든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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