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34화
 
 
 
"자 남은건…………구급상자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젖은 수건"
코마치가 감기를 걸렸을때 자주 수건을 적셔서 이마랑 목덜미에 뒀었지……뭐, 처음 한번만 해주고 그 다음은 계속 게임하고 있어서 집에 돌아온 엄마한테 된통 터졌지만.
부엌에 써도 좋아보이는 수건이 없는지 찾아보지만 수건이 보이지 않았지만 문득 가방 안에 긴 수건이 들어있는걸 떠올리고 가방에서 수건을 꺼낸다.
비내리는 날에 PFP를 감싸는 수건을 넣어둔게 여기서 도움이 될 줄이야.
적당한 길이로 가위로 잘라서, 쥐어짜고나서 유키노시타의 이마와 목덜미에 올려주려고 하지만 문득 소파가 신경쓰여서 내가 입고 있는 코트를 유키노시타의 목 부근에 덮어주고 목덜미와 이마에 젖은 수건을 둔다.
"후우……좋아, 돌아갈까"
가방을 어깨에 매고 현관으로 향하려고 할때 문득 생각했다.
……내가 나가면 집 열쇠 못 잠그잖아…………어? 설마 나, 유키노시타가 깨어날때까지 여기에 있어야 하는거야?
몇번을 생각해도 그 답밖에 보이지 않아서 돌아가는걸 단념하고 자고 있는 그녀의 곁에 앉아서 PFP를 기동시키려고 하지만 PFP 특유의 키잉하는 소리가 불쾌한지 유키노시타가 괴로운듯이 미간에 주름을 잡아서 PFP의 전원을 껐다.
문득 차분히 집안을 돌아보듯 주위를 쳐다본다.
거실에서 외측으로 드러나듯 나온 발코니, 큰 텔레비전과 그 밑에 있는 비디오에는 디스티니 작품이 수많이 수납되어 있다.
평소엔 내객을 상정하지 않는건지 필요 최저한의 가구밖에 놓여있지 않아서 간소한 느낌을 받았다.
그나저나 디스티니 작품 많네……Blu-ray랑 DVD 두 개나 있고……설마 이 녀석, 이걸 위해서 좋은 텔레비전을 산건 아니겠지……아.
그게 눈에 들어온 순간 무심코 소리를 지를뻔했다.
내가 이전에 줬던 두 개의 판다 판씨가 사이좋게 놓여있었다.
"…………정말로 좋아하는군"
중얼거리면서 판다 판씨를 보고 있을때 문득 밖이 어두워지는게 보여서 황급히 시간을 확인하자 이미 시간은 7시를 넘기고 몇 번인가 코마치한테 전화가 왔었다.
현관까지 오고나서 코마치에게 전화를 한다.
『아,여보세요!? 겨우 받네』
"아아, 미안……좀 늦게 돌아가게 될거야"
『왠일이래. 혹시……아, 오빠는 친구가 없으니까 잡소리는 됐나』
순간 끊어버릴까 생각했지만 맞는 말이라서 일단 참는다.
『그럼 오늘 코마치는 카군이랑 단 둘이라는거야?』
"아, 그렇게 되네. 저녁은 내건 생각 안 해도 돼"
『라저-! 카뀨우우우우웅!』
그 외침과 동시에 전화가 끊겼다.
"…………왠지 복잡하네"
스마트폰 게임을 기동시키면서 거실로 돌아와, 유키노시타에게 얹어둔 수건을 만지자 방금보다는 조금 따듯해져서 한번 더 냉수에 묻히고 쥐어짜서 올린다.
스마트폰 게임으로 시간을 죽이면서 유키노시타가 깨어나는걸 기다리고 있었지만 문화제 실행위원회의 활동으로 피로가 쌓였는지 게임에 집중을 못할만큼 졸음이 와서 조금 자기로 했다.
 
 
 
 
 
 
 
 

 
 
