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양이날
 
 
 
 
 
C바이러스, 그건 사람의 마음속의 고양이를 각성시키는 경이적인 바이러스다.
아무나 고양이로 만드는건 아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 고양이다움을 가진 사람을 고양이처럼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모형까지는 고양이가 되지 않고, 크기가 변하는것도 아니다. 허나 감염자를 구분하는건 쉽다.
감염자에겐 고양이귀가 자라나는 것이다.
 
 
수수께끼의 개발자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가정의 앞에 와 있었다. C바이러스의 감염자, 아니 피험자를 데리고…
 
 
 
 
 
 
 
"햣하로-♪"
 
 
 
 
xxxxxxxxxxxxxxxxxxxxxxx
 
 
오늘은 무슨 날이냐.
 
천하의 일요일. 일요일이란 국민의 휴일이며, 그런 날에 밖에 나가는건 법률에 위반한다고 해도 좋은게 아닐까? 일요일도 일하는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일요일이 휴일인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고양이의 날이라고 일가 함께 카마쿠라를 데리고 외출했다고? 내 취급……슬프지는 않거든!
오늘은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자고 굳게 결의하자마자,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그 사람이 집에 찾아왔다.
 
그것도 유키노시타를 데리고. 자매끼리 나타나다니 뭐야? 나를 괴롭히러 온거야? 유키노시타는 고양이귀가 두리번두리번거리고. 약점이라도 잡혔나?
 
"증말! 그렇게 싫다는 얼굴 하지마~, 상처받네에"
 
"네네, 그래서요? 자매끼리 왜 온거에요? 유키노시타는 왠지 모습이 이상한데요, 그보다 뭡니까 그거?"
 
"우냥-"
 
"!?"
 
뭐…라고!? 그 유키노시타가 하루노 씨는 물론이거니와 내 앞에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너무 귀엽잖아
아니, 너무 이상하잖아? 왜 그래 유키노시타, 하루노 씨에게 무슨 짓 당했냐!?
 
"에이참~,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마아! 오늘은 부탁이 있어서 왔어"
 
무의식중에 노려봤던 모양이다. 히쭉거리는거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부탁이라니 불길한 예감밖에 들지 않지만, 우선 의문을 해결하는게 선결이라고 생각했더니, 대답은 하루노 씨가 바로 가르쳐주었다.
 
"실은 말야? 유키노가 병에 걸려서 고양이가 되어버렸어, 금방 낫는 병이지만, 집에 중요한 용건이 잇어서 말야-. 맡아주지 않을래?"
 
"거절합니다"
 
"에-? 이런 유키노를 혼자서 내버려둘 수 없잖아? 어때? 이 고양이귀! 살아있다구?"
 
살아있다는건 무슨 소리야!? 애시당초 고양이가 되는 병은 뭐야? 이상하잖아? 그보다 왜 나야? 영문 모르겠네
 
"히키가야밖에 부탁할 수가 없어, 너는 고양이를 기르고 있으니까 다루는 법도 알테고, 부탁할게?"
 
"우냥-"
 
"읏!"
 
그런 눈으로 보지마. 진짜 돌봐주고 싶어지잖아!
 
"하는 수 없네에, 포기할게. 하야토네 집에 부탁할까나아-?"
 
"떠맡을게요"
 
"그래? 그치만 민폐잖니? 하야토네 집하고는 교제기간도 있고-. 역시 남인 히키가야에게 부탁하는것도 꺼림찍하고"
 
"큭! 거, 모처럼 왔으니까. 뭐라고 할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괜찮아요. 하게 해주세요"
 
"응응!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부탁할까나-"
 
젠장! 우쭐댄 얼굴 그만두지 않겠습니까아! 패배를 인정할테니까 부탁합니다.
 
"우냥-"
 
 
 
xxxxxxxxxxxxxxxxxxxxxx
 
 
나에게 유키노시타를 떠넘기고 하루노 씨는 잽싸게 어딘가로 가버렸다.
 
