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32화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사가미 미나미의 보좌로서 움직이고나서 유키노시타의 평판은 용솟음 치고 거꾸로 사가미의 평판은 약간 떨어져갔다.
유키노시타는 우선 제출된 스케줄을 일신하여 정체기미였던 진전상황을 개선하여 모든 부서에 그날 활동을 적은 일보를 쓰도록 사가미에게 촉구를 한다.
그런고로 어디가 어느만큼 정체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게 되어, 지시도 날리기 쉬워졌다.
사실, 선전광고가 붙일 장소에 곤란해하면 통행 수 등을 고려하고 시선이 모이기 쉬운 곳을 고르고, 유지를 할 수 없어서 곤란해하는 유지통제에는 지역상을 주는 것으로 지역 주민들을 모으는 작전을 내세웠다.
하지만 하나 납득이 가지 않는 점이 있다……왜 내가 서류정리계를 하고 있는거냐.
확실히 기록잡무의 일은 문화제 당일에 한다. 하지만……왜 서류정리라는 잡무를, 게다가 어째선지 나만 떠넘겨진걸까. 괴롭힘이냐? 새로운 괴롭히기야? 게다가 문장이 가벼운 갱생까지 하게 되는 꼴이다. 뭐, 할걸 끝내면 바로 돌려보내주니까 떠맡지만 이걸로 잔업해달라고 들으면 속공으로 사표를 쓰고 돌아갈거야.
그리고 몇번째의 정례 미팅이 시작된다.
"그럼 정례 미팅을 시작합니다. 우선 선전광고부터"
"네. 게시 예정 설치물은 7할 종료했고 포스터 제작에 대해서도 반쯤 끝났습니다"
"순조롭네요"
"아니오, 늦어요. 오히려 지나치게 늦어요"
유키노시타의 차가운 말이 분위기를 찢는다. 리얼하게 저 녀석의 말은 칼인거 아냐? 날이 예리하고 말야.
"문화제는 3주 후. 방문객의 준비기간을 생각하면 오늘 안에 종료해두지 않으면 안 돼요. 설치 장소 교섭과 홈페이지 게시는 끝났나요"
"아, 아니오. 아직입니다"
"당장 끝내주세요. 사회인이라면 모를까 수험생이나 보호자 분들은 정보를 홈페이지로밖에 얻을 수 없습니다. 확실한 정보를 손에 넣으려면 홈페이지가 중요합니다. 사가미 위원장, 다음"
"아, 응. 다음은 유지통제"
"어음, 유지참가 단체수는 10곳  입니다"
"늘었네. 지역상의 덕분일까?"
"그건 교내외를 포함한 숫자인가요? 지역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이상, 작년도 이하의 유지참가 수로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무대 할당은? 무대에 쓸기재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무대에서 쓰는 인원의 내역은? 시간표에 일람해서 제출해주세요. 그럼 다음 기록잡무"
어느샌가 의사진행조차 유키노시타가 장악하고 기록잡무에게 묻지만 우리에게 일따위는 없는거나 마찬가지라서 3학년 아무개가 특별히 없다고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납득하지 않는다.
"문화제 당일에 쓸 기재에 대해서 얘기했나요? 동영상 녹화를 한다면 카메라가 필요한데, 유지통제와 교섭하는것도 부정할 수 없으므로 대화를 해주세요. 내빈대응은 학생회 쪽에서 부탁드릴 수 있나요?"
"응, 좋아"
"내객에 관해서는 호위와 일을 합니다. 위원장"
"어, 아, 네. 수고하셨습니다"
노호의 속도로 진행된 회이에 따돌려진 사가미는 황급히 호령을 하고 회의를 끝낸다.
저마다 유키노시타의 수완을 칭찬하며 교실에서 나간다.
그 와중에 친구와 셋이서 마치 도망치듯이 교실에서 나가는 사가미의 모습이 보였다.
"뭐하는거니, 히키가야. 서류정리와 교정을"
"하아"
한숨을 쉬면서 오늘 제출된 필요서류에 눈을 두고, 문자의 오자가 있으면 그걸 수정하고, 수정 끝낸걸 내역과 함께 분별해간다.
