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21화
루미가 자신의 장소로 돌아가는걸 확인하고나서 우리도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 거기에 설치되어 있는 목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서 카레를 먹고 식후 티타임에 들어가지만 그 분위기는 어둡다.
하지만 나만 그런건 상관없이 PFP로 즐거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딱히 나랑 관계있는것도 아니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괜찮으려나……루미"
유이가하마의 한 마디에 모두가 얼굴을 숙인다. 아무래도 루미의 일은 이미 주지의 사실인 모양이다.
"흠. 뭐가 걱정이냐"
"고립하고 있는 애가 있어서요"
"그치~, 엄청 불쌍해"
고립? 고립 같은건 문제도 아니고 불쌍하지도 않다. 문젱니건 괴롭힘이 있다는 점 하나 뿐이다. 괴롭힘이라는 바이러스에 교실 전체가……아니, 루미의 그룹 전부가 이상한 바이러스에 전염된것 뿐이다. 그런건 바이러스 버스터로 배제하는게 최고지만 어차피 바이러스 버스터는 초등학생에게는 효과가 들기 어렵다. 외부인 우리들이 손을 대면 쓸데없이 바이러스는 광폭화하고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오른다.
"그래서 어떡하고 싶은거냐"
"가능한 범위에서 어떻게든 해주고 싶어요"
"너로는 무리야. 그랬잖니"
하야마의 모범적인 대답에 유키노시타는 크게 빨간펜으로 가위표를 긋고 내다버린다.
부실에서도 느꼈었지만 여기서도 느끼나……유키노시타는 어딘가 하야마에게 차갑다.
자신의 의견을 썩둑 잘린 하야마는 쓰딘 표정을 지으면서 입술을 깨문다.
"이번에는 우리가 나올 차례는 없겠지"
내가 말한 한 마디에 모두가 반응하여 이쪽을 쳐다본다.
"무슨 소리야?"
표정은 살짝 미소를 짓고 있지만 목소리에는 분노를 느낀다.
"우리는 이번 한번 밖에 그 녀석들이랑 교류 안하잖아"
"하지만 눈 앞에서 괴로워하는 애가 있어.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
나도 PFP를 책상에 두고 하야마와 대치한다.
"어떻게 돕겠다는건데"
"피해자와 가해자, 쌍방의 의견을 들을거야. 왜 괴롭혀졌는지, 왜 괴롭혔는지를 생각해서 원인을 찾아내서 그 원인을 제거하면 괴롭힘은 사라져. 우리들이 다리가 되어주는거야"
너무 모범적이라서 만점밖에 주고 싶지 않은 해답……하지만 그런건 정말로 괴롭히는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단순한 외부 인간이 생각한것에 지나지 않는 방법이다.
"…………너는 괴롭힘 받는 피해자를 아무 생각도 안 해"
내 한마디에 하야마는 벌레씹은 듯한 표정을 짓고, 나로부터 눈을 피한다.
"하아? 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하야토 생각하고 있잖아"
미우라의 노려보기에 무심코 움츠릴뻔했지만 지금은 참는다.
"하야마는 괴롭힘을 사라지게 하려고 밖에 생각 안 해"
"그게 뭐가 나쁜데?"
"피해자를 생각하지도 않고 괴롭힘을 사라지게 해도 해결되지 않아. 괴롭힘은 말판 위의 싸움이야. 하지만 그렇기에……거기에 음험함이 생겨나지. 네 방식으로 괴롭힘을 해결하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해? 표면상으로는 사라져도 뒤에서 그 이상의 괴롭힘이 또 피해자에게 가해질 뿐이야"
"어째서 그렇게 되는데"
"괴롭힘은 보이지 않는데서 일어나는게 많아. 외부 인간이 가해자에게 괴롭힘에 대해서 얘기를 물어보면 피해자가 외부 인간에게 괴롭힘을 밀고한걸로 되서 표면상으로는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보이지 않는데서는 보다 심한 괴롭힘이 시작될 뿐이다. 출처는 나"
"……그럼 내버려두라는 소린가"
"그러니까 말했잖아. 우리가 그 녀석들이랑 만나는건 이번이 처음이고 마지막이다. 지금은 대처해도 다음에는 대처 못하잖아. 결과는 눈에 보여…………그런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 괴롭힘을 해결했다고 기고만장해져서 영웅인마냥 행동하는게 제일 필요없다고"
그렇게 말한 순간, 하야마의 손이 내 멱살로 뻗어오자마자 옷을 잡혀서 멱살을 잡아당겨져, 목제 테이블이 덜컹흔들리고 지면에 종이그릇이나 컵이 떨어진다.
