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2화
 
 
 
 
 
"히키가야. 부활동 할래? 아니면 봉사부 갈래? 아니면 철・권・제・재?"
봉사부에 입부한 다음날 방과후, 나는 바로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도록 가장 먼저 교실을 나가려고 했지만 문을 열었더니 이미 미소를 지은 선생님이 서서 그렇게 말했다.
이 무슨 선택지야. 마지막에 이르러선 고통 말고는 아무것도 아니잖아.
"가, 갈게요. 갈테니까 주먹을 뽀각거리지 마세요"
그런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거스를 수도 없어서 나는 선생님의 옆을 걸으면서 특별동으로 향한다.
옆에서 보면 백의를 입은 미인 여교사를 기다리게 한다는 식으로 보이지 않는것도 아니지만 실제로는 공포라는 끈으로 이어진 불쌍한 심복이랑 주인님이다.
이렇게나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평일은 없다.
"네 눈에는 그녀는 어떻게 보이느냐?"
"그녀?"
"유키노시타 말이다"
"그렇군요……한 마디로 말하자면 입 험악한 녀석이네요"
"그런가……되게 우수한 학생이지만 말이다. 가진자 특유의 괴로움을 안고 있다고 할까……그녀는 때때로 올바르지. 하지만 세상이 올바르지 않으니까 괴로워하는거야"
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렇게 말한다.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말하는건 아무 거짓없는 진심이며, 사실이다. 실제로 게임 따위는 사회에 도움되지 않는거나 마찬가지다.
옆에서 보면 내가 그 녀석의 정론에 꼬리말고 도망친거나 마찬가지다.
"뭐, 너는 조금은 바뀌어야겠지. 특히"
"아야야야야!"
뒤에 숨어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있던게 들켰는지 관절기를 당하면서 손을 강제로 앞으로 내밀어져서, 선생님의 손에 스마트폰이 건내지고 만다.
선생님은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이마를 잡으면서 살짝 한숨을 쉬었다.
"너는 이 열정을 인생에 걸려고는 생각하지 않느냐"
"게임 = 인생인데요"
"……뭐라고할까, 말기 증상이로군"
그런 말을 하면서도 결국 봉사부 부실 앞에 도착해버려서 마지못해 부실 문을 열자 어제와 똑같은 자세로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문고본을 읽고 있다.
선생님에게 스마트폰을 돌려받고 의자에 앉아 평소처럼 PFP를 기동시킨다.
"어머, 왔구나. 더는 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어"
"나도 오고 싶지 않았지만 선생님에게 연행됐다"
"너는 M이니? 스토커야?"
"왜 내가 너한테 호의를 품고 있다는 전제야?"
"아니야?"
유키노시타는 진심으로 이상하단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렇게까지 전력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면 나도 할 말은 못한다.
"애시당초 나는 너 모르거든"
"어머. 대부분의 사람은 내 이름을 알고 있을텐데……그렇게까지 게임을 좋아하는구나"
