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내 남은 수명이 반년…?" 6월편①
 
 
 
 
 
 
어설펐다.
 
이 2개월을 보내고서 느꼈다.
 
코마치의 환영회때나 병의 진행, 부실에서 대화
 
평소처럼 보내는건 간단하다고 생각했다
 
말 하나로 동요해버린다
 
하루노 씨에게는 순간의 동요를 들켰다
 
저번에는 노골적으로 표정이 겉으로 드러나버렸다
 
부실에 있던 셋에게 들키진 않았지만 그런 꼴로는 언젠간 들킨다
 
병을 막을 수는 없다
 
하루노 씨 처럼 가면을 쓸 수도 없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건
……………………………………………………………………………
 
 
 
 
 
6월이라고 하면 무슨 생각을 할까
장마철, 환복. 비가 내려 축 처진 분위기가 몸을 감돌아 기분 나쁘다는 마이너스 이미지가 있지만 환복으로 인해 동복으로 감추어진 여자의 팔이나 다리가 눈부시게 빛나보이는 메릿트(남자한정)도 있다. 그리고 비를 맞기라도 하면…어이쿠야 이건 안 돼
하지만 나는 그런것 보다도 108가지 트라우마 중 하나. 히키가에루 사건이 떠오른다
장마→비→개구리→두꺼비(히키가에루)→나 라는 영문 모를 공식으로 인해 히키가에루라고 야유를 받고 귀가길에는 빗물을 뒤집어 쓴 적도 있다. 생각해보며 열불나네. 차라리 저주해둘까
또 하나 중요한 일은 6월에는 휴일이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는다는것
6월은 과로사가 가장 많으니까 2001년에 휴일 추가를 제안했지만 현재 상황을 보는한 제정되지 않겠지. 나도 도라에몽의 비밀도구로 늘쩡거리면 감사의 날을 제정하고 싶네
하지만 전업주부에게 휴일은 업다. 24시간 연중무휴 무급으로 일하는 전업주부는 좀 더 과혹한 직업이기 때문에 ㅡ걸 바보 췩브하는건 언어도단이다
 
뭐,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학교가기 귀찮다는거다
라고해도 맨날 말하는 느낌도 든다
 
"오빠야-, 안녕-!"
 
기운 찬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노크도 없이 오빠의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야…이제 됐어. 아침에 가장 먼저 들려오는게 알람시계의 기계음이 아닌 사랑하는 동생이라는건 무척이나 기쁘다. 요즘은 늘 깨워줘서 알람시게를 세팅 안하기까지 한다
 
"자자 이거봐 오빠야! 처음 입는 소부고등학교 하복 차림이야-!"
 
그 자리에서 빙그르 한 바퀴 회전한다. 치마가 부웅 떠올라 보일락말락한게 아슬아슬하다.
큭! 교복으로 보이는 손발의 눈부심이 보다 빛나 보인다
 
"아아, 최고로 잘 어울려. 하지만 오빠 말고 하복을 보여주는건 NG야"
 
"그렇게까지 들으면 보통은 기분 나빠…게다가 그러면 학교 못 가구"
 
식겁해버렸다.
하지만 코마치의 하복을 보고 남자들이 좋지 않은 망상을 하는건 아닐까 생각하면 마음이 내키지 않다
 
그리고나서 아침과 준비를 마치고 학교로 향한다
 
그 발작으로부터 며칠이 지났지만 체력도 겨우 회복하여 몸 상태도 돌아온 느낌이다
역시 집에서 뒹굴거리는게 좋았던 것이다
 
오늘도 교실에 도착해 가장 먼저 사이카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주위에서는 여자의 "아~ 살쪘어~" "오늘부터 햇살 탈테니까 손질해야지" "수험공부로 스트레스 쌓였어-" "나 살빼지 않으면 진짜 위험해!" 라는 특별히 의미 없는 대화가 들려온다. 매번 생각하지만 여자는 뭔가 고치면 되나? 그리고 그렇게나 가늘면서 대체 어디의 살을 빼야한다는거야. 충분하잖아. 살을 뺀다고 수험은 잘 안 된다고?
 