갑작스런 일에 히라츠카 선생님 말고는 반응하지 못한다.
"하야마!"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잡아당겨져서 억지로 나로부터 떼어진 하야마의 눈은 증오가 아닌, 분노도 아닌 색으로 물들어있고, 그 색의 진의를 아는건 하야마 뿐이다.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진정된 하야마는 모두에게 작은 목소리로 사죄하고 움막으로 돌아간다.
"아무튼 이 문제는 조금 미뤄두마"
그렇게 말하고 선생님은 하야마가 걸어간 방향으로 갔다.
그 녀석은 아무것도 몰라…………괴롭힘을 없앤것 만으로는 아무도 구제받지 못해. 반대로 구했다고 기고만장해하는 녀석만큼 짜증나는 녀석은 없지……생각하는것만으로도 역겨워진다.
"너 말야!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 없잖아?"
"…………그럼 저 괴롭힘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두번다시 저 녀석들 사이에 괴롭힘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해결방법을 너는 갖고 있냐고"
"그러니까 그걸 생각하기 위해 얘기를 하는거잖아. 그러니까"
"외부 인간이 괴롭힘에 대해서 얘기해본들 뭐가 나오는데. 불쌍하네, 라고 말하고 끝이잖아.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그래. 자기들 안에서 멋대로 해결책을 내놓고 그걸 실행해서 멋대로 만족하지. 그렇게 기고만장해져서 칭찬을 받고 싶어한다고"
"오, 오빠. 진정할래?"
"애시당초 괴롭힘에 대해서 얘기하는것 자체가 틀려먹었어. 괴롭힘이 발생하면"
"오빠야!"
코마치의 제지를 무시하고 나는 본심을 토해낸다.
"가해자 놈들을 전부 쳐죽여버리면 돼"
증오, 원한, 살의……거반 마이너스의 감정은 초등학생때 품었다. 그저 내가 실행에 옮길만큼 배짱도 힘도 없었으니까 그저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는다. 온다하더라도 잠깐 끝날 뿐이지 또 괴롭힘은 부활한다.
내 발언에 미우라는 충격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코마치는 내 손을 굳게 움켜쥐고 유키노시타, 유이가하마와 토츠카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미우라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돌아갈란다"
코마치의 손을 놓고 움막으로 간다.
오후 11시, 모두가 잠에든 시간에 나는 밖으로 나와 나무에 기대어 PFP를 하고 있었다.
움막에 돌아가고나서 바로 목욕하러 들어가, 혼자서 게임을 하고 있었지만 토베나 토츠카가 돌아오자 둘로부터 주어지는 시선이 신경쓰여서 PFP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건 하야마가 목욕하고 돌아오자 보다 현저해졌다.
서로에게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9시라는 이른 시간대에 움막의 불은 꺼졌다.
그래서 잔건 좋았지만 이상한 시간대에 일어나버려서 지금에 이른다.
"누구?"
"……나야"
눈 앞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와서 PFP에서 시선을 떼지않고 그렇게 말하지만 상대의 대답은 없어서 슬립 모드로 바꾸어서 고개를 든다.
"……누구?"
"너무해라. 일단 이름은 아는 사이잖아"
"이런 시간에 이런데서 뭘 하고 있는거니. 영면은 제대로 하는 편이 좋아"
"다정한 죽음의 말 정말 고맙다. 이상한 시간에 깨어나서 PFP하고 있었어"
"그러니…………"
우리들 사이에 그 이상의 말은 나오지 않고, 바람에 불어져서 잎이 스치는 소리, 벌레들이 우는 소리가 몹시 크게 귀에 들어온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어둠속이라 잘 모른다.
