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17화
여름방학……그건 나에게 있어선 최강이며 최상의 휴일이다.
학교 따위 잊고 평일.휴일 관계없이 게임을 하고 있어도 아무 소리를 듣지 않는 말 그대로 나를 위한듯한 기간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오늘, 나는 그저 게임을 하고 있었다.
식사는 식빵을 한입 무는것 뿐이고 화장실・목욕을 제외하면 나는 계속 게임을 하고 있었다.
설령 아버지랑 어머니가 돌아와서 잔소리를 하든 여름방학이라는 말로 격침시키고 코마치에게 텔레비전을 보여달라고 엉켜오면 여름방학 숙제 안 도와준다는 협박으로 쫓아낸다.
그래. 세상은 지금……대 게임시대!
"그후후후후……어설퍼, 어설프다!"
지면에 설치되었던 지뢰를 밟는걸로 보여놓고 점프로 뛰어오르면서 상대를 헤드샷으로 한방에 쓰러뜨리고 또 롤링해서 일어서는것과 동시에 헤드 샷.
이미 왼쪽 상단에 표시되어 있는 맵에는 몇 명밖에 플레이어가 없고, 마지막 플레이어도 내 헤드샷으로 인해 스테이지에서 제거됐다.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야말로 신! 카미하치!"
"오빠야~. 텔레비전 보여줘~"
"거절한다. 지금 나는 바쁘다고"
"바쁘다고 해도 오빠 말고는 플레이어 없잖아"
"바-석-. 언제 어떠한 때도 경계를 태을리지 않는다. 상식이야"
"하아……있잖아, 조금은 밖에 나갔다와. 코마치, 오빠가 걱정이야"
"안심해라. 태양빛은 들이고 있어"
커튼을 전개해서 마침 나에게 닿도록 하고 있어서 게임을 하면서 태양빛을 쐰다는 말 그대로 궁극의 효율을 중시한 스타일이다. 이걸 만든 나는 진짜 대단해.
뒤쪽에 큰 한숨소리가 들려오지만 그런건 문제 낫씽.
"코마치, 텔레비전 보고 싶은데"
"참아. 지금 너 수험생이잖아"
"오빠, 중3때도 평범하게 했었지"
그래. 나에게 수험기같은건 없다. 에브리데이가 게임날이며, 얼웨이즈 게임인 것이다.
공부라는건 암기 게임이다. 게임 관련 회사에 필요한 지식은 조금씩 외우고 있고, 남은건 사립 문과계 수업료 면제를 받아서 힘내면 취업할 수 있다……아마.
"오빠야!"
"음……뭣, 앗, 너!"
코마치의 큰 목소리에 마지못해 뒤를 돌아보니 놀랍게도 코마치는 내 소중하고 소중한 PFP를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에 카마쿠라의 목덜미를 잡고 붕붕 흔들고 있었다.
"카군에게 PFP에 손톱질을 당하던가 2시간 외출하고 오던가! 자 어디!"
"와악-! 2시간 나갔다 올게"
뛰어서 PF3을 정리하고 코마치한테 PFP를 돌려받고 지갑과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황급히 밖으로 나가자 후덥지는 더위가 나를 덮친다.
"더, 더워……더워 죽어……일단 게임 센터로 갈까"
자전거를 타고 종합 어뮤즈멘트 파크인 무대륙으로 향한다.
젠장. 설마 여름방학에 이런 폐해가 있었을 줄이야……다음에 돈이 쌓이면 나 전용 모니터라도 사서 방에 틀어박혀서 게임을 할까.
그때, 전방에 낯익은 여자가 둘 정도 보이지만 일단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하면서 옆을 지나가려고 한다.
"아, 힛키!"
"저기, 누구신지?"
"아니, 그거 이제 됐거든"
들키지 않도록 작게 한숨을 쉬고 자전거를 멈춘다.
"그래서, 무슨 용건인데?"
"아니, 힛키의 모습이 보이니까"
평소의 경단머리에 검은 캐미솔, 투명하게 짠 하얀 카디건과 핫 팬츠, 그리고 다리에는 글래디에이터라는 여름을 즐기는 리얼충의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나는 아래는 스웨트, 위에는 I LOBE Summer라고 쓰인 어디에서 사온건지도 모를법한 반소매와 가드닝 샌달이라는 히키코모리 스타일이다.
……얼마전에 또 말을 걸어줘라고 말하기 전에 거절 못했네.
"덥네~"
"그러게-. 덥구만-"
"뭐야, 히키니쿠잖아"
"히, 히키니쿠?"
유이가하마의 뒤에서 등이 뻥 뚫려있는 미니스커트 원피스를 입은 학교 카스트상위 소부 퀸 미우라 유미코가 나오면서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어째선지 유이가하마는 허둥거린다.
"유, 유미코! 본인을 앞두고"
"히키니쿠는 뭐야"
"히키코모리・니트・오타쿠. 줄여서 히키니쿠"
왜 코마치가 생각했던 별명이 여기까지 퍼져있는걸까.