"자의식 과잉에도 정도가 있지"
"나, 너하고는 달리 인망만큼은 있으니까 이름만큼은 알려져 있어"
"그것치고는 너. 학교생활은 즐기지 못하는것 같구만"
그렇게 말을 하니 유키노시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지어 나를 쳐다보지만 나는 바로 시선을 피하고 태그 포스로 페어를 결정해 결투를 시작한다.
애시당초 친구가 있는 녀석이 재적하는 클럽이 이 녀석만 있다는건 이상한 이야기다. 친구가 있다면 적어도 이쪽으로 대화를 하러 올 것이다. 아무도 없으니까. 거기다 방과후가 되고나서 조금밖에 지나지 않은 내가 와도 가장 먼저 왔으니까, 자연히 혼자인걸테지.
"……그렇구나. 학교생활을 즐기고 있냐고 묻는다면 NO라고 대답할거야……나, 귀여우니까 옛날부터 이성에게 호의를 받았거든"
"엥, 뭐야? 자기자랑?"
"끝까지 들어. 이성에게 호의를 받았다……하지만 동성에게는 미움을 샀어"
이성의 시선을 너무 모으는 녀석은 대체로 동성으로부터는 빈축을 사서 철저하게 박살나거나 이상한 소문을 퍼뜨려져서 멋대로 자멸하는 둘 중 하나다. 그러고보니 내가 초등학교일때도 있었지~. 되게 귀여운 애가 다음 학년이 되니까 없어졌다고. 그것도 이 녀석이랑 똑같은거겠지.
"나는 실내화를 60번 정도 감추어졌지만 그 중에 50번은 동성이 감추었어"
"남은 10번은 뭔데"
"5번은 남자한테, 2번은 선생님이 빼돌렸고, 3번은 개가 숨겼어"
"너 개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아무 짓도 안 했어……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 그렇기에 질투나 비뚤어짐처럼 추악한 마음을 품고 완벽한것을 배제하려고 하지. 이상하게도 완벽하면 완벽할수록 지내기 힘들어. 그러니까 바꿀거야……사람과 함께 이 세상을"
왠지 엄청난 방향으로 얘기가 나아가지 않나? 유키노시타의 과거 이야기가 갑자기 세상을 바꾼다는 규모로 커져버렸다.
"아, 그래. 뭐, 힘내라"
"……의외네"
"뭐가?
"너라면 그런건 무리라고 말할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PFP를 슬립 모드로 바꾸어 게임을 일시중단하고 유키노시타를 쳐다본다.
"……남의 꿈을 헐뜯어서 뭐하게. 그 녀석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건 정말로 하고 싶은거니까 그 녀석이 자유롭게 시키면 되잖아. 네 꿈에 불평을 달 정도로 고상한 녀석은 없어"
"그, 그래"
유키노시타는 당혹스런 어조로 말하고 의자에 앉아 다시 문고본에 시선을 떨군다.
확실히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말하는 소리는 비현실적이라서 현실미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꿈을 헐뜯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꿈은 그 녀석이 진심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누구에게도 깔보여지는 일이 없는 절대불가침 영역 속에 있는 것이다.
나는 다시 PFP를 기동시켜서 결투를 속행한다.
"그보다 아무도 안 오는데 괜찮은거야?"
"그게 일상이야. 행렬이 생길만큼 오면 그 쪽이 이상해"
뭐, 그것도 그런가.
결국 그 날은 아무도 오지 않고 하루가 종료됐다.
 