 
"…………너무 잤다"
문득 눈을 떴을때,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니 이미 시간은 날짜를 넘겨 시간을 30분 넘기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소파 위에 누워서 자고 있을 유키노시타와 눈이 마주쳤다.
"…………어"
"…………"
유키노시타 자신이 별로 기억이 없는지 왜 내가 있어? 라고 할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지만 이윽고 자신의 안에서 결론을 이끌어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춥지는 않아?"
"뭐 그래. 너는 어떤데"
"……조금 추워"
"그런가…………이불 어디에 있는데"
유키노시타에게 이불이 있는 곳을 듣고, 가질러 가지면 역시 내객은 생각하지 않았는지 이불은 1인 몫밖에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여름용 이불로서 타올켓이. 겨울용으로 깃털 이불이 있을 뿐이었다.
일단 깃털 이불을 끄집어내서 누워있는 유키노시타에게 걸쳐주고 나는 소파에 기대는 자세로 앉는다.
이미 전차가 다닐만한 시간이 아니다……걸어서 돌아갈까.
"히키가야……으읏"
그녀가 일어나는것과 동시에 이마에 손을 대니 아까보다도 열이 내렸는지 열은 느끼지 않았다.
이 정도로까지 열이 내려가면 내가 없어도 괜찮겠지……그다지 여자랑 단 둘이 있는다는것도 왠지 뭐하고……하지만 자전거를 홀 주륜장에 내버려둔 상태니까……맨션에 주민 말고 주차를 인정하려나……뭐, 됐나.
"이제 열도 내린것 같으니까 나 돌아갈게"
"하지만 이런 시간인데?"
"뭐, 자전거 있으니까"
"……너라면 경찰에 체포될거야. 확실해"
윽. 확실히 미성년, 그것도 교복을 입은 녀석이 밖을 돌아다니면 확실히 경찰관이라도 말을 걸겠지.
"그렇다고해도 자고 갈 수도 없잖아"
"…………자고 가면 되잖아"
그 한마디에 내 시간은 순간 멈췄다.
지, 지금 이 녀석 뭐라고 한거야……자, 자고 가? 감기 걸린 탓에 얌전해진건가? 코마치도 왠지 감기 걸렸을때는 평소 이상으로 얌전해져서 응석부렸는데…….
"괘, 괜찮은거냐"
"그래……아무것도 안 한다면 그렇지만"
"하겠냐"
그렇게 말하고 소파에 기대지만 역시 가을이 가깝다는것도 있어서 조금 쌀쌀하다.
타올켓을 갖고올껄 그랬군.
"너는 안 춥니?"
"딱히……엣취!"
너무 추워서 무심코 재채기를 해버려서 코를 훌쩍이지만 나에게 덮어주듯 유키노시타에게 덮어뒀던 두터운 코트가 덮어졌다.
"괜찮은거냐. 네거잖아"
"상관없어……네가 감기 걸리면 코마치가 걱정하잖니"
그 후로는 서로 말을 하지 않고, 벽에 걸려있는 시계소리나 냉장고의 대기음 등 무기질한 소리가 몹시 크게 방이 울릴 정도로 정적이 퍼진다.
초기 봉사부의 상황을 떠올리는군. 둘 밖에 없는 봉사부도 지금 상황과 같을 정도로 조용했지……뭐, 내 PFP 딸깍거리는 소리는 언제나 울렸지만.
"하나……물어봐도 되겠니"
"뭔데"
"……너는 유이가하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니"
갑작스런 질문에 순간 당혹한다.
유이가하마라……이래저래 지인 관계를 맺은 첫 사람이니까. 그야 지인이지만……친구는 아니지…………몰라. 아마, 나는 이 대답을 내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해서……그래도 고민한다.
"너는 어떤데"
"그렇구나…………유이가하마와 함께 보내온 지금까지의 시간은 나쁘지 않아……오히려 즐거웠어……그러니까 나에게 있어 그녀는…………"
유키노시타는 그 이상은 말하지 않는다.
서로 과거를 갖고, 친구를 갖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왜 이렇게까지 다른가. 그건 승리자와 패배자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 승리자이기에 신뢰라는것을 알고, 패배자이기에 신뢰를 버렸다. 딱히 유이가하마를 신뢰하지 않는건 아니다. 지인 관계를 맺을 정도로는 신뢰하고 있다……그저 거기까지다. 그 이상은 아니다……내가 상처입는걸 우려하고 있으니까.
그렇다면……그렇다면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걸까. 단순한 부활동 동료? 단순히 학교 같고 유명한 미소녀? 어느것도 긍정할 수 없다……또……다른 무언가가 내 안에는 있다.
그 때, 뒤쪽에서 작은 숨고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
나도 눈을 감고 졸음에 몸을 맡겼다.
 
 
 
 
 
 
 
 
 
 
 
