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6화
며칠의 시간이 지난 오늘, 다시 체육시간이 찾아와버렸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 보면 체육 따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빼먹거나 하는 게임밖에 없으므로 체육 담당 선생님한테 '오늘 몸 상태가 나빠서 모두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벽치기를 할게요' 라고 했더니 간단하게 혼자서 벽치기를 하게 해준다.
역시 매일은 쓸 수 없지만 한 번이라도 이렇게 해두면 나 이외의 사람은 죄다 조를 결정 지으므로 필연적으로 다음 번에도 그 녀석들은 그 녀석이랑 짜고, 나는 남는다. 벽치기. 이 흐름을 생각한 나는 신이다.
"응?"
어깨를 톡톡 때려져서 뒤돌아보니 볼에 손가락이 꽂혔다.
"아하하, 걸렸어"
……에, 뭐야 이 미소. 케어야? 광범위로 회복마법 거는거야? 그럼 케어가 아니라 나만 케어 걸어주지 않을래?
하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보아도 남자로는 보이지 않는게 신기하다.
체육이니까 체유복이지만 만약 이게 평범하게 양말이 아니라 검은 타이츠를 입고 있었으면 확실하게 나는 토츠카를 여자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 있었다니……낭자애가.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지만 설마 현실에 있을 줄이야……신님은 우수한건지 아닌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왜"
"실은 오늘 나랑 같이 하는 애가 쉬어서 말이야. 괜찮으면 같이 해주지 않을래?"
그러니까 볼을 붉힌 상태로 올려다보기를 하지마. 나 워울프가 아니야. 암석의 거병에게 달을 파괴해주지 않으면 곤란하잖아.
"아, 아아 좋아"
그런고로 토츠카와 마주보듯 서서 가볍게 랠리 한다.
……왠지 토츠카와 대화하고 있으면 게임을 잊어버릴것 같은데……아, 안 돼 안 돼! 오늘은 초기장비로 사람은 어디까지 보스를 쓰러뜨릴 수 있는가에 도전해야해! 그 무장을 바꿔선 안 되! 어음, 우선 껍질 팬티
"갈게-"
"어!"
핫! 나는 왜 청춘 반짝반짝☆ 거리고 있는거야!
"그럼 히키가야! 갈게-"
토츠카가 나에게 공을 치지만 너무 세게 쳤는지 공이 높게 떠오른다.
"아, 미안"
"신경 쓰지마"
…………네 심장에 스매쉬!
그런걸 중얼거리고나서 가볍게 점프해서 공을 내려치듯이 라켓을 치자 토츠카의 발밑을 지나 공이 벽에 부딪쳤다.
"아, 미안. 괜찮아?"
"…………대단해"
"헤?"
"대단해, 히키가야! 그런 스매쉬를 치다니"
자연히 토츠카에게 칭찬을 받으니 볼이 풀어진다는걸 안다.
어, 어랄라? 나 이런 성격이었나?
"조금 쉴까"
"어"
벤치에 앉는다. 토츠카도 내 옆에 앉는다.
잠깐만. 왜 토츠카도 내 옆에 앉는거야? 그보다 조금 거리가 가깝지 않아? 조금 더 허벅지 끼리 붙어서 달라붙는데.
"히키가야. 상담이 있는데 괜찮겠어?"
"어, 어어. 좋아"
"실은 말야……우리 테니스부는 약해. 이번 대회에서 3학년은 은퇴하고, 1학년은 초심자가 많아서 필연적으로 우리 2학년이 열심히 해야하는데 2학년도 그렇게 잘 한다고는 말을 못해.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동기도 낮아졌다고 할까. 뭔가 이거……모두가 맞서는 분위기가 없어"
왠지 모르게 말하는건 이해했다. 요컨대 3학년이 은퇴하면 안 그래도 약한 테니스부가 동기 저하로 인해 연습질이 떨어져서 더욱 약해져버린다. 게다가 경쟁하는 분위기가 없기 때문에 더욱 질이 떨어져버리다는건가.
