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42화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운동장에는 이미 체육복 차림으로 목이나 이마에 붉은색이나 흰 띠를 두르고 있는 학생들로 가득채워져 있고, 죄다 꺄악꺄악 우후후후 떠들어대고 있다.
한 마디 말하자……너네는 어디 출신 인간이냐. 이런 날에 왜 그렇게 떠들어대는건지 나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체육대회 같은건 출석하지 않으면 어째선지 백안시당하는 이른바 공개처형 자리이며, 다리가 느리면 비판당하고 실수를 저지르면 개털린다.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탄 남작도 말했잖아.
"참가하지 않는데 의의가 있다"
"그건 어디의 히키니쿠 남작의 말이니"
운영 텐트에서 뚱해져서 의자에 앉으면서 돌아보니 체육복 차림의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가 기막힌다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너는 왜 즐거워보이냐?"
"그치만 힛키가 생각해낸 경기가 재미있어보이는걸! 다들 말했다구? 마지막 경기 왠지 재미있을것 같다고"
사가미랑 나만 힌트와 숨긴 장소를 생각해서 실질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건 나와 사가미 정도이므로 그 이외 사람들은 힌트도 숨겨진 장소도 모른다. 참고로 난이도는 넷으로 늘렸다.
참고로 경품의 존재는 밝혀뒀고 난이도가 제일 어려운건 하나,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누구에게라도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권리를 얻는 경품권. 두 번째로 어려운건 학교식당 이용요금 반값 할인권. 세 번째는 그날 하루 선생님에게 지명당하지 않는권, 마지막은 지우개.
이것의 숨기는 장소와 힌트를 생각하는건 고생했다. 참고로 이걸 위해서 체육복 등교, 운동장 집합으로 했으니까.
"그치만 우리들 모두 홍팀이라서 럭키네! 반드시 이기자!"
"뭐, 힘내라"
"얏호-, 봉사부 얘들아"
여기에 나타난건 같은 홍팀 학생회장 시로메구리 메구리. 아무래도 상당히 이 날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아까부터주위에 음표가 보일 정도로 흥을 내고 있다.
진짜로 이렇게까지 즐기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나에게 가르쳐줬으면 싶을 정도다.
"그치만 정말로 봉사부에 부탁해서 다행이야. 히키가야는 위원장으로 충분히 역할을 다 했고, 메인 경기도 생각해줬어. 유이가하마는 교실 애들을 도우미로 불러줬고, 유키노시타는 스케줄과 경기간 휴식시간 이나 세세한 시간 계획을 만들어줬어. 다들 굿잡!"
"아직이에요. 시로메구리 선배"
유키노시타가 냉정하게 대답을 하자 메구리 선배는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아직 의뢰는 반 밖에 안 끝났다구요. 반드시 이겨요!"
메구리 선배가 봉사부에가져온 의뢰는 체육 대회를 성횡시키는것과 고등학교 생활 마지막 체육대회에서 승리한다는 유종의 미를 장식한다는 것. 이젠 이기면 의뢰는 완수된다.
메구리 선배는 우리의 얼굴을 순서대로 쳐다볼때마다 눈가에 눈물을 머금어간다.
"……그래. 이기자!"
 
 
 

 
 
 
 
 
 
 
 