뭐 그런 아무래도 좋은 일은 내버려두고 수업이 시작할때까지 소음을 셧아웃하
 
"힛키 얏하로-!"
 
고 싶었어~
 
"어. 왜 그래 유이가하마. 너도 하복을 입어서 살쪘다는걸 자각한거냐?"
 
"에!? 왜 안…아니거든! 안 쪘거든! 아니, 하지만 확실히 체중이…"
 
아- 그야 부실이나 교실에서 그렇게나 과자를 먹으면 찌겠지. 하지만 체형은 그리 변하지 않은걸로 보인다
아니 이전의 체중도 그렇게까지 모르지만
 
"있잖아 힛키. 나 쪘어?"
 
자신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유이가하마
너 내가 쪘다고 하면 어떡할껀데. 아니 찌진 않았지만
 
"네가 살쪘다고 하면 여자애들은 죄다 다이어트 해야할거다"
 
"?"
 
왜 거기서 눈치가 떨어지는건데. 중간고사 결과는 좋았던 모양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변하지 않았군
 
"…! 증말, 하나하나 삐뚤어지게 말하지 말고 평범하게 말해줘! 하지만 어째서 체중이…"
 
화내다가 기뻐하다가 고민하다가. 정말이지 바쁜 녀석이다
 
뭐 왜 체중이 늘었는지는 알고 있지만. 그것도 하복 덕분이지만
아마 가슴이 커진거 아니야? 유이가하마의 진화는 아직 가속한다는건가!
유키노시타에게도 나눠ㅈ
 
오싹
 
뭔가 오한을 느꼈으니까 이 정도로 해두자
하지만 나는 앉아있고 유이가하마는 서서 애기하고 있기 때문에 마침 시선이 그거에 딱 부딪친단 말이지
 
찰딱
 
"아팟"
 
후두부에 충격을 느껴서 뒤돌아보니 카와사키가 있었다
 
"안녕"
 
"어, 어어"
 
"아, 사키사키. 얏하로-"
 
평소부터 무뚝뚝한 태도이긴 하지만 오늘 아침은 기분 나쁜 인사를 했다. 뭐지? 가족이랑 싸움이라도 했나
하지만 스타일이라고 하면 카와사키도 뒤지지는 않지~. 가슴 형태도 좋아 보이고, 허리도 가늘고, 다리도 길고, 허벅다리도 좋은 느낌이었던것 같은데
 
"사키사키라고 하지마. 안녕. 아까 이 녀석이 네 가슴을 집어먹을듯이 보고 있었어"
 
"에!? 힛키 기분 나빠!"
 
"아니야. 안 봐써. 하치만, 거짓말 아내써"
 
"왠지 말이 딱딱해!"
 
"이제 됐잖아. 자, 미우라네가 부르고 있어"
 
도끼눈으로 나를 보면서 미우라네에게 뛰어갔다
 
"나참, 무슨 생각이야. 나는 신사라고"
 
손수건, 휴지, 반창고, 교양, 품격을 갖고 있다고
 
"신사는 속옷을 엿보지 않아. 그보다 오늘 데리고 올거야"
 
"데리고온다니 누구를?"
 
내가 그렇게 말하자 기막힌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시험 전에 말했잖아. 케짜…으음, 케이카를 데리고 올테니까 상대해주라고"
 
아-, 그러고보니 그런 말을 했던것 같다
 
"그보다 부실로 데려와도 괜찮아?"
 
