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38화
"푸엣취!"
아침 6:50. 그날 나는 셔터를 내린 게임가게 앞에 방한구로 완전무장한 상태로 아직인가 하며 개점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내가 기대하고 있던 게임의 발매일이다. 그 게임의 이름은 배틀시티3. 그 이름대로 온라인 게임에서 세상을 무대로 보이지 않는 상대와 싸운다는 초 대히트 게임이다. 물론 1, 2도 한정판을 예약해서 철야로 기다리고, 첫날에 첫번째로 구입해서 그 날에 거의 클리어했다. 지금 되어선 모든 요소를 클리어해서 지금은 재워두고 있지만 가끔 꺼내서 놀고 있다.
참고로 오늘은 평일이다. 문화제가 종료하고 밤은 얇은 상의를 입지 않으면 추울 정도의 가을이다.
"이제 10분인가……참자 참아……응?"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면서 추위에 참는 자신에게 들려주듯 중얼거리고 있으니 내 발밑에 낯익은 느낌 만개하는 개가 학학학 숨을 토하고 있었다.
…………아니아니아니. 그런건 없다.
"좀 사브레! 주인인 내 말을 제대로 들어야……힛키?"
"유이가하마……너 파자마로"
"와-왓-! 그, 그런거 여자애한테 말하면 안 된다구!? 힛키 여자력이 아니라 남자력 부족한거 아냐!?"
뭐야 남자력은. 그건 배려라는 말 안 쓰나? 뭐, 유이가하마라면 어쩔 수 없나……자주 파자마로 아침산책을 하네……파자마로 철야 게임을 하는 내가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유이가하마는 신기하다는 얼굴로 행렬을 본다. 사브레는 내 다리에 배를 기댄다.
"이거 무슨 행렬이야?"
"게임가게 개점 대기 행렬"
"게임가게? 힛키 게임 사? 이런 시간부터?"
"뭐, 그래. 신작 발매 소프트고 인기작이니까 금방 사라진다고. 어제부터 철야했다"
"어, 어제부터!? 힛키 안 잤어?"
"잤어. 여기서"
그렇게 말하자 유이가하마는 말도 안 된다는 모습으로 고개를 붕붕 좌우로 저었다.
그때, 셔터가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일어서보니 점원이 무거운 셔터를 열고 개점 준비를 시작해서 일어서서 돌격준비를 갖춘다.
뭐, 첫번째니까 상관없지만.
"유이가하마. 조금 떨어지는 편이 몸에 좋을거다"
"헤? 왜?"
"그럼 지금부터 발매 개시합니다-!"
점원이 메가폰으로 그렇게 외친 순간, 대쉬해서 점포 안으로 들어가자 뒤에서 두두두두두두! 눈사태처럼 다른 손님도 대쉬하고, 신작 발매칸부터 작은 박스에 들어간 UMD를 손에 넣고 계산대로 건내어 미리 쥐고 있던 1만엔 지폐를 점원에게 건내고, 산뜻하게 계산을 마치자 얼빵한 모습으로 유이가하마가 밖에 있었다.
이, 이거 게임 판다고 할까 경쟁이잖아
"훗. 이게 신작발매일의 숙명이야……그럼 돌아가서 바로 해볼까"
"엥? 오늘 학교 가잖아"
"아직 1시간 있으니까"
"힛키답네. 그럼 학교에서 봐. 바이바이!"
"음"
유이가하마와 헤여저 나는 따끈따끈한 기분으로 집으로 향했다.
1시간 게임한 후, 나는 자전거로 학교로 향해, 교실에서도 내내 게임을 하고 있었다.
1교시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수업이고, SHR도 없는거나 마찬가지니까 오늘은 느긋하게 할 수 있겠군. 체육도 없으니까 특별히 교실에서 나가는 일도 없다.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서 하고 있지만 시야 구석에서 웃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보이고, 힐끔 그쪽을 쳐다보니 침울해하는 모습……이라고 할까 어딘가 당혹스러운 모습의 사가미와 친구 A, B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다기보다도 어딘가 교실 녀석들이 이쪽을 쳐다보는 것처럼 느꼈다.