"유이-. 나아 에비나에게 전화하고 올게"
그렇게 말하고 휴대폰을 한 손에 든 미우라는 처마로 그늘이 된 부분으로 가서 휴대폰을 귀에 댄다.
카스트 상위 사람은 재미있을 정도로 아랫녀석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시야 구석에도 넣지 않는다. 설령 넣는다고 해도 길가의 돌맹이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않는다. 어째선가? 자신에게 이길리가 없기 때문이다.
"유미코네랑 놀고 있어. 힛키는?"
"나? 코마치한테 2시간동안 나가라고 들었어"
"뭐라고 할까 힛키답네……힛키 여름방학 동안 뭐해? 괜찮다면 저기……어디 같이 안 나갈래? 강이라던가"
"게임"
"……그 밖에는?"
유이가하마는 경직된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묻는다.
"게임"
"외, 외출은 안 해?"
"어? 오히려 왜 휴일에 나가는건데. 휴일은 게임 삼매경이야. 참고로 나의 최근 3일간 수면시간은 토탈 6시간이다"
"하루에 2시간 자는걸로 살 수 있어?"
"살 수 있어. 나, 너랑은 달리 에너지 절약주의니까"
"캐, 캠프 같은건 안 가? 바베큐 같은것도 즐겁잖아"
"하아? 보쿠나츠로 충분하잖아"
그건 명작이지. 왜냐면 외톨이가 집에 있어도 여름방학 행사를 한 차례 다 할 수 있으니까. 바베큐, 벌레채집, 벌레를 사용한 배틀, 일기. 이제 저것만큼 외톨이의 아군은 없다.
"아, 힛키의 생일 가깝지. 분명히 8월 8일이랬던가?"
"……엥, 너 왜 아는거야. 혹시 스토커?"
"아, 아니다 뭐! 그, 그게 힛키한테 빌린 게임에 힛키의 생일이 쓰여있었으니까"
아~ 그러고보니 그 게임기, 생일 세팅해두면 그 날에 축하해주는 기능 있었지. 적당하게 넣으면 되나~ 같은 감각으로 입력했지, 그러고보니.
"생일 파티하자! 힛키의"
"됐어. 귀찮고"
"에-. 힛키 게임밖에 안 해?
"안 해. 오히려 게임 말고는 하고 싶지도 않아……그런데 뒤쪽에 있는 사람은 괜찮냐?"
"헤? 아! 그, 그럼 힛키!"
뒤돌아보니 미우라의 표정이 짜증나보인다는걸 눈치챘는지 유이가하마는 황급히 미우라에게 다가가서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남은 105분인가……게임센터가자.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 무대륙으로 향하고 있으니 순간, 낯익은 여성이 보인것 같았지만 뭔가 깨끗한 드레스같은 차림을 하고 반쯤 울고 있어서 일단 무시해뒀다.
왠지 머스트 데드 몬스터랑 만난것 같아서 견딜 수 없네……만나지 않기를 빌어두자.
무대륙의 무료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엘레베이터로 게임센터가 있는 층까지 올라가자 낯익은 소음이 들려오는것과 함께 냉기로 뜨거워졌던 몸을 식혀준다.
"우선 몸풀기로 UFO캐처라도 할까"
지갑을 확인하자 잘그락잘그락 5000엔 분량의 100엔 동전이 들어있는게 보였다.
일단 2, 3번 할까.
UFO캐처의 앞에 서서 코인 투입구에 동전을 정리해서 넣고 팔을 조작해서 적당한 인형을 집어간다.
"크아아아~. 졸려……"
문득 발밑을 쳐다보니 작은 여자애가 내가 집은 두 인형을 갖고 싶은것 처럼 보고 있는게 보였다.
인형은 하나가 판다 판씨, 다른 두 개가 메이저한 큐트한 마스코트 인형.
"음"
"받아도 돼?"
여자애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자 여자애는 귀여운 두 마스코트를 골라서 판다 판씨에겐 눈도 주지 않고 가버렸다.
"……안심해. 너에겐 유키노시타 유키노라는 상대가 있잖아"
어째선지 판씨가 울고 있는걸로 보여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다음 게임을 하러 간다.
판다 판씨를 한 손에 들고 휘적휘적 걷고 있으니 게임 센터에는 없는 현란한 빛이 보여서 그쪽을 쳐다본 순간, 어째선지 나는 반대 방향을 보고 말았다.
…………안 봤다. 울면서 격투게임을 하고 있는 히라츠카 선생님 따윈 안 봤어!
자신에게 일러주듯이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 동전을 넣고 통신 모드를 선택해서 상대가 오는걸 기다리고 있으니 ☆시즈시즈☆라는 이름의 플레이어가 참가해왔다.
……그러고보니 유이가하마의 메일 주소도 어째선지 처음에는 이랬었지.
결정 버튼을 누르고 캐릭터 선택에서 나는 평소 쓰는 모든 파라미터가 균형 좋게 배분되어 있는 캐릭터를 선택해서 상대가 고르는걸 기다린다.
