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3화
가정과실로 들어와 가장 먼저 생각한건 달짝지끈한 것이었다.
방금전 수업으로 바닐라 엑센스라도 쓴건지 교실 안이 충만해져 있고, 게다가 창문도 열어두지 않아서 환기도 되지 않았다는 최악의 상황이다.
유키노시타는 멋대로 냉장고를 열어 쿠키 재료를 꺼내고 사발이랑 국자 등 요리기구도 탁상 위에 올려둔다.
"유이가하마. 너 에이프런 삐뚤어졌어"
"헤? 어디?"
에이프런을 입는게 익숙치 않은건지 어깨 부근에서 크게 틀어져있었다.
"이리로 와. 고쳐줄테니까"
"에, 고, 고마워"
게임을 중단하고 유이가하마를 눈 앞에 세워서 비뚤어진 부분을 고치고 다시 게임에 집중한다.
……어라? 내가 여기에 있는 의미 없지 않아?
"저, 저기 힛키"
"아?
"그, 그게 말야……가정적인 여자는 어떻게 생각해?"
"아무래도 좋아"
"에, 에에~"
"나랑 같이 게임해주고 나를 길러주는 여성이라면 좋지"
"히키코모리 니트가 하는 소리를 들으면 안 돼, 유이가하마"
그 말이랑 완전히 똑같은 소리를 엄마한테 들었다.
동생이 게임에 흥미를 가져서 이때라는 듯이 세뇌작업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엄마에게 저지되었고, 그 한마디를 들은 것이다.
그날 이래로 집에서 내 별명은 히키코모리 니트가 되버렸다. 오빠는 슬프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쿠키 만들기기 시작된건지 사발에 계란을 떨어뜨리는 소리(콰직)이 드리고, 사발에 우유를 넣는 소리(텀벙텀벙텀벙!), 그리고 어째선지 밀가루를 넣는 소리가 폭삭 들려왔다.
…………뭘 만드는거야.
문득 생각하고 게임을 일시중단하여 사발 안을 쳐다보니 물체X가 완성되어 있었다.
"………계란 껍질 많지 않아? 밀가루 많지 않아? 왜 커피 가루?"
"그치만 남자는 달콤한거 싫어하는 사람 많잖아? 그러니까 숨은 맛으로 쓴맛을"
"숨기지 않잖아. 그보다 주장이 너무 세잖아"
"그럼 설탕으로 감출거니까 됐다 뭐"
그렇게 말하며 유이가하마는 사양없이 설탕을 집어넣고 커피 가루를 감추지만 원래 많은 가루 산에 더 얹어서 산이 하나 더 만들어졌다.
그걸 국자로 섞어서 으적으적 소리를 내며 형태를 만들어서 오븐에 집어넣는다.
…………이거 먹을 수 있으려나.
그런 바람은 허무하게도 박살나서 만들어진 쿠키는 시커먼 핫 쿠키로 변했다.
"냄새로부터 보아 위험하네"
"홈센터에서 파는 목탄이군"
"너, 너무하지 않아!? 겉보기는 그렇다치고 맛은 괜찮아! 힛키, 먹어봐!"
"싫어. 이렇게 맛있어 보이지 않는 쿠키는 싫어"
그렇게 말하고 게임을 기동시키려고 하지만 문득 유이가하마가 에이프런을 꾹 움켜쥐고 있는게 보여서 얼굴을 쳐다보니 눈에 눈물을 머금고 나를 보고 있었다.
"………………유키노시타"
"뭐니"
"내가 죽으면 게임들을 부탁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유이가하마가 만든 쿠키를 입에 넣은 순간 시야가 블랙아웃했다.
"히, 힛키?"
"……핫! 나, 나는 왜 과정과실에"
"너무 맛없어서 기억을 지운걸로 자신을 보호했구나"
라는건 거짓말이지만. 실제로 엄청 맛없었지만 의식이 날아갈 정도로 맛없다면 나는 사양없이 싱크대에 토해버린다.
