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30화
가을……그건 문화제가 찾아오는 계절. 그런고로 2학년 F반도 문화제 출점 기획을 얘기하고 있지만 전날에 제재가 뮤지컬이라는걸로 정해져서 재빠르게 각본가가 세워지고, 일단 이야기의 기축이 되는 부분을 응축한 책자를 받고, 읽었지만 단번에 누가 쓴건지 이해했다.
에비나 히나……그래, 그 나와 동류인 부녀자가 쓴 그 명작이라고 일컫는 어린왕자를 각본한 결과, 어린왕자가 아니라 썩은 왕자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캐스트는 여러가지로 있지만 그것들 전부가 남자다. 힐끔 봤을때 『이 솟아오르는 욕망을 따라, 단련된 몸에』라는 문장을 본 시점에서 나는 덮었다.
게다가 아까부터 에비나의 안경테가 반짝 빛나며 나를 포착하고 있다.
진짜로 심장에 나쁘다…………이도저도 합숙중에 딴지를 건 탓이다. 뭐가 플러그 인이야! 플러그 인은커녕 플래그인해버렸잖아!
"그래서, 어때?"
부끄러운듯이 꼼질꼼질거리면서 교단에 반장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던 하야마에게 묻지만 귀여움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썩은 오러가 보인다.
"이, 일단 질문점이나 개선점을 말해볼까"
"여자애는 안 나와?"
"어? 나올 의미 있어?"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해도 뀽도 심쿵도 안 와. 썩은건 오겠지만.
"나는 좋다고 생각해"
그런 와중에 용사가 있었다. 아첨꾼인 토베다.
"평범하게 하는것보다 먹힐거라고 생각하는데"
보통이 아닌건 물론 이건 그냥 이상하다. 왜 고등학교 문화제에서 전연령 대상판 BL 뮤지컬을 해야하는건데. 평생 구전되면 흑역사가 된다고.
"토베의 말대로 보통이라면 하지 않는다는 점에선 나도 좋다고 생각해. 캐릭터 설정 같은건 전부 삭제하고 웃음 요소를 세게 해서 코미디 뮤지컬을 하는건 어때?"
그 이상한 작품을 깨끗하게 정리한 하야마의 의견에 반대의견을 할 사람은 없어서 짝짝거리는 소원한 박수소리가 하야마의 의견에 찬성하는 의사표명을 하게 됐다.
"내일 역할을 정하고 싶으니까 지각하지 마. 만약 지각했을 경우엔 남은 역할이 될테니까 절대로 지각하지 말아줘. 그럼 이만 끝낼까"
기나긴 LHR을 모두 다 쓰고 겨우 방향성을 굳힌 F반은 문화제를 향해 움직인다.
올해도 또 게임 시간이 오는거다……올해는 몰수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뭐, 뭐……라고"
다음날, 교실에서 나는 절망을 느끼고 있었다.
PF3을 아침 3시까지 하고 있어서 4시간 정도 자자고 생각해서 침대에 누웠는데 다음에 눈을 떳더니 놀랍게도 시간은 9시를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는 나. 허둥대지 않고 평범하게 전차를 타고 평범하게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칠판을 쳐다본 순간, 실행위원・히키가야 하치만이라고 크게 쓰여져 있다는걸 깨달았다. 참고로 짝은 그 여름축제때 만났던 사가미 미나미다.
잘못 본거라고 눈을 비벼봤지만 그 문자가 변하는 일은 없어서 나에게 절망이라는 것을 주고 있다.
"설명이 필요하느냐?"
히라츠카 선생님의 한 마디에 나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에겐 남은 역할을 준다……하야마는 그렇게 말했다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어제 하야마가 끝날때 말한게 이제와서 생각이 났다.
저 자식……내가 지각한다는걸 간파하고 저딴 소리를……할리는 없다. 하지만 곤란한데……실행위원을 떠넘겨진다는건 문화제에는 반드시 나가야만 한다……못 쉬잖아.
"됐으니까 자리에 앉아라. 수업을 시작 못하겠잖느냐"
그리 듣고 나는 뾰로통해지면서 자리에 앉으니 수업이 시작됐다.
방과후, 바로 위원히가 시작하는 모양이라, 나는 수업이 끝나면 바로 위원회 회장으로 정해진 회의실로 가지만 이미 사가미는 다른 교실 위원과 모여서 떠들고 있었다.
"윳코도 위원이라서 다행이야~. 왠지 어느새 위원이 되어서 말야~. 게다가 상대가 누구라고 생각해?"
"에, 누군데?"
"힛키야~"
"거짓말!?"
어이어이. 눈 앞에 짝이 있는데 험담을 합니까. 그보다 그 별명, 우리 교실 뿐만 아니라 다른 교실에도 퍼져있는거군. 왠지 기쁜건지 슬픈건지.
개시시각이 다가오는것과 함께 사람이 팍팍 들어온다. 그에 따라 조용했던 회의실이 떠드는 소리로 묻혀가지만 어떤 등장인물로 인해 단번에 조용해졌다.
어, 뭐야? 유키노시타는 이터널 에어 블리자드라도 쓰는거야? 라고 생각하고 싶어질 정도로 유키노시타가 회의실로 들어오자 소란스러웠던 교실이 단번에 조용해졌지만 또 떠들썩해진다.
그리고 개시시각이 되는것과 동시에 히라츠카 선생님과 체육교사 아츠키, 그리고 서류를 든 학생 집단이 교실로 들어와서 회의실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프린트를 안은 몇 명의 학생이 각 사람에게 배포하기 시작해, 그걸 끝내자 여학생 한 명을 봤다.