 
다음날 방과후, 평소의 정례 미팅이 행해지지만 회의실은 잡담으로 넘쳐나고 있다.
문화제 슬로건을 정하는걸로 회장한테서 연락이 모두에게 전달됐는지 오랜만에 각부서가 모두 출석은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슬로건을 정하는 미팅은 시작하지 않는다.
유키노시타도 병석에서 갓 나와서 피폐해져 있고, 적어지기만 하는 인원을 집행부 쪽이 커버해서 집행부 멤버도 피로곤비하다. 종합해야하는 사가미도 친구랑 주절주절.
결국 그 후에 샤워실을 빌려서 졸음을 깨고, 아침까지 대접받았다.
힐끔 옆을 쳐다보니 유지단체 대표로서 하야마……와 어째선지 싱글벙글 미소를 지은 하루노씨가 가로일렬로 앉아있다.
왜 굳이 내 옆에 앉는거야……덕분에 나한테 시선이 모이잖아.
"사가미. 시작할까"
"아, 네"
이 상황을 보다못한 메구리 선배의 한 마디로 겨우 사가미가 움직이고 정례미팅이 시작된다.
"그럼 문화제 슬로건을 정하려고 합니다……뭔가 의견 있나요?
사가미는 그렇게 묻지만 얘기만 하지 아무도 손을 들어서 그걸 발표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야 그렇지. 자신이 대표한 슬로건이 채용되기라도 하면 문화제 기간 중은 공개처형이 되는거나 마찬가지다. 나라면 절대로 발표 안 한다.
서서히 커져가는 잡담소에서 하야마가 손을 들었다.
"모두에게 묻는것 보다 종이를 나눠서 거기에 쓰게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미소를 지으면서 하야마가 그렇게 말하자 반대의견 따위가 나올리도 없어서 순식간에 그게 결정사항이 되어, 백지 메모용지가 배포되지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녀석이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 대개는 드립으로 생각한 슬로건을 친구에게 보여줘서 웃는 정도다. 참고로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서 아무것도 안 쓴다. ……라고할 수도 없어서 적당하게 그럴법한걸 써둔다.
5번 정도 지난 후에 용지가 회수되어 슬로건 후보가 화이트 보드에 쓰여진다.
우정.노력.승리. 어디의 소년만화냐.
그리고 마지막에 쓰여진게 ONE FOR ALL.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해……그런건 게임 세상에선 한쪽밖에 성립하지 않는다. 출처는 나. 대개 온라인 서방비러 대전에서 모두는 한 명, 즉 나를 노리고 공격을 해온다. 한 사람을 위해 모두 다 행동한다는것 전무하다. 그건 현실에서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을 위해 모두가 행동하는 일은 업다. 모두를 위해 모두가 행동하는 일은 있지만.
"마지막으로 내가 하나"
사가미가 자신만만하게 화이트보드에 쓴건『인연~ 상부상조하는 문화제 ~ 』.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슬로건으로 합니까. 인연이라는건 순식간에 부서지는데. 신기하지, 인간이라는건. 무의식중에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한다. 실은 인연따위는 믿지 않으면서 믿는다고 자신에게 말한다. 인연이니 우정이니 하는건 가짜다.
"……하아"
"히키가야, 무슨 의견이라도 있어?"
아무래도 내 한숨이 사가미에게 들려버렸는지 가볍게 노려보면서 지적당했다.
지옥귀냐고. 어디의 데빌 맨이냐.
"아니, 딱히 사가미의 의견에 대한 한숨이 아냐"
"싫으면 다른 안을 내라고"
왜 이 녀석 나를 이렇게 찔러대는건데……설마 얼마전에 교실에서 말했던 위원장 때려쳐라는 말에 아직도 꽁해하는건가?
힐끔 하루노 씨를 쳐다보니 재미있다는 듯이 히쭉히쭉, 힐끔 유키노시타를 보니 아무래도 좋다는듯한 표정을 짓고 서류를 보고 있다.
"그러니까 싫지 않대도. 한숨 정도는 누구나 쉬잖아"
"자자, 사가미. 지나치게 신경 썼어"
메구리 선배의 참견을 받고 사가미는 나를 노려보는걸 그만두지 않게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네네-. 그럼 나도 하나 내도 될까?"
나왔군, 전능신. 하루놈. 이번에는 어떤 의견으로 자리를 휘저을까.
재빠르게 앞으로 나가서 사가미에게 마카를 뺏들고 술술 화이트보드에 쓰면서 다 쓰고 자신만만하게 화이트보드를 팡! 쳤다.
『치바의 명물, 춤과 축제! 똑같은 바보라면 춤추지 않으면 sing a song!』
…………대체 어디에서 그 영감이 솟아나온거야. 그보다 문화제를 뛰어넘어서 치바 전체의 슬로건이 되지 않았나?
"얘, 어때? 유키노"
"나한테 묻지마. 결정권은 사가미 위원장에게 있어"
"어때? 위원장"
"어, 어음……평범한 슬로건보다는 임팩트가 있다고 할까요"
"그치? 이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들어~"
어느샌가 모두를 장악한 그녀가 사회진행을 하고, 슬로건에 대한 찬성인지 아닌지를 묻자 모두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쳐다보면서 한 사람이 손을 드니 그걸 따라 들어, 서서히 늘어나서 최종적으로는 대부분의 학생이 그녀가 제안한 슬로건에 찬성했다.
"위원장! 뒷일은 잘 부탁해!"
그렇게 말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온다.
과연 이건 우리들의 문화제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을 품으면서도 문화제는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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