"여, 역시 나 재능 없는걸까……요즘 다들 이런건 안 한다고 하구"
"우선 그 인식을 고치는 편이 좋아"
"어?"
"실패하는 사람은 성공하는 사람을 보고 자신에게는 재능이 없다고 해. 하지만 그건 성공한 사람이 쌓아올린 노력을 보지 않고 하는 소리야. 노력도 하지 않고 재능이 없다고 하는건 어리석은 소리야. 그리고 주위에 맞추려고 하는것도 무척이나 불쾌해. 왜 주위에 맞추려고 하는거니"
유키노시타의 머신건에 유이가하마는 어쩔줄을 몰라 재기불능이 되어간다.
외야에서 듣고 있던 나마저도 너무한 위력에 작은 목소리로 우와아, 중얼거릴 정도의 위력을 유이가하마는 그 몸으로 모두 받아내는 것이다. 그 대미지는 측정할 수가 없다.
"머, 멋있어!"
""하아?""
무심코 PFP를 떨어뜨릴뻔했다.
순전히 이제 집에 갈래! 라고 말하고 뛰쳐나갈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했던 멋있어입니까.
"확실히 좀 심하기는 하지만 진심으로 말한다고 할까. 왜지 말하는게 파앗! 몸에 울리는 느낌이라서 멋졌어!"
"얘, 얘기를 들은거니. 이래봬도 괘 심한 소리를 했는데"
"미안해, 유키노시타. 이번에는 제대로 할게"
그 말에 유키노시타는 마침내 말을 잃어버렸다.
지금까지 정론을 말해서 분노를 보이는 녀석은 있었지만 사죄의 말을 하는 녀석은 없었던 걸테지.
"이거 써"
"뭐야 이거"
나는 주머니에서 도움이 되는 가정 조리학이라는 소프트가 들어있는 휴대용 게임기 본체를 전원을 켠 상태로 유이가하마에게 건냈다.
"요리나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임. 꽤 하기 쉬우니까 해봐"
"힛키 요리 공부 같은거 하는구나"
"동생이 꼭 사라고 시끄러우니까"
화면을 터치해서 과자 메뉴로 이동시켜서, 쿠키라는 페이지를 여니 재료가 표시되어서 음성을 통해 유이가하마에게 쿠키 조리방법을 설명해간다.
그 음성을 놓쳐듣지 않듯 귀를 기울이며 때로는 일시정지 시켜서 조리를 하고, 때로는 되감아서 재생하는 등 만드는 그 모습은 진지 그 자체였다.
할 일이 없어진 유키노시타는 조금 언짢은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다가온다.
"뭘 화내는거야"
"화난게 아니야……피코피코에게 조리 방법을 배워도 몸에 익지 않는거 아니니"
"피코피코라니……그럼 너는 위성통신을 사용한 공부를 부정하는거냐"
"그런 말은 안 했어"
"똑같아…… 디바이스로 배우든 본인에게 의욕이 있으면 사람에게 배우는거랑 똑같잖아……네가 말하는 게임은 오락의 일종이지만 오락도 가끔은 일상에 도움이 돼"
"……그 우쭐대는 표정은 그만두지 않겠니"
어이쿠. 무심코 우쭐댄 표정이 나와버렸나.
나는 필사적으로 우쭐댄 표정을 감추려고 노력하지만 유키노시타를 게임으로 패배하게 만든데 어딘가 우월감 같은걸 느끼고 있어서 자연스레 얼굴이 우쭐해지고 만다.
"다 됐어-!"
"…………음. 뭐 형태는 따로 치더라도 중요한건 맛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하나 집어 들어서 유키노시타에게 건내지만 미소를 지은 유키노시타에게 손으로 도로 밀리지만, 나는 그에 지지 않겠다고 손을 도로 밀지만 도로 힘으로 밀려진다.
"좀! 둘 다 너무하지 않아!?"
"전례가 있으니까"
"윽! 화, 확실히 그렇지만 음성대로 만들었다 뭐!"
"…………잘 먹겠습니다"
나는 게임을 믿고 쿠키를 한입 집어넣어서 깨문다.