"케이카도 한번 봉사부원을 만났고, 히라츠카 선생님에게도 허가 받아뒀으니까"
 
"알았어. 그 녀석들에겐 내가 말해둘게"
 
"부탁해"
 
 
 
 
 
 
 
"그런고로 오늘 카와사키가 케이카를 데리고 온대"
 
"카와사키도 현명한판단을 했구나. 케이카를 이 짐승과 밖에서 만나게 하면 덮칠게 틀림없는걸"
 
"왜 내가 로리콘 취급인건데"
 
"그러고보니 오빠가 읽고 있는 라노벨 중에도…"
 
"에!? 힛키 기분 나빠!"
 
"너는 그것밖에 말 못하냐…"
 
 
 
그런고로 부실에선 평소처럼 공부모임이 펼쳐졌다
 
다만 저번달과 다른건 코마치도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휴식시간이 되면 왔지만 처음부터 와서 공부를 참가하고 있다
본인 말하길 중간고사에서 꽤나 좋았으니까 공부에 눈을 뜬 모양이다. 어차피 작심삼일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이거 일주일은 이어지고 있다. 코마치가 수험이나 시험전도 아닌데 공부를 하다니 오빠로서는 동생의 성장을 기뻐해야하지만…
 
"있잖아, 코마치. 너 친구 관계는 괜찮아?"
 
"오빠한테 듣고 싶진 않아~"
"힛키가 할 소리는…"
"히키가야가 할 수 있는 소리는 아니구나"
 
왜 동생을 걱정한것 뿐인데 이런 소리를 들어야하는건지
확실히 내가 말해도 전혀 설득력은 없지만
 
"하지만 코마치 요즘 계속 공부에 참가하고 있는데, 가끔은 놀러 갔다와도 된다구? 여자애는 사이가 나쁨녀 여러모로 있으니까"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된다는건 곧잘 있으니까. 어라, 혹시 내가 따돌려진건 관계가 나빴기 때문인가? 라고할까 권유받은 적은 없었어
권유받아도 집합장소나 시간이 달라서 줄곧 기다렸지만
 
"면학에 힘쓰는걸 막을 생각은 없지만, 무리하게 어울릴 필요는 없어"
 
"배려해주셔서 감사해요. 그 부근은 제대로 하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친구랑 노는건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오빠네랑은 지금밖에 함께 할 수 없으니까 ㄱ오부할 수 있는건 공부해두자고 생각해서요"
 
흐, 흐응~. 기특한 소리를 해주잖아?
아니 동생이 오빠를 존경하는건 당연하거든. 평범해 평범. 그러니까 친구보다 나를 우선해주는게 기쁜건 아니거든?
 
"그런가. 네가 좋다면 상관없지만"
 
"힛키 엄청 히쭉대고 있어"
 
"코마치는 『네』라고 말했으니까 딱히 너라서 한 말은 아니야"
 
알고 있다고, 빌어먹을! 하나하나 말 안해도 되잖아!
 
"하지만 역시 후배에게 존경받는건 좋을지도! 코마치, 여러가지로 가르쳐줄게!"
 
"윺이가하마. 너는 아직 남에게 가르쳐줄 정도는 아니잖니"
 
머리를 감싸면서 한숨을 쥐어짜며 말한다. 확실히 유이가하마에게 코마치를 맡기는건 불안하다
 
"으~ 공부는 확실히 그렇지만. 그치! 패션이나 추천 스폿 같은건?"
 
"그거라면 코마치도 뒤지지 않으니까 유이가하마가 나설 자리는 없군"
 
"힛키까지!? 코마치, 내가 뭔가 할 수 있는건 있어?"
 
후배에게 뭘 가르쳐주고 싶은건지 유이가하마가 코마치에게 묻는다
 
코마치는 팔짱을 끼고 으음- 하고 조금 고민하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특별히 없네요"
 
"풀썩!"
 
"그거 소리내서 말하지마"
 
"우웃…응? 코마치, 메이크 바꿨어?"
 
