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35화
 
 
 
 
어두운 무대 뒤에서 나는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되게 귀찮은 문화제가 마침내 시작해버려서 지금은 체육관에서 행해지는 순서대로 개시시간이 바로 다가오는 오프닝 세레모니를 위해 인컴을 끼고 대기하고 있다.
아까부터 빈틈없이 각부서와 유키노시타와 통신이 들어온다.
최근엔 게임 안 했네……하고 싶어. 엄청 하고 싶지만 이제 1시간만 버티면 나는 하루종일 게임할 수 있는 권리를 받는것이다. 그때까지는 금욕이다, 금욕.
그렇게 생각한 직후, 시야가 눈부실 정도의 섬광이 무대에 집중한다.
"너희들 문화하고 있어-!"
메구리 선배의 그 노성에 체육관에 모였던 학생들은 미리 맞춘듯이 큰 환성을 지르며 문화제가 시작되는걸 즐기고 있다.
하아. 마침내 시작해버렸나……젠장. 그때 늦잠만 안 잤다면 이런 귀찮은 일에 참가하지 않고 끝났을것을! 그때 나 바보! 바보!
"그럼 사가미 위원장! 인사를 하세요!"
메구리 선배의 목소리에 맞추듯이 관객들로부터 성대한 박수가 보내지지만 그 엄청난 대음량에 무대를 향해 걷기 시작한 사가미는 어깨를 움찔거리고 마이크를 든 손을 떨고 있다.
무대 중앙에 서서 첫 소리를 마이크에 하려고 한 순간, 키잉!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와서 관객들러부터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웃음소리는 악의는 없다고 알고 있지만서도 사가미의 손은 더 떨린다.
대본을 보면서 겨우 얘기를 하지만 이미 기존 시간이 지나서 타임 키퍼 역할인 내가 감듯이 팔을 빙글빙글 돌리지만 그조차도 긴장하고 있는 사가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글렀구만, 이거.
『히키가야. 지시를 내렴』
"보내고 있지만 너무 긴장하는지 안 본다"
『역시 존재감이 옅은 너를 거기에 둔건 이쪽의 실수구나』
"심해라. 좀 더 부드럽게 말해주라. 상처입잖아"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안 보이는거야』
"그건 무슨"
『부위원장. 인컴 연결되있어요』
『…………이후, 스케줄을 짜겠습니다. 각자 그런줄 아세요』
겸양쩍은 문화제 실행위원의 보고에 유키노시타는 황급히 수정을 했는지 뚝 끊어버렸다.
뚝 끊고 싶은건 이쪽이다.
그 직후에 겨우 위원장의 인사가 끝난다.
전도다난하고 성가시기 짝이없는 문화제의 시작이다. 하아.
 
 
 
 
 
 
 

 
 
 
문화제는 이틀간 행해지지만 첫날인 오늘은 학교에만 공개고 이틀째인 내일만 일반공개 된다. 그러니까 오늘은 학생이 없을터이지만 복도를 왕복하는데 고생할 정도의 수의 학생이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다.
플래카드를 들고 소리 지르거나, 싸구려 코스프레를 하는 녀석들이 돌아다닌다.
겨우교실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이쪽 준비도 이미 가득차 있었다.
문화제 실행위원이라 거의 교실 쪽에 참가하지 않았던 나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서 벽에 기대어 있으니, 순간 시야 구석에서 반짝 빛난것을 깨닫고 황급히 문쪽을 돌아보지만 어느샌가 슈파팟, 순간이동을 한 에비나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뭐, 뭐지?"
"게흐흐흐. 유 나오라구"
"돼, 됐습니다. 나, 나는 문화제 실행위원 일이 있으니까"
"그런가……그치만 그건 이틀째부터지? 그치?"
"아, 어"
"그럼 접수 맡아주지 않을래? 공연 시간을 가르쳐주는것만 해도 되니까"
"오, 오케이. 나 힘내겠슴"
그렇게 말하고 경직된 미소를 지으면서 문을 나와 닫고, 한숨을 쉬지만 벽에 크게 하야마의 사진이 있다는걸 깨닫고, 무심코 두번 정도 보지만 공연시간이 아래쪽에 작게 쓰인 포스터가 펼쳐져 있어서 어디에서 뭘 어떻게 보아도 어딘가의 배우 사진처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하야마랑 토츠카밖에 안 찍혔어.
벽에 기워뒀던 의자와 책상을 깔고 바로 PFP를 기동시키지만 교실에서 토베의 큰 소리가 들려와서 무심코 안쪽을 보기 위해 힐끔 문을 열어보니, 에비나를 중심으로 원진이 만들어져 있었다.
엥, 뭐야? 오타쿠 우주인이라도 부르는 예식을 하는거야? 그럴리가 없나……우와아. 사가미라던가 엄청 있기 거북하다는 얼굴하고 있고……안 들어가서 다행이다.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몇 번을 씹었던 그녀의 추태라고도 할 수 있는 모습은 이미 학교 전체에 퍼졌을테고, 그건 F반 녀석들도 예외는 아니다.
문을 닫고 나는 PFP에 집중한다.
 