"네. 그럼 문화제 실행위원회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어깨까지 뻗은 미디어 헤어는 앞머리가 핀으로 고정되어 있고 보이는 이마는 예쁘다.
……아, 분명히 학생회장이다. 학생회 일보에서 용지로 얼굴 사진을 몇 번인가 본 적이 있으니까 기억하고 있다.
"학생회장인 시로메구리 메구리엥. 올해도 문화제를 열게 되서 기쁩니다. 다같이 최고의 문화제를 합시다-……어, 어음 여러분 힘내요~. 오-"
모두의 반응이 곱지 않아서 마지막에는 자포자기로도 볼 수 있는 말로 이르자 학생회 멤버같은 학생들이 짝짝 박수를 치자 착착 박수소리가 생겨나서 이윽고는 교실 안이 박수소리로 감싸였다.
"고마워요~. 그럼 위원장 선출로 할까요. 3학년은 할 수 없으니까~. 그럼하고 싶은 사람~"
하지만 아무도 손을 들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직업이든 장이 붙는 포지션에는 아무도 하고 싶지 않아한다. 모두 귀찮다는 말로 치우고 있지만 실은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것 뿐이다. 뭐,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지만. 아, 하지만 게임은 별개라고? 뭐, 장은 물론 신급마저도 되어버리지만. 위원장이아닌 위원신? 왠지 추한데.
"뭐냐 너네들. 너네들의 문화제잖느냐. 패기가 부족하구만, 패기가"
체육교사 아츠키의 굵은 목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퍼지지만 그래도 아무도 손을 들려고는 하지 않는다.
"저기……"
조심스런 그 한마디와 함께 손이 들어올려져, 모두의 눈이 그곳에 집중한다.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제가 해도 되는데요"
"정말로!? 그럼 자기소개를 할까"
"아, 네. 2학년 F반 사가미 미나미에요. 어음……저, 이런걸 하는건 처음이지만 열심히 하고 싶어요. 여러분에게 폐를 끼칠지도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도와주시면 기쁘다고 할까요"
"응응. 처음에는 다들 그래~. 박수박수~"
메구리 선배가 짝짝 박수를 치자 뒤늦게 박수소리가 보내져서 화이트 보드에 마카로 실행위원장 사가미 미나미라고 쓰여졌다.
이럴때 중요한건 나같은 녀석은 그늘에 숨는다는것.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서 입후보하면 끝. 인생이 종언을 맞이한다. 출처는 중학교 외톨이 학생A.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해서 입후보한건 좋지만 외톨이라서 남들을 대하는 방법을 몰랐던 그는 제대로 일을 못하고 결국 등교거부하게 되어버렸다.
"그럼 바로 역할을 정해볼까. 나눠준 의사록을 봐. 5분 정도로 희망을 말할테니까"
그렇게 듣고 의사록을 팔랑 넘겨보니 가장 첫 페이지에 문화제 역할명이 주르륵 쓰여져있다.
유지통제, 선전광고, 물품관리, 보건위생, 회계검사, 기록잡무……음. 죄다 나하고는 맞지 않지만 재보는 나를 위한것이군. 오히려 기록잡무(외톨이 전용)이라고 써야한다.
"어쩌지~. 어쩌다 되버렸지만 괜찮을까"
"사가밍이라면 괜찮아. 우리도 도울게"
"그래그래. 그러니까 사가밍 힘내!"
눈물 나오는 이야기가 회의실에 울린다.
"이제 괜찮아~? 그럼 사가미. 뒷일은 잘 부탁해"
"에, 버, 벌써요?"
사가미의 질문에 메구리 선배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사가미는 약간 싫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일어서서 교단 앞에 서자 순간 얼굴을 경직시키며 메구리 선배를 쳐다보지만 바로 시선을 돌렸다.
"그, 그럼 지금부터 정하겠습니다. 서, 선전광고가 좋겠다는 사람"
마지막 부분은 너무 오그러들어서 안 들렸다.
"선전이다? 여러군데 가버린다구? 라디오나 텔레비전이나"
메구리 선배의 보충설명을 듣고 겨우 응모하는 역할을 깨달은건지 툭툭 손이 올라가고, 인원수를 세어 이름을 화이트보드에 쓰고 다음 역할로 넘어간다.
"그, 그럼 유지통제"
교실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가, 너무 많아서 사가미가 허둥거리고 있다.
유지라고 하면 문화제의 꽃이며, 가장 관객이 모이는 개최. 그걸 대성공으로 이끄는것이 가능하면 자신의 평가는 용솟음치고, 그 뒤에 자신의 자랑이 될 것이다.
"어, 어음"
"네네! 숫자가 많으니까 가위바위보로 정해"
남들 앞에 나선 숫자가 다른건지 사가미하고는 달리 정체할뻔했지만 해결되어서 다음 역할을 정해간다.
물론 나는 기록잡무에 들어갈 수가 있고, 유키노시타도 그건 같다.
모든 역할을 정해서 끝낼 무렵에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는 메구리 선배의 주문으로 인해 멤버가 자기소개를 하지만 뭐, 그 분위기가 차갑다.
기록잡무의 리더는 3학년 뭐시기 선배가 떠맡게 되고, 오늘은 할 일도 없어서 해산하게 됐다.
교실에서 나가려고 할때,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윙크를 받았지만……불길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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