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22화
 
 
 
 
꿈을 꿨던것 같다. 과거의 꿈……그건 초등학교 시절의 꿈이다.
들뜬 기분으로 초등학교 문을 지나 새로운 환경, 교실, 의자, 책상, 선생님, 친구……그 모든것에 신선함을 느끼고 내 눈은 반짝거렸다고 생각한다.
친구도 여기저기 생기고, 함께 놀게 되었던 어느날. 그건 작은 일이었다.
실내화가 감추어졌다. 찾아낸 결과 화장실 쓰레기통에 있었지만 그게 게임개시의 신호가 됐다.
어제까지 함께 급식을 먹었던 녀석이, 어제까지 함께 떠들었던 녀석이, 어제까지 함께 놀았던 녀석이 나의 적이 됐다.
그 결과, 나는 지금 상태가 됐다.
"……일어나, 하치만"
그 목소리는 아름답게, 머리에 달라붙어있던 악성종양들을 단번에 소멸시켜줬다.
상쾌한 기분으로 눈꺼풀을 천천히 뜨니 내 배게맡에 토츠카가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내 졸음기는 단번에 날아가고 뛰쳐일어나듯이 일어나자 내 옆에 토츠카가 자고 있었던 이불이 놓여져 있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결혼했더라.
"겨우 일어났네. 다들 갔다구?"
……아, 그래. 나 치바마을에 자원봉사하러 왔었지.
움막에는 이미 토베와 하야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깨끗하게 이불이 개어져있다.
"미안……너무 잤나"
"시간상으로는 괜찮지만……하치만, 여름방학에 불규칙한 생활 보내고 있지"
"뭐, 뭐어. 매일 게임 삼매경이야"
"운동하지 않으면 몸에 좋지 않다구? 다음에 나랑 테니스하자! 운동하면 지쳐서 푹 잘 수 있어"
토츠카랑 테니스인가……미니스커트 입어……줄리는 없나.
"뭐, 뭐어 예정이 맞으면. 적당하게 연락줘"
"응……아, 나 하치만 메일 주소 몰라. 교환하자"
"아, 아아. 여기"
토츠카에게 스마트폰을 건내자 유이가하마 정도는 아니지만 익숙한 손놀림으로 내 스마트폰과 자신의 휴대폰을 교대로 보면서 메일 주소문자열을 입력한다.
수수하게 내 연락처에 남의 이름이 늘어가는군. 자이모쿠자도 그렇지, 유이가하마도 그렇지, 히라츠카 선생님도 그렇지, 부모님이랑 코마치도 그렇지, 그 다음은 토츠카도 그렇잖아? 인생 역사상 최다구만.
"이걸로 맞으려나? 한번 메일 보낼게"
그렇게 말하자마자 스마트폰이 부들부들 떨리고 토츠카로부터 메일이 온다.
"음, 맞아"
"잘 됐다. 이걸로 언제든지 하치만이랑 얘기할 수 있어"
……만약 SAO처럼 메뉴바를 공중에 불러내서 매리드라는 커맨드가 있으면 나 속공으로 토츠카에게 프로포즈 메일을 보낼거야.
"아침 먹으러 갈까"
"그 전에"
평소의 항례행사인 게임 일정 갱신과 아이템 배포를 마치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간다.
"하치만, 걸으면서 스마트폰 보는건 위험해"
"길은 외우고 있으니까 괜찮아"
나는 한번 본 경치, 길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그러니까 길을 잃는 일도 없고, 경치의 그림을 그리세요라고 하면 가장 빠르게 쓰고 가장 빨리 끝나니까. 그림을 잘 그리는지 못 그리는지는 별개로 치고.
"안녕하세요"
"아아, 안녕"
"힛키, 안녕-!"
"안녕. 눈을 떠버렸구나"
"나는 봉인된 라스보스냐"
그런 평소 대화를 하면서 하야마의 옆을 지나가지만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게스트 하우스의 식당으로 들어가는것과 동시에 몇 개의 차가운 시선을 느꼈지만 그런건 무시하고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 준비된 아침을 먹는다.
아까부터 미우라가 미간에 주름을 모아 노려보지만 내 스킬・무시 앞에선 그런건 무의미다.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조작하면서 아침을 입에 넣는다.
"오빠, 예의나빠"
"응? 이미 끝났어"
오늘 첫번제 과제를 마치고 아침을 먹어치운다.
나토, 된장국, 김, 생선구이랑 샐러드, 백미라는 전형적인 재패니즈 일식아침을 먹지만 낫토와 김이 있는 시점에서 밥이 충분할리도 없어서 김만으로도 밥이 사라져버렸다.
"오"
"히, 힛키 한 그릇 더 먹을래!? 먹을거지!?"
"어, 어어. 부탁해"
코마치를 재치고 유이가하마가 급하게 일어나서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 밥공기를 들고 뭐가 즐거운지 음표라도 보일 정도로 기분 좋게 밥그릇에 밥을 퍼온다.
"자, 여기!"
"아, 어, 응"
너는 후지산이냐고 백미에 딴지걸고 싶어질 정도로 높게 퍼올려진 백미가 담긴 밥그릇을 받으니 손목에 묵직하게 지금까지 느낀적이 없을 정도의 무게가 올려진다.
…………이거 낫토만으로 다 먹을 수 있으려나.
그런 일말의 불안을 안으면서 낫토로 밥을 먹어가지만 역시 부족할리도 없이, 마지막 부근에는 백미만 먹고 아침을 마쳤다.
