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23화
"……하자"
"……좋아"
그렇게 말하자 루미는 옆에 앉아 PFP를 기동시킨다.
"갖고 온거냐. 왜 안했던건데"
"그치만 게임 금지구"
어이쿠야, 그건 내 탓이었지. 루미, 미안하다.
"뭐할래. 너 긴급 퀘스트 할거냐"
"……응"
통신집회소로 들어가자 루미루미라는플레이어가 쌍검을 매고 집회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플레이어의 앞에서 서서 O버튼을 누르자 플레이어의 스테이터스가 표시된다.
호오. 여기까지 키운다는건 이 녀석도 숙련자 수준에 들어가긴 들어갔지만 내 기준으로 보면 아직 어설프다. 장비 수준은 MAX가 아니고, 능력치도 적당하게 배분됐다.
"……카미하치……거짓말"
"뭐가. 츠루미 루미"
"이, 이름이면 돼"
방금전까지 무뚝뚝한 말투는 어디론가 사라져, 어째선지 얌전하게, 나이에 어울리는 말투가 됐다.
잘 모르겠지만 뭐, 관계없나.
"루미, 너 뭘로 갈래"
"어, 어음 쌍검으로 갈까 해서"
"쌍검이라. 나쁘지 않은 선택이군. 이 긴급 퀘스트의 보스는 발밑을 공격하면 꽤 쓰러지고, 공격도 하기 쉽지만 그 만큼 상대의 공격도 당하기 쉬워. 뭐, 귀신화하면 관계없이 공격할 수 있지만 이 방어구 수준으로는 그 작전도 별로 추천할 수 없군……하는 수 없다. 이번에는 서포트로 할까"
그렇게 말하고 한번 집회소를 빠져나가 홈으로 돌아가, 솔져로부터 거너로 바꾸어서 모든 종류의 탄환을 MAX상태까지 아이템 BOX에 집어넣고 다시 한번 집회소로 향한다.
"…………이, 이 거너 장비는 전부 퀘스트를 거너로 최고난이도로 클리어했을때 받는거네"
"간단한데? 1개월만에 했어. 일단 퀘스트 받아"
"으, 응"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유키노시타에게 어깨를 툭툭 두드려진다.
"뭔데"
"……너, 자기가 해야할 일은"
"안 잊어……뭐, 보고 있어라"
그렇게말하고 화면에 퀘스트 모집이 표시되어, 참가한다를 누르지 자동적으로 퀘스트 화면으로 넘어간다.
"있잖아, 루미"
"뭔데……어음"
"하치만이면 돼"
"하치만"
"음. 너 말야……지금 현재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데"
보스까지 가던 도중에 그렇게 말을 하지만 루미의 입에서 얘기는 나오지 않고, 채팅 기능을 사용해서 내 화면에 표시된다.
……아무래도 좋다……라. 아무래도 좋다면 지금이라도 울것 같은 얼굴은 안 할거 아냐.
채팅 기능을 사용해서 루미에게 메세지를 보낸것과 동시에 보스가 있는 공간으로 침입해서 BGM이 장대한 것으로 바뀌어 보스의 포효가 들려온다.
"루미. 너는 회복을 신경쓰지 말고 공격만 해"
"으, 응"
루미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곳에 서서 주변에 있는 송사리를 처리하고나서 보스에게 탄환을 꽂으면서 루미의 체력도 지켜본다.
루미의 체력이 반 정도 떨어졌을때 회복탄 레벨4를 두발 연사해서 쏘아주자 단번에 체력이 완전 회복은 아니지만 7할정도 까지 회복했다.
"괴, 굉장해"
"그대로 대미지를 신경쓰지 말고 공격해. 아, 하지만 제대로 공격은 피해라"
루미가 보스를 지근거리에서 공격하고, 내가 원거리에서 보스에게 탄환을 먹여간다.
루미의체력이 반 정도로 내려가려고 하면 회복탄을 쏘아서 회복시키고 보스가 날아오르려고 하면 날개를 중심으로 확산탄을 먹여서 지상에 떨어뜨린다.
힐끔 루미를 쳐다보니 처음 봤을때 우울한 표정이 아닌, 즐겁다는 감정을 얼굴 전체에 나타내는 미소를 짓고 있다.
………………유키노시타나 하야마는 이런 방법을 싫어하겠지만 이번에는 내 독단과 편견으로 간다.