"어, 어때?"
불안하단 표정의 유이가하마가 내 얼굴을 쳐다본다.
"…………뭐어, 맛없지는 않아"
"저, 정말? 거짓말 아냐?
"거짓말 아냐……뭐, 맛있다고도 말 안했지만"
"그, 그런가……힛키. 이거 좀 빌려가도 돼?"
유이가하마는 본체를 가리키며 그렇게 말한다.
"딱히 상관없긴 한데"
"고마워! 유키노시타도 고마워! 도와줘서"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본체를 들고 교실 출구로 향한다.
"유이가하마. 이후로는 어떡할 생각이니"
"아- 한번 더 스스로 만들어볼래! 다음에 또 봐!"
미소를 지으면서 유이가하마는 가정과실에서 나가 우리 둘 만이 가정과실에 남겨지고, 나의 PFP 딸깍거리는 소리만 가정과실에 울렸다.
"……왠지 모르는 사이에 끝났군"
"그렇구나…… 나는 유이가하마를 위해서라면 한계까지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괜찮잖냐. 무슨 일이든 노력이고……뭐, 그게 자신의 결과에 맞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게임도 마찬가지잖아. 럭키 조우율 적이랑 만날때까지 몇 번이나 레벨을 올리냐 하는 얘기다"
"……그 예시는 잘 모르겠어"
"요컨대 노력을 해도 희망대로 결과가 되는지 아닌지는 모른다는 소리야"
며칠 후 방과후, 항례가 되어버린 부활동에 나는 참가하고 있었다.
겨우 이 봉사부의 주목적이 학생의 고민 상담해결이라는걸 알았다. 요컨대 의뢰 게시판에 붙여진 의뢰를 해내면 팁이나 돈을 손에 넣는 대신에 학생의 고민이 해결된다는 보수를 손에 넣는 부활동이다.
선생님이 내 기준으로 천직이라고 말한건 이것일테지. 하지만 나는 천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째선가…………게임을 못하잖아.
오늘도 여전히 유키노시타는 문고본, 나는 PFP에 집중하고 있다.
"얏하로-!"
"으으읏! 앗…………아"
"힛키, 왜 몽크의 절규같은 표정 짓는거야?
"유이가하마, 뭉크의 절규야"
……유, 유이가하마가 큰 소리 지른 탓에……세이브 데이터를 실수로 지워버렸다……거, 거짓말이지……겨우 레어 드롭 아이템이 떨어졌는데……내, 내 노력의 결정이.
"아, 그렇지. 얼마전의 답례"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에게 깨끗하게 포장된 작은 상자를 건냈다.
"쿠키?"
"응. 왠지 만들기 시작하니까 재미있어져서. 다음부터 도시락을 만들까나~ 해서. 저기, 유키농은 평소 어디에서 점심 먹고 있어?
"평소엔 이 부실에서…… 그 유키농은 뭐니. 기분 나쁘니까 그만해"
"에, 혼자서 먹는건 쓸쓸하지 않아? 같이 먹자~. 아, 나 방과후에 한가하니까 봉사부 도울게!"
노도의 머신건에 유키노시타는 나에게 헬프 콜을 눈으로 보내지만 나도 눈으로 꼴좋다고 송신하고, 데이터가 사라져버린 PFP를 가방에 집어넣고 아무말 없이 부실을 나갔다.
하아……역시 봉사부 따위에 들어가지 않을걸 그랬다……저 분위기는 싫다.
"힛키!"
"응? 우오"
뒤돌아본 순간 무언가가 던져져서 황급히 캐치하지만 엄청 삐뚤어진 형태를 한 하트모양의 쿠키가 든 봉투가 손 안에 있고, 유이가하마를 쳐다보니 어딘가 얼굴이 붉다.
"그, 그게……힛키한테도 도움을 받았으니까 그 답례. 그럼!"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부실로 돌아갔다.
…………게임으로 말하자면 의뢰보수 같은건가…….
"음……맛없지는 않아……맛있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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