그리고 유키노시타로 말하자면 특별히 경계하는 모습도 없이, 고양이귀를 움찔거리면서 내 뒤를 따라온다. 뭐야 이거 귀여워. 엄청 귀여워.
역시 유키노시타는 귀엽네. 처음에 만났을때 이랬으면 바로 실수를 일으켜서 인생이 헛됐을거야
 
"우냥-"
 
거실로 데려온건 좋지만 어떡하지? 뭐, 고양이니까 내버려두고 모습이라도 지켜볼까
 
소파에 앉아 유키노시타를 관찰해본다.
 
 
 
 
두리번두리번
"우냥-"
토토토토토토토톡
"우냥-"
승승
"우냥-"
긁적긁적긁적
"우냥-"
뒹굴
"우냥-"
 
 
잠깐잠깐잠깐잠깐잠깐! 이렇게까지 귀엽다는건 못 들었어! 뭐야!? 뭐냐고!? 방을 돌아보고! 냄새를 맡으면서 방 안을 돌아다니고! 문이나 벽을 긁고! 마침내는 뒹굴었어!
잠깐! 보일것 같거든! 왜 치마 같은걸 입힌거야!?
설마, 그 사람 속였겠다!
 
내 시선을 깨달았는지 유키노시타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우냥-"툭
 
"으헥!?"
 
뭘 생각한건지 난데없이 내 무릎에 올라온게 아닌가! 놀래서 이상한 소리가 나와버렸어!
그보다 너무 잘 따르지 않아!? 조금은 경계해라!
 
"우냥-♪"
 
내 무릎에서 차분해졌어, 좋은 냄새도 나고, 고양이여도 유키노시타고? 유키냥이고? 무슨 소리하는거야, 나!
 
"우냥!"
 
응? 동요해서 움직여버렸으니까 화나버린건가, 제멋대로인 녀석이군.
나는 가끔 카마쿠라가 나에게 왔을때처럼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가끔은……좋네.
 
"우냥~♪"
 
오, 만족스런 모양이다. 유키노시타 때와 달리 사람을 잘 따르는구만. 귀엽다.
 
"우냥-♪ 우냥-♪ 우냥-♪"
 
 
너무 귀여워! 뭐야 이거! 쓰다듬는걸 멈출 수 없어!
 
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
 
"우냥!!"박박!
 
"아얏!!"
 
아뿔싸. 카마쿠라때도 그랬었지, 고양이는 너무 건드리면 화낸다. 불합리하잖아, 뭐, 그런 점도 귀엽지만.
반성하고 있으니 유키노시타가 이쪼기을 보고 있네!? 아니 가까워가까워가까워가까워좋은 냄새나!
 
아니 잠깐? 이 녀석이 보고 있는건 내…트레이드 마크……설마!
 
"그만둬! 이 바보털에 손을 대지마!"
 
"우냥!! 우냥-!"샥! 샥!
 
"그렇게 냅둘까아!"
 
내 바보털을 집요하게 노리는 유키노시타를 필사적으로 피하고, 점차 다가오는 바람같은 손톱, 과연 유키노시타! 이대로라면! 언젠간 당한다!
 
나는 순간 틈을 찔러 유키노시타로부터 도망쳐서 도주한다!
하지만 돌아섰어!
 
"후냐~!"
 
이 무슨 운동능력이야! 허나! 지지는 않는다! 바보털은 사수한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
 
 
다투는 사이에 원래 체력이 없는 유키노시타는 내 위에서 잠들어버렸다.
 
후우, 위험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내 소중한 것이 잃을뻔했다.
 
아아, 오랜만에 이렇게 들떴네.
나는 잠든 유키노시타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는다.
 
"응, 냐~"
 
"미안, 깨워버렸군"
 
"우냥-♪"
 
 
야야, 그렇게 비벼대지마, 두근거리니까
 
 
어라? 왠지 처음이랑 쓰다듬는 감촉이…………
 
"유키노시타…너, 귀는?"
 
 
 
 
 
 
 
 
 
 
 
 

 
 
 
 
"우냥-///"
 
 
 
 
 
 
 
 
 
 
 
 
 
 
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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