이래저래 경기는 순조롭게 시간대로 소화되어 가지만 메구리 선배의 마음은 순조롭게 소화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백팀 150점에 비해 홍팀 100점이라고 보드에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포인트 게터 하야마가 점차 점수를 벌어가지만 다른 녀석들이 그걸 따라가는 포텐셜이 있다고 하면 그건 NO라고 밖에 할 말이 없어서 점점 점수차이가 벌어져서 이렇게 됐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가 시작된다.
『그럼 마지막 경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사가미 부위원장. 규칙 설명을 부탁합니다』
방송석에서 그리 말을 듣고 긴장한 표정으로 일어서서 조례대에 세워져있는 마이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서 내 옆을 지나가 조례대 위에 선다.
문화제 때하고는 달리 실수없이 순조롭게 규칙 설명을 하고, 그리고 시작을 알리는 총성음과 함께 마지막 경기가 개시되어서 운동장에 있던 모두가 거미새끼 흩어지듯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구슬을 찾으러 간다.
고안자인 나와 사가미는 운영 텐트에서 자리지키기다.
"……히키가야"
"아?
"…………그게…………문화제때는 미안"
"……하?
"나 때문에 네가 나쁜 소리를 들어서……나쁜건 나인데 나는 아무 말도 듣지 않고 너만 비판당한건 내가 제대로 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테니까……내 책임이야. 정말로 미안해"
그렇게 말하고 사가미는 재빠르게 교환권을 발견한 학생이 교환소 텐트까지 오고 있는 도중에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체인 메일을 보낸건 윳코랑 하루카야. 내가 그 둘에게 말해서 그만두도록 할게……새삼스러울지도 모르지만 히키가야. 정말로 미안"
…………딱히 실질적 피해는……라고는 못하나. 사실 내 책상과 신발장이 쓰레기통으로 변신을 했고, 여러모로 내 평가도 팍팍 깎였으니까……하지만 솔직히 아무래도 좋다.
"…………딱히 상관없어. 사과해준다면 그걸로 퉁쳐"
"……정말로 미안"
그렇게 말하고 사가미는 고개를 든다.
"뭐라고 할까……히키가야는 대단하네"
"뭐가"
"왜냐면 그 유키노시타에게 신뢰받고 있고, 이렇게 재미있는 체육대회를 생각하고"
유키노시타가 나를 신뢰……그럴리가 있나. 신랄한 딴지로 늘 내 마음의 상처에 소금은 물론 와사비 반죽을 발라오는 녀석이 나를 신뢰할리가 없잖아. 지인 관계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는…………하지만 문화제때 나더러 서류정리랑 교정을 미리 부탁했었고…………나 신뢰받는건가?
그리고나서 점차 숨은 장소를 찾아낸 녀석들이 교환권을 들고 교환하러 오지만 지금은 대부분 세 번째랑 네 번째 상품밖에 찾아내지 못하고, 2번째와 1번째 상품은 아직 못 찾아냈다.
참고로 첫 번째 힌트는 ALONE 주머니. 단 그것뿐. 두 번째 힌트는 복수 있지만 하나만 말하자면 아름답고도 답답한 선생님의 주머니 속이다.
그때, 하야마가 교환권 한 장을 들고 교환소로 다가온다.
"자, 이거"
"……칫"
내가 혀를 차는것과 동시에 방송이 들어온다.
『두 번째 교환권은 이제 남은 한 장입니다! 아직 첫 번째 교환권은 못 찾았으니까 열심히 찾아주세요-! 남은 시간은 이제 10분입니다!』
역시 못 찾는다고 포기한 녀석이 나왔는지 여기저기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잡담을 떠드는 녀석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그래도 아직 소수다.
네 번째 지우개는 꽤 많이 남아이지만 세 번째는 남은 세 개, 두 번째는 1개고 첫 번째는 아직 손을 못 대고 있었다.
남은 시간이 5분쯤 남았을때, 이미 반 정도의 학생이 포기하고 운동장에 모였다.
"역시 너무 어려웠나"
『거기까지입니다-!』
종료 방송이 학교 전체에 흘렀을때, 내 등 뒤로 발소리가 셋 정도 들려서 뒤돌아보니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그리고 어째선지 에비나까지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사자같은 안광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유키농도 알았어?"
"그래. 유이가하마도?"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살짝 끄덕인다.
참고로 대답은 ALONE, 즉 고독의 주머니라는 의미로 외톨이인 내 주머니를 말하는거지만……역시 아는 사람을 편든 힌트였나.
"그래서, 어느쪽인데. 틀린 쪽은 거기서 탈락이다"
나는 교환권을 움켜쥐면서 셋에게 물었다.
절대로 에비나는 뽑지마뽑지마뽑지마뽑지마! 이 사람에게 뽑히면 나는 평생 헛수고한다!
"오른쪽이야"
"그럼 나는 왼쪽!"
"그럼 나는 오른쪽"
동시에 주먹을 펴자 유이가하마는 충격을 받았는지 털썩 무릎을 찧으며 쓰러졌다.
다시 한번 더, 뒤로 손을 돌려 교환권을 움켜쥐고 주먹을 쥐고 둘에게 내밀었다.
"어, 어느쪽입니까"
부탁이니까 유키노시타가 뽑아줘! 에비나가 뽑으면 내 인생은 끝이야! 부탁해! 신님 부처님 유키노시타님!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어느 주먹에 있는지를 깊게 생각한다.
어째선지 나까지 식은땀을 흘리고 있고 운동장에 모여있는 녀석들고 군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는지 한 마디도 떠드는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에비나는 백팀, 유키노시타는 홍팀인 이상 이 선택이 운명의 갈림길이 된다.
에비나가 당첨을 뽑으면 백팀이 이기고 유키노시타가 뽑으면 홍팀이 우승하게 된다.
방송담당 녀석도 흥분하고 있는건지 방금전까지 울려오는 방송에 열이 너무 들어갔다.
『자아, 어느쪽이 이길것인가! 홍팀인가! 백팀인가! 그럼 고르세요!』
"왼쪽"
"오른쪽으로"
에비나가 오른쪽을 선택하고 유키노시타가 왼쪽을 선택했다.
그 순간, 방송이 소리를 내고 내 뒤쪽에서 엄청난 대환성이 울려퍼졌다.
 