힐끔 유키노시타를 쳐다보지만 그녀는 마치 무언가에 사로잡힌것 처럼 일을 끝내고 있다.
과연 그녀는 무엇과 싸우고 있는걸까. 나도 사로잡힌 것처럼 게임을 하는 일이 있다. 그건 대게, 랭킹 이벤트에서 1위를 확고히 만들기 위한 것이며, 한정 아이템을 위해서다.
사람은 아무 목적도 없이 노동하지 않는다. 무언가의 이유를 위해 노동을 한다.
――――그녀는 대체 뭘 목적으로 일하고 있는 걸까.
"과연 하루 선배의 동생이네"
"……아뇨. 그런건 아니에요"
그날 주어진 과제를 해낸 나는 잽싸게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을 나갔다.
 
 
 
 
 
 
 
 
 
 
 
유키노시타가 대활약한 정례 미팅으로부터 하룻밤샘한 다음날 방과후, 교실에는 에비나의 노호가 울린다.
"넥타이를 풀때는 좀 더 관능적이게! 뭘 위한 수트라고 생각하는거야!?"
에비나의 귀신 지도에 남자들은 울상을 짓지만 그것하고는 맞싸우듯 주역인 하야마의 대우는 다른 남자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주위에 여자를 거느리고 화장을 받고 있으니까.
"저, 저기 이제 괜찮은게"
"아직 멀었어!"
"아직 한참 남았어!"
기합으로 하야마를 누르며 여자들은 메이크 도구를 한손에 들고 하야마를 메이크업해간다.
아무래도 여기에 와서 리미트 해제인 엔젤 풀슬롯 상태인듯, 평소엔 하야마에게 얌전한 여자애들도 묘하게 고압적으로 되어 있다.
그건 토츠카도 마찬가지로 헤어 메이크까지 되어서 메이크업 받고있지만 다른 남자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담백한 반응을 보이는게 여자다.
오오오카나 토베 등은 단 몇분만에 네네 끝으로 끝냈는데 말이야.
"그보다. 사진 어떡할거야. 포스터같은거"
"그래! 핸섬 뮤지컬 캐스팅 사진이 모든걸 말하잖아! 다른 배우 따윈 아무래도 좋아! 포스터 중앙에는 크게 팡! 하야마랑 토츠카의 사진을 실으면 호객률은 발군이야!"
그건 부녀자 호이호이가 되는게 아닐까.
"하지만 의상 같은건 어떡할거야? 빌려? 만들어?
"적어도 주역의 의상은 기존의 것은 쓸 수 없어. 비주얼은 정해졌으니까"
"의상 대여는 좀 어려우려나. 예산도 빡빡하고"
제작 진행 담당인 유이가하마가 머리를 펜으로 벅벅 긁으면서 종이를 보고 그렇게 말한다.
"만들면 되잖아"
여왕의 한 마디에 여자애들은 쁘띠 회의를 시작하지만 한 사람만 다른 반응을 보인 녀석이 있던걸 나는 놓치지 않았다.
푸른 빛깔이 곁든 머리카락을 흔들거리면서 카와뭐시기는 여자애들을 힐끔 쳐다보면서도 스스로는 접근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제 시간이 됐으니까 갈까.
카와뭐시기의 상태는 무시하고 정례 미팅을 하려고 교실문 앞에 선 순간.
"음음음!"
"…………"
"음음음음음음음!"
"…………"
"음음음음음음음음음음음!"
일부러라는듯이 하는 헛기침을 무시하고 나가려고 하지만, 아까전보다도 긴 헛기침을 하지만 그걸 무시하고 나가려고 하지만 또 긴 헛기침을 했다.
"말 좀 걸어"
"뭔데. 지금부터 문화제 실행위원회 가야하는데"
"아, 아니 그게…………나, 나 재봉할 수 있는데"
아니, 그렇게 얼굴을 붉히면서 쭈뼛거리면서 말해도 나는 아무것도 못해.
그렇게 결론을 짓고 나가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팔을 잡히고 응시받았다.
"협박?"
