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도 얼마 남지 않은 어느날 밤, 나는 거실 소파에 누워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제 얼마뒤면 3학년이 되는건가…"
 
불쑥 중얼거렸지만 대답도 뭐고 없다. 돌아오는건 배 위에 올라탄 카마쿠라의 냐- 거리는 울음소리 뿐이다.
 
코마치는 친구 집에서 수험합격 숙박 파티를 하는 모양이다. 덧붙여 확인했더니 타이시를 포함한 남자는 불리지 않은 모양이다. 꼴 좋다.
 
하지만 코마치가 없는 집은 조용해서 오빠 쓸쓸하다.
부모님은 돌아와 있지만, 바로 목욕하고 밥을 먹고나서 죽은듯이 잠들어있다. 사축 ㅅㄱ
 
마음을 도로 잡고 아까 중얼거린 말을 생각해본다.
 
생각해보니 봉사부에 입부하고나서 내 외톨이 생활은 끝을 고했다. 유이가하마의 연탄술 보조를 하거나, 토츠카의 테니스 강화를 하거나, 카와뭐시기를 조사하거나, 여름방학에 자원봉사, 문화제나 수학여행, 학생회 선거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가져버렸다. 자이모쿠자? 모르는 사람인데요…
 
모두 1년전의 나로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농밀하다.
나는 누구에게도 상관없이, 관여하지 않는 폐국상태를 관철할 터였는데…
하지만 나는 이 상태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이전의 나라면 약해졌을 것이다. 외톨이야말로 최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상태는 도저히는 아니지만 외톨이라고는 할 수 없다.
 
여전히 친구도 여친도 없지만, 그 관계를 부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줄곧 이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건 남은 1년 안에 끝나고 만다. 졸업해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와 똑같이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어, 최종적으로는 연락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둘이라면 괜찮을거라고 믿고 싶다.
 
…나답지 않은 감상에 젖어버렸다. 뭐야 이거, 주마등? 나 죽는거야?
나는 게임을 멈추고, 배 위의 카마쿠라를 내리고 자실로 향한다
 
 
 
 
두근
 
 
"윽!?"
 
 
 
갑자기 가슴이 괴로워진다
무릎을 꿇는다, 땀이 흘러나온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의식이 날아갈것 같다, 나는 날아갈것 같은 의식을 이어잡고 양손으로 가슴을 부여잡는다.
 
"악, 커헉……"
 
이런, 토베가 말하는 위험하다는것보다 위험해. 아까 그건 플래그였나, 회수하는거 너무 빠르잖아.
 
내 이변을 감지한 카마쿠라가 부모님을 깨우기 위해 꽃병을 쓰러뜨린다. 그 소리로 부모님이 졸린듯이 방에서 나와 나를 발견한다.
 
뭐야, 카마쿠라. 너 엄청 유능했잖아. 다음에 좋은 먹이를 사주마
 
부모님이 구급차를 수배해준다. 하지만 어째선지 나는 의식을 놓기 전에 힘을쥐어짜서
 
"코, 마치……한테는, 연락하지 마, 세요……"
 
그리고 내 의식은 끊겼다.
 
 
 
 
"모르는 천장이다"
 
한번은 말해보고 싶었던 대사를 말하고 나는 눈을 떴다.
 
주위를 보니 여기는 병원인 모양이다.
 
나는 문득 어젯밤 일을 떠올리고, 자신의 몸을 조사한다.
 
다행이다, 긴급수술을 한건 아닌 모양이다.
 
그럼 어젯밤 그건 뭐였던걸까…… 전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렇게나 괴로웠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라기보다 부모님은 뭘 하고 있는걸까, 아무리 코마치가 귀엽다고 해도 입원한 아들을 내버려두깁니까
 
생각해봐도 소용이 없어서 한번 더 잘까 생각하고 있으니 노크도 없이 병실 문이 열렸다.
 
"안녕, 히키가야 환자. 기분은 어떤가?"
 
그런 의사의 템플레이트 명대사를 말한건 의사라고 하기에는 의욕이 없어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다. 나이는 40대 후반일까, 분위기가 쳐져있다. 백의를 입고 청진기를 가졌으니 의사일거라 납득한다. 뒤로 부모님도 따라오는 모양이다. 기분 탓일까 얼굴이 어두운것 같다.
 
"하아, 특별히 문제 없습니다"
 
라며 나는 그대로 느낀대로 말한다.
 
"응, 그럴거야. 그럼 오늘은 퇴원해도 좋아."
 
……하? 에에에에에에에!? 입원할 정도도 아닌데 구급차 불렀던거냐. 부끄러워어어!
그런 시시한 이유로 110 부르는 녀석이랑 다를바 없잖아. 아, 있었다. 바로 110으로 연락하려던 녀석. 아니 그보다 그렇게 괴로웠던건 나 때문이었나!? 확실히 남자는 타격에 약하다고는 하지만! 거, 부모님도 이런 부끄러운 아들이 있다고 얼굴이 어둡잖아!! 코마치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부탁해서 다행이다아아! 괴로움에 몸부림칠뻔했다
 
라며 내가 몸부림치고 있으니
 
"히키가야, 너는 변이성 극증 교원병이라는 병세다. 솔직히 말해 이 병세에는 치료법은 없어. 기껏해야 늦추는 정도다. 그러니까 네 수명은 기껏해야 반년이다"
 
라고 가볍게 말했다.
 
나는 이 의사가 무슨 말을 한건지 잘 몰랐다.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에이 싫다, 내 인생 너무 짧아……라는 시시한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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