 
 
 
 
 
 
 
 
 
 
 
가을도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는지 부실 안에 들어오는 바람이 차갑다.
"즐거웠지! 체육대회!"
"그래.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놓고 패하다니 말이야"
그래, 우리 홍팀은 패배한 것이다. 라는건 에비나가 하루 하는 말을 듣게 하는 쿠폰을 손에 넣었다는 것이며, 그 선고는 나에게 절망과 공포의 매일을 주게 된다.
매일, 되게 반짝거리며 빛나는게 시야 구석에 보이고, 일부러라는듯 나에게 보여주듯이 쿠폰을 팔랑팔랑 내 책상 주위에 떨구는 등.
"그치만 체육대회에 지는건 이렇게나 분하는 일이었구나"
"내년에는 이기자!"
그때는 더는 절대로 체육위원에는 안 간다. 또 독단과 편견으로 정해지면 모든 회의를 땡땡이 쳐주마!
"그런데 사가미 쪽은 어떻게 됐니"
"외톨이 동료가 됐다고만 말해두마"
그날 이래로 사가미 자신이 친구 A, B에게 직접 그만두도록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가미와 두 사람이 즐겁게 대화하는 모습은 교실에선 보이지 않는다.
뭐, 다른 교실로 가면 친구는 있겠지만.
"하지만 잘 됐잖아. 덕분에 유미코도 기분 풀렸구"
"나는 매일이 최악이지만 말이다"
PFP를 하면서 그렇게 말한다.
결국 이 결말이 사가미에게 있어서 좋았는지는 모르고, 애시당초 나는 그 녀석을 구제하는것 자체를 별로 좋은 느낌은 품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가미는 외톨이가 된다는 것으로 교실 분위기는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그것 자체는 별로 칭찬할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한 가지 말할 수 있는건 적어도 사가미는 문화제 이전의 사가미가 아니게 됐다는 것이다.
문득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대화 나누는게 눈에 들어온다.
어느샌가 익숙해져버린 일상, 이전의 나라면 거절했을 일상. 거기에 몸을 두고 있는 이상, 나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이 일상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 일상에 대체 뭘 바라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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