"아, 아냐! 그, 그게……재, 재봉 할 수 있으니까 괜찮으면 도와줄까라고 해줬으면 좋겠달까"
"에~. 니가 말해"
"그, 그걸 못하니까 너한테 부탁하는거잖아"
왜 히키니쿠 자식인 나한테 그런걸 부탁하는거야……나 같은것 보다도 훨씬 말 걸기 쉬운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건 나뿐인가……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살려보내주지 않을 분위기고.
"유이가하마"
"응? 왜 그래?"
유이가하마를 불러서 카와사키가 재봉할 수 있다는걸 전했다.
그러자 카와사키는 말하지도 않았는데 수제 슈슈를 꺼내고, 유이가하마에게 보여주자 그대로 잡아당겨져서 에비나 명기 프로듀서에게 끌려갔다.
"사가밍, 문화제 실행위원 괜찮아?"
"어……아, 응. 괜찮아. 내가 가면 도리어 폐가 된다고 싶어서. 거기다 유키노시타가 엄청 듬직하고"
그건 요컨대 자기가 아니라 유키노시타가 위원장이라고 인정하는거잖아……뭐, 나하고는 관계없지만.
카와사키가 팔려가는걸 쳐다보며 문을 열자 메이크 지우기 종이로 얼굴을 벅벅 닦고 있는 하야마가 서 있었다.
"지금부터 문화제 실행위원회 가?"
"뭐, 그런데"
"나도 같이 가도 될까? 유지 서류가 필요해"
"딱히 안 물어도 되는데"
"그렇군"
오늘은 정례회의는 없다. 하지만 드물게도 잡무기록으로 할 일이 있어서 하야마와 함께 회의실로 향한다.
역시 눈에 띄는 녀석은 눈에띄는 곳으로 가는 법칙은 맞았어. 그 역방정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눈에 띄지 않는 녀석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간다는 법칙도 올바르다고 증명되었다. 따라서 나는 문화제에 안 와도…………그런 짓을 하면 히라츠카 선생님이 돌격! 옆자리 히키가야! 라고 외치면서 날아올것 같으니까 그만두자.
"루미, 잘 지내려나"
"…………잘 지내. 가끔 메일이 온다"
"그런가…………점점 그때 내가 잘못했다는게 드러나네"
"아직도 그러냐…………피해자의 시선만 있으면 너는 완성했을거 아냐"
"하지만 피해자가 되어보지 않으면 피해자의 시선은 알 수 없다고 하잖아………나는 시간이 지나도 너처럼은 될 수 없어"
"히키니쿠 자식이 되고 싶어한다는건 처음 듣네"
그렇게 말하자 하야마는 하하하, 가볍게 미소를 짓는다.
하야마가 가진 집단을 하나로 묶는 힘은 나에게는 없고, 남에게 사랑받는 능력도 없다. 나에게는 없는걸 이 녀석은 거의 다 갖고 있다. 아무리 봐도 하야마가 승리자고 내가 패배자다.
복도 모퉁이를 도니 회의실 입구 부근에 학생들이 모여있다.
"무슨 일 있었어?"
하야마가 그렇게 묻자 여자애들은 볼을 붉히면서 입구를 연다.
교실에는 유키노시타 유키노, 시로메구리 메구리, 그리고 유키노시타 하루노 세 사람이 쳐다보고 있었다.
"뭐하러 왔어"
"에이참~. 유지 모집을 보고 왔어. 관현악부 OG로서 말야"
유키노시타의 따지는 말에 하루노 씨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유키노시타는 입학하지 않았으니까 모를지도 모르지만 하루 선배는 유지에서 밴드를 했었어. 그게 엄청났거든. 유지도 부족하다고 하니까……안 될까?"
메구리 선배의 소극적인 부탁에 유키노시타는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고 어금니를 세게 물었다.
"아! 히키가야잖아! 햣하로~"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밝은 목소리에 나는 뒤로 물러나지만 그걸 마치 도로 잡아당기듯 하루노 씨의 손이 내 손을 잡고 자기가 있는 곳으로 끌어당기고 꼬옥 내 팔을 안아왔다.
으으으으으으으읏! 어, 어째서 이 사람은 늘 남의 개인 공간을 박살내고 들어오는거야! 유이가하마라도 개인 공간은 부수지 않는다고!