토츠카가 쳐다보는건 좋지만 다른 녀석들이 쳐다보는건 싫어……아, 시간인가.
PFP시간이 이제 곧 선생님이 올 시간대를 표시하고 있어서 슬립모드로 바꿔서 주머니에 PFP를 집어넣어 몸을 뻗었을때, 문득 책상 속에 무언가가 들어있는게 보여서 손을 집어넣어서 손을 꺼내보니 엿봉지니 껌종이 등이 들어있었다.
어이쿠. 언제부터 내 책상은 쓰레기통으로 직업교체 한거야?
나는 쓰레기에 약간 놀라고 있으니 쿡쿡 웃음는 작은 소리가 들려와서 그쪽을 힐끔 쳐다보니 사가미의 친구 A, B가 노골적이게 비웃음을 지으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사가미와 눈이 마주치지만 조금 지나고서 고개를 피한다. 어딘가 그 얼굴은 침통한 모양이다.
…………뭐, 아무래도 좋아.
그렇게 생각한것과 동시에 히라츠카 선생님이 들어와서 수업이 시작됐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평소와 완전히 같은 일상이 지나, 방과후가 된 지금 나는 봉사부 부실로 가려고 하지만 아까부터 끈적하다고 할까 찐득하다고 할까 찰딱붙는다는 그런 종류의 시선이 나에게 꽂히고 있다.
아까부터 힐끔힐끔 뒤쪽에서 일부러라는듯이 히키니쿠라는 단어가 들려오지만 그걸 무시하고 특별동으로 들어가니 그런 시선도 사라졌다.
……문화제 일이겠지만……뭐, 아무래도 좋아.
"여"
문을 열고 그렇게 말한 순간, 홍차의 좋은 향기가 나는것과 동시에 유이가하마는 황급히 휴대폰을 덮고 주머니에 넣어서 허둥대며 평온을 꾸리려고 하지만 도리어 부자연스러운 상태가 되어버린다.
뭐하는거야 이 녀석……야한 사이트라도 보고 있던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는 수제 머핀으로 작은 차모임이라도 열고 있었는지, 종이접시와 김이 솟는 컵이 둘 각각 놓여있었다.
홍차 향이 난건 이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의자에 앉아 오늘 산 게임을 기동시킨다.
1교시에 스토리는 라스보스까지 갔고 에리어에 있는 모든 아이템도 입수했고, 무기 강화도 순조롭게 진행했고 남은건 라스보스를 박살내서 온라인에서 놀까.
"아, 힛키의 컵이"
머핀을 맛있다는 듯이 우물거리고 있던 유이가하마가 그렇게 말하자 컵을 두고 유키노시타가 주위를 돌아보지만 그리 금방 새로운 컵이 발견될리도 없다.
"나는 됐어. 안 마실거고 지금 게임에서 손을 뗄 수 없고"
라스보스와 전투를 개시시키면서 그렇게 말한다.
호호오. 라스보스는 불사조인가…………그렇게 되면 몇 번인가 강화소생을 한다는게 있을지도……라고해도 AI는 적은것 같고 공격 범위도 그리 넓지 않다. 그저 건물을 벽으로 삼는건 무리같군. 순식간에 건물이 소멸하니까……뭐, 근접장비로 도전하는 녀석은 거의 없을테지만 나는 일부러 근접무장인 도로 간다!
불사조가 내려서고 크게 숨을 들이쉬는 액션을 한 순간, 보스의 뒤로 돌아 콤보로 공격을 하자 화면에 붉은 피를 토하는 모습이 표시되고, 보스가 순간 기가 꺾인다.
