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12화
"오, 오빠가……모닝 게임을 안 하다니!"
"뭐야 모닝 게임은"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코마티에게 딴지건다.
내 안에서 다시 만연해졌던 버그의 소거에 성공한날 이래로 나는 어딘가 허무감을 느끼고 있었다.
평소라면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게임을 하고 학교갈 시간까지 시간을 죽이지만 우연인지 아닌지 마침 컨트롤러의 충전이 끊겨버려서 지금은 충전중이다. 게다가 둘 모두 다. 이런 우연이 있나?
하지만 스마트폰은 충전하고 있어서 커피를 마시면서 한 손으로 조작하고 있다.
…………하아. 봉사부에 들어가고나서 이상한 일만 일어나고 있다.
"……무슨 일 있었어?"
"……딱히. 아무것도 아냐"
타악 키보드 엔터키를 누르듯이 기세 좋게 화면을 터치하자 풀콤보가 표시되고 리절트 화면으로 들어간다.
"……응. 게임 기술은 평소대로고, 눈에 빛이 없는것도 평소대로……어라? 그치만 뭔가 이상해"
"까기 and 까기로군"
다 구워진 빵을 들어 뻐금 한입 베어문다.
몇 번이나 시스템의 완전 스캔을 실행하지만 문제가 한 건 있습니다라는 표시만 되고 원인은 전혀 모르는 상태인 컴퓨터 같은 느낌이다.
"……슬슬 갈게"
"아, 잠깐만 코마치도 갈래!"
방과후, 평소처럼 봉사부 부실에서 PFP에 빠지지만 평소와 다른건 초기 멤버인 나와 유키노시타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 녀석이 없으니까 둘 모두 얘기하는 일은 없고, 그녀는 문고본을 읽고 나는 그저 PFP에 집중하고,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와 버튼이 고속으로 눌러지는 소리 밖에 울리지 않는다.
평소대로의 광경인데……어째선지 부족함을 느껴버린다. 뭔가 조각이 부족한듯한.
"……오늘도 유이가하마는 오지 않는 모양이야"
"아 그래"
무기질적으로 그렇게 답한다. 그리고나서 조금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것도 이윽고 들리지 않게 됐다.
"유이가하마, 더는 안 올 생각일까"
"그럼 물어보면 되지 않아? 메일 주소 알고 있잖아?"
"그래……하지만 내가 말하면 유이가하마는 올거야. 설령 너하고 무슨 일이 있어서 오고 싶지 않더라도"
그걸 듣고 순간 손가락이 멈출뻔하지만 보스전이라면서 자신에게 말하고 바로 손가락을 움직이는걸 재개시키지만 방금전의 행동은 유키노시타에게 보여졌을 것이다.
"……후우"
크게 숨을 내쉬고 화면으로부터 시선을 피했을때 유키노시타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뭔가 있었구나"
"……아무것도 아냐……싸울정도로 사이가 좋은것도 아니고"
"그래……그럼 삐걱임일까"
"……맞지도 틀리지도 않아"
"그럼……엇갈림일까"
대체 어디에서 그 단어가 나온거냐고 딴지걸고 싶을 정도지만 맞으니까 나는 아무 말도 못한채로 PFP를 슬립모드로 이행시키고 가방 속에 집어넣는다.
엇갈림이라고 하면 엇갈림 통신. 저건 확실히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외톨이 섬멸 작전의 비장의 패라고도 할 수 있는 카드다. 친구가 없으므로 엇갈리는 사람이 없는 녀석은 채울 수 없는 도감을 슬픈 눈으로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뭐, 나는 그 점도 빠짐은 없다. 왜냐면 2개씩 사서 유저 네임은 바꿨으니까. 그러니까 자신의 친구 일람에 자신이 있다는 이상한 상황이 됐지만. 통신진화도 그걸로 끝냈으니까 나는 외톨이이면서 도감을 전부 컴플리트 한다는 이상한데까지 달성했다.
"유이가하마는 생각이 얕고 신중함이 없고 남의 영역에 성큼성큼 내딛어 들어오는 배려마저도 없고"
"옆에서 보면 네가 시비거는걸로 보인다"
"끝까지 들어. 무척이나 소란스럽지만……나쁜 애는 아니야"
마지막 부분은 유키노시타가 얼굴을 붉히면서 입을 오므려서 잘 못 들었다.
……유키노시타의 안에선 이미 유이가하마는 친구에 한없이 가까운 지인이겠지……그럼 내 안에선?
의자의 등에 기대어 천장을 올려다보며 그 자문에 대한 자답을 검색하지만 몇 억이라는 정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대답은 나오지 않는다.
"적어도 원인은 너한테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키노시타의 말대로 유이가하마가 오지 않게 된건 내 행동 때문일것이다……하지만 그 행동이 잘못됐다고는 나는……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어째선지 지금 생활에 부족한것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견딜 수 없다.
"……너는 왜 그렇게까지 게임을 우선시키는 거니?"