"에"
 
갑자기 화제가 바귀어서 곤혹한건지 얼빵한 소리를 낸다
 
"으음-, 왠지 눈 부근이 다른 느낌이 들었어. 설마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무, 무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연애지상주의 바보애는. 코코콧코코마치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이, 있을리가 없잖아
여기는 오빠답게 동생을 믿어야겠지
 
"히키가야. 무릎을 떠는게 짜증나"
 
"유이 선배 아니에요~. 코마치도 고등학생이니까 새로운 메이크를 시험해보고 싶었던것 뿐이에요"
 
"그런가, 그렇지. 이야~ 다행이다. 코마치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들으면 그 녀석을 죽였을거야"
 
"히키가야. 시끄러워. 다음편 할거야"
 
어, 나만?
 
 
 
똑똑
 
공부모임을 종료하고 유키노시타가 타준 홍차로 한숨쉬면서 상담 메일 체크를 하고 있으니 불규칙적인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라고 유키노시타가 대답을 하니 드르륵 문이 열리고 보인건 카와사키
시선을 아래로 향하니 카와사키와 같은 머리형태를 한 쪼그만 여자애, 케이카가 있었다
 
케이카는 부실을 돌아보고 나를 보자마자 미소지으며 달려왔다
 
"하-짱!"
 
쿵!
 
"크헉!"
 
배에 태클을 먹고 중심을 잃을뻔 하지만 어떻게든 참는다
케이카는 내 허리에 손을 감은채 얼굴을 배에 비비고 있다. 뭐야 이거 귀여워
왠지 약삭빠른 후배도 비슷한 짓을 한것 같지만 귀여움이 격이 다르다. 순수한 귀여움과 계산된 귀여움은 비교할것도 없다
 
하지만 주위 시선이 엄했기 때문에 놓기로 한다
 
"케이ㅋ"케짱!" …케짱, 슬슬 놔줄래?"
 
"시러!"
 
짧게 대답하고 또 배에 문질문질한다. 싫다면 어쩔 수 없지. 나도 싫은건 하지 않는 파고, 강요도 시키지 않는다
그저…
 
"히, 힛키 설마…!"
"히키가야. 이런 어린애한테 손을 대다니…!"
"코마치보다도 10살 연하인 새언니? 는 좀…"
 
"왜 그렇게 되는데!?"
 
심한 소리를 들었다. 내가 유녀와 교류를 가지면 그렇게나 나쁘나? 나쁘군. 오히려 밖에서 이런 짓을 당해선 순식간에 신고당한다. 부실이라서 다행이다
카와사키에게 도움을 바라듯이 시선을 향하지만
 
"너, 케짱을 그런 눈으로 보던거야?"
 
카와사키가 노려보고, 하지만 입가는 조금 말아올리면서 말한다
 
얌마아아아아아아아! 카와사키도 장난치지마! 누가! 여기에 내 아군은 없습니까!?
없었습니다!
 
"케짱, 제대로 인사를 해"
 
카와사키가 주의를 주자 "네에-" 라고 대답하고 떨어져줬다
 
"쿡, 미안해. 괜찮아?"
 
마시고 있던 홍차를 뿜을뻔을 정도였지만 거기는 신사인 내가 할리도 없어서 어떻게든 참았다
 
"괜찮아, 문제없어"
 
"그래"
 
케짱으로 말하자면 세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게, 유짱, 코마짱, 유키농. 안녕!"
 
꾸벅 고개를 숙이며 미소지으며 인사를 한다.
되게 예의바른 착한애네! 정말이지, 유녀는 최고 생략
 
"케짱 오랜만~ 잘 지냈어?"
 
"잘 지냈어~!"
 
응응, 기운찬게 제일 좋지. 기운차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턱이 특징적인 사람이 말했으니까
나? 나는 의욕이 없는것 뿐이야
 
"케, 케짱…잠깐 괜찮겠니?"
 
"?"
 