 
 
 
 
 
 
 
 
 
 
 
 
 
 
 
다음날, 나는 다시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눈총을 사며 교무실에 서 있었다.
이유는 조리실습을 빼먹은 벌로 제출한 레포트에 대해서인 모양이라, 아까부터 볼펜을 몇 번이나 책상에 툭툭 치며 무언의 압력을 뿜고 있다.
"히키가야. 레포트에 쓰라고 한건 뭐지?"
"그, 그게 말이죠…… 왜 선생님이 담당인데요"
"츠루미 선생님한테 떠넘겨졌다. 생활지도 담당도 나다"
레포트는 카레 만들기에 대해서 제출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 화가 난 모양이다.
제대로 평범하게 썼잖아? 도움이 되는 가정조리학이라는 소프트한 본체를 사서 그 지시에 따라 만들면 문제없이 만들 수 없습니다라고 썼잖아?
"뭐든지간에 게임이랑 연관지어버리면 장래에 곤란해진다?"
"그, 그럴까요? 연애라는건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어서"
"그런건 도움 안 돼……안 된다고"
"……왠지 죄송합니다"
멀리 쳐다보는 시선을 지으면서 말하는 선생님의 표정에 무심코 입을 막고 눈물을 참으면서 사죄의 한 마디를 하니 선생님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용서해주었다.
"하지만 이 레포트는 용서할 수 없다"
"그, 그렇지요~……다, 다시 쓰겠습니다"
"당연하지. 봉사부에 가서 쓰고와라……빼먹으면 알겠지?"
"아흑"
펜 뚜껑을 틱! 튕기니 내 이마에 저스트 미트해서 수수하게 아팠다.
레포트를 받아 교무실을 나와 무거운 발걸음으로 수수께끼의 봉사부로 향한다.
봉사부에 재적하고나서 약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저 부활동이 뭘 하는 부활동인건지 전혀 모르겠고 부장님의 성격은 더 모르겠다. 뭐, 나하고는 관계없는 일이지만.
부실 문을 여니 평소처럼 유키노시타가 문고본을 읽고 있다.
거리를 둔 곳에 의자를 두고 앉아서 평소처럼 PFP를 기동하려고 한 그 때.
"들어오세요"
"시, 실례합니다~"
겸양스런 노크 소리와 함께 긴장했기 때문인지 높아진 목소리의 여자가 들어온다.
……이 목소리,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것 같은데…….
고개를 들어보니 부실로 들어온건 블라우스 단추를 셋 정도풀고 가슴팍에는 반짝 빛나는 목걸이, 치마는 짧고 하트챠임, 밝은 색으로 탈색된 갈색 머리카락과 교칙 완전 무시한 여자가 있었다.
……아, 이 녀석 나랑 같은 반이다…… 이름은 모르지만.
"어라, 힛키 왜 여기에 있어!?"
"……왜 내가 힛키?"
"에, 그치만 히키코모리 같으니까 힛키"
수수하게 마음의 상처를 후비는구만……그보다 나, 그런 별명을 몰래 붙여졌던거야? 그보다 자주 말한적도 없는 녀석에게 그런 별명으로 부르려고 하지마. 역시 화려한 여자, 줄여서 화려자.
"분명 2학년 F반 유이가하마 유이였지"
"아, 내 이름 아는구나"
PFP를 하면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는데, 어쩌면 유키노시타는 전교생의 이름과 얼굴을 다 알고 있는거 아냐? 나는 얼굴은 완벽하게 기억하지만 이름은 전혀 기억 못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PFP에 집중하고 있으니 내 바로 옆에 누군가가 서 있는걸 느끼고 문득 시선을 옆으로 돌리니 어째선지 유이가하마가 내 옆에 서서 게임 화면을 보고 있다.
"매일 게임 하고 있지. 안 질려?"
"따, 딱히 안 질리거든. 하는 게임을 바꾸니까"
"흐응. 그러니까 히키코모리같다고 듣는거야"
이 녀석 나를 바보 취급려는 눈을 본 순간, 겨우 이해했다.
이 녀석은 늘 교실 뒤쪽에서 소란피우는 축구부 녀석들 중 한 명이다. 대개 그 녀석들은 나를 이런 눈으로 쳐다보니까.
"시끄러워. 빗치가"
"뭣!? 누, 누가 빗치야! 나는 아직 처――――앗, 무슨 소리를 하게 하는거야!"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야. 고등학교 2학년이 버지"
"와-! 유, 유키노시타는 여자력 낮은거 아냐?"
"하찮은 가치관이네. 그래서 무슨 용건이니"
"어, 그게……쿠키를 만들고 싶다고 할까"
힐끔 유이가하마를 봤을때 우연인지 그녀와 눈이 마주쳤지만 바로 외면됐다.
뭐, 딱히 저 녀석들의 대화에 흥미없으니까 상관없지만.
"히키가야. 잠깐 자리를 비켜주겠니"
"에~ 지금 좋은 참인데……아, 알았으니까 그 영원히 사라져주지 않을래? 같은 눈으로 보지마. 이어폰 낄테니까 그거면 되잖아"
"안 돼. 지금 당장 사라져주지 않겠니"
"말했다. 이 애 말했어……알았다고"
마지못해 의자에서 일어나서 부실을 나가 조금 떨어진곳까지 걸어가 벽에 기대서 결투의 속행을 한다.
음~. 여기서 체인을 해야하나……아니, 상대가 접촉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어……수패에는 사이클론이 있으니까 체인을 해서 파괴도 할 수 있지만 첫번째 턴부터 엎어둔 저 카드……서, 설마 카운터인가!?
으으으으으음……체인이다!
O버튼을 눌러 카드를 발동하지만 상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쪽으로 처리를 들어온다.
"좋아! 내 승리다……끝난거냐?"
승리에 기뻐한 순간, 문이 드르륵 열리며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부실에서 나왔다.
"그래, 네가 없는 덕분에 부드럽게 끝났어"
"나는 게임밖에 안 하니까 있으나 마나 똑같잖아"
"그럴까?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유키노시타가 힐끔 유이가하마를 쳐다봐서 나도 힐끔 쳐다보지만 얼굴을 붉힌 유이가하마가 시선을 홱 피해버렸다.
"이런 반응인데도?"
"이런 반응인데도야. 그럼 가볼까"
"어딘데"
"가정과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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