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27화
사브레가 우리집에 온 다음날, 나는 사브레를 데리고 츠다누마에 있는 게임센터에 왔다.
코마치가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나로서 최대배려인 PFP나 이어폰이라는 상태로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빡친 코마치가 나더러 사브레의 산책을 시킨것이다.
나랑 산책하는게 그렇게 즐거운지 아까부터 사브레는 꼬리를 흔들흔들거리면서 조금 빠른 페이스로 걸어간다.
휴식이라 칭하고 게임 센터로 온 나였지만 아무래도 아까부터 사람들이 주위에 모여서 시끄럽다.
"크아아아……졸려…………사브레. 앉아"
리듬 게임을 하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걸어가려고 하던 사브레에게 앉으라고 명령을 내리자 어째선지 남인 내 명령에도 순종하게 따라 내 발밑에 착 달라붙어서 앉았다.
보통 남이 명령을 해도 이렇게까지 잘 따르지는 않지 않나? 카마쿠라는 코마치가 하는 말은 잘 듣는 주제에 내가 하는 말은 일절 듣지 않는다고……아, 그런가. 카마쿠라한테 있어서 코마치는 가족이고 나는 남인가. 납득……왠지 납득하는것과 동시에 슬픔이 밀려오는데. 슬프다, 사브렛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은 NEW beat라는 리듬 게임이라 음악에 맞춰 4x4 16칸의 패널이 항색으로 발광하므로 그걸 타이밍 좋게 패널을 누르면 점수가 들어간다.
가장 어려운 난이도가 Extream.
그보다 이미 거의 대부분 발광 패턴을 외웠고 말이지~……응?
그때 주위를 둘러싸는 군중 속에 푸른빛갈이 섞인 흑발의 여자애 모습이 보여서 패널을 치면서 여자애를 쳐다보니 일곱색갈래 정도의 셔츠에 데님 반바지, 그리고 레깅스, 어깨로부터 느슨하게 짊어진 가방이라는 모습을 하고 있는 카와……카와뭐시기의 모습을 발견했다.
순간 눈이 마주치지만 특별히 할 얘기도 없어서 시선을 피하고 게임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니 이미 게임이 종료하고 FULL COMBO라는 황색 문자로 표시되어 있었다.
"다음 뭐하지. 가자 사브레"
목줄을 잡아당기면서 그렇게 말하자 일어서며 꼬리를 흔들거리면서 걷기 시작한다.
뭐할까. 태고의 달인은 할 기분이 아니고, 리듬게임도 할 기분이 아니니까……그치만 어째선지 리듬게임을 하고 싶어지는데.
"…………"
문득 UFO캐처가 보일때 아까 카와 뭐시기와 유치원아같은 작은 여자애 모습이 보이고, 그쪽을 쳐다보니 뭔가 엄청난 형상으로 100엔 동전을 쌓아올리며 UFO 캐처에 도전하는 모습이 있었다.
"사짱"
"괜찮아. 언니가 뽑아줄게"
그렇게 말하면서 팔을 움직여 인형을 뽑으려고 하지만 익수하지 않은지 표적에서 벗어난 장소를 집고 툭 떨어지고 만다.
…………응. 나에겐 관계 낫씽이지.
그렇게 결론짓고 그 자리에서 떠나려고 하지만 어째선지 사브레가 움직이지 않아서 사브레를 쳐다보니 나에게 호소하는듯한 눈빛으로 빤히 나를 쳐다본다.
…………하아. 알았어.
"아, 멍멍이다"
"어……아"
유치원아가 와서 이쪽을 돌아봤을때 사브레가 보였는지 얼굴을 풀면서 주저앉아 사브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유치원아의 얼굴은 낯이 있었다.
이 애, 히라츠카 선생님의 푸념을 들었던 날에 인형을 줬던 애가 아닌가……과연. 카와뭐시기의 동생인가……분명히 이름은……아, 케이카다.
"어, 어째서 너 여기에"
"아니, 한가해서……뽑아줄까?"
"돼, 됐어! 내가 할거야!"
"아! 얼마전에 인형을 준 오빠다!"
케이카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카와뭐시기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변했다.
어, 왜 그렇게 놀라는거야? 나 무슨 짓 했어?
"너였구나……인형을 준거"
"뭐, 뭐어……그래서 뭐 갖고 싶은데"
"돼, 됐어! 이 정도는 내가"
"…………사짱, 돈 막 써도 돼?"