"왜 나는 유키농이라고 부르는거니? 유키노니까 나도 유짱으로 부르면 되지 않겠니"
 
"그치만 유짱이라면 유짱이랑 똑같은데?"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를 교대로 보고 말한다.
훗, 케짱에게 그렇게 들으면 끝. 줄곧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될거다
 
"포기해, 유키농(웃음)"
 
"너한테 그렇게 들리면 오한, 아니 구토가 일어나. 절대로 그 이름으로 부르지마"
 
"에, 유키농이라고 부르는건 싫어?"
 
"아, 아니, 그런건 아니야. 그저 저 남자"하짱이야" …하, 하짱///에겐 그렇게 불리고 싶지…않아"
 
역시 유키노시타도 케짱의 울상 올려다보기에는 이기지 못한 모양인지 마지못해 OK
뭐 OK하지 않아도 케짱이 울려고 하면 옆에 서 있는 언니가 귀신이 될테지.
하지만 동급생한테 하짱이라고 불리는건 너무 괴로워!
 
"아, 히…하짱이 수줍어해"
 
"하짱 오빠♡"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애!
 
 
 
 
 
어떻게든 케짱을 설득해서 케짱 말고는 하짱 부르기를 그만두게 하는데 성공했다
 
"하짱 뭐해?"
 
설득한 결과, 내 무릎 위에 앉게 됐다. 주위의 언니들이 뭇워~
 
"아~ 컴퓨터 메일 체크야"
 
"???"
 
고개를 갸웃거리며 으음거린다.
 
"메일은 휴대폰으로 전화하는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이 컴퓨터라는걸로도 할 수 있어"
 
"헤~"
 
흥미진진하게 컴퓨터를 쳐다본다. 유아라면 컴퓨터를 접할 기회는 없을테니까.
이상한 버튼을 누르지 않도록만 봐둬야지
 
"앗!"
 
"왜 그래?"
 
"케짱 이거 알아!"
 
케짱은 키보드의 A키를 가리켰다
 
"이거 『에이』라고 하는거야"
 
"잘 아네"
 
"유치원에서 영어 공부 했어!"
 
엣헴 하고 가슴을 편다. 얻은 지식을 사용하는건 좋은 일이다. 내 친구인 H군은 초등학교 시절에 지식을 피로했더니 기분 나빴지만
 
"호오, 그럼 이거(B)는?"
 
"어음, 비!"
 
"참 잘했어"
 
착하다 착해, 라며 머리를 쓰닫므어주니 눈을 가늘게 뜨며 "에헤헤" 웃고 있다
 
"유이가하마, 아니, 유짱보다도 머리가 좋을지도"
 
"무슨 의미야!"
 
"그말 그대로 의미인데?"
 
"므~! 중간고사에선 힛키보다 잘 쳤다 뭐!"
 
"바보냐, 너 그건 마지막날 교과목 뿐이잖아. 내가 수험 쳤으면 뒤지지 않아"
 
"네 몸상태 관리가 나빴으니까 그런거잖니. 자업자득이야"
 
"예이예이, 그 말대롭니다요. 그건 제대로 사과했잖아"
 
"하짱, 몸 상태 나빠?"
 
"응? 지금은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보다 뭐하고 놀까?"
 
"얘기하자!"
 
"얘기?"
 
"응! 얘기하고 싶은거 많이 있으니까!"
 
기운 차게 대답하고 쌓였던건지 엄청난 기세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4월에 죽순을 캐러 간거나, 나이 어린 아이랑 같이 놀았던 것, 친구와 싸웠지만 화해한것, 생일파티가 있었다는것, 문자를 외우는게 즐거웠다는 것, 내일 있는 치과 검진이 무섭다는것, 카와사키가 도시락을 만들때 콧노래를 부르게 됐다는것, 타이시가 그걸 듣고 "분명 형님이랑 관게하고 있어"라고 말한것, 그걸 카와사키에게 말했더니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었다는것, 이번주에 있는 소풍이 기대된다는것, 이번달부터 수영 시간이 있다는것…엄청 있네. 여자애는 얘기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이 나이부터 그럴 줄이야
 
하지만 열심히 대화하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으면 적당하게 흘려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하나 제대로 대답을 하고 칭찬할때는 칭찬했다.
순간 부실의 분위기가 얼어붙은 느낌이 들었지만 케짱의 눈부신 미소로 인해 없던일로 했다
유키노 여왕도 태양에는 이길 수 없는 모양이다
 
"에헤헤~/// 하짱 아빠 같아"
 
"그런걸 보면 부녀같네"
 
진짜냐. 나의 오빠 스킬은 진화해서 아빠가 되버린건가…
그보다 나 아버지한테 이런거 받은 기억 없는데
 
"앗!"
 