뭐, 이 게임은 스토리보다도 온리인에서 세상을 무대로 삼아 싸우는게 인기니까. 중국이나 한국, 끝내는 브라질까지 갈 수 있게 되어 있고, 거기로 가는 배 속에서도 살극을 할 수 있으니까.
역시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처럼 정신나간 머신은 안 나오지만.
"유키농, 그거 뭐야?"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받은거야. 새로운 일이래"
유키노시타가 그렇게 말한 순간, 나는 저도 모르게 일어서버렸다.
"왜, 왜 그래 힛키?"
"훗……역시 나. 게임은 최강이다. 발매일 당일에 클리어해버렸다"
이미 PFP 화면위에는 엔딩 크레딕이 흐르고 있고 스토리 모드를 모두 클리어 했다는걸 나에게 가르쳐준다.
바로 이 게임 동영상을 작성해서 올리자. 라스보스 직전까지는 이미 집에서 녹화해뒀고, 남은건 찔끔찔끔 편집하면 되고, 라스보스는 어디의 록맨처럼 라스보스에게는 몇 번이나 도전하고나서 또 모든 무장으로 클리어하는 동영상도 올리자. 실패 도전은 모든 요소를 클리어 한 후니까.
"유이가하마, 그처럼 게임에 흥미를 가지면 저렇게 돼"
"괜찮아 유키농. 나 가정 조리학밖에 안 하니까"
"아, 적당히 하고 돌려줘"
유이가하마에게 따지니 노트북 화면이 순간 보여서 문득 신경쓰여서 그녀들의 뒤로 가서 들여다보듯 화면을 봤다.
『봉사부 여러분에게. 새로운 활동내용으로 메일로 고민 해결을 시작합니다. 그 이름도 치바현 횡단 고민상담 메일. 각자 분발해서 고민해결을 힘내주세요. 고문. 히라츠카 시즈카.』
또 귀찮은 일을……메일로 고민 해결을 하는건 의미 없지 않아?
"대충 알았어. 수신 받은 고민을 메일로 해결하라는 거구나"
"하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은 메일로는 착실하게 쓰는구나"
"그야, 저쪽도 나이 찬 어른이니까. 문장상으로도 평소대로라면 깬다 야"
"어머. 평소부터 메일을 주고받는듯한 말투구나"
"뭐, 받기만 한다고……하아"
한숨을 쉬면서 그렇게 말하자 그 이상은 둘 다 추궁하지 않았다.
왜냐면 게임하고 있더니 엄청 긴 메일이 보내오고, 거기에 답신하지 않으면 전화가 오고, 그런데다 내 PF3에까지 메일을 보내오는 사람이니까. 대체 어디에서 보내는거람. 메일이라고 해도 요즘은 자주 루미한테 메일이 온다. 가끔 같이 게임하기도 하지만.
"아, 바로 온것 같아!"
"……무거워"
유키노시타는 어깨에 얹어진 그 둘을 쳐다보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추궁하면 얻어터질것 같으니까 추궁하지 않지만.
"수신자는 플래그 인 씨한테서……이건 무슨 의미니"
"안 읽어도 돼. 오히려 삭제해줘"
P.N만으로 누가 보낸건지 알겠다. 읽으면 절대로 돌이킬 수 없는 암흑의 세계로 내딛어버릴것 같아서 무섭다. 무시무시하구만 무시무시해.
"에~ 읽자~"
"그래. 보내온 이상 읽지 않을 순 없어"
두 사람은 내 요청을 무시하고 메일을 펼친다.
왜 유키노시타는 유이가하마한테 그렇게 무른건데……참아주라.
【플래그 인 씨로부터 상담】
『문화제 이래로 교실 남자들(H와 H)의 사이가 무척이나 좋아 보입니다! 하야마가 히키가야의 옆을 지나갈때 늘 웃으면서 인사하는 모습이 부적절(腐適切)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이 진척되서 기쁘지만 이 후에,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요?』
"더는 이름 감추지도 않고 말이지"
"히나……그치만 요즘 힛키 사이 좋지? 얼마전에도 체육때 얘기했었구"
"기분 탓이야"
확실히 문화제 사건 이래로 이따끔 말을 걸어오긴 온다.