필사적으로 떨어지려고 하지만 일부러 그러는건지 내가 몇 번을 밀어내도 빼내도 내 팔을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슬슬 놔줘, 하루노 누나"
"오, 하야토. 얏호"
하야마가 도와주러 오지만 그래도 내 팔을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유키노시타네 집이랑 하야마네 집은 옛날부터 사이가 좋았던가……하루노 씨를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설마 하야마가 반말로 말하다니.
"유키노. 참가해도 되지?
하루노 씨는 아직도 내 팔을 놓아주지 않은채로 뒤에 있는 유키노시타에게 말을 한다.
"멋대로 하면 되잖아. 나에게 결정권은 없어"
"얼라? 유키노가 위원장이 아니구나. 메구리는 3학년이니까 못할테고……아, 혹시 히키가야가 위원장이야?"
"아닙니다"
그때, 회의실 문이 막 열린다.
"죄송합니다-. 교실 쪽을 들르느라 늦어버렸어요"
지각한걸 캥겨하지도 않는 모습으로 사가미가 방으로 들어온다.
진척상황으로는 대부분의 일이 전도해서 행해지는 현재 상황상, 마음이 풀어지는것도 뭐 무리는 아니다.
"하루 선배. 이 애가 위원장이에요"
메구리 선배가 그렇게 말한 순간, 방금전까지 따뜻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미소를 지은채로 차가운 분위기를 내며 사가미를 측정하듯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쳐다본다.
그 차가움인지 혹은 이상한 분위기에 압도됐는지 사가미는 조금 뒤로 물러선다.
"……사가미……미나미에요"
"흐응~. 위원장이 지각. 그것도 교실에 들러서라는 이유라~"
밑바닥을 얼리는듯한 착운 목소리. 이게 저 사람의 본성인걸지도 모른다.
자신이 Yes라고 판단한 자에게는 호의적으로 대하고 NO라고 판단한 인간은 철저하게 베어버린다.
"그렇지~! 문화제를 최대한으로 즐기지 않으면 안 되지-! 뭐, 힘내! 아, 얘, 나도 유지 참가해도 돼? 위원장"
"에, 아……OG분이 참가해주신다면 지역과 관계 같은것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얏호~! 그럼 친구도 불러도 돼?"
"네. 불러주세요"
기분이 좋아졌는지 사가미는 제대로 생각하지도 않고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순식간에 말이 되버렸군. 진짜로 저 인심 장악술을 배웠으면 좋겠어……아니, 세뇌에 가깝나? 어느쪽이라도 좋으니까 나한테 가르쳐줘.
"사가미, 잠깐만"
"괜찮잖아. 유지도 수가 부족하지? 언니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관계없잖아"
"읏"
처음으로 유키노시타의 위에 섰다는게 기쁜지 사가미는 미소를 지으면서 회의실로 들어가고, 적당하게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서 책상위에 던지고 제일 위에 있는 교탁 위에 섰다.
"저기, 여러분 잠깐 괜찮나요-?"
사가미의 목소리에 일을 하고 있던 모두가 반응한다.
"조금 생각해봣는데요, 스스로도 문화제를 즐겨야만 남을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지금은 일도 앞당겨서 하고 있으니까 조금 교실 쪽에 시간을 투자해도 될까 생각해요"
"사가미, 그건 잘못 생각한거야.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 앞당겨서 하는거지"
"아니~ 내가 할때도 문화제 실행위원회를 하면서 교실 쪽도 즐겁게 했어~"
순수하게 옛날일을 떠올리고 있는거겠지만 솔직히 지금 발언은 사가미의 발언의 공격력에 보정을 더해주는것이라서 도리어 유키노시타에게는 반감을 준 것이다.
사실상 위원들은 사가미를 쳐다보고 있다. 유키노시타는 머리에도 없다.
"전례도 있으니까, 좋은 점은 따라가야겠죠? 그게 선인들의 지혜라는거? 그러니까 여러분도 교실 쪽에도 시간을 써주세요. 모두 다 즐기는 문화제를 위해서도요"
시종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가미의 의견에 찬성을 하듯 여기저기서 박수가 보내진다.
이 순간을 기점으로 이 공간은 그녀로 인해 장악된거나 마찬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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