"그래서……히키가야가 괜찮다면 말인데……테니스부에 들어와주지 않을래?"
……그 글썽거리는 얼굴로 내 썩어버린 몸도 마음도 씻어주라.
"아까 스매쉬를 보고 생각했어. 분명 연습을 하면 잘 하게 될거라고 생각해. 거기다 잘 하는 사람이 한 명 있으면 모두의 동기도 오를거라고 생각하고"
"……그런가?"
"어?
"잘 하는 사람이 한 명 있으면……모두 그 녀석에게 다 맡기는거 아냐?"
다수가 잘 하면 그 중에 한 명정도 못하는 사람이 있어도 아무 문제도 없다. 하지만 다수가 못하는데 한 명만 잘하는 녀석이 있으면 그 녀석이 있으면 시합에 이길 수 있으니까 더 연습에 전념 안 하는게 아닌가?
"게임에서도 곧잘 있어. 자기보다 훨씬 레벨이 높은 녀석에게 싸움을 다 맡기고 자기는 뒤에서 그 녀석이 보스를 쓰러뜨리는걸 기다리는 패턴이. 나라면 그 녀석들을 때려부수고 방치하고 나오지만……그게, 부활동은 그럴 수 없잖아?
"……그런가"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나는"
"응. 그렇지……미안해, 이상한 소릴 해서"
나는 놓치지 않았다. 토츠카의 눈에 눈물이 머금어지고 있는걸.
"무리야"
"어 그래. 너한테 상담한 내가 실수였다"
방과후에 토츠카에 관해서 유키노시타에게 재빠르게 얘기해봤지만 단번에 거부당해버렸다.
"설령 네가 입부해서 테니스부가 결속한다고 해도 그건 숙달하기 위한게 아니야. 너라는 이물질을 배제하기 위한거야. 배제하기 위한 노력은 해도 숙달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아. 그게 집단심리라는거야. 출처는 나"
"아 그래……출처?"
"그래. 나 중학교는 해외에서 이쪽으로 돌아왔지만 전학왔을때 여자애들은 다들 나를 배제하려고 했어. 뭐, 나는 귀여웠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그녀들은 자신을 나 이상의 존재로 만들려고 노력은 하지 않았는걸"
"뭐, 너처럼 귀여운 녀석이 남자의 인기를 몽땅 쓸어가면 그렇게 되겠지"
PFP를 하면서 그렇게 말하니 순간 유키노시타가 있는 방향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려와서 중단하고 유키노시타를 쳐다보니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뭐야 이 녀석, 가끔 이러네.
나는 다시 시선을 PFP로 돌려서 게임에 집중한다.
뭐, 토츠카에 관해서는 유감스럽지만 포기해달라고 하는 수 밖에 없군. 어차피 나는 게임 오타쿠고 조금 기억력이 좋을 뿐인 외톨이니까.
"그럼 너라면 어떡할건데. 소질은 불명. 의욕은 최악의 테니스팀을 어떻게 시합에서 그럭저럭 이기는 팀으로 키울건데"
"그렇구나. 죽을때까지 휘두르고 죽을때까지 벽치기, 죽을때까지 근육 트레이닝, 죽을때까지 달리기"
"오, 오버 워크에도 정도가 있지. 몬헌도 체력최대라도 게이지가 없어지면 늦어진다고"
"무슨 소리니"
"요컨대 자신의 체력 이상의 일을 시켜도 효율이 나쁘다는 소리야"
"그러니? 몸은 정직해. 기술이라는건 반복하면 금방 몸에 익어"
기술은 몸에 익어도 정신이 거기에 쫓아가지 못하면 어딘가 표백제에 나오는 부장처럼 100년후까지 기분 나쁘게 될거라고.
"얏하로-!"
훗. 오늘은 유이가하마의 바보 인사대책은 만전이다. 데이터를 두 개 만들어뒀으니까. 이걸로 저 녀석 때문에 데이터가 삭제되든 복원하는건 가능해.