"히키가야. 빨리 답신해주지 않겠니"
"왜 내가 하는건데"
"왜냐면 국어 성적은 네가 높잖니"
"전체적으로 보면 네가 높잖아"
"어머, 중요한건 성적이 아니야. 중요한건 진솔함……은 안 되겠구나"
어이, 마치 나한테 진솔함이 없다는 듯한 소리잖아. 일단 나도 진솔함은 있다고. 제대로 게임은 공략할 수 있을때까지 계속 생각하니까.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없고"
어째선지 유이가하마까지 끼어들어서 나의 장점 찾기를 시작해버렸다.
"아, 다정함 있지 않아? 힛키 이따끔 다정하구"
"그럴려…………그, 그렇구나"
"이따끔이라는건 심하지 않냐?"
유키노시타가 유이가하마가 말한걸 부정하려고 한 순간,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이쪽으로부터 시선을 피하고, 유이가하마를 쳐다보면서 긍정의 말을 했다.
왜 이 녀석은 얼굴을 붉히는거야.
"하지만 배려는 미묘하네"
"어이어이. 나는 배려는 SSS잖아"
"어디가 말이니. 일상보다도 게임을 우선시켜서 나한테 폐를 끼치고 있잖니"
"폐? 늘 소음으로 게임하고 있잖아"
"피코피코의 딸깍거리는 소리야"
윽. 그건 확실히 그럴법하다. 태고의 달인을 할때는 그냥 딸깍딸깍 축제니까. 라고할까, 이 녀석도 입다물지 말하고 말하면 될걸……뭐, 개선은 하지 않을거지만.
"일단 힛키가 답신하면 만사해결 아냐?"
"예이예이"
유이가하마와 자리를 바꾸어 키보드를 두드린다.
"우왓. 역시 힛키 타자치는거 빠르잖아"
블라인드 터치라는것 까지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쓰고 있으면 익숙해지니까 문자를 치는것도 빨라진다. 하지만 주로 쓰는건 컴퓨터가 아니라 게임기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문장을 완성시켜, 타악 엔터키를 누르니 자동적으로 송신이 시작된다.
"뭐라고 보냈어?"
"당신의 그 망상은 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실을 보고 사세요라고"
"그걸 너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어"
유키노시타가 홍차를 마시면서 그렇게 말한다
그때, 화면 구석에 NEW마크가 나타나서 대수롭지 않게 커서를 갖고 가서 클릭하고 메일을 열었다.
"P.N : 언니야"
"지우자"
"허나 거절한다"
방금전의 보복이라는듯이 유키노시타가 마우스를 잡기 전에 메일을 뜯어봤다.
"햣하로~. 요즘 유키노가 어떤 남자애가 뽑아준 판씨 인형만 잘때 꼭 안고"
유이가하마가 거기까지 읽었을때 유키노시타의 주먹이 노트북에 직격해서 닫혀버렸다.
냉기가 보이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키노시타가 두르는 분위기는 차갑고, 조금이라도 건들면 순식간에 얼어붙을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의 그 변모에 나는 물론 유이가하마조차도 아무 말도 못한다.
"……내가 이 메일을 답신할게"
"으, 응"
"그, 그래"
노트북을 건내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엔터키를 눌렀다.
마음이 풀렸는지 유키노시타는 숨을 살짝 내쉬고 다시 홍차를 마신다.
"의외로 오네. 아, 또 왔어"
그렇게 듣고 화면을 보지만 또 NEW마크가 표시되어 있고, 마우스를 조작해서 메일 화면을 열자 제일 위에 yumiko☆라고 쓰여 있어서 단번에 송신자를 알았다.