사브레를 안으면서 복화술처럼 그렇게 말하자 카와뭐시기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바둥바둥 손을 공중에서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지갑에서 잽싸게 100엔 동전을 꺼내서 투입구에 넣고 팔을 조작해서 아까 노리고 있던 인형의 조금 앞에서 멈춰,허리 부근에 묶여있는 끈의 매듭부분에 딱 걸리는 느낌으로 팔을 내려서 노리던대로 기계팔이 매듭부분에 들어가, 그대로 들어올려서 덜컹 흔들려도 떨어지는 일 없이, 그대로 투입구에 인형을 떨어뜨렸다.
"음"
"와-! 고마워 오빠!"
미소를 지으면서 케이카는 받아든 인형을 껴안았다.
"그, 그게……고, 고마워"
"아니 딱히 상관없는데……뭐라고 할까 너, 별로 도박같은건 안 하는게 좋을지도"
"아니, 아직 100엔 밖엔 안 썼는데"
…………뭐여 그거. 그 기백으로는 800엔은 썼다고 생각했는데……아니, 원래 얼굴이 무서우니까 그렇게 보인것 뿐인가……뭐라고 할까.
"뭐, 뭐 됐잖아. 뽑았으니까"
"으, 응…………그, 그게 고마워"
"두번 말 안해도 돼"
"아냐. 얼마전에 타이시 말이야……너 덕분에 스칼라십? 이라는것도 얻었고, 타이시랑 잘 됐으니까……그 감사"
"아 그래…………"
그 이후로 우리 사이에 대화 주제가 다 떨어져버려서 대화의 캐치볼이 사라져서 게임센터의 특유한 소음이 주위를 지배한다.
"그, 그러고보니 너 하기강습은 안 해?"
"안 해"
"왜 또. 이 시기라면"
"나 사립 문과고, 수학 일요없으니까. 문과과목은 암기 게임이고"
"……얼마전 시험 점수는"
"문과 과목은 전부 만점. 그거 말고는 묻지마"
진짜로 그건 리얼하게 컨닝하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 그게 물리 문제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몰랐고, 공식만 암기했는데 그 공식조차 쓰지않았다고. 진짜로 죽을뻔했다.
"왜 게임밖에 안 하는 너한테……"
……뭔가 까인것과 동시에 충격을 받은것 같은데……뭐 됐어.
"뭐, 뭐어 힘내라. 그럼"
"오빠야 바이바이-!"
다음날 아침, 내 스마트폰에 한 통의 메일이 온것으로 인해 오늘 사건은 발생했다.
진정해라……진정하는거다. 방금전까지 행동을 떠올려라.
나는 관자놀이를 잡고 자신이 방금전까지 하고 있던 행동을 조심스레 떠올린다.
우선 일어난다……라고할까 오늘은 철야했으니까 계속 깨어있었다. 그리고 부모님한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게임을 계속해서 코마치가 일어나는 시간대까지 PE3를 하고 거기에서 PFP로 손을 뻗었다. 그래. 그때는 이 메일이 왔었다.
스마트폰에는 한 통의 메일 문장이 표시되어 있고, 그건 간단한 문장이었지만 내 기준으로 보면 진짜로 갈게! 스트라이크 슛! 이라고 소리지르고 싶어질 정도로 진짜로 생각할 문제다.
『오늘 괜찮으면 나랑 같이 놀지 않을래?』
그래, 이 문장이다. 이게 단순한 잘못 보낸 메일이라면 나는 속공으로 삭제하고 게임의 속행을 했겠지만 보낸 상대는 그 엔젤 토츠카다. 이건 그냥 그거밖에 없잖아…………토츠카와 노는 수밖엔 없잖아.
그저 나에게는 게임이라고 하는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다……하지만 여기서 토츠카의 권유를 거절한다고 치자…………토츠카의 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봐주세요! 나의! 결단!
어디의 특촬 히어로 잘 부탁한다는 비명을 지르면서 토츠카에게 메일 답신을 하고 PFP랑 지갑,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약속했던 카이힌 마쿠하리 역에서 나는 PFP를 하면서 토츠카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로 갈지 망설였지만 여기라면 대개는 갖추어져 있어서 올마이티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 토츠카를 심심하게 만들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하치만!"
자, 오늘도 천사가 강림했어. 누구도 이길 수 없는……엔젤 토츠카 강림.
"미안. 기다렸어?"
"설마. 지금 온 참이야"
거짓말이다. 1시간 전부터 여기서 기다리고 이었다. 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떡할래"
"으~응. 생각해봤는데 하치만은 게임을 좋아하니까 게임 센터 같은건 어때? 나, 또 그 태고 게임 하고 싶어"
…………동지가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기쁘지만 토츠카가 동지가 되는 미래는 조금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이상한 종교단체가 만들어질지도 모르고.