"아, 히키가야"
"으읏! 토, 토츠카…………아아아아아아아-"
순간 토츠카를 쳐다봤기 때문에 상대의 공격을 피해내지 못해 GAME OVER글자가 화면에 표시되어 버렸다.
거, 거짓말이지……럭키 엔카운트 에너미 드롭이었는데에에에에에!
나는 시선도 꺼리지 않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슬픈 나머지 눈물을 뚝뚝 흘려버렸다.
"어, 그게, 히키가야?"
"괜찮아. 그는 내버려둬도 돼. 그런데 유이가하마"
"아, 괜찮아 괜찮아! 그게, 나도 봉사부의 일원이니까 의뢰인을 데려오는것 정도로 인색하진 않아!"
"아니, 그게 아니라 너는 여기 부원은 아닌데"
"에-!? 아니야!?"
"그래. 입부 신청서도 받지 않았고, 히라츠카 선생님의 허가도 없어"
"쓸게! 입부 신청서 정도는 쓸게!"
주위에서 그런 대화가펼쳐지지만 나는 그런걸 신경쓰지도 않고 그저 슬픔에 잠겨있었다.
젠장……젠장! 겨우 5번째를 손에 넣는다고 생각했는데……역시 이 봉사부는 나에게 저주를 걸고 있어! 얼마전의 데이터 삭제도 그렇고! 아까전도 그렇고!
"토츠카 사이카. 네 용건은?"
"아, 그게……테니스를 강하게 만들어주는거지?"
"유이가하마가 무슨 소리를 한건진 모르겠지만 봉사부는 바뀌려고 하는 사람의 도움을 줄 뿐이야. 변하는지 아닌지는 그 사람에게 달려있어"
"그, 그런가"
그러는 유이가하마는 뒤적뒤적 가방을 뒤지고 있다.
"유이가하마"
"응?"
"네가 무슨 소리를 한건진 모르겠지만 소년의 옅은 희망이 깨졌어"
"헤? 뭐가? 힛키랑 유키농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마치 PFP의 전원을 켤때같은 달칵! 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유키노시타의 머리카락이 사락사락 흔들리는것 처럼 보였다.
……이상한 스위치 들어갔군.
"말해주잖아. 나를 시험하는 발언을 하다니……좋아, 토츠카. 네 의뢰를 받아들일게. 점심시간, 테니스 코트에서 집합하면 되겠니"
"아, 응"
"히키가야. 너도야"
"에- 어째서-"
"원래 따지자면 네가 갖고 온 의뢰잖니"
"그렇슴다"
다음날 점심시간부터 지옥의 특훈이 시작됐다.
유키노시타 감독에 의한 카리스마성 스파르타 연습 메뉴는 이렇다. 테니스에 필요한 근육을 하나부터 죽기 일보직전까지 근육 트레이닝으로 괴롭히고, 거기다 그리고나서 휘두르기를 한다는 것이다.
나? 나는 테니스 게임으로 테니스 연습을 하는 기분을 맛보고 있다. 왜냐면 근육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통으로 게임을 못하게 되는걸.
"옷. 완력 증강 대성공인가. 오오, 이 수치는 꽤나……이건 키우면 유명 플레이어가 될것 같은데"
"너도 조금은 운동해서 그 게임뇌를 떨어뜨리는게 어떠니"
"바보 소리마……나는 게이머라고?
"그게 뭐?"
"……운동 따위를 하면 게임을 못하잖 앗 내 PFP-!"
그런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으니 유키노시타 감독 PFP를 집어들어버렸다.
"너도 조금은 운동을 하는 편이 좋을것 같아. 알겠니? 이 피코피코를 공 삼아서"
"할게! 할테니까 그것만큼은"
PFP를 인질로 잡혀버린 나까지도 근육 트레이닝을 하게 되는 꼴이 되버렸다.
이렇게해서 우리의 테니스 훈련은 제 2페이스로 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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