"유미코다"
"인터넷 상에서 본명이냐"
"그럼 안 돼?"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정보는 별로쓰지 않는 편이 좋아. 그게 보이지 않는 상대의 무기가 되니까"
인터넷의 보이지 않는 상대는 대개 IT에 정통한 녀석이 쓰는 일이 많고, 이름만 보고도 본명을 알아채고 순식간에 특정하여 출신 학교, 성별, 연령, 얼굴사진부터 모든걸 찾아내서 그걸 협박 소재로 삼아온다.
본인에게 보낸다면 모를까 세계규모로 넓은 인터넷에 그 정보라는 비를 내리게 하면 더는 멈출 수단은 없다.
사실, 리벤지 포르노라는 걸로 알몸 사진이 올려지면 그걸로 끝이다. 일은 그만두고 집에 틀어박히고 마지막엔 자살을 한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니까.
"현실 세계에서 당당하게 밝히는건 좋지만 인터넷 세상에서 당당하게 밝히는건 별로 좋지 않아. 연예인이라면 모를까 일반인이 당당하게 공개하면 인생파멸이다"
"평소 인터넷 세상에 살고 있는 네가 말하면 엄청난 설득력이 있구나. 인터넷가야"
"그럼 등록 같은것도 안 돼? 그게, 회원서비스라던가"
"딱히 전부 다 자신의 정보를 올리지 말라고는하지 않겠지만 취급 주의하라는 소리야. 자칫하면 개인정보 유출이 되서 인생 끝장나는 녀석도 있으니까"
"흐응~"
"그런데 미우라의 메일, 내용은 뭐니?"
그리 말을 듣고 메일 화면을 비춘다.
『요즘 또 체인 메일이 와서 짜증나. 사가미 떨거지 짜증나. 히키가야도 게임만 해대서 짜증나고 기분 나빠』
왜 나만 더블 콤보인거지……하지만 미우라한테 왔다는건 다른 녀석들에게도 체인 메일이 왔다는거 아냐?
힐끔 유이가하마를 쳐다보지만 내 시선을 깨닫지 못했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이 마주치는 일은 없다.
"체인 메일은 그렇다치고 사가미는 어떠니"
"음~. 왠지 아직 문화제 일을 끌고 있는것 같아서 어두우려나? 일단 친구하고는 즐겁게 대화하고 있지만 왠지 캥긴다고 할까 경직되어 있다고 할까"
아마 그것만이 아니겠지. 유키노시타나 유이가하마가 모르는 옥상의 일도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뭔가 그것만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그 순간…………사가미는 확실히 나를 보고 있었다. 그건 친구 A, B도 그렇지만 확실히 종류가 다르다.
"내버려두면 되겠지. 어차피 조만간 잊혀질거야. 누군가에게 폐를 주는것도 아니니까"
"…………정말로 그럴까"
"……무슨 의미야"
그렇게 말하면서 뒤를 돌아보자 유이가하마도 유키노시타도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너, 혹시 모르니?
"그러니까 뭐"
"……힛키, 그게 말야"
유이가하마가 말하려던 그때, 부실 안에 내 스마트폰의 착신음이 울려퍼졌다.
"……미안"
일단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가 스마트폰을 쳐다보니 상대는 자이모쿠자였다.
드물다. 그 녀석이 전화를 걸다니.
"여보세요"
『본관이다』
"보면 알아. 그래서, 무슨 일인데"
『음. 지금 그대는 시간 있나?』
"시간 있다고할까, 지금 부실인데"
『……그런가. 부활동이 끝나면 도서실로 와라. 기다리고 있겠다』
"아, 야……끊었네"
뭐야 대체…… 평소의 자이모쿠자가 아니라는 느낌이었는데.
"미안. 그래서 무슨 얘기하려고 했던거야"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우선 사가미에 대해서는 조금 상태를 지켜보고나서 해결책을 찾아내자"
"하아? 왜"
그렇게 말하자 둘 다 놀란 모습으로 이쪽을 쳐다본다.