일단 게임 센터로 가기 위해 시네플렉스 마쿠하리로 가기로 하고 둘이서 나란히 천천히 걸으면서 가볍게 잡담을 나눠간다.
시네플렉스 마쿠하리에 도착해서 곧장 엘레베이터로 향하지만 멈칫 토츠카가 멈춰선걸 깨닫고 돌아보니 영화광고 게시판을 보고 있었다.
"아, 이 영화 벌써 하는구나"
"……그럼 영화관에 갈까"
"아, 나한테 안 맞춰줘도"
"괜찮아. 가끔은 영화 보는것도 나쁘지않고"
뭐 가능하면 나로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게임 센터에 가고 싶지만 상대가 토츠카니까 욕망을 필사적으로 참는다.
토츠카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튼간에 엘레베이터에 타고 세니마 플로어로 올라가, 토츠카가 카운터에서 티켓을 사러간사이에 나는 PFP를 기동시킨다.
영화라면 적어도 80분은 만지지 않을 테니까. 이 틈에 해야할걸 해두자.
그나저나…………오랜만에 영화관에 왔네. 옛날에는 엄마의 쇼핑하는 동안 시간 죽이기로 코마치랑 떠밀려진 기억밖에 없는데.
"기다려지. 갈까?"
"응"
해야할걸 끝내고 토츠카한테서 티켓을 받아 극장 스태프에게 건내고 반권을 받아 극장안으로 들어가 E25석을 찾아 거기에 앉으니 내 옆에 토츠카가 앉았다.
"어떤 영화야?"
"호러 영화"
…………나 소리지르지 않을 자신이 없는데.
이래보여도 나는 호러는 싫어한다. 아니, 게임이라면 참을 수 있지만 영화가 되면 3차원 영상이라서 진짜라고 착각해버리는 것이다. 이것만큼은 평생 낫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극장 안이 어두워지고, 영화 예고가 시작되지만 전날부터 철야한것에 새카매서 서서히 졸음이 몰려왔다.
이런……예고 끝날때까지 조금 자자………….
흔들흔들 몸을 흔들어지는 감각을 느끼고 천천히 눈을 뜨니 눈 앞에 토츠카의 얼굴이 비쳤다.
…………아뿔싸.
황급히 일어서서 주위를 돌아보지만 이미 여기저기 있던 손님의 모습은 없고 조명도 전부 켜져있었다.
"미안, 토츠카. 자버렸어"
"으응. 괜찮아. 그치만 하치만, 불규칙한 생활은 좋지 않다구? 갈까"
토츠카에게 불규칙한 여름방학 라이프를 가볍게 꾸짖어지고 극장에서 나오지만 굉장히 미안한 짓을 해서 내가 사는걸로 카페에 들어가기로 했다.
"뭐 먹을래? 내가 살게"
"정말로 괜찮아?"
"괜찮아. 아까전의 사죄야"
"그래? 그럼……아이스 커피로"
"나도"
"본관도 받도록 하지"
셋이서 함께 메뉴를 점원에게 주문하고 요금을 건내자 바꾸듯 커피 셋을 건내받고, 각각 손에 들고 비어있는 자리에 앉는다.
…………잠깐만.
어째선지 토츠카의 옆에 자못 당연하게 처음부터 있었던것 같은 얼굴로 자이모쿠자가 앉아있었다.
"왜 네가 있는거야"
"므하하하하. 네놈이 있는 곳에 본관은 있다. 이 관계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
"혹시 하치만의 친구? 나는 토츠카 사이카야. 잘 부탁해"
"본관은 자이모쿠자 요시테루라고하오"
나는 머리를 싸맬 수 밖에 없었다.
왜 이녀석, 늘 내가 있는곳에 진짜로 있는거야. 내가 게임센터에 가면 높은 확률로 이 녀석이랑 만나고……왠지 진짜로 연결된것 같다. 끈이나 무언가로.
"그보다 너, 커피값 내라-"
"으음? 네놈이 산다고 하지 않았나"
"내가 말한건 토츠카한테 사준다는건데. 그보다 언제부터 있던거야"
"므흐흐. 영화관부터다"
…………이 녀석 진짜로 닌자나 무슨 말예인거 아냐? 영화관에 이 녀석의 모습 안 보였다고.
"자이모쿠자도 왔으니까 게임 센터 가자. 하치만"
큭! 토츠카의 미소가 눈부셔서 자이모쿠자의 얼굴이 안 보여!
그런고로 결국 자이모쿠자도 포함해 셋이서 그날 하루를 보내게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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