보스의 움직임을 보고 바취탄을 몇발 연속으로 쏘아주자 보스의 움직임이 멈추고 감전한듯이 전기를 발생하면서 움찔움찔 경련한다.
"때려눕힌다"
"응!"
보스가 마비로 움직이지 못하는 틈에 들고 있는 탄환을 전부 소비하는 기세로 쏜다.
루미가 마지막 일격을 보스에게 박아넣은 순간, 앵글이 전체를 비추듯이 변하여 퀘스트 완료를 우리에게 알렸다.
"아자! 쓰러뜨렸어"
"표정표정"
"아, 치사해"
그렇게 말하면서도 츠루미의 얼굴에는 웃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퀘스트가 종료하고 보수와 리절트 화면이 화면에 표시되고 그 몇초 후에 암전했다.
"후우……왠지 지쳤어"
"칵칵카. 이 정도로 지치다니 아직 애로구만"
"그보다 레벨도 장비도 MAX인 하치만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흥………그래서, 대답은 어떤데"
"…………어떻게든 하고 싶어"
툭툭 짜내듯이 말한 루미의 말 구석에는 슬픔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젠 무리……다들 도와주지 않고, 선생님도 어떻게든 한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안 해주고"
그건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으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교실 선생님에게 가버리면 자신의 교실에 괴롭힘이 있다는게 들켜버린다. 그리고 결국 스스로 생각하거나 모른다는 챗바퀴를 할 뿐이다. 뭐, 무리하게 파고들어서 휘젓는 바보같은 선생님과 비교하면 훨씬 낫지만.
"우리가 그 괴롭힘을 없애는건 할 수 없어"
그렇게 말하자 루미의 슬픈 표정이 한층 더 증폭하여 얼굴을 숙인다.
"……하지만 네가 괴롭힘을 없애는건 할 수 있지"
"어?"
"도망치면 돼. 게임으로"
그렇게 말하자 지금까지 입다물고 있던 유키노시타가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을 짓지만 이쪽에는 오지 않는다.
"…………하지만"
"딱히 상관없어. 도망치는것도……모두가 죄다, 괴롭힘을 이길만큼 강하지 않아. 게임으로 도망쳐서 거기에 몰두해서 그 녀석들을 머리속에서 지워버리면 자연스럽게 사라져. 출처는 나"
게임으로 도망치는데 저항감이 있는건지 루미는 고개를 꿈쩍도 하지 않는다.
"괴롭힘은 다른 녀석들이 어떻게 해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야……스스로 어떻게 하는 수 밖에 없어"
"으으읏…………"
"나는 게임으로 도망쳤다……루미, 너는 어떡할건데. 참고로 정면으로 부딪쳤을 경우에는 저녀석이 된다"
"나는…………"
루미는 유키노시타와 나를 교대로 보면서 생각한다.
다음 행동에 따라서 인생 그 자체가 크게 변한다고 해도 좋다. 게임으로 도망치면 나처럼 되고, 무슨 일이든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면 유키노시타처럼 된다. 완성예상도는 이미 눈 앞에 있다.
남은건 그 한 쪽을 손에 넣는가다. 그걸 결정하는건 우리가 아니다. 루미다.
"나는…………"
루미는 내 손에 살짝 손을 뻗고, 그리고 조금만 더 뻗으면 잡을 수 있지만 거기서 손을 멈췄다.
"…………하치만. 나…………도망 안 쳐"
"…………"
"도망치지 않고 모두와 얘기할래. 스스로 어떻게든 할게. 왜냐면……스스로 어떻게든 하는 수 밖에 없잖아?"
"…………그런가. 그럼 내가 할 수 있는건 없어. 유키노시타 선생님한테 상대를 논파하는 기술이라도 가르쳐달라고 해"
그렇게 말하고 PFP로 시선을 떨구자 내 옆에서 루미는 사라지고 유키노시타에게 향한다.
조금 당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강가에서 둘이서 앉아서 얘기를 시작해서 나는 갖고왔던 이어폰을 PFP에 꽂고 주위의 소리를 차단한다.
괴롭힘은 없앨수는 없다. 인간이 인간인 이상, 다툼이 사라지지 않는거랑 마찬가지로 인간이 인간은 그만두지 않는한 괴롭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마주쳤을때 그 녀석이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외부 인간이 손을 대선 안 된다. 이건 철칙이다. 손을 대는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조언을 한다.