"좋아, 전부 다 먹었군. 오늘 예정을 알려주마. 오늘밤까지는 초등학생은 자유시간이다. 밤부터 캠프파이어와 담력시험이 있으니까 그 준비를 해줬으면 싶다"
"캠프 파이어……핫. 절망의 강설기가"
"아, 춤추는거다!"
유이가하마가 그렇게 말하자 코마치는 탁! 손을친다.
"벤트라 벤트라 춤추는거네요!"
"오클라호마믹서가 아닐까"
유키노시타가 기막힌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면서 그렇게 말하지만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코마치의 바보는 지금 시작한게 아니다. 따라서 나에겐 아무런 책임도 없다.
"담력시험에 대해선 사전에 코스는 생각해뒀고, 의상도 준비되어 있다. 가볍게 놀래키는 정도로 좋다고 하니까 뭐, 부탁하마. 그럼 준비 개시"
식기를 치우고 남자, 여자로 나뉘어 주위를 숲으로 둘러싸인 운동장 같은 곳에 모여서 히라츠카 선생님의 설명하에 토베・하야마가 목재를 도끼로 쪼개고 토츠카가 운반, 그걸 내가 받아서 우물 정자로 쌓아올린다.
여자들은 내가 쌓아올리는 목재를 중심으로 백색 선으로 원을 그려간다.
밤의 캠프파이어는 내가 할때도 있었지만 강제가 아니었으므로 방에서 계속 게임했었지. 창밖에서 본 녀석들의 움직임이 마치 우주인과 교신하고 있다고 이상한걸 느꼈지만.
준비는 금방 다 됐다.
"남은건 자유시간으로 써도 상관없다"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듣고 순간 방으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하야마와 만날 확률리 높다고 느껴서 가능한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려고 걷고 있으니 강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와서 그쪽으로향해 걸으니 깨끗한 강으로 나왔다.
"……좋아. 여기면 됐나"
"차가웟-!"
"꺅! 증말 코마치!"
PFP를 기동시키려던 순간 낯익은 MAX 목소리가 들려와서 그쪽을 쳐다보니 수영복을 입은 코마치와 유이가하마가 강 속에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슬슬 나에게 정적을 주지 않겠냐.
"아, 오빠다!"
"헤? 힛키?"
슬슬 장소를 옮기려고 하지만 순식간에 들켜버렸다.
"이런데서 뭐하는거야"
"준비하느라 더워졌으니까 물 쬐려고! 선생님이 수영복도 갖고 오라고 했으니까. 근데 어때?"
그렇게 말하고 코마치는 그라비아 아이돌 바리케이트의 포즈를 잡으며 자, 자, 어때? 라는듯이 남국 트로피컬한 옐로우 수영복을 입은 귀여운 나를 전면에 과시하지만 나는 비웃어줬다.
"아- 귀엽다 귀여워. 욕정해버릴것 같아서 위험하네-"
"우와- 적당해라. 그럼 유이 언니는?"
"조, 좀 코마치!"
옅은 청색 비키니를 입은 유이가하마는 부끄러운듯 가슴 주위를 손으로 가리지만 그게 괜시리 매혹을 드러낸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탁 오지 않는다. 잠깐 우홋! 은 와지만.
"괜찮지 않냐. 나는 수영복은 잘 모르겠다만"
"고, 고마워"
뭘 부끄러워하는건지…….
"오? 오빠, 이거 뭐야?"
"아? 뭐가"
"이거"
코마치가 내민 손을 쳐다보려고 허리를 낮춘 순간, 뒤로 발차기를 먹고 몸이 앞으로 쓰러지는것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손을 돌려서 PFP가 내 손에서 떠나 공중으로 던져진다.
"PFP-!"
짐승같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기 전에 한 발짝 세게 발을 앞으로 내밀어 PFP가 떨어지는 지점으로 손을 뻗으면서 뛰어들자 나는 강에빠져 물에 잠기지만 PFP는 무사히 캐치했다.
"이 자식들-!"
"도망쳐-!"
"와-!"
뒤를 돌아본 순간 히쭉거리는 얼굴로 하얀 비키니를 품위있게 입고 있는 히라츠카 선생님과 나 몰라 태도로 파레오를 입고 있는 유키노시타가 있지만 내가 뒤쫓은 순간, 히라츠카 선생님과 코마치, 유이가하마가 도망친다.
하지만 이쪽은 히키코모리・니트・오타쿠인 히키니쿠라서 쫓아갈 수 있을리도 없어서 결국 쫓는걸 포기하고 유키노시타가 있는 곳까지 돌아왔다.
"젠장, 저 녀석들"
"즐거워보이네"
"남일처럼 말하고 있네"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시타는 놀라면서 나를 쳐다본다.
"너도 저 안에 있잖아"
"…………그렇구나"
지금 그걸로 알았다……유키노시타는 어째선지 저 안에 스스로는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 나와 닮아있지만 그건 비슷하면서 다른 것이며, 전혀 다르다.
나는 자신의 의사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거지만 이 녀석은 의사가 아니라 뭔가 다른 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
뭐, 틀 안에 들어가나마나는 그 녀석이 결정하는것이지 내가 생각할 일은 아니지만.
PFP를 하려고 생각한 순간, 시야 구석에 작은 신발이 보여서 고개를 들어보니 PFP를 손에 든 츠루미 루미가 내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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