"…………미우라, 너에게 심한 소리를 했어"
"그렇겠지. 옆에서 보면 그냥 정신나간 발언이니까"
하야마 하야토를 화나게 만든데다 살인 선언을 하는 방송사고에서도 엄청난 폭탄을 투하했으니까……하지만 그 말은 정말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괴롭힘 대표일때는 진짜로 생각했다. 사고를 당해서 몽땅 죽어버리면 좋을텐데 라고.
"그러니까……30분 정도 거쳐서 완전논파했더니 울려버렸어"
"왜 네가 미우라를 혼내는건데"
"그만큼 심한 소리를 했다는거야"
만난지 얼마 안 된 유키노시타라면 나에 대한 폭언 따윈 흘려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봉사부로서 교류를 한 지금은 같은 부활동 동료라는건가…………유이가하마의 사건이 있고나서 더는 버그라고는 인식하지 않는다……하지는 않지만 왠지 근지럽다.
"얘, 하나 물어봐도 되겠니"
"해봐"
"……어째서 하야마가 괴롭힘의 피해자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거야?"
"…………해결책을 말하는 눈이 초등학교 시절의 교사랑 완전히 똑같았어. 괴롭힘을 사라지게 하는데 필사적이라서 피해자를 전혀 생각하지 않아…………괴롭힘을 해결하면 멋대로 만족하고 사라지지……영웅인 척을 할거면 처음부터 오지 말라고 생각했어……"
사실, 그녀석은 루미에게 어떤 피해가 올지 머리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가해자의 의견과 피해자의 의견을 묶는 연결역 같은 소리를 했다. 그런걸 만들면 더욱 심해질 뿐이다. 노골적이게 괴롭힘에 대해서 물어올테니까 상대는 피해자가 꼰질렀다고 생각하겠지.
"…………네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하나의 미래가 보일것 같아"
"하?"
"말했잖아. 나는 귀여웠으니까 여자애들이 시비걸어왔다고……만약 나도 너처럼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거를 만났으면 완전히 똑같아졌을까"
"너라면 판씨 오타쿠가 됐을지도"
"그렇구나"
달빛에 비추어진 유키노시타의 살짝 지은 미소는 신묘하게 무언가로 보이는것과 동시에 빨아들이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깃들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네 말대로 하야마는 피해자를 보지 않았어……영웅인척은 하지 않았지만"
"……옛날에 무슨일 있었나"
"초등학교가 같았던것 뿐이야.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우리 회사의 고문 변호사를 하고 있어"
가족 관계로 사이가 좋았나……아무래도 좋지만.
"가족 관계로 사이가 좋은것도 힘들것 같군"
"그렇겠지"
"남일같은 소리구만"
"표면상에는 계속 언니가 나오니까……나는 대역밖에 안 돼……오늘은 올 수 있어서 다행이야. 못 온다고 생각했으니까"
어째서냐고 이유를 묻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가족 사정에까지 간섭할만큼 잘나지도 않다.
"……너라면 그녀를 어떡할래?"
"그런걸 굳이 묻냐?"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시타는 기막힌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괴롭힘은 외부 녀석이 없애니까 안 되는거야……당사자가 없애면 그걸로 만사해결이다. 출처는 나. 게임에 몰두해서 머리에서 괴롭힘이 사라졌더니 어느샌가 괴롭힘이 사라졌다"
"……과연. 그것도 하나의 수단이구나"
"왠일이래. 게임을 부정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처음은 말야…………생각을 조금 고쳤어. 피코피코는 가끔은 현실을 구한다고"
뭐가 그녀의 생각을 개변시킨걸까, 그건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생각을 바꿀정도로 큰 일과 만났다는것 자체가 귀중한걸테지.
유키노시타는 이따끔 올바르다……그 올바름을 조금 방향수정한것에 지나지 않는다.
"슬슬 돌아갈게"
"잘 자라"
"그래, 잘 자렴"
유키노시타는 내 옆을 지나간다.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그 가슴에 무얼 감추고 있는지……그걸 알 생각도 없고, 남이 깊게 파고드는걸 싫어하는 내가 반대로 남에게 깊게 파고드는 일도 없다.
유이가하마 유이도 하야마 하야토도 유키노시타 유키노도 나도……모두가 과거로부터 계속 사슬을 끌고 있다.
그 사실은 영원히 사라지는 일 없이, 영원히 그 녀석을 좀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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