"왜냐면 메일로 왔잖아"
"확실히 그렇지만 그런건 사가미 자신의 자업자득이잖아. 그 녀석이 제대로 위원장의 역할을 다해냈으면 이런 일은 안 됐을테니까"
"그래. 하지만 봉사부에 의뢰로 와버린 이상, 무시할 수는 없어"
…………언제부터 해결사가 된거야.
저 녀석 자신도 말했던 소리다. 봉사부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곳이 아니다. 그 녀석이 소원을 이루는걸 보조할 뿐인 자원봉사부라고. 그것이 지금 어째서 사가미를 구하려고 하는가. 설령 의뢰로 왔다고 해도 일너건 그 녀석 자신의 자업자득이 낳은 결과다.
"왜 그 녀석의 꽁무니를 닦아줘야 하는건데? 어디에서 어떻게 봐도 그 녀석 자신의 과실이잖아. 그 과실을 굳이 구제할 의리는 우리에겐 없잖아"
"미우라가 불쾌감을 느끼는 이상, 해결하는 의미는 있어"
"해결하는 의미는 있어도 할 의미는 없겠지. 조만간에 미우라가 행동을 일으킬테니까"
"미우라가 행동을 일으키면 교실 분위기는 최악이 되는게 아니니"
"……하아. 부장인 네가 그리 말한다면야. 그럼"
그렇게 말하고 나는 봉사부를 나와 자이모쿠자가 기다리고 있는 도서실로 향한다.
왜 굳이 사가미를 구하려는 짓을 해야하는건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녀석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결말이잖아…………왜 내가 화내는거야.
도서실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보니 바로 자이모쿠자의 모습은 보였다.
"음. 왔는가. 기다리다 지쳤다, 이 때를"
"그래서, 무슨 용건인데"
자이모쿠자와 대면하는 형태로 앉으니 자이모쿠자는 가방에서 파일 하나를 꺼내들고 내 앞에 두었다.
"어이. 소설 설정집이라면 안 읽는다"
"아니야. 뭐, 봐라"
그렇게 듣고 마지못해 파일의 내용을 꺼내보니 어떤 SNS상 대화의 모습이 인쇄된건지 3장의 종이에 거쳐서 그 모습이 찍혀있다.
"뭐야, 이거"
"으음. 라인이다. 본관도 하고 있어서 말이지……아무도 친구는 없지만"
그거 하는 의미 있냐.
"커흠커흠……그건 아니다. 이건 소부 고등학교 그룹 라인이다"
그런거 만들엇었냐. 그보다 나 그거 처음 들었는데.
"그래서, 그 그룹의 라인이 어쨌…………"
그렇게 말하다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어버렸다.
황급히 한번 더, 처음 대화부터 쳐다보지만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처음 봤던 내용과 문장은 변할리도 없어서 계속 같은 문장이 내 눈 앞에 있었다.
"……이거 언제부터야"
"문화제가 끝난 날부터다. 지금도 그 화제는 끊이지 않는거다"
…………과연. 미우라한테 체인메일이 보내진 내용은 라인으로 하고 있는 토크 내용이랑 거의 같다는 소린가……그렇다면 유이가하마한테도 보내졌을 것이다.
라인 토크 내용……그건 얼마나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남자가 악랄하고 비도한지에 대한 내용이며, 처음 부분은 문화제였지만 중반이 되어서는 사실무근한 일 투성이다. 뭐, 그 중에는 나를 옹호하는 의견도 보였지만 그런건 소수다.
"……하치만"
"내버려두면 되겠지. 딱히 실질적 피해가 나오는것도 아니고"
수수하게 나오지만 그런건 실질적 피해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런건 조만간 사라질거야. 뭐, 일부러 가르쳐줘서 고마워"
"으음. 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와라. 본관과 하치만의 관계는 그 어떠한걸로도 찢을 수 없으니 말이다"
팔짱을 끼면서 그렇게 말하는 자이모쿠자에게 적당히 손을 흔들고 나는 도서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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