케짱이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것 처럼 소리를 지르고
 
"종이접기 하자!"
 
라고 말했다
 
"종이접기? 아-, 유키노시타, 색종이 있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없어. 어떡하지"
 
"분명히 케짱의 가방 안에 들었을거야. 케짱, 색종이 꺼내봐"
 
케짱은 매고 있는 가방 속을 뒤적거리면서 새로운 색종이를 책상 위에 꺼내고 봉투를 찌이익 찢고 하나씩 집어서 펼친다
우리도 하는구나
 
"와-, 종이접기 오랜만이야! 초등학교 이래로 처음일지도!"
 
"확실히 그립긴 하네요~"
 
"왜 종이접기야?"
 
"유치원에서 배웠어! 그치만 잘 못했으니까 많이 연습해서 아빠한테 선물할거야!"
 
"어째서 아빠한테?"
 
"그게, 이제 곧 어버이날이잖아? 『고마워』라고 편지도 써서 같이 줄거야!"
 
아아, 어버이 날인가. 10년 가까이 어버이날은 아무것도 안 했으니가 오나전히 잊고 있었어
코마치가 어깨를 주물러줘서 용돈을 받는 날이라고 밖에 기억하지 않아
 
"어버이날! 완전히 잊고 있었어!"
 
유이가하마가 아차- 하며 손바닥을 머리에 댄다
아니 네 경우엔 좀 더 중요한걸 잊고 있잖아. 요리나 요리 레시피나 지식이나
 
"있잖아, 다들 어버이날에는 뭐해?"
 
"올해는 뭘 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네요. 평소에는 안마를 하지만요. 유이 선배는 어때요?"
 
"으음-. 올해도 수제 요리를 만들까해서. 작년에는 맛있다고 울면서 전부 먹어줬어! 다음날에는 회사를 쉬었지만"
 
"""………"""
 
셋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걸 다 먹었다고…!?
작년이라는건 유이가하마가 요리를 시작했을 무렵
취미:요리감상이라는 영문 모를 소리를 말씀하셨던 무렵이라고
지금은 아직 낫긴 하지만 당시에는 당연히 목탄이나 마찬가지였을 터
그걸 맛없다고 하지 않고 다 먹다니
아빠가하마…좋은 아빠야! 사나이야
어라, 눈에서 땀이
 
"좋은 아버지네"
 
"정말이군. 꼭 한번 만나뵙고 싶은 수준이다"
 
"에!? 그, 그건 아직 이르다고 할까. 아직 사귀지도 않구"///
 
?
후반부는 웅얼거려서 몰랐지만 이르면 무슨 문제가 있나?
 
"하아, 이러니까 오레기는"
"너는 조금 더 자신의 발언을 신경쓰는게 어떠니?"
"여전한 녀석이네"
 
기막히단 눈으로 주목받았다
어이 둘 다 방금전까지 아빠가하마를 칭송하던 동지가 아니었어?
카와사키에 이르러선 왜 화내는건지 모르겠다
 
"우푸푸, 하짱이 혼나고 있어"
 
유녀한테까지 비웃어지는 꼴
 
울어도 돼?
 