괴롭힘은 당사자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해결되는 일은 없다……영원히. 만약 당사자가 도망을 선택했다면 등교거부나 히키코모리가 되고, 도망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루미처럼 된다.
나는 전자를 택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됐다…………나에게는 강함이 없었다.
그때, 시야에 두 신발이 보여서 고개를 들었다.
"끝났어…………지금부터 가는 모양이야"
"그런가…………뭐, 힘내라"
그렇게 말하면서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고 내 손을 가볍게 쳐내고 천천히, 하지만 굳게 걸어간다.
우리도 그 뒤를 따라간다.
아무래도 이미 휴식시간에 들어갔는지 게스트 하우스 앞에 루미의 조가 있었다.
우리는 멀찌감찌서 쳐다보면서 루미네가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가는걸 확인하고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가지만 문득 유키노시타의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너, 그 차림으로 되겠냐"
"어머, 파레오는 묶는 위치를 바꾸면 원피스로도 쓸 수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매듭을 느슨하게 풀어 위치를 높게 잡고 한번 더 묶으니 어깨를 조금 크게 드러낸 원피스가 됐다.
파레오, 진짜 쩌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가자 식당에 루미네 모습을 쳐다보고 문에 들러붙어서 안에서 하는 대화를 귀를 기울여서 듣는다.
"무슨 일? 우리 아직 놀고 싶은데"
"그치~. 루미는 혼자라도 되잖아. 어차피 아무도 없으니까"
"…………저기말야. 왜 나를 괴롭히는데"
결심하고 루미가 그렇게 말하자 생각지 못한 반격에 멤버는 놀라지만 바로 평정을 되찾는다.
"하아? 딱히 괴롭히지 않았잖아. 놀이야 놀이. 그치?"
"응. 놀이야 놀이"
"……필통을 버리거나 실내화를 버리는게 놀이야? 히토미의 실내화가 사라졌을때, 다같이 범인을 찾아도 범인을 말로 심하다고 말했잖아. 너희도 그 범인이랑 똑같아"
……어째선지 루미의 논파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유키노시타로 보여서 견딜 수 없다.
"그거랑 이건"
"다르지 않아. 똑같아. 내 필통이 쓰레기통에서 발견됐을때 웃었지"
"그, 그치만 루미가 따돌렸으니까"
"그래……그럼 다 똑같네. 모두 다 따돌렸는걸. 나도 나쁘고 모두 다 나빠……그럼 나일때만 괴롭혀? 너네였을때는 금방 그쳤으면서"
루미의 정확한 지적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멤버는 아래를 쳐다본다.
진짜로 유키노시타의 논파술 쩝니다.
"다 같이 선생님한테 사과하러 가자. 따돌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루미가 그렇게 말하자 멤버들의 표정이 얼어붙고 어깨를 움찔거린다.
이미 정신적이 성장이 시작됐다고는 해도 아직 초등학생인 그녀들에게 있어선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귀신처럼 무서운 존재인 모양이다.
"그리고 따돌린 애들을 같이 사과하러 가자. 나도 너희랑 마찬가지로 잘못했으니까"
"무, 무슨 소리 하는거야 루미. 이런건 단순한 놀이잖아. 뭘 정색하는거야?"
허세를 부리지만 아무리 봐도 그 얼굴에는 공포의 색이 보인다.
"놀이라면 남의 물건을 막 버려도 돼? 남의 실내화를 숨겨도 돼?"
"이, 이제 가자 얘들아!"
한 명의 목소리에 죄다 출구로 뛰어가서 우리는 모퉁이에 모습을 감추고, 그 녀석들이 사라진걸 확인하고나서 교실로 들어가자 루미가 남아있었다.
"잘 했어"
"네 논파술 나한테도 가르쳐줘"
"싫어. 너한테 가르쳐주면 좋지 않은데 악용할거잖니"
우와오. 범죄자 예비군 감사합니다!
"…………하치만"
내 이름을 부른다고 생각하니 루미는 나를 껴안았다.
"어, 어이………"
떼어놓으려고 하지만 루미의 어깨가 잘게 떨고 있는게 보여서 떼어놓으려고 해도 놓지 못하고, 루미가 진정할때까지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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