 
 
 
 
 
 
 
 
 
 
 
 
문화제라는고로 다소 들뜬건 넘어가는 자세인건지 내가 게임을 하고 있어도 교사도 말을 하지 않고 내 앞을 지나간다.
설마 이런 꿈의 직업을 주다니……에비나 씨 진짜 쩝니다.
이틀째는 기록잡무의 일로 하루종일 걸어다니니까 오늘 하루종일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을 준건 내 입장에서 보면 진짜 감사감사다. 뭐, 누구의 발안인지는 대충 짐작이 가지만.
"영차"
"으읏. 놀래라"
"미안미안"
갑자기 눈 앞에 쿵! 하고 비닐봉투가 놓여져서 놀라면서 고개를 들어올리니 유이가하마가 서있어서 남아있던 의자를 설치하면서 내 옆에 앉았다.
PFP로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어서, 점심시간에 들어갔는지 어느새 교실에는 아무도 없다.
"이 봉투 뭐야?"
"점심밥. 힛키 몫도 사왔어"
"흐응-"
특별히 배고픈것도 아니라서 다시 PFP에 집중한다.
"힛키도 저 안에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무것도 안 한 내가 있어도 거북할 뿐이잖아……그보다 내가 없다는거 알고 있었나"
"물론. 힛키가 앉은 순간, 게임하던것도 계속 보고 있었……아니 지금거 아냐! 안 봤어! 힛키가 하는거 보면 눈 버려!"
스스로 굴욕 스위치를 눌러버렸는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면서 방금전의 발언을 취소하려고 필사적으로 양손을 작게 좌우로 흔든다.
이 녀석은 뭘 그리 허둥대는건지…….
"…………있잖아, 전에 했던 말 기억해?"
툭툭 나온 말에 순간 손가락을 멈출뻔하지만 다시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전에 했던 말을 떠올리면 하나……불꽃놀이대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은 그 말이 떠올랐다.
나랑 친구가 되고 싶으니까 좀 더 알고 싶다였나……유키노시타의 질문하고는 마치 대답과 문제의 관계 같은거군…………하지만 나는 그 있을터인 대답을 찾아낼 수가 없다.
"그리고나서 좀 생각했어…………기다리고 있어도 힛키도 유키농도 이쪽으로 다가와주지 않는다고……그러니까 내가 다가가려고 생각해. 유키농한테도, 힛키한테도. 내가 먼저 다가갈거야"
"다가온것 이상으로 떨어지면 어떡할건데"
"그때는 그 이상으로 다가갈거야"
"………그걸로 상처입어도 말이냐"
그렇게 말하자 유이가하마는 고개를 숙이고 조금 입을 다문다.
남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그 몸에 상처는 늘어가고, 그 상처는 영원히 낫지 않고 평생 그 녀석의 몸을 좀먹어가는 버그가 된다. 나는 그게 싫어서 버그를 포함한 자기자신을 버리고 새로 만들어냈다……하지만 새로 만들어낸 그 몸조차도 또 침식되어가는 느낌이 든다……하지만…………이상하게도 나쁜 느낌은 안 든다…………모르겠다. 나는 대체 뭘 기대하고 뭘 바라고 있는걸까. 목표도 없는 게임만큼 재미없는건 없다.
"……남에게 접근한다는건 상처입는게 아니려나"
"으읏"
"그 사람에게 다가가면 지금까지 안 보였던게 보여서 보고 싶지 않았던것도 보이겠지만……그게 사람에게 다가선다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 이상으로……………보고 싶은것도 보일거라고 생각해. 유키농도 힛키도 지금은 멀지만 언젠간 반드시 그래"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그 날은 언젠가 그리 멀지 않은 날에 온다.
 
 
 
 
 
 
――――나는 그런 예언같은 것을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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