얘기도 거기까지 하고 묵묵히 색종이를 접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이 나이에 종이접기를 할 줄은 생각 못했네. 혼자 놀이의 천재인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에 여러가지를 만든 것이다. 칭찬해준건 코마치 뿐이었지만
유키노시타나 카와사키도 종이접기를 잘 하는 모양이었다
외톨이는 혼자 놀이를 잘한다는게 증명이 되버린 모양이다
 
 
그나저나 어버이 날이라… 어머니 날은 저번달이었지. 저번달은 여러가지로 있어서 잊고 있었지만
아버지나 엄마한테 감사의 말을 한건 언제였더라. 코마치에게 무르고 나에게는 퉁명한 교육이었지만, 이래저래 우리를 위해사축이 되어서 일해준것에 감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면으로 말을 한 적은 없다
말로 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말로하는것 뿐만 아니라 형태로 남는 무언가를…
 
자신이 부모님에게 할 수 있는건 없을까 생각하고 있으니, 어깨를 두드려져서 돌아본다
 
"저기, 잠깐 괜찮아?"
 
카와사키가 조금 걱정스러운듯이 물어본다
 
"응? 뭔데"
 
"네 동생, 무슨 일 있었어?"
 
순전히 또 자기 가족 관련이라고 생각했더니 설마 코마치였다. 무슨 일이야?
 
"아니, 딱히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왜?"
 
"왠지 기운 없어보였는데. 네가 그리 말한다면 그런거겠지"
 
뭐라는거야? 코마치는 평소대로 기운차고 귀여워서 천사라고
하지만 그 카와사키가 적당한 소리를 할리가 없으니 나중에 일단 물어볼까
 
 
 
"그럼 우리는 먼저 돌아갈게. 신세졌어"
 
"하짱, 코마짱, 유짱, 유키농. 바이바이-!"
 
카와사키가 문을 닫을때까지 손을 흔들고 카와사키 자매는 돌아갔다
우리도 뒷정리를 끝내고 헤어진다
 
코마이촤 함께 주륜장까지 가서 방금전에 카와사키가 말했던걸 물어보기로 했다
 
"코마치~, 잠깐 괜찮아?"
 
"왜에~, 오빠야?"
 
"아~ 어음, 너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어째서?"
 
"왠지 카와사키가 네가 기운 없어 보인다고 하니까"
 
"정말이지~ 잔걱정이 많다니까-, 오빠는. 카와사키 선배의 착각이야. 코마치는 고민따윈 없을 정도로 절호조야! 굳이 말하자면 오빠가 제대로 된 인간이 되어주지 않는게 걱정이야"
 
"왜 걱정해줬더니 글러먹은 인간 취급을 받아야하는거야? 봉사부에선 그게 통례인거야?"
 
본인이 이렇게 말하니까 역시 카와사키의 기분 탓이었던 것이다
특별히 생각하지도 않고 사고에서 치웠다
 
 
 
 
 
 
다음날
평소처럼 공부를 마치고 티타임과 잡담
어제의 떠뜰썩함 후라면 평소대로의 공간도 무척이나 조용하게 느껴지네
 
"케짱 귀여웠지!"
 
"그렇군"
 
"마침내 본성을 드러냈구나 로리콘가야. 아니, 페도필리가야"
 
"정신의학용어로 말하지마. 내가 정신병같잖아. 그보다 나는 로리콘이 아니다. 시스콘이지"
 
"오빠, 자랑스럽게 할 소리가 아니야"
 
"그치만 어제 힛키를 보면 좋은 아버지가 될것 같아고 생각했어"
 
"당연하지. 전업주부로서 아이 돌보기는 제대로 봐줄거야. 그리고 이 세상이 얼마나 더러운지를 가르쳐줄거야"
 
"네거티브 교육!?
 