"좋아하니까 잖아. 오타쿠도 그 작품에 빠지고나서 오타쿠의 길에 들어가. 나도 예외는 아니야"
"그럴까……실례되는 말이지만 너는 게임으로 도망치는걸로 보여. 게임을 하는걸로 현실의 싫어하는 부분에서 눈을 피한다……나에게는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아"
…………아아, 그래. 나는 현실을 포기하고 게임으로 도망쳤다……현실의 모든것을 의심하고, 청춘・우정을 버그로 인식해서 배제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쉽게 부서지는거잖아. 이번에도 그거야. 한번에 만남이 하나 있다는거지. 그거다 그거. 만남이 있으면 다음엔 이별이 있어"
"왜 네가 말하면 불쾌한 단어로 들리는거지……하지만 관계가 맥없이 부서지는건 잘 알아"
"하지만 맥없는걸로도 이어지는것도 있지"
또 노크없이 거침없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등장에 유키노시타는 이마를 잡을 수 밖에 없었다.
"유이가하마가 오지 않게 된지 일주일인가……지금의 너희라면 자기들의 힘으로 어떻게든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하고 선생님은 우리들 사이에 의자를 끌고 앉았다.
"히키가야의 게임 중심 생활은 나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유이가하마는 유령 부원으로……제대로 하고 있는걸로 보이고 하지 않았다고 해야하나……히키가야. 딱히 너를 부정하는건 아니지만 게임가지고만 살아갈 순 없다"
"알고 있다구요……그런건 처음부터 알고 있어요"
"내가 말하는건 돈이나 집이 아니야"
그리 말을 듣고 나는 조금 놀라면서 선생님을 쳐다보지만 다리를 꼰 상태로 어딘가 화난듯한 눈을 하면서 나를 쳐다보는 선생님과눈이 마주쳤다.
그 표정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무서운것을 느낀다.
"네가 부정하는 우정이나 인연 말이다. 게임도 친구가 있겠지. 인생도 마찬가지야. 한 명의 친구도 만들지 않고 인생을 완수시키는건 불가능해"
"……그럼, 어쩌라는겁니까"
"그걸 찾아내는건 네가 해야할 일이다. 왜 친구가 필요한건지, 왜 인연은 필요한지……그 해답을 발견하는거야말로, 지금 네가 해야하는 숙제가 아니냐? 히키가야 하치만"
인연이나 우정 따윈 단순한 버그다. 버그를 내버려두면 심각한 에러를 일으키고, 이윽고 기동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몰아붙여져서 새로 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무슨 용건이 있어서 온건 아닌가요?"
"음? 아아, 그랬지. 얼마전의 승부 말인데 이제부터는 배틀 로얄 방식으로 하려고 생각한다. 이 부활동이 한 사람 늘어난것 만으로 이렇게까지 활성화 되었다는걸 알았으니까. 그러는 편이 판정도 하기 쉽겠지. 따라서 유키노시타 유키노, 히키가야 하치만 둘에게 결원보충을 명한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유이가하마는 그만둔게"
"유령 부원은 필요없다. 여기는 사이 좋은 클럽이 아니야. 여기는 어엿한 소부 고등학교의 부활동이다. 청춘 놀이를 하고 싶으면 나가라는거지. 할 의욕도 없는 사람을 잡아둘 정도로 고등학교는 무르지 않다"
히라츠카 선생님의 말에 유키노시타는 분하다는 듯이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떨군다.
할 의욕이 없는 사람이라……그럼.
"저, 저기 저는"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선생님의 순소 100% 원한과 손가락 뻑뻑 앞에서 나는 순식간에 짓밟혀버린다.
무, 무서워……이러니까 결혼 못하는거 아냐?
"자, 돌아가라 돌아가. 오늘은 이마 끝이다"
그렇게 말하고 나랑 유키노시타는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잡아당겨져서 억지로 밖으로 끌려나와 그대로 봉사부 문이 닫히고, 그 열쇠를 쥔 인물은 성큼성큼 가버린다.
에, 에에에에에~. 뭐야 이 권력행사…….
"히라츠카 선생님. 결원 보충을 하면 되는거죠?"
"아아, 결원보충을 하면 된다"
그렇게 말하고 선생님은 교무실로 돌아간다.
자, 나도 돌아갈까.
그런고로 나도 돌아가려고 할때, 교복 소매를 있는대로 잡아당겨져서 하마터면 자빠질뻔해서 잡아당긴 장본인인 유키노시타를 쳐다봤다.
"뭐하는거야"
"너는 누군가와 대화한다는걸 조금이라도 배우는게 좋을거야…… 결원 보충 말인데"
"보충이라고 해도 누구를 들일건데. 토츠카? 토츠카냐?"
나의 엄청난 토츠카 대쉬에 유키노시타는 질겁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도 들어와줄것 같지만 아니야……유이가하마야"
"그 녀석 더 이상 안 오잖아"
"그럴지도……하지만 선생님은 결원 보충을 하라고만 했지 유이가하마를 제외하고 넣으라고는 안 했어"
이, 이 무슨 상자 구석을 이쑤시개로 긁을법한 생각방식이야. 그거 애들이 싸울때 『지구 몇 바퀴 돌았을때 말한건데!?』 라고 하는거랑 별반 차이 없는 이론이잖아.
"그리고 유이가하마의 의욕을 되찾을 수 있으면"
"너, 되게 의욕 있네"
"……나는 유이가하마가 있던 날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걸……오히려 즐거웠어"
유키노시타는 자조적으로 웃으면서 그렇게 말한다.
…………즐거웠다……라.
"……집에 간다"
한 마디 그렇게 말하고 나는 가방을 매고 다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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