"……왠지 보면 볼수록 너 무섭구만"
무릎에 올려둔 판씨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 있으니 상대도 선택을 끝낸 모양인지 대단히 험악한 캐릭터가 표시된다.
우와, 완전 파워 타입이냐……후, 파워 따윈 상대도 안 된다는걸 가르쳐주지.
대전이 개시된 직후, 상대가 공격을 걸어오지만 점프로 공격을 피하면서 공중기로 상대에게 일타 공격을 먹이고, 더욱 움츠러든 차에 콤보를 먹여간다.
정말로 기술발전은 대단하네. 옛날에는 평면이었는데 지금은 안쪽까지 가니까.
컨트롤러를 빙글빙글 돌리며 움츠러든 상대에게 퍽퍽 콤보를 먹여간다.
더욱 상대를 가볍게 위로 치는것과 동시에 점프, 그리고 공격을 먹이고 또 점프, 이걸 반복해서 마지막은 강공격으로 상대를 지면에 때려눕혔다.
상대가 일어난 순간, 화면이 암전하여 상대 캐릭터의 모션포즈가 표시된 순간, 컨트롤 스틱과 R버튼을 구사해서 긴급회피를 하자 기술에 들어가기 위한 일격이 공중을 가른다.
"훗, 이걸로 끝이다"
내 캐릭터의 필살기가 발동하여 처음 일격이 상대에게 맞아 공중으로 던져지자, 공중 콤보를 먹이고 마지막은 에너지로 주먹을 거대화시켜서 그걸 상대에게 때려박으니 승부가 났다.
"후우. 송사리군……상대는 누구…………"
"후, 후후후후……나는 결혼에 있어서도 게임에 있어서도 압도적인 패배자로구나"
…………못 본걸로 하고 가자. 응.
"음? 히키가야가 아니냐!"
선생님은 코를 킁킁 냄새를 맡듯이 움직여 내 쪽을 돌아보고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온다.
개인가? 저 사람은 개급의 후각을 갖고 있는건가? 그럼 왜 결혼해주는 남자의 냄새를 못 맡는거야.
"아, 안녕하세요"
"이야-! 우연이구나! 가끔은 게임센터도 좋다고 생각해서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선생님의 차림은 마치 파티에 갈법한 휘황찬란한 목걸이와 파티 드레스라서 딴지걸곳이 가득했지만 일단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그러심까……그래서, 뭐하는겁니까"
"잠깐 스트레스 발산이다. 이야~ 그나저나 강한 상대였다. 카미하치라는 상대였는데"
그건 저라구요……라고는 안한다.
"히키가야, 어차피 한가하지? 조금 어울려라!"
"에-"
"히키가야. 한 바퀴 어울려라"
싫다구요 오러를 MAX로 방출하지만 그런건 선생님에게 통하지도 않아서 손을 잡혀서 가까이에 있던 레이싱 게임에 억지로 앉혀진다.
"좋아, 이걸로 대결이다. 나도 옛날에 학생 시절에는 자주 탔지"
"하아……대체 몇년전의 일인지"
"아?"
"아, 아뇨 아무것도"
왜 중얼거리는 정도의 작은 목소리를 주위 소음 속에서 들을 수 있는거야. 선생님의 귀는 지옥귀인가?
차종 선택이 끝나고 레이스가 개시된다.
"이게! 이얍!"
내가 조종하는 차의 몸체에 몸통박치기를 먹이고 1위로 달려나가는 선생님. 거기다 선생님은 폭주모드를 발동시켜서 통상의 10배의 속도로 단번에 나아간다.
"하하하하하하! 이대로 돌파해주마!"
"어설프다구요. 싸움은 지금부텁니다!"
우측 상단에 표시되는 코스 맵을 확인한다.
"칫! 커브인가"
그렇게 말하고 선생님은 폭주모드를 해제하고 통상속도로 돌아온다.
"훗. 우습네요"
"뭣!? 폭주모드로 코너에 들어갈 생각이냐!? 자폭행위다!"
"훗. 봐라! 그리고 괄목하라!"
"마, 말도 안 돼!"
폭주모드에 들어가, 차의 몸체가 옅은 푸른색 빛을 뿜는 상태로 속도를 Max까지 올려, 브레이크를 밟는것과 동시에 핸들을 꺾어서 가드레일 아슬아슬한 부분에서 드리프트를 해서 그대로 직선 레인으로 들어가 폭주모드한채로 골인했다.
"훗. 이거야말로 나, 그야말로 나, 정말로 나"
"…………그 정열을 면학에 부어주면 나는 기쁘겠는데 말이다"
"그걸 말해선 끝이라구요"
"히키가야. 점심은 먹었느냐?"
"아뇨, 아직인데요"
"좋아! 나랑 먹으러 가자! 좋은 가게를 알고 있다!"
"에, 잠깐만요!"
그 후, 나는 2시간은커녕 5시간이나 히라츠카 선생님의 결혼에 대한 푸념을 듣게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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