"너와 같이 있으면 아이가 절망할것 같구나"
 
"늦든빠르든 알게 될거야. 예비지식은 필요하잖아"
 
그건 언젠가 알게 된다.
그 세상과 어떻게 마주보아 가는가다. 나나 카와사키처럼 외톨이가 되던가, 유키노시타처럼 정면으로 싸움을 임하거나, 유이가하마처럼 분위기를 읽어 맞추어 살아가거나, 잇시키처럼 약삭빠르게 계산해서 살아가거나, 하루노 씨처럼 가면을 끼거나, 하야마처럼 누구에게라도 미소를 지으며 달래거나
뭐, 나에게 아이가 생기는 일은 말도 안 되지만
 
운동부 녀석들의 목소리가 멎고 이제 곧 하교시간이 된다. 하지만 태양은 아직 밝은 빛을 내고 있어서 저녁시간대를 느끼게 하지 않는다. 이제 곧 본격적인 여름이 온다고 생각하면 한숨을 금할 수 없다
 
똑똑
 
조금 이를지도 모르지만 정리를 시작하려고 생각하던 차에 누군가가 문을 노크했다
바로 문이 열리지 않는 점을 보건데 히라츠카 선생님은 아닌 모양이다. 그렇게되면 의뢰인? 꼭 있지. 이제 곧 끝날 시간에 일을 갖고 오는 녀석이
 
"들어오세요"
 
작게 한숨을 내쉬고 응답을 하니 문이 열린다
 
"안녕, 이런 시간에 미안해"
 
산뜻하고 반짝반짝, 부활동을 끝내고 얼마지나지 않았는데 땀냄새를 느끼게 하지 않는 핸섬 리얼충, 하야마 하야토다
 
 
 
 
 
 
 
 
 
 
 
 
 
 
 
 
어젯밤
 
밤중에 모두가 잠든 무렵에 방을 나온다. 6월에 들어갔다고 해도 밤이 되면 기온은 떨어지고, 어두운 복도에 있는것 만으로도 조금 체감온도가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정적 가운데 복도를 걷는 소리만 울린다
목적지에 도착해 천천히 손잡이를 돌려 소리를 내지 않도록 방으로 들어가자 달빛이 조금 들어와 방 안을 볼 수 있었다. 여전히 정리된 방. 침대로 눈을 주니 조금 위아래로 움직이는 이불과 안정된 숨소리가 들려와서 안심을 느낀다
바닥이 삐걱거리게 우는걸 작게 울리면서 침대로 다가가 재빠르게 파고든다
이런걸 해도 깨어나지 않으니까 조금 정도 발소리를 내도 괜찮을것 같지만 만일을 위해서다
오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귀로 들려오는 진동을 확인한다
 
이게 없으면 잠들 수 없다
 
나도 오빠랑 닮아서 얼굴로 드러난다. 긴장을 풀면 무너질것 같다
 
 
 
 
 
오늘은 푹 잘 수 있을것 같다
 
 
 
 
 
 
 
 
 
 
 
 
 
 
 
후기
 
여러분 1개월 이상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단기 알바를 하고 있었다는것도 있지만 제대로 종합이 되지 않아서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아마추어니까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자이모쿠자철머 일단 쓰려고 생각해서 투고했습니다
 
여러분이 즐겨주셨다면 기쁩니다
혹평을 받으면 움츠러듭니다
 
만약 긴 시간 투고가 없으면 고민하고 있거나 갑작스런 죽음이 덮쳤거나, 사축이 됐거나, 실종됐다고 생각해주세요
예정은 없지만 실종이 될때는 사전에 보고할게요
 
어느샌가 내청춘SS를 31작 투고했지만 기본적으로 하치만 불행이네요
수명 반년 선언, 연인 사망, 오른팔 상실, 날아라아아아아아, 청부업자 인생, 일가족 몰살
 
이 수명 설정도 문화제 종료때나 2학년 봄에 시작하면 또 다른 전개가 되어서 재미있을것 같네요
새로 떠오른건 『그리고 내일 세계로부터』의 설정이나 하치만이 중학교 시절 쇼난에서 최흉의 양아치 사냥으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던가. 『페르소나3』의 크로스라던가. 『페르소나4』의 크로스는 있지만 아무도 『3』를